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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심지훈기자 sim@yeongnam.com |
"사랑한데이. 수고했데이. 고맙데이. 으이구, 좋다!" 지난 19일 옥산초등(교장 김한욱·대구시 북구 칠성 2가) 학생들 열연에 어르신 200여명이 잔지러졌다. 120분 동안 '웃음바이러스'는 쉴새없이 퍼져나갔다. 특별한 자리였던 만큼, 특별한 웃음에 감동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김한욱 교장은 "사실 지역 어르신을 초청해 행사를 한다는 자체가 부담이었다"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이들이 어르신들에 준 기쁨만큼이나 어르신들의 열렬한 환호와 호응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어렵게 성사됐다. 급하게 진행된 감도 없지 않았다. 지난달 말 열린 '옥산예술제'가 발단이 됐다. 인기 뮤지컬 '난타'를 그럴싸하게 흉내낸 '신명나는 난타의 세계팀', 영남농악 '별달걸이'를 감칠맛나게 구현한 '영남 사물놀이와 짝쇠팀', 그리고 집시 카르멘이 호세를 유혹하기 위해 췄던 그 매혹적인 춤을 실감나게 재연한 '카르멘팀'의 공연은 학부모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를 아이들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연극으로 꾸민 '흥부랑 놀부랑'은 수준급이었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우리만 보고 즐기기엔 너무 아깝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이 얘기는 곧 학교 인근 칠성시장 청년회(회장 정재현) 귀에도 들어갔다. 정재현 회장은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홀몸어르신잔치'를 떠올린 직후였다. 불경기에도 후원 의사를 밝힌 단체는 8개나 됐다. 정 회장은 김 교장을 만나 의사를 전달했다. 김 교장은 갖가지 상황을 놓고 고민했지만, 아이들 '효(孝) 교육'엔 그만이겠다 싶어 찬성했다. 이렇게 해서 '어른 공경을 위한 옥산 학예 발표회'는 5일만에 속전속결로 치러졌다. 이번 행사는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지수양(5년) 은 "예술제가 끝났는데 또 연습을 해서 조금 힘들었다"며 "그래도 할머니 할아버지들 앞에서 우리 공연을 보여줬다는 게 너무 뿌듯하고,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고 했다. 학교 소개를 맡은 박민수군(6년)은 "처음 있는 일이라 굉장히 떨렸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 서니까 의외로 마음이 편해졌다"며 "이번 같이만 하면 우리학교 전통이 돼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월분 할머니(76)는 "흥부 놀부 최고였어"라며 공연을 끝낸 아이들을 꼭 안은 채 "사랑한데이. 수고했데이. 고맙데이. 으이구, 좋다!"라고 말했다. 함께온 조분순 할머니(74)도 "오랜만에 실컷 웃고 간다"며 학교와 아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날은 영하 6℃로 올들어 가장 추웠지만 공연 뒷이야기로 화기애애했다. 칠성시장 청년회가 준 선물가방도 한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어르신들 손에서 기분좋게 춤추고 있었다. |
첫댓글 역쉬 우리 옥산 후배들 최고야요 옥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