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과 필연사이에 만난 진정한 두 하모니카 매니아 이야기 ------------- 이동근/문숭리
그러니까 한 달여 쯤 지난 이야기인가? 보다. 충주 시내 볼일차 나갔다가 지금 내 고향 충청도 충주에서는 유일무일하게 지난 2011년 9월 수업이 끝난 충주 문화원 하모니카 교실이 소수인원이 그룹이 되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 그룹 리더를 만났다. 그의 생업이 경상도 지방에서 흔히 사용하는 표현중에 식육식당 이라고 식당을 운영하면서 같이 정육점을 겸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처음 그를 충주 문화원 개강 수업 및 수 차례 만날때만 해도 필부는 그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었다. 그냥 여느 필부처럼 하모니카를 배워보겠다고 나선 한 사람이거니 했다. 나중에 소식을 들으니 그가 하모니카 교실 회장으로 뽑혔고 정규 프로그램 수업은 끝났지만 강릉에서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넘나드는 강사를 위해 십시일반 여건을 규합하여 수업을 연장하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필부는 여름내내 사과농사와 더불어 서울 하모사랑 하모니카 지도자 과정을 넘나드느냐고 말과는 달리 내 고향 충청도 충주지역 하모니카 활성화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런 가운에 처음 애정을 가졌던 대형마트 하모니카 수업도 이런 저런 사정으로 막을 내리고 유일하게 살아남아 있는 것이 유야무야 소수 그룹 형태로 하모니카 수업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아직은 충주에도 하모니카 불꽃이 살아있다는 위안을 갖고 필부도 이제 어설프나 지도자 과정을 마치고 초보 강사로서 출사표를 던질 시기가 다가옴에 길이 있다면 충주 하모니카 교실 사무실을 합세하여 마련하고자 소수 그룹으로 진행되고 있는 리더격인 회장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그날 강사와 더불어 잠시 의견조율을 했지만 별 성과없이 대화를 나눈 정도로 끝났지만 필부는 그가 운영하는 00한우 식당을 서너번 오가면서 참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이 있어서 이 글을 쓴다.
부창부수(夫唱婦隨, 남편이 주장하고 아내가 이에 따름)이라고 했던가? 그의 아내는 식당 입구에 그의 전문 취미인 가야금 연주공간이 마련되어 있는가 하면 남편이 하모니카 배우는 일에 적극 지지를 해 주는 그런 인상을 받고 있었다.
필부가 문객인 탓에 그의 식당 입구에 걸려있는 시 표구가 눈에 들어왔다. <강물처럼>이라는 시 였는데 그 아내의 이름을 모르는 지라 그의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누가 쓴 시인지는 모르지만 좋은 시라고 말이다. 그러자 그의 아내가 자신이 쓴 시란다. 그러고 보니 그의 아내는 시인임에 틀림이 없다는 직감이 다가왔다.
그러고는 자신의 시가 실린 책이라면서 동인 시집을 하나 건너주었다. 이왕지사 시집을 줄량 싶으면 자필 서명도 해 달라고 해서 서명도 얻어냈다.
우연이지만 두 부부의 이름을 알게 되었고... 책을 정겹게 받아들고 집에와서 그의 아내가 쓴 시를 위주로 살펴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모니카에 대한 시가 하나 있어 더욱 더 관심있게 그의 아내 시를 감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종종 남편이 손님이 한가한 틈을 타서 식당에서 하모니카 연습을 했던 모양이다. 그때 보통 여인네 같으면 시끄러우니 비어있는 자신의 건물 지하 사무실에 가서 불고 오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듯 싶다. 자신의 남편이 부는 하모니카에 애정을 실어 시 한 수를 시집에 실은 것을 보니 말이다.
심향문학, 심향문학회원 김미경 외, 내하출판사, 2011.11.1)
하모니카 임순자
처음에도 그랬듯이 잔잔하면서도 가날픈 춤추는 듯 애달픔은 흉금을 울리며 날아갈 듯 사라질 듯 절묘하게 이어지는 멜로디와 하모니
(상게서 P110에서 인용)
모름지기 이 시인의 남편이자 충주 문화원 하모니카 교실 회장은 행복한 사나임에 틀림이 없다. 생업상 하루에 많은 시간을 칼을 잡는 일도 있게지만 칼을 잡지 않은 시간중에는 대신 하모니카를 잡고 하모니카 선율에 심취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그 어느 여인이 남편의 하모니카 소리를 듣고 이렇게 가날픈 여인네 손끝에서 시로 승화를 시켜준다는 말인가?
그런데 우연치고는 이런일이 다 있을까? 아니 필연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또한 얼마 안 있어 천안 성환에 칡즙 내리는 비법을 우리 하모사랑 회원에게 전수받으러 갔다가 지난 2011년 2월 그곳을 지나면서 만났던 00하늘 이라는 여자회원을 알게 되었는데 남자회원은 선약이 있어 저녁식사를 같이 못하고 그 여성회원과 저녁시간을 잠시 가질 수 있었는데 세상에 이런 일이... 그 여자 하모니카 매니아도 아파트 상가내 정육점을 운영하면서 직접 손님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녀의 주변에 가까이에 하모니카가 나란히 놓여있었고... 어디선가 가끔은 그녀에게 하모니카 연주에 대한 전화가 걸려오고 전화 수화기에 대고 이렇게 불어보라고 연주를 해 주는 것이었다.
참! 묘한 기분속에 만나게 된 두 사람이었다. 내 고향 충청도라. 한 사람은 충청북도에서 또 한 사람음 충청남도에서 생업이 대동소이 하고, 성과 이름은 다르지만 이름 끝자가 00기로 둘다 끝나지 않던가. ㅎㅎㅎ
남자도 하기 힘든 정육점에서 직접 손 수 일을 하는 여인의 손에 하모니카가 매니아를 수준을 넘어 한때는 강사도 했었다 한다. 지난해 천안에서 활약중인 송00 한국하모니카 연맹소속 강사 지도하여 합주반이 운영되고 있었고 공개 발표회 동영상이 회원행사방에 실렸고 그 연주회 주자로 당당하게 무대를 장식했던 기억이 새롭다.
우연을 넘어 필연이다 싶은 두 사람과의 인연이 예사롭지 않다 싶어 글로 남겨보는 것이다. 이미 천안에는 유명한 강사들이 몇 명 활약하고 있기에 50대 초반의 이 멋진 아줌마에게는 언제든지 또 다른 차원의 강사도 할 기회가 있어서 다행이지만 아직 충주에는 이렇다 할 강사가 태부족인지라 또 다른 충주의 하모니카 매니아께서는 더욱 열심을 내어 충주에서 강사로 서는 그날을 기대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충주시 산하 25개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이 '풍성'(2012.1.20. 충주신문 6면 인용)이라고는 하지만 단 한 곳도 하모니카 교실이 있다는 것이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 서예, 스포츠 댄스, 사물놀이, 요가(체조,무용, 헬스, 단전호흡), 탁구, 노래교실(난타), 컴퓨터 교실, 국선도, 색스폰 교실, 일어교실(중국어,영어), 한지 공예(숯공예) 등... 순입니다.
- 낮 시간보다는 저녁시간 위주입니다.
충주시 인구가 21만명 전후이고... 이 중 1%(2100명)만 하모니카에 관심을 가지게 할 수만 있어도 모름지기 강사가 2~30명은 있어야 하기에 필부도 어설프지만 하모니카 강사에 출사표를 내고자 하는 것이고 앞으로 충주 하모니카 교실 사무실이 개설되면 본격적으로 각 주민자치센터에 하모니카 강좌 개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천안에 살고 있는 여성 매니아 분은 회원행사 녹음~에 연주가 있습니다. 어느 동영상 가운데가 접니다. 하는 분이고...
충주에 살고 있는 남성 매니아 분은 아직 연주곡이 올라온 것이 없어서 다음 기회에 그 소리를 들어볼 수 밖에 없는데 위에서 소개한 시를 감상하는 것으로 그 연주의 깊이를 가름해 봄도 좋지 않을까요?
이 글을 읽다가 강릉에 살고 있는 춘원님은 그 분의 연주를 한번 주시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만 같아 부탁해요... ㅎㅎㅎ
2012. 1. 30일 새벽에 내 고향 충청도 충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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