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에서의 발음(Choral Diction)
1. 용어
우선 우리말의 "발음"을 영어로 표현할 때 확실한 구분없이 사람마다 다르게 사용하고 있어,
이에 관련된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 아티규레이션(articulation): 언어 기관들(혀, 입술, 구강, 인두, 후두 등)이 서로 조정
혹은 조절되어 모음과 자음들의 형태로 만들어진 소리로써 모음과 자음에 관련된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나. 딕션(diction): 청취자 혹은 청중이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단어와 구(句)로 만들기 위한
모음과 자음의 통합된 소리로써 단어 전체의 소리라고 할 수 있다.
다. 포네이션(phonation): 성대의 진동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음성으로서 사람의 목소리
(voice + resonance)에 대한 학문적, 학술적 용어라고 할수있다.
라. 프로난시에이션(pronunciation): 말(단어)하는 방법이나 방식으로써 아티규레이션에 포네
이션을 첨가하여 언어를 표현하는 용도에서 사용된다.
2. 발음(Diction)과 가사(Text)의 중요성
기악과 달리 성악은 말(언어)을 수반하여 전달되는 즉, 발음(Diction)에 의한 음악이다. 합창
은 가사(Text)를 어떻게 더 함축성 있게 감동적으로 전달하는가에 생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
히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합창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발음(Diction)이다. 정확치 못한 가사의 발음은
다른 음악적 요소가 충족되고 합창되어 진다해도 그로 인하여 빛을 잃을 것이고 아름답고 세
련된 합창은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합창 연주시 정확한 발음은 아름다운 합창을 만드는 어떠한 요소보다도 중요하다.
< 부정확한 발음에 의한 문제점 >
1) 자.모음의 부정확한 발음 연결로 인하여 "Phrase(악구,樂句)는 물론 Articulation(어절,語
節)"까지도 의미가 잘못 전달되고 소리가(선율이) 끊어지며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음악이 절
대 만들어 질 수 없다.
2) 가사 내용을 청중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어 느낌이 통하는 음악 창출이 어렵다.
3) 발성등 성악적으로도 공명부(共鳴部)에 영향를 주지 못하므로 공명(resonance)된 소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4) 합창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룰 요소 중 하나인 시성(Attack:같이 시작되는 것)이 불가능해
지고, 이로 인한 Attack의 불일치로 리드미컬하거나 빠른 템포의 합창 연주가 불가능하다.
5) 종성(Release: 곡이 같이 끝나는 것)또한 일시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3. 자음(Consonants)과 모음(Vowels)의 연결
노래할때 발음은 말을 할때와는 조금 다르며, 자음과 모음이 연결되어 한 단어를 이룰때 자음
을 먼저 발음하면서 모음이 연결될 때 프레이즈(phrase)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자음과 모음이 정확히 연결, 유지되고 있는 합창에서만이 곡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정확한 가
사와 음악을 표현할 수 있다. 합창 연주시 자음을 발음할 때에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가사의
느낌과 음악을 청중에게 전달하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흔히들 합창에 있어서 소리를 만드는건 모음이고 감정을 만들고 느낌과 가사의 뜻을 전달하는
것은 자음이라고들 한다.
모음의 변화는 공명부의 위치에 따라서 배음(Overtone)이 생겨지는 것인데, 기본적인 모음은
a, e, i, o, u (5 가지)이다. 이 모음의 변화는 입 모양에 따라서 여러가지로 변화하며 이루
어진다. 한편, 모음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자음의 역활인데, 이 자음은 공명부의 위치에 변
화를 줌으로 생겨진다.
자음은 짧고 강하게 발음 되어져야 하며 음표의 마지막까지 정확하게 발음해 주어야 한다.
노래 부를 때 자음이 흐리면 가사전달이 안되므로 자음은 신속하고 명확하게 붙이되, 또 미리
준비되 있어야 여러 사람이 동시에 같이 시작(Attack)할 수 가 있다.
자음은 숨으로 만들어 지는데, 우선 음정이 없는 무성자음(한국어-ㅅ, ㅊ, ㅋ, ㅌ, ㅍ, ㅎ,
영어-p, t, k, s)과 소리로 만들어지며 음정이 있는 유성자음(한국어-ㄴ,ㄹ,ㅁ, ㅇ,ㅂ, 영어
-b, d, g, m, n)으로 나뉜다. 무성자음은 성대가 울리지 않으므로 노래할 때에는 더욱 강하게
해야 하며 숨소리의 통로가 일시에 막혔다가 터트리고 나오는 파열음(p, t, k : ㅍ, ㅌ, ㅋ)
과 통로가 좁아져서 생기는 마찰음(s, f, h : ㅅ,ㅎ)은 더욱 더 강하게 발음해야 한다.
한 예로 파열음의 경우 성대가 울리지 않아 강하게 하지 않으면 모음만 들리게 되어 정확한
가사전달이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합창연주에서 자음을 미리 준비하는 것과 모음과의 연결은 훌륭한 합창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4. 결론
합창은 악기가 아닌 사람의 목소리로 연주되어지는 까닭에 청중에게 가사 전달이 매우 중요
하며, 음정(Pithch : Interval)에 대한 감각과 공명상태까지도 발음의 영향을 받게 된다.
가사(Text)의 발음에 따라서 합창의 음색(Tone Color)이 달라지며, 가사의 발음이 갖는 느낌
에 따라 합창의 맛도 달라진다.
Text-Painting(혹은 Word-Painting)은 가사에 있어서 발음의 변화로 가사내용의 깊은 경지까
지 이르게 하였고, 가사의 추상적인 면과 회화적인 깊은데까지 합창음악을 표현하려고 노력
하고 있다. 이처럼 합창음악에 있어서 정확한 가사의 발음은 합창음악을 높은 수준에까지 이
르게 하는 가장 큰 요소임에, 이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보겠다.
* 최훈차 저 '합창 지휘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