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유적에서 출토되는 자료들도 이를 뒷받침해줄까? 농경과 관련된 고고학 자료로는 농경도구로 추정되는 석기, 목기, 골각기, 논밭 유구, 식물유존체 등이 있다. 현재까지의 발굴성과를 통해보면 식물 재배는 신석기시대부터 시작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 기장, 피 등의 곡물과 수확 시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도구들이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농경은 청동기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반달돌칼과 같이 청동기시대부터 농경도구로 사용된 많은 양의 석기가 출토될 뿐만 아니라 벼, 보리, 조, 수수, 콩, 팥, 밀, 기장 등 재배작물의 종류와 수가 많아지고 대규모의 논과 밭, 수리시설, 대단위의 마을유적 등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저습지에서 나무로 만든 괭이나 절구공이도 출토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농경문 청동기에 그려진 밭의 모양이나 격자무늬가 베풀어진 듯하게 보이는 토기가 유적에서 그대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밭이 발견된 대표적인 예가 진주 대평리 유적으로 고랑과 이랑으로 이루어져 농경문 청동기에 그려진 밭의 모양과 유사하다. 또한 진주 상촌리, 춘천 천전리, 가평 연하리 청동기시대 주거지에서 발견되는 대형 저장용 토기들에는 격자무늬의 흔적이 남아있어 운반 또는 고정 시 편의를 위해 끈으로 묶었음을 알 수 있다. 아가리가 좁고 몸통이 공처럼 부푼 토기 형태도 농경문 청동기에 나타난 토기와 유사한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