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상에 한접시 기본인데; 고등어가 딱 한토막 들어있었다. 맛도 짜고 맵고 조미료맛 가득 그래도 이게 최악은 아니다. 최악의 맛은 맨 아래에 대기중
매운 배추볶음
겉절이식의 배추무침이 아니라 잘 볶은 중국식 요리지만 맛은 니맛도 내맛도 아니다. 특이하게도 조미료맛이 많이 나는데 그 맛이 꼭 라면스프 느낌이라는 것이다. 가끔 별식으로 해먹는 뽀글이의 맛. 어떻게 배추볶음에서 그맛이 나는건지.
그나마 젤로 맛났던 마파두부
뒤로 가서도 계속 느낀거지만 이쪽 지방은 두부 하나만큼은 정말 맛있다. 보들보들한 두부에 너무 맵지않고 달큰한 마파소스가 잘 어우러진다.
그리고 오늘의 최악의 맛
보통 중국식 원형 테이블은 동그랗게 반찬들을 놓고 가운데 메인 요리가 오르기 마련인데 가운데 놓인 메인이 된장국이다.
나 국물없이도 밥 잘먹는데 차라리 볶음요리를 하나 더 주시던가. 이건 뭐 한국에서도 절대 안 사먹는 된장국.
(된장국을 집에서만 먹는 이유는 간단하다. 밖에서 먹으면 정말 맛이 없다. 된장찌개도 마찬가지. 싸구려 된장 풀어 조미료 넣고 끓인거 맛있을리 있을까. 근데 그 궁극의 맛을 중국에서 맛보게 되다니 -_-)
결국 저 된장국은 한그릇도 안먹고 밥도 채 절반도 안먹고 나오고 말았다.
이 밥이 엄청난 싸구려였다는걸 여실히 느낀것은 주변 다른 팀의 식사를 보고 나서였다. 반찬은 똑같지만 메인요리로 닭도리탕이나 부대찌개등이 올라와 있었다. 이건 분명 가이드의 농간임에 틀림없었다.
차에 오르고 나서 일행들과 함께 부실한 저녁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더니 한국 관광객들의 입맛이 너무 까다롭단다. 이지방의 현지식은 너무 짜고 매우면서 독특한 향료가 들어가 한국인들의 입맛에 절대 안맞는다고 호언장담을 한다.
"먹어봐야 우리 입맛에 맞을지 아닐지 아는거 아니오."
부연설명이 필요없는 일행 아저씨의 명료한 한마디에 난감해진 가이드는 한식을 계속 하되 한끼를 푸짐한 현지식으로 대접하겠다 말한다. 역시 모다 반대.
앞으로 남은 식사가 호텔 조식을 제외하고는 모두 여섯끼인데 이런 조악한 질의 한식을 다섯끼나 먹으라니 어불성설이다.
맛이 있건 없건 현지식을 계속 요구하자 결국 가이드가 고백하기를 현지식이 한식에 비해 훨씬 비싸 자기한테 남는돈이 없단다.
그럼 그렇지.
결국 여러번의 조정끝에 두끼 한식에 네끼 현지식을 먹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이쪽도 아주 흡족하진 않았는데 가이드 얼굴은 완전 울상이다. 그래도 비행기로 세시간 차로 네시간을 달려 간 곳에서 싸구려 반찬뿐인 한식을 먹는건 용납이 되지 않기에 다행이다 싶었다.
(내가 한식을 싫어하는거 아니다. 다만 중국에서 먹는 한식의 질이 그것도 첫끼가 너무 끔찍했던것 뿐이다. 앞으로 두끼 더 먹은 한식도 그보다 별반 나을것도 없었다. 당연한거 아닐까. 스시나 소바, 우동은 일본에서 먹어야 제일 맛있고 뚬얌꿍이나 쌀국수등은 태국에서 먹어야 젤로 맛있는거처럼 한식도 한국에서 먹어야 맛있는 것이다. 구지 중국까지 와서 귀한 한끼 한끼를 뜨내기 관광객들 상대해 돈이나 벌려는 음식점에서 질낮은 한식으로 먹느니 차라리 길거리에서 현지인들 대상으로 파는 국수를 한대접 먹고 말겠다.)
중국 야경 관광도 뒤로하고 밥상타령하느라 한시간을 허비하니 슬슬 억울하기도 하다.
앞으로 상덕까지 한시간 반 남짓을 달려야 한다니 거북한 마음으로 먹어 불편한 속이 꾸르륵거리며 성화를 냈다.
호텔까지 그렇게 달리고도 갈길의 절반이라니 중국 참 넓긴 넓구나.
보너스샷
중국인들은 붉은색을 참 예쁘게 쓴다. 똑 떼와 방안에 스텐드로 세워놓고 싶은 마음이었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