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day 까그베니~좀솜 (2011.11.21)
트레킹 마지막 날이다.
까그베니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이별의 날이다.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로 가는 부부팀과 육로로 가는 한 친구,
그들을 따라가는 포터들과 좀솜에서 헤어질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은 내일 비행기로 포카라로 가고
포터들은 육로로 각자 그리운 집으로 갈 것이다.
아직 바람이 불지 않는 깔리간다끼강을 따라
좀솜으로 향한다.
아침 햇살이 퍼지고 있다.
아직 해가 충천에 떠 있지 않아
강바닥은 산그늘에 덮여 있다.
'닐기리'가 마지막 트레킹을
지켜보고 있다.
에클로바티다.
홀로 있는 찻집이란 뜻의 이 찻집은
길손이 많아지면서 동네로 변하고 있다.
깔리간다끼 강바람은 대단하다.
하지만 아직 바람이 불 시간이 아니어서 고요하다.
보통 쏘롱라를 넘고 묵티나트에서 자고 좀솜까지 가려면
오후에 이 지점을 통과하기 때문에 깔리간다끼 강의 바람을 맞을 수 밖에 없다.
그 바람을 맞아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인데
우리팀은 그런 경험은 하지 못하게 됐다.
에클로바티도 뒤로 하고......
개인적으로는 깔리간다끼 강은 4번째 걷는다.
'어퍼무스탕' 트레킹 하러 갈 때와 마치고 나올 때,
지난 번 안나푸르나 라운딩 할 때와 오늘 이렇게 네번째다.
인연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제 다시 '닐기리'를 볼 수 있을까?
그러나 모르는 일이다.
내가 깔리간다끼 강을 4번이나 걸을 것을 생각하지 않은 것처럼.....
'루브라' 고개 방향을 가리키는 푯말.....
깔리간다끼 강변에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작은 초르텐과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불상을 모셨을 것 같은
아주 작은 곰빠(?).....
깔리간다끼 강바닥을 걸으며 지나온 까그베니 방향을 본다.
햇살이 닿지 않은 왼쪽 산자락은
까맣다.
저 멀리 좀솜이 보이고
포터는 카고백을 지고 마지막 힘을 쓰고 있다.
바람을 맞지 않고 편안하게 깔리간다끼 강을 걸으니
뭔가 허전하다.
바람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리고,
무거운 짐을 진 포터도 바람에 휘청거리던 장면이 떠오르면서.....
강물이 검어서 깔리간다끼 강이라 부른다.
'깔리"가 네팔어로 검다는 뜻이다.
깔리간다끼 강의 물길도 우기 때는 수시로 바뀐다.
물살도 거세 멀리서 보면 '강이 왜 저럴까' 싶지만
가까이서 보면 공포를 느낄만 하다.
시커먼 강물이 거세게 흐르니.......
좀솜 초입에 이런 큰 건물이 생겼다.
관공서인가?
강변에 난 버드나무(?) 길을 따라
좀솜으로 들어간다.
사원 같은데.....
건물이 크다.
그 옆에는 묵티나트 등으로 운행하는
짚차 정류소인지 짚차가 대기하고 있다.
아이들은 학교 가고....
운전 기사들은 손님 기다리고.....
좀솜 시내를 흐르는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이 다리를 건너야 한다.
비행장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서도......
다리 위에서 빨래하는 아낙들을 찍었다.
얼음같이 차가운 강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하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은듯.....
버스 정류장인지, 차고지인지.....
네팔,인도의 차량들은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뭔가를 매달고 다니는데 안전을 기원하는 거겠지.....
우리가 지나온 묵티나트, 까그베니 푯말 앞에
아이를 업은 여인이 서 있다.
좀솜으로 흐르는 강줄기...
물이 있으니 그 옆으로 초목이 자란다.
좀솜 시내다.
아침에 집앞을 깨끗이 쓸고 물을 뿌렸다.
예전과 달리 네팔에서 아침에 청소하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겨울로 접어들고 있는데도
잎이 무성한 나무들.....
옆에는 군부대 철조망이다.
조금만 더 가면 비행장이 나오고 비행장 앞에는 롯지촌이 형성돼 있다.
우리가 묵은 '마제스티'롯지...... 지난 번에도 이 곳에서 묵었다. 주인장 내외도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 없는 지 세월의 흔적을 보인다. 그렇게도 먹고 싶었던 '백숙'을 이곳에서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이 집 '떠꺼리'는 맛있었다.
왼쪽 끝에 비행장 터미널 지붕이 보인다. 롯지 앞을 걷고 있는 사람이 마제스티 롯지 주인인데 상당한 부자다.
이것으로 트레킹이 끝났다. 마나슬루 아루갓바자르에서 걷기 시작한 길이 마나슬루 라르케라를 넘어 다시 안나푸르나로 이어져 쏘롱라를 넘었다.
웅장한 마나슬루의 자태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어 행복했다. 처음 본 마나슬루의 멋진 자태는 가슴 설레게 했다.
안나푸르나라운딩 하면서 코스를 어퍼피상~틸리초호수~쏘롱라로 잡은 것은 잘한 결정이었다.
체력적인 문제로 틸리초호수를 못 간 것은 아쉬웠지만 틸리초호수 입구인 쉬리카르카까지 가면서 본 풍광도 대단했다. 쉬리카르카에서 어퍼캉사르~야크카르카로 이어지는 풍광도 잊지 못할 것이다.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모두 건강하게,무사히 트레킹을 마칠 수 있게 허락해 준 히말라야 신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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