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6. (잘못을 나무랄 때는 마치 봄바람이 언 땅을 녹이듯이 하라.)
春風解凍,和气消冰
춘풍해동,화기소빙
봄바람이 얼어붙은 것을 녹이는 것이고, 온화한 기운이 얼음을 녹이는 것이다.
家人有過, 不宜暴怒, 不宜輕弃. 此事難言, 借他事隱諷之. 今日不悟, 俟來日再警之. 如春風解凍, 如和气消冰, 才是家庭的型范.
가인유과, 불의폭노, 불의경기. 차사난언, 차타사은풍지. 금일불오, 사래일재경지. 여춘풍해동, 여화기소빙, 재시가정적형범.
[解釋] 집안사람이 허물이 있을 때에는 마땅히 사납게 성내지도 말고, 그렇다고 가볍게 넘겨 버리지도 말라. 이 일을 말하기 어렵거든 다른 일을 빌어 넌지시 깨우쳐 주고, 오늘 깨닫지 못하거든 내일을 기다려 다시 깨우쳐 주되, 마치 봄바람이 언 당을 녹이듯이 하고, 온화한 기운이 얼음을 녹이듯이 하라. 이것이 곧 가정을 다스리는 전형적인 규범인 것이다.
[語義] ◈暴怒 : 거칠게 성냄. 격렬하게 노함. ◈輕弃 : 가벼이 여겨 버려 둠. ◈隱諷 : 비유로 넌지시 깨우쳐 줌. ◈俟 : 기다리다. ◈春風解凍 : 봄바람이 언 땅을 녹임. ≪禮記≫ 月令 孟春에, 「東風解凍, 蟄蟲始振, 魚上冰, 獺祭魚, 鴻鴈來.(동풍이 얼어붙은 땅을 녹이고, 冬眠하던 벌레가 비로소 떨치고 일어난다. 물고기가 얼음 위로 올라오고, 수달은 처음으로 잡은 물고기를 제사 지내는 것처럼 늘어놓고, 남쪽으로 갔던 기러기는 날아온다.)」라는 말이 있다. ◈和气消冰 : 온화한 기운이 얼음을 녹이다. ◈型范 : 법도. 典型規範.
097. (자기 마음을 항상 넓게 가지면 천하에 험악한 생각이 없다.)
能徹見心性,則天下平隱
능철견심성,즉천하평은
마음 씀씀이를 막힘없이 트일 수 있게 하면, 온 세상이 평온할 것이다.
此心常看得圓滿, 天下自无缺陷之世界. 此心常放得寬平, 天下自然无險側之人情.
차심상간득원만, 천하자무결함지세계. 차심상방득관평, 천하자연무험측지인정.
[解釋] 자기 마음을 살피어 항상 원만하게 한다면, 온 세상이 자연히 결함 있는 세계가 없을 것이며, 자기 마음을 열어 놓아 항상 너그럽게 한다면, 온 세상에는 자연히 험악한 人情이 없을 것이다.
[語義] ◈此心 : 자기의 本心. ◈看 : 감시하다. 살피다. ◈放 : 풀어놓다. 열어놓다. ◈寬平 : 너그럽고 공평함. 寬仁公平함. 넓고 평평함. ◈險側 : 험악함. 사나움.
098. (지조를 지키되 엄격함을 드러내지 말라.)
操履不可少變,鋒芒不可太露
조리불가소변,봉망불가태로
지조와 예를 지키는 행실을 조금도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고, 날카로움을 지나치게 드러내지도 말아야 하는 것이다.
澹泊之士, 必爲濃艶者所疑. 檢飭之人, 多爲放肆者所忌. 君子處此, 固不可少變其操履, 亦不可太露其鋒芒!
담박지사, 필위농염자소의. 검칙지인, 다위방사자소기. 군자처차, 고불가소변기조리, 역불가태로기봉망!
[解釋] 담박하게 사는 선비는 반드시 사치스런 사람의 의심을 받고, 엄격한 사람은 흔히 제멋대로 사는 사람들의 미움을 받는 일이 많다. 군자는 이런 경우에 처해, 그 지조를 조금도 변화시켜서도 안 되며, 또한 그 창끝을 지나치게 드러내서도 아니 되는 것이다.
[語義] ◈澹泊 :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 澹泊. ◈濃艶 : 호화스럽고 사치함. ◈檢飭 : 신중하고 엄격함. 飭은 삼가다. ◈放肆 : 방자함. 제멋대로임. ◈操履 : 지조를 지키어 행함. 操守履行. ◈太露 : 지나치게 드러냄. ◈鋒芒 : 칼끝. 창끝. 날카로운 의론이나 사람의 銳氣의 비유. 근소한 것. 미세한 것.
099. (역경에서의 고통은 모두 약이 된다.)
順境不足喜,逆境不足憂
순경부족희,역경부족우
순탄할 때 기뻐하지 말고, 역경에 처했을 때라도 근심하지 말라.
居逆境中, 周身皆針砭藥石, 砥節礪行而不覺. 處順境中, 滿前盡兵刃戈矛, 銷膏靡骨而不知.
거역경중, 주신개침폄약석, 지절려행이불각. 처순경중, 만전진병인과모, 소고미골이부지.
[解釋] 逆境속에 처해 있을 때에는 몸 주변이 모두 鍼이요 藥인지라, 절개가 갈리고 행실이 닦여도 깨닫지 못하며, 순탄한 환경 속에 처해 있을 때에는 눈앞이 모두 칼이요 창인지라, 살이 녹고 뼈가 깎여도 알지 못하는 것이다.
[語義] ◈周身 : 몸의 주변. ◈鍼砭 : 침. 「鍼」은 쇠로 만든 침. 「砭」은 돌로 만든 침. 鍼砭은 전하여, 경계·훈계의 뜻으로도 사용된다. 본래 鍼은 針과 同字이나, 현재는 鍼은 침. 針은 꿰매는 바늘의 뜻으로 사용된다. ◈砥節礪行 : 절개를 갈고 행실을 닦음. 砥과 礪는 모두 명사로 「숫돌」, 동사로는 「갈고 닦다」의 뜻. ◈滿前 : 眼前의 것 모두. ◈兵刃戈矛 : 칼과 창. 무기. ◈銷膏 : 살을 녹임. 「銷」는 녹다. 녹이다. 「膏」은 기름진 살. ◈靡骨 : 뼈를 깎음. 「靡」는 「갈다」의 듯으로, 摩와 同字.
100. (욕망의 불꽃은 결국엔 자기 자신을 태워 버린다.)
富貴而恣勢弄權,乃自取滅亡之道
부귀이자세롱권,내자취멸망지도
넉넉하고 귀하게 되면 세도를 제멋대로 부리고, 제 분수를 넘어 권력을 남용하게 되는 것이니, 마침내 스스로 멸망의 길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生長富貴叢中, 嗜欲如猛火, 權勢似烈炎, 若不帶些淸冷气味, 其火炎不至焚人, 心將自爍矣.
생장부귀총중, 기욕여맹화, 권세사렬염, 약불대사청랭기미, 기화염불지분인, 심장자삭의.
[解釋] 부귀한 집안에서 자라난 사람은 그 욕심이 사나운 불길과 같고, 그 권세가 세차게 타오르는 불길 같아서, 만약 조금이라도 맑고 서늘한 기운을 지니지 않는다면, 그 불길은 다른 사람을 태우기에 이르지는 않을지라도 반드시 자기 자신은 태워 버릴 것이다.
[語義] ◈弄權 : 사사로이 정권을 농락함. 제 분수를 넘어 권력을 남용함. ◈富貴叢中 : 부귀 속. 「叢」은 「빽빽한, 무성한」. ◈嗜欲 : 욕심. 욕망. ◈烈炎 : 사나운 불길. ◈些 : 약간. 조금. ◈淸冷气味 : 맑고 서늘한 기운. 世俗을 초월한 정신을 의미함. ◈自爍 : 자신을 불태움. 「爍」은 「태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