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극장
왕따가족
권혁기 씀
의정부 예술의 전당 교육전시부
등장인물
김수미 : 할머니.
전시황 : 아빠. 성실한 가장.
김경혜 : 엄마.
전지현 : 큰 딸. 고3 입시준비로 열심히 공부한다.
전태현 : 아들. 래퍼가 되겠다며 하루 종일 랩을 한다.
전주현 : 쌍둥이 언니. 막둥이다.
전미현 : 쌍둥이 동생.
이과장 : 아빠의 옆에서 힘을 북돋아주는 성격 좋은 후배.
황부장 :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아빠의 동기.
직원1 : 아빠와 같은 부서의 직원
직원2 : 아빠와 같은 부서의 직원
직원3 : 아빠와 같은 부서의 직원
가게주인 : 포장마차 주인. 빨간 앞치마.
웨이트 : 우스꽝스런 인물
손님1 :
손님2 :
손님3 :
손님4 :
1장 아빠의 출근.
- 아침, 전시황(아빠)이 출근준비를 한다. 넥타이를 매고 양말을 신으며 집안을 바쁘게 돌아다닌다. 김수미(할머니)는 거실에서 아침드라마를 시청중이고 김경혜, 방에서 외친다.
김경혜 : (거실까지 들리게 외친다.) 식탁에 밥 차려놨으니까 알아서 먹어.
전시황 : 알겠어.
- 전시황, 식탁으로 향한다. 이때 지현과 태현이, 등교하려 거실로 나온다.
전시황 : 지현이 태현이, 아침 먹고 가야지? 아빠랑 같이 먹자
전태현 : 괜찮아 아빠.
전시황 : 그래도 아침을 먹어야 두뇌회전이 잘되지.
전지현 : 아 벌써 늦었어! 갖다올게요!
- 지현, 태현, 빠르게 퇴장한다. 아빠는 홀로 밥을 먹고 할머니는 아줌마 리액션을 하며 드라마를 시청한다.
김수미 : 어머나, 어머나. 아이고 저 나쁜 년!
- 전시황은 밥을 다 먹고 출근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가족들은 전시황에게 관심이 없다.
전시황 : 어머니, 저 출근할게요.
김수미 : (시선은 텔레비전에 둔 채로 손을 휘저으며) 그래그래, 아범아 잘 다녀와라.
전시황 : (외친다) 여보! 나 다녀올게!
김경혜 : (방안에서 외친다) 어, 다녀와!
전시황 : (외친다) 쌍둥이들은?
김경혜 : (외친다) 애들 아직 자. 그냥 가.
전시황 : 알겠어.
- 전시황, 쓸쓸히 구두를 신고 문을 나선다.
2장 아빠의 회사
- 직원들이 출근을 해서 업무가 시작되기 전에 모여 커피를 마신다.
직원1 : 이번에 무엇인가 잘못되어.
직원2 : 그래. 황차장. 요 자식 매일 전무들 술집으로 끌고 다닌 보람이 있네.
직원3 : 아유....... 우리에 전 차장님은 너무 열심히 하는데.......
직원1 : 그래. 곰은 재주만 부리고.......
직원2 : 좀 멍청한 것 아냐?
직원1 : 아니야. 윗사람에게 강하게 말 할 줄 알고, 밑에 사람들을 챙겨주는 좋은 사람이야.
직원3 : 그런데....... 인사는 이렇게 나왔으니.......
직원2 : 그러게 나이도 많은 전차장, 나이어린 황부장 모시게 생겼네.
직원1 : 야. 아유....... 황차장, 그 쓰레기. 그 꼴을 어떻게 보냐?
직원2 : (전시황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안녕하세요.
직원1,3 : 오셨어요. 차장님.
- 전시황, 손을 들어 밝게 인사를 하며 사무실로 들어온다.
전시황 : 다들 좋은 아침!
직원들 : 차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 전시황과 친하게 지내는 이과장이 전시황에게 다가온다.
이과장 : (반갑게) 차장님 나오셨어요?
전시황 : (웃으며) 그래, 이과장. 좋은 아침이야.
이과장 : 예 차장님. (조심스럽게) 저기....... 혹시 들어오시면서 보셨어요?
전시황 : 뭘?
이과장 : 인사이동이요. (머뭇거리며) 황제일차장이....... 부장으로 승진했더라고요.......
전시황 : 아직 못 봤는데.. (씁쓸하게 웃으며) 그게 그렇게 됐군.
이과장 : (일부러 과장하며) 아이씨, 말도 안돼요! 차장님처럼 열심히 일하시는 분이 어디 있다고! 황차장님 차장님보다 잘한 것이 뭐가 있어요?
전시황 : (말리며) 너무 열 올리지 말아. 그 친구가 나보다 뭔가 잘했으니 그리 되었겠지.
이과장 : (발을 구르며) 그래도 억울해요.
황차장 성격에 분명 뭔가 구린 일이 있었을 거예요.
전시황 : (웃으며) 구린 일?
이과장 : 황차장님이요, 일은 안하고 어디 상무님, 전무님들만 따라다닌다고 소문났잖아요.
윗분들 따라다니면서 싸바 싸바 한 것이 틀림없어요! 안 그럼 뭐가 그렇게 잘났거나, 일을 빼어나게 잘 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되었겠어요.
전시황 : 그건 그냥 소문이잖나. 확실하지도 않은데 사람 너무 몰아가지 말아.
이과장 : 차장님은 너무 착하셔서 탈이에요. 누가 봐도 황차장이 수상하잖아요. 나쁜 놈.
전시황 : (웃으며 이과장의 어깨를 툭툭 친다.) 어허, 자네 남 험담은 그만하고 이만 일하러 가보게.
이과장 : (시무룩하며) 네 차장님. 이번엔 뭔가 석연치 않지만 다음번에는 꼭 차장님이 승진하실 것이에요!
전시황 : (웃으며) 그리 말해주니 고맙네.
- 전시황, 괜찮은 척 했지만 마음이 좋지 않다. 한숨을 쉬며 자리에 앉는다.
서류를 몇 번 넘겨보지만 집중이 되지 않아 턱을 괴고 혼잣말을 한다.
전시황 : 휴....... 황차장. 아니지, 이제 황부장이라고 불러야겠네. 무슨 수를 쓴 건지, 아니면 진짜로 잘해서 그런 건지. 어쨌든 승진이라니. 부럽네, 부러워.......
- 전시황, 한숨을 쉬며 사무실을 나간다.
3장 전시황과 황부장의 술자리
-전시황과 황부장이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 겉으로는 웃고는 있지만 마냥 좋은 분위기는 아니다.
전시황 : (술잔을 들며) 축하하네.
황부장 : (술잔을 부딪치며) 고맙네.
- 둘은 소주를 원 샷하고 잔을 내려놓는다. 황부장이 전시황을 쳐다보며 말한다.
황부장 : 자네가 축하주를 산다니 의외였네.
전시황 : 왜, 내가 축하해주지 않을 것 같았나?
황부장 : (약간 당황했지만 손사레를 치며) 아, 그게 아니라,
사더라도 승진을 하게 된 내가 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말이네.
전시황 : (웃으며) 괜찮네. 동기가 이렇게 승진을 하게 됐으니 내가 축하주 한 잔 사줘야지.
황부장 : 그런데 자네. 우리가 동기이긴 하지만 회사에서는 엄연한 직급이 있는데
차장인 자네가 부장인 나한테 자네, 자네 하면서 반말하는 건 이제 좀 그렇지 않나?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안 그런가?
전시황 : 음....... 아, 예.......
- 허리를 펴며 자세를 고쳐 앉은 전시황은 멋쩍은 듯 뒷목을 긁는다.
음악이 흐른다. 둘은 불필요하게 친한 척한다. 술이 들어가자 황부장이 목소리가 커진다.
전시황도 황부장에게 예의가 벗어나지 않는 자세로 고개를 끄덕인다.
황부장 : 예전부터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자네는 너무 물러. 이과장 그 친구! 그 친구 기획안 좋더만. 그거 좀 가져다 살짝 변형해서 써. 자네 이과장이랑 매일 그렇게 붙어서 웃고 떠들고 말이야. 그러니 부하직원들이 자네를 만만하게 보는 거 아닌가? 자네가 부하직원들 기도 좀 눌러야지.
전시황 : 이과장, 그 친구가 참 괜찮은 친구....... 인데.......
아무리 그래도 부하직원 뒤통수를 칠 수는 없지 않아요?
황부장 : 뒤통수를 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래, 흐름을 읽어보라는 거네. 자네
부하직원이랑 시시덕거릴 시간이 어디 있나? 자네가 아끼는 그 이과장이 자네를 치고올라 올텐데. 나야 뭐 유학도 갔다 왔지만 자네도 영어가 필요하지 않나?
You have to study English hard. (얼굴을 뚫어지게 보며) Very hard. right?
전시황 : 예? Yes.......
황부장 : (황부장은 진리를 전하는 종교인처럼 흥분하기 시작한다.)
그러지 말고 차라리 괜찮은 상사나 하나 물지 그래. 전차장님.
전차장님, 지금 잡은 줄 썩은 동아줄이에요. 전차장님 예뻐하는 유상무,
이번에 베트남지사로 갈지도 모른다고 소문이 파다해.
날 좀 봐. 김상무 잡아서 이번에 같이 승진했잖아.
전차장 자네는 요령이 없어 요령이.
전시황 : 아. 그래요. (정신이 혼미해진다.)
황부장 : 그리고 자네 와이프! 집에서 놀면 뭐하나? 윤상무 와이프랑 같이 교회가서 기도도 열심히 하고! 김장도 돕고! (감동적으로) 우리 와이프는 감기 걸렸는데도 마스크 쓰고 김상무 와이프랑 미술전시회 다녀오고!
원래 절에 가는 사람인데도 김상무 와이프랑 성당에 다녀요.
이것 참 아름다운 내조 아닌가?
전시황 : 말씀은 감사하지만........ 저 때문에 와이프까지 여기저기 불려 다니게 하고 싶지도 않고, 우리 쌍둥이들 아직 어려서 걔들 돌보는 것만으로도 바쁘고 힘들 것입니다.
황부장 : (한숨 쉰다.) 그래, 자네 쌍둥이들! 아직 유치원 다니지 않나.
큰 딸내미는 이번에 대학가야지. 자네가 잘 돼야 가족들도 잘 살 거 아닌가. 적당히 요령도 부리고 똑똑하게 해야 승진도하고 돈도 벌지!
전시황 : (애써 웃으며) 하하. 역시 부장님! 승진하신 데에는 다 이런 비법이 있었군요!
아무쪼록 꾸준히 많은 지도편달 바랍니다.
황부장 : (서늘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황부장, 핸드폰이 울린다.) 그래, 그렇게 하란 말이야! (손으로 잠깐이라는 제스처를 하며 전화를 받는다)
어어, 박부장! 응. 그래? 알았어, 가야지! 어디라고? 저 번에 그 곳?
그래, 좀만 기다려! (듣는다. 그리고 전시황 눈치를 본다.)
아니 이 사람이 아이들은 무슨 아이들....... (듣는다.) 알았어. 알았어.
(전화를 끊고) 전차장, 난 박부장이 축하주를 산대서 이만 일어나보겠네.
부장 된지 몇 시간도 안 되었는데....... 역시 실세를 알아.
자식들....... (손가락으로 머리를 집는다.) Wise. Very Smart........
오늘 고마워. 앞으로는 이렇게 술 안사도 되네. 내가 아까 한 말 잘 생각해보고!
황차장님, 열심히 합시다.
전시황 : (벌떡 일어난다.) 네. 부장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 황부장이 떠나고 홀로 남은 전시황. 혼자 술을 마신다.
속상한 듯 한숨을 쉬며 일어나는 전시황.
전시황 : 여기 계산이요.
- 좀 우스꽝스럽게 생긴 웨이트가 온다.
웨이트 : 맛있게 드셨어요?
전시황 : 네.
4장 집 앞 포장마차.
- 포장마차에 홀로 앉아 술을 마시는 전시황. (전시황 뒤로 포장마차 배경사진) 홀로 쓸쓸히 술을 마시는 전시황과는 달리 주변 손님들은 친구, 연인끼리 짝을 이뤄 즐겁게 술을 마신다.
가게주인이 전시황에게 술과 국물이 든 그릇을 가져다준다.
가게주인 : 여기 있슈.
전시황 : 감사합니다.
가게주인 : 오늘은 혼자네요?
전시황 : 아. 예....... 그럴 일이.......
- 전시황, 소주를 마신다.
전시황 : 황제일이....... 그래, (크게) MBA....... 하바드....... 좋아.
손님2 : 어머 깜짝이야.
손님1 : 아, 아저씨. 조용히 좀 마셔요. 네?
전시황 : 아. 네........
손님1 : 이 조그마한 포장마차에서 왜 소리는 지르고 야단이야.
손님2 :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셨나보다.
손님1 : 그래도.......
손님2 : 한 잔해.
전시황 : 그래. 상무들이랑 술 마시고 놀러 다니는 것이 자랑이랍시고....... 충고를 해?
(황제일을 따라하며) You have to study English hard! Right? 웃기고 있네.
- 전시황, 소주 한 잔을 원샷한다.
전시황 : 뭐? (비아냥대는 말투로) 차장인 자네가 부장인 나한테~?
(크게) 어린노무시키가.......
손님1 : 에이. 아저씨.
전시황 : 아....... 미안합니다.
가게주인 : 아이고, 차장님 오늘 왜 이러신디야?
전시황 : 사장님. 미안해요. 많이 취했네요.
가게주인 : 그래유. 오늘 차장님 많이 드셔슈.
전시황 : 여기 계산이요.
가게주인 : 미나리전에 소주가....... 두 병. 21,000 이구먼유.
전시황 : 여기 있어요. (돈을 건네준다.)
가게주인 : 여기 잔 돈 있슈.
전시황 : 팁이요. 팁.
- 지갑을 집어넣으려던 전시황이 비틀거리자 가게주인이 잡아준다.
가게주인 : 아이고 차장님 괜찮아유? 우째 그러신다요.
전시황 : (손을 내저으며) 괜찮....... 괜찮아요.
가게주인 : 살펴 가유. 팁, 고마구만유. (돈을 다시 세어본다.)
- 비틀비틀 집으로 향하는 전시황. 이미 많이 취한상태이다.
5장 술에 취해 집에 돌아온 전시황
-문을 열고 취한 전시황이 비틀대며 집으로 들어온다. 김수미는 여전히 드라마를 보고 있다. 전시황, 비틀대며 김수미에게 인사한다.
김수미 : 에이 나쁜 년. 에이 나쁜 년.
전시황 : (술에 취한 목소리로) 어머니, 저 다녀왔습니다.
김수미 : (텔레비젼을 보며) 어어 그래, 어서 와라. 에이 나쁜 년.
김수미에게 다가와 옆에 앉는 전시황.
전시황 : 어머니, 드라마요?
김수미 : 그래, 오늘이 아주 중요한 날이야. 저 여자가 남편한테 버림받고 자살하려다
구해져서 웬 부잣집 딸로 새 인생을 사는데 (눈 밑을 가리키며) 요, 요 눈 밑에
점 하나 콕 찍고 (배우를 흉내를 내며) “복수 할 것이야. 저는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복수를 하고 말 것이에요. 당신도 이제 끝이라는 것을 알아야 되요.” 하면서 전남편을 찾아왔지 뭐냐!
전시황 : (피곤한 목소리, 취한 모습으로) 어머니, 재방송, 저도 저 장면 세 번째 봐요.
김수미 : 아무튼 간에 지금 저 여자가 남자 처음 만나서,
(매혹적으로) “민소희이에요. 저는 왜 이렇게 성격도 좋은데 이렇게 미인일까요?”
하고 있다. 저 저 남편 저거, 저 멍청, ....... 해가지고 넋 놓은 거 봐라 저거........
- 손동작을 함께 해가며 신나게 설명하는 김수미. 관심도 없고 피곤한 전시황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는다.
전시황 : (영혼 없이) 아 그랬구나....... 어, 어머니. 저는 이만 들어가 볼게요.
김수미 : (다시 드라마에 집중하며) 그래, 그래. 들어가서 쉬어라.
- 전시황, 자리에서 일어난다. 전시황이 일어나자 김수미는 쿠션을 안고 목을 쭉 빼고 전시황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본다.
- 한편, 안방에서는 김경혜가 가계부 정리를 하고 있다. 테이블(또는 화장대와 의자) 앞에 앉아 가계부를 정리하는 김경혜의 모습이 보인다.
김경혜 : 이번 달 식비가....... (턱을 괴고 한숨을 쉰다)
11월인데 벌써 가스비가 많이 나왔네. 애들 있으니 집을 춥게 둘 수도 없고.. 애들 유치원비, 학원비, 보험료까지 하면....... 아휴 그래도 적자는 아닌데 빠듯하네. 저축도 해야 되는데 참.......
- 밖에서 소리가 들린다.
전시황 : 어머니 저는 이만 들어가 볼게요.
- 어머니와 대화를 끝낸 전시황이 방으로 들어온다. 김경혜, 문을 한 번 쳐다보고는 가계부를 정리하고 닫는다. 들어오는 남편을 보며 일어난다.
전시황 : (양 팔을 벌리고 들어오며) 여보~ 나왔어~
김경혜 : (위 옷을 받아들며) 어우 술 냄새!
어디서 술을 이렇게 많이 마셨어! 연락도 없이 이렇게 늦고!
전시황 : (취해서) 헤헤....... 기분이 좋아서 마셨슴다........ 기분이 좋아서.......
김경혜 : 뭐? 당신 오늘 인사발표 있던 날이지? 그거 잘된 거야?
전시황 : (연신 웃는다.) 헤헤. 하하. 하하하.
김경혜 : 뭔데? 어떻게 됐는데?
전시황 : 안되었어. 안되었지. 황차장, 그 치사한 놈이 무슨 더러운 수를 썼는지.......
황차장이 이제 황부장님이시다! 황부장님!
김경혜 : 뭐? 이번에도 미끄러졌단 말이야? (한숨 쉬며) 지현이 이제 대학 가려면
등록금도 큰 돈 필요하고, 쌍둥이들은 돈이 두 배로 드는데.......
전시황 : 그러게 말이야 그러게....... 하하하. 어쩌면 좋아~ 근데 여보! 난 더러운 수는 쓰고 싶지가 않다? 황차장, 그 치사한 놈처럼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고.......
- 전시황, 김경혜에게 안기려고 한다. 김경혜, 전시황을 밀어낸다.
엄마 : 어우! 술 냄새나!! 빨리 가서 씻기나 해!
아빠 : (걸어 나가며) 난 진짜 떳떳하게 살고 싶은데.......
우리 애들 보기 부끄럽지 않게........
- 방 밖으로 밀려나온 아빠. 딸 지현의 방으로 향한다.
음악이 흐른다. 전시황을 밀어내며 방 밖으로 나온 김경혜는 김수미와 눈이 마주치고 몰래 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보낸다.
전시황 : (문을 열며) 우리 딸....... 뭐해.......
- 공부 중이던 지현은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심드렁하게 대답한다.
전지현 : 아빠, 여자 방에 노크도 안하고 들어오면 어떡해?전시황 : (웃으며) 우리 딸이 언제 다 커서 여자가 됐어.......?
전지현 : 그럼 내가 여자지 남자야? 무슨 일인데, 나 공부해야 돼.
전시황 : 우리딸! (시무룩하며) 공부한다고 아빠 집에 왔는데, ‘다녀오셨어요.’ 하고 나오지도 않고! (다시 웃으며) 그래서 아빠가 우리 딸 보러왔지.......
(지현을 안는다) 우리 딸.
전지현 : (전시황을 떼어내며) 아 저리가. 나 공부하고 있잖아.
전시황 : 무슨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해? (다시 가까이 온다.)
전지현 : (코를 막으며) 아 술 냄새! 아빠 술 마셨어? 저리가 냄새나.
전시황 : 아빠가 기분 좋은 일 있어서 마셨어....... 우리 딸, 아빠랑 배드민턴 치러갈까?
전지현 : 아빠, 나 공부중이잖아. 배드민턴? 그 시간에 애들은 수학문제 한 문제를 더 풀고
영어지문 하나를 더 해석해 아빠.
전시황 : 에이.. 그럼 우리, 라면 끓여먹을까? 어때? 좋지?
전지현 : 아빠, 이 시간에 무슨 라면이야. 내일 아침에 얼굴 퉁퉁 부으라고? 그리고 살찌면? 아빠가 나 살찌는 거 책임질 거야?
전시황 : 당연히 책임지지! 우리 딸인데! 우리 딸 책임지려고 아빠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데....... 그리고 우리 지현이가 어디가 살이 쪘다 그래! 예쁘기만 하구만.......
전지현 : 아빠, 그거 다 콩깍지야. 요즘에 예쁜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난 뚱뚱하기까지 하면 어떡하라고. (귀찮다는 듯) 아빠 나 공부하게 방해하지 말고 얼른 나가.
전시황 : 그래 알겠다. 우리 지현이 너무 무리하지 말고 공부해~
- 전시황, 지현의 방에서 나온다. 바닥을 보며 작게 한숨을 쉰다. 한편 전시황이 방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한 지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옆에 놓여있던 선물을 집어 든다.
전지현 : 아휴, 깜짝이야. (음악이 나온다.) 하마터면 아빠한테 들킬 뻔 했네.
- 지현의 방 앞에 서있던 전시황은 조금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태현의 방을 쳐다보다가 들어간다.
전시황 : 임요한 뺨친다는 전요한! 우리 태현이.......
(지갑을 열며) 뭐해? 아빠가 용돈 줄 까?
전태현 : (헤드폰을 끼고 랩을 하느라 아빠가 들어오신 걸 모르고 있다.) 게라웃! 게라웃!
전시황 : (지갑을 닫으며) 나가라고?
전태현 : 쇼미더 머니~ 머니~ 쇼미더 머니~ 머니~
전시황 : (다시 지갑을 열며) 용돈 달라고?
전태현 : 게라웃! 게라웃! 게라웃!
전과장 : (지갑을 닫으며) 나가라고?
전태현 : 지금부터 온리 마이 타임~ 헤헤헤이~ 태현이가 랩을한다 호옹 호옹 호옹~
우리! 모두! 발성! 연습! 우리! 들의! 연결! 고리! 카캬! 커켜! 코쿄! 쿠큐!
- 화려한 동작과 함께 랩을 하던 요한이 한순간 멈추더니 헤드폰을 벗는다.
전태현 : 아........ (고개를 저으며) 이게 아냐! 소울이 없어! 그루브도 부족하고.......
- 태현, 전시황을 발견하고 반가워한다.
전태현 : 빠덜! 요 맨~ 빠덜~ 나 네윔 바꿔줘 맨~ 새니 어때요 쌔니~?
전시황 : 뭐라고? 세 놨냐고?
전태현 : 아니 전쌔니~ 어때욥~ (힙합 모션을 취하며)
전시황 : 반전세?
전태현 : 노노~ 빠덜~ 체인쥐 마 네임~ 쌔니 힙합~
전시황 : 뭐라고 하는 것이야 임마! 제대로 말 안 해?
전태현 : 아 아빠! 이름 바꿔 달라고! 체인지 마 네임!! 래퍼 산이 말야 산이!
내가 아는 사람 얘기해줄게~ 바디 랭귀지 바디 바디 랭귀지~ 몰라?
전시황 : 너 저번에는 프로게이머 한다며! 이름 요한이로 바꿔달라며!
전태현 : 아빠는! 프로게이머 수명이 얼마나 짧은데? 내가 지금 데뷔해도 5년 후면 은퇴야!
전시황 : 뭐 하나를 딱 정하면 안 되겠니? 아빠 봐. 회사 잘 다니고 있잖아.
전태현 : 아빠 맨 날 야근하고 이렇게 술만 먹고! 난 그렇게는 못살아!
즐기면서 살 거라고. 카.르.페.디엠. 췌키라웃!! 빠덜~ 나 연습해야 해용~
사람들은 모두 꿈을꾸지~ 저마다의 다른 표정처럼~
- 태현이 다시 헤드폰을 쓰고 말도 안 되는 랩을 한다. 전시황은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밖으로 나간다. 한편 전시황이 밖으로 나간 것을 확인한다. 음악이 흐른다. 태현은 랩 연습을 한다.
전태현 : 사랑하는 아빠!의 생일을 축하!해.. 아휴 왜 이렇게 박자가 안 맞냐.
- 전시황이 태현의 방문을 닫고 나오자 쌍둥이들이 있다. 쌍둥이들과 마주친 아빠, 쌍둥이들에게 달려간다.
전시황 : 우리 쌍둥이들........
- 쌍둥이들은 웃으며 뛰어오는 아빠에게서 도망친다.
주현, 미현 : 꺄! 도망가자!!
전시황 : 이리와 우리 딸들~~
주현, 미현 : 꺄! 술 괴물이다 술 괴물!!
- 쌍둥이들, 전시황을 피해 이리저리 뛰며 도망 다니고 전시황은 그런 아이들을 잡으려 함께 뛴다. 쌍둥이들과 전시황이 웃으며 집안을 뛰어다닌다. 쌍둥이들이 안방으로 도망간다.
주현, 미현 : 엄마! 술 괴물이 쫓아와!!
전시황 : 우아........ 술 괴물이다........
- 안방에 따라 들어온 아빠를 엄마가 말린다.
김경혜 : 이 밤중에 뭘 그렇게 뛰어! 이제 그만해.......
전시황 : 아이, 우리 쌍둥이들이랑 좀 놀아주겠다는데........
김경혜 : 당신 그 술 냄새, 담배냄새에 땀 냄새까지 나는 몸으로 무슨 애들이랑 놀아준다고 그래. 당신 아까 나가서 아직까지 안 씻고 뭐했어, 얼른 씻어!
- 경혜의 잔소리에 시무룩해진 전시황, 밖으로 나가고 그 뒤를 서형과 쌍둥이들이 따라 나온다.
김경혜 : 우리 주현이 미현이는 치카치카 다 했지요?
주현, 미현 : 네에!
김경혜 : 그럼 얼른 가서 자자 우리 공주님들. 시간이 너무 늦었어요.
주현, 미현 : 시러시러. 더 놀 것이에요........
김경혜 : 어허! 얼른 가서 자야 내일 일어나지........
전주현 : 내일 일어나면 케이꾸 먹어요? (음악이 흐른다.)
김경혜 : (검지를 입술에 갖다 대며) 쉿. 아직 비밀이야. 얼른 가서 자자 우리 아가들.
주현, 미현 : (엄마를 따라 손으로 쉿 하며) 네 엄마.
- 서형이 쌍둥이들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고 전시황은 욕실로 향하던 발걸음을 옮겨
거실로 간다.
6장 전시황의 꿈.
- 텔레비전을 보던 할머니도 들어가고 정적이 가득한 집, 소파에 홀로 앉아있는 아빠.
전시황 : 아휴, 오늘은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가 너무 길어. 승진 미끄러지고.
가족들은....... 오늘은 길어..........
- 소파에 누워 잠이 든 전시황. 꿈을 꾼다.
꿈속에서 전시황은 소파에 앉아 있고 새로운 인물이 나올 때마다 어두운 와중에
부분조명을 비춘다. 잔잔하지만 슬프지 않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각 인물에 맞게 무대 뒤에 사진이 뜬다. 김수미와 전시황이 함께 찍은 전시황의 졸업사진, 전시황과 김경혜의 결혼사진, 아기 때의 전지현의 사진, 전시황과 전태현이 함께 운동을 하며 찍은 사진, 갓 태어난 쌍둥이의 사진 등.
전시황 : 어머니, 늘 형과 저를 비교하셨죠. 형 본받아 공부하라 하셔서 좋아하는 음악도 포기하고 열심히 공부만 했어요. 저, 이제 형은 어디가고 어머니 모시고 사는 것은
저 인데....... 제가 아직도 미우신지 하루 종일 TV만 보시네요.
김수미 : 그때는 형편이 어려워 네가 좋아하는 음악 못시켜줘서 미안하게 생각한단다.
하지만 네 노래도........ (머뭇거린다.) 아무튼 네가 공부를 해서 정말 다행이다.
네가 밉기는 왜 밉겠니. 언제나 사랑하는 내 아들인걸.
김수미가 퇴장하고, 김경혜가 등장한다.
전시황 : 지현엄마, 당신 처음 만났을 때 말야, 저 멀리서 당신이 다가오는데 정말 빛이 나는 줄 알았어. 결혼 한지 20년이 돼도 난 당신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 황부장은 승진하려고 자기 와이프까지 이용한다더라. 근데 난 그러긴 싫어.
나 때문에 당신까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혼할 때 약속처럼 당신 고생 안 시키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
김경혜 :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준다는 말, 거짓말인 줄 알고 따라온 거야(웃는다)
하지만 우리 조금 힘들어도 당신 말처럼 떳떳하게,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자!
- 김경혜가 퇴장하고 지현, 태현, 주현, 미현이 등장한다.
전시황 : 우리 지현이, 태현이, 주현이, 미현이. 너희는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아빠.
엄마에게 너무나 큰 축복이고 사랑이야. 아빠가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너희들 보면서 항상 힘낸다. 사랑한다. 우리 아들딸.........
- 아빠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종일관 웃음으로 화답하는 아이들.
아이들 : 아빠, 고마워요. 사랑해요!
- 아이들과 전시황을 비추던 불빛이 서서히 꺼진다.
7장 서프라이즈 파티
- 눈부신 아침햇살에 아빠가 눈을 뜬다. 술이 덜 깬 아빠 앞에 가족들이 모여 있다.
어리둥절한 아빠에게 가족들이 소리친다.
가족들 : 아빠! 생신 축하드려요!!
- 눈을 비비는 전시황. 다시 보니 케이크를 들고 있고 촛불이 붙여져 있다.
김경혜 : (웃으며) 뭐해 당신? 얼른 촛불 안 끄고?
전태현 : 아빠 아직! 소원 빌어야지 소원!
전시황 : 이......... 이게 뭐야?
- 여전히 어리둥절한 전시황에게 지현이 고깔모자를 씌워준다.
전태현 : 흠흠. 아빠, 잘 들어주세요. 리쓴~
(열심히 랩을 하는 태현. 지현도 부분적으로 같이 한다. 쌍둥이들도 귀여운 율동)
사랑하는 아빠!의 생신을 축하!해
준비했던 서프라!이즈 놀랐나요 아빠!는
H A double P Y! Birthday 아빠!
사랑하는 아빠! 축하해요 아빠! 예~
- 태현의 랩이 끝남과 동시에 가족들이 박수를 치며 함께 “예~” 한다.
전지현 : 설마 우리가 정말로 아빠를 미워한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 아빠?
김수미 : (웃으며) 뭐 하냐 애비야? 얼른 소원 빌고 촛불 끄지 않구!
전시황 : (촛불을 끄고) 다들 고마워. 이렇게 준비했을 줄은 몰랐어.
전태현 : 아빠! 어땠어? 나의 해피벌쓰데이~ 랩이?
전시황 : 아주 멋졌어. (자랑스럽게) 우리 태현이 쇼미더머니 나가도 되겠는데?
- 태현, 쑥 서러워하고 지현이 선물을 건넨다.
전지현 : 아빠 생신 축하드려요! (웃으며) 어제 아빠가 갑자기 방에 들어와서 선물 발견할까봐 조마조마했다니까?
전시황 : 그랬어? 고마워 지현아.
- 쌍둥이들이 전시황에게 다가와 그림편지를 건넨다.
주현, 미현 : 아빠 생신 축하드려요.
전시황 : (아이들을 품에 안으며) 아이고 우리 귀여운 쌍둥이들......... 직접 그린거야?
- 그림편지를 보며 눈을 빛내는 전시황의 어깨를 김경혜가 툭툭 친다.
김경혜 : 그것뿐만이 아니야. 우리 쌍둥이들이 또 준비한 게 있지. 주현이 미현이, 준비!
주현, 미현 : 준비!
- 쌍둥이들, 가운데에 서고 가족들은 곁에서 박수친다.
쌍둥이들이 귀여운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부른다.
김경혜 : 하나, 둘, 셋, 넷!
주현, 미현 :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
힘내세요~~~
- 동요 ‘아빠 힘내세요’ 나오며 암전.
8장 얼마 후, 회사.
전시황, 손을 들어 밝게 인사를 하며 사무실로 들어온다.
전시황 : 다들 좋은 아침!
직원들 : (별 반응이 없다) 네~ 예.
- 평소와는 다르게 출근한 자신을 쳐다보지도, 인사를 건네지도 않는 직원들이 이상하다 생각되는 아빠.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로 향한다. 자신의 자리에 온 아빠는 놀란다.
전시황 : 이....... 이게 뭐야?
직원들 : 차장님의 승진을 축하드립니다!!
이과장 : 차장님, 서프라이즈!
직원1 : 어머 과장님, 차장님이라뇨! 이제 부장님이라고 불러드려야죠~
직원2 : 부장님 축하드립니다.
- 아빠의 책상 위에는 직원들이 준비해 둔 케이크가 있다.
아빠는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말을 잇지 못한다.
이과장 : 차장님. 아니, 부장님! 그렇게 놀라셨어요?
전시황 : 이 과장. 생일축하를 위해 노력한 것은 좋은데.........
이렇게 까지 안 해도 되는데......... 여하튼 고마워. 아니. 정말 고마워 다들.
직원1 : 오늘이 생일이세요?
직원2 : 생일이시며 더 기쁜 일이네요.
직원3 : 차장님,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신거 저희가 다 아는데요! 정말 축하드려요!
전시황 : 고맙네. 모두들.
직원1 : 차장님? 정말 추가 인사로 부장님 되셨다니까요.
전시황 : 정말?
이과장 : 차장님. 참고로 황제일부장이........ (손을 목에 갖다 대며 자렸다는 동작을 한다.)
전시황 : 무슨 말이야?
직원3 : 글쎄 황부장이 회사 돈으로 상무님들하고
술 마시고 골프치신 게 알려졌대요. 오늘 아침에 회사 완전 시끄러웠잖아요.
황부장님 완전 창피당하고 짐 사셨다나 봐요.
이과장 : 뭐 그게 다 인과응보 아닙니까, 부장님.
전시황 : 그 친구........ 결국은 그렇게 됐구먼.
이과장 : 자자, 우울한 얘기 그만하고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부장님!
직원들 : 축하드려요 부장님!
전시황 : 고마워 자네들!
- 모두가 축하의 박수를 친다.
이과장 : 오늘 그럼 축하 회식 하실까요, 부장님?
전시황 : 그럼. 당연히 해야지.
이과장 : 자 다들 오늘 저녁 스케즐 뺐지?
전시황 : 아............ 참.......... 이과장. 안 되겠는데......
이과장 : 네?
직원1 : 차장님. 오늘같이 기쁜 날 한 잔 해야지요?
직원2 : 그럼요. 차장님.
전시황 : 미안, 오늘은 봐줘. 퇴근하고 일찍 가족들한테 가봐야겠어.
기쁜 소식을 어서 알려야지!
직원1 : 모두가 기뻐서....... 섭섭하네요.
직원2 : 저희들도 얼마나 차장님 승진을 기다렸는데요.
직원3 : 저희도 가족인데.......
전시황 : 그래. 맞아. 여러분도 다 가족이야.
이과장 : 네. 그럼 어떻게 저녁에 일정을........
전시황 : (생각에 잠긴다.) 어떻게 하지.........
9장 집.
- 전시황, 슬픈 표정으로 집으로 들어온다.
전시황 : 다녀왔어요.
-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던 김경혜가 먼저 나온다.
김경혜 : 어서 오세요. 당신 왜 그래요?
전시황 : (힘없이) 아니. 왜?
- 거실에서 드라마를 보고 있던 김수미도 아빠를 쳐다본다.
김수미 : 애비야. 어디 아프냐?
전시황 : 아니요?
김경혜 : 당신 이 번에 부장 못 되어서........ 우울증?
전시황 : 그런가봐.
- 아이들도 궁금해서 밖으로 나온다.
전지현 : 아빠. 많이 아파요?
전주현 : 아빠.
전미현 : 아빠. 빨리 밥 먹고 약 먹어.
전태현 : 요. 아빠. 왓졉? (힙합으로) 이럴 때는 머니 머니 해도, 물로 된 약을 먹어야 돼. 약주!
김경혜 : (심각하다.) 조용해. 무슨 일이에요 여보?
김수미 : 그래. 애비야. 어디가 많이 아프냐? 말 좀 해 봐라.
김경혜 : 안 되겠어요. 여보. 어서 병원으로 가요.
김수미 : 그래. 어서 가자.
전시황 : 놀라지 마세요. (크게) 저 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김경혜 : 어머, 정말이야 여보?
전지현 : 정말 아빠?
김수미 : 아이구, 이게 웬 일이냐. 축하한다. 애비야!
전태현 : 와아! 축하드려요 아빠!
주현, 미현 : (무슨 일인지 잘 모르지만 방방 뛰며 기뻐한다) 와아! 쮸까드려요!
전태현 : (힙합으로) 오 예....... 오 힘들지만 아름다운 인생.
- 음악이 나온다. 기뻐하며 가족들에게 회사 일을 말하는 아빠.
전태현 : 컴 온 누군가 말했지. 힘이 든다는 것은, 더 가야하는 길이 있기 때문이지.
그 길이 너무 직선 있어도 재미가 없어. 휘어진 길이 있어 재미있네.
아빠, 그 이름 지키는 것이 힘들지만, 가족, 가족이 있어 나누는 것을.
옛날에도 그 이름은 있었지. 사랑이라고. 하지만 사랑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도 아니고, 나누는 것. 나누는 사랑이 행복이지.
- 직원들이 케이크를 들고 들어온다.
직원1 : (힙합) 컴온 에브리바디. 손 흔들어. 소리 질러.
- 직원들과 가족들, 기쁘게 노래를 하고 춤을 같이 춘다.
이과장 :
회사 일 항상 최선을 다하는 전시황부장님. 늦은 야근에 부하사원들이 도망가도 혼자.
아하. 혼자. 아하. 혼자.
밑에 사람들이 잘 안 풀려 힘들어 할 때는, 앞에 나서서 위 사람들에게 감싸주는 부장님.
아하. 부장님. 아하. 부장님.
하지만 틀렸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높은 분들에게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 우리 차장님.
아하. 강하게. 아하. 강하게.
세상은 잔머리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야. 노력하는 자에게 미래에 행복이 열려.
아하. 행복. 아하 행복.
우리 전시황 부장님. 모두들 다 좋아해. 그래서 이제 부장되고 주욱 사장되네. 축하.
아하. 축하. 아하 축하.
직원들 : 사랑합니다. 부장님.
전시황 : (직원들에게) 나도 사랑합니다.
가족들 : 사랑해요. 아빠.
전시황 : 사랑해. 내 이쁜 것들. 사랑해.
내 가족. 내 사랑. 고맙습니다.
- 아이들, 아빠에게 안긴다. 직원들 박수를 친다.
직원1,2,3이 아이들 흉내를 내며 전시황 가슴에 매달리려고 한다.
전시황, 징그럽다는 표정으로 밀어낸다.
모두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