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친구의 부모님이 베이커리를 운영하셨다. 2000년도 초반에 베이커리를 운영하신다는 것은 초등학생 입장에서 정말이지 너무나 행복했고 늘 놀러 갈 때 마다 쿠키를 선물을 주셨다.
그 시절 우리에겐 파리바게트 비교 불과의 수준으로 맛있고 달콤하고 촉촉한 빵을 갓 구워내시기도 하고 케이크 시트 위에 생크림을 바르고 또 시트를 올려 완성한 케이크까지 정말 맛있었다.
지금은 다양한 디자인과 다양한 맛의 케이크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지만 2000년도 베이커리에서는 생크림 한 가득 핑크색 또는 빨간색의 꽃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고 조금 진화한 케이크가 생크림과일케이크였다.
그 시절 베이커리에서는 누네띠네 과자의 맛을 100% 표현한 빵? 과 밤의 모양을 표현한 상투과자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캔디류에서는 유리병에 담겨 과일 모양이 찍혀있는 알록달록 사탕까지 사 먹으면
부루주아의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는 소보루 빵까지 덤으로 먹으면 완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 기억을 되 살려보면 소보루 빵은 그야 말로 신세계였다.
소보루 빵은.. 빵을 먹기 위함이 아닌 빵 위에 올려진 요즘 말로 토핑을 먹는 재미로 먹는 빵이 아닌가.. 요즘 아이들의 빵 이름을 표현하자면 그야 말로 띠부실이 없는 포켓몬 빵과도 같았다.
그렇게 나에게 빵의 세계를 알려준 친구는 전학을 가게 되었고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라 친구와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하지만 빵과의 인연은 쭉 이어지고 있으며 여전히 친정집 들어가지 전 골목길에 위치한 어린 시절 베이커리는 여전히 운영이 되고 있다.
이상하게도 친구가 전학을 간 이후로 그 빵 가게는 가지 않게 되었고 성인이 되어 우연히 대구 동성로를 지나 교동쪽을 지나가고 있을 무렵
날씨가 너무 추워 길을 지나가다 몸을 녹히고자 들어가게 된 옛 감성의 빵집이 하나 있었다.
그 곳에서 상투과자와 단팥빵 등 옛날 빵들이 참 많이 있었고 먹고 싶은 빵을 먹으며 문득 초등학교 빵집 친구의 소식이 궁금했다.
여기저기 소식을 알아보려고 했지만 쉽진 않았다. 사실 나도 기억하는 거라곤 피부가 하얗고 눈 주변에 큰 점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이름이 순애 였던 것 밖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과연 그 친구도 나를 기억하련지, 지금의 부모님은 건강하신지, 여전히 다른 곳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계신지 궁금한 밤이다.
첫댓글 오... 좋은 인연이 빵을 좋아하시게 된 계기가 되었네요. 맞습니다. 그 시절이라면 빵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절반은 이미 부루주아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요. 제 학창 시절 때에는 빵집을 하는 아이는 없었지만, 중국집을 하는 녀석이 한 명 있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학교에서는 거의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었지요. ^^:; 이번의 제 글이나 내마음의봄비 님의 글은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글이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2000년에 저는 열심히 부어라~ 마셔라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공식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기쁨에 매일, 매일을 정말 술로 보냈던 거 같습니다. 아~ 물론 기쁘기는 했지만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 대부분 마셨습니다. 그 당시만해도 대학에서는 술권하는게 당연시되다보니까요.
음식에 관련한 추억은 오래 가는 것 같습니다.저는 빵에 관련된 추억은 없지만 엄마가 해주시는 김치찌개를 언젠가는 못먹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벌써부터 서글픕니다. 하루는 남동생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언젠가 엄마가 돌아가시고나면 엄마가 끓여주시는 김치찌개처럼 만들어달라고~~~ 그러니 지금부터 부지런히 배워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