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외에도 수많은 다른 유능한 예비교사분들이 많지만, 부족한 가운데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불합격이 가져오는 아픔을 겪어보았고, 합격의 기쁨보다는 이 기쁨을 같이 누리지 못하는 다른 분들에 대한 미안함이 훨씬 더 큽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간에도 공부하시는데 여념이 없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짐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제 경험을 부끄럽지만 드러내보고,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1차 공부
문제표시 공부법 (거꾸로 공부법)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공부방법입니다. 이미 사시와 같은 객관식 시험에서는 ‘불합격을 피하는 법’을 통해 알려진 전략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책을 읽어보시면 좋고, 방법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 기본서를 2회 정도 읽어서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한다.
2. 문제집을 펼쳐놓고 한 문제씩, 답을 보면서, 이 문제가 어떤 부분에서 출제된 것인지 이해한다.
3. 기본서에 이 문제가 담긴 페이지를 자기가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한다.
예시를 보여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파란색으로 동그라미 친 부분을 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몰라서 학원문제 번호는 노란 색으로 지웠습니다.)
Case Theory는 중요한 주제지요? 그래서 보시다시피 관련된 문제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문제들은 볼드체, 밑줄,이탤릭을 써서 좋은 문제임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면 막판에 가서는 좋은 문제들만 더 선별해서 봐주면 됩니다.
반면 안중요한 주제는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attributive only adjective는 너무 애매해서 애초에 공부하기에도 머리가 아픕니다. 하지만 이걸 가르치는 팀에서도 딱 한 문제 냈었고, 다른 팀에서는 아예 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괜히 이런 것 때문에 머리 싸매고, 게시판에 질문올리고, 인터넷 찾아보고 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대충만 봐도 된다는 것입니다.
교육학도 동일합니다. 수행평가의 단점과 보완방법은 상당히 많은 강사들이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반면에 외우기도 힘든 SMCR같은 것은 거의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간단하게 넘기면 됩니다.
서브노트는 손으로? 아니면 컴퓨터로?
저는 항상 서브노트를 만들었습니다. 1차 때는 교육학, 영어교육학, 영어학으로 3권, 2차 때는 면접, 수업실연, 서울시 정책으로 3권을 만들었습니다.
손으로 쓰는 것과 컴퓨터로 쓰는 것은 둘 다 장단이 있습니다.
손으로 쓸 때 장점은
- 수정한 사항을 바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손으로 쓸 때 단점은
- 손, 어깨, 허리가 무지무지 아픕니다. 최소 한달, 길면 두 세달은 걸릴텐데, 쓰는 동안이나 쓰고 난 후에 고통이 큽니다.
- 대규모 수정이 조금 불편합니다. 특히 교육학의 경우 종종 강사들이 내용을 틀리게 쓴 부분이 있습니다. 이러면 서브노트도 대규모로 갈아엎어버려야 하지만, 손으로 쓴 사람들은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컴퓨터로 쓸 때 장점은
- 다시 뽑으면 되니까 잃어버릴 걱정도 없고, 수정이 간편합니다. 특히 교육학 서브노트는 늘 수정해야 할 사항이 많아서 큰 도움이 됩니다.
컴퓨터로 쓸 때 단점은,
- 딴짓을 하게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좀만 쓰다가 피곤하다 싶으면 바로 유투브를 들어가게 되어버리죠...
- 처음 서브노트를 만든다면, 다 쓸 때까지 출력을 못하기 때문에 쓰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볼 수가 없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초수에게는 단점이 될 수가 있습니다.
- 쓰고 난 다음에도 수정한 사항을 매번 뽑아서 보기가 어렵습니다. 대략 한달에 한번 정도 다시 뽑아야 되는데, 그러면 한 달간은 예전 내용만 봐야 합니다. (그래도 전체내용을 1독하는데 대략 한달은 걸리니까 별 상관없을 수도 있습니다. 매달 매 회독마다 다시 뽑으면 되니 말이죠)
- 항상 컴퓨터를 켜놔야 합니다. 수정사항이 생각나면 그때그때 수정해야 하니까 말이죠. 그래서 또 딴짓하게 되고...
팁 – 컴퓨터로 쓸 때는 드롭박스에 옮겨놓고 하세요. 작업한 내용은 무려 30일치가 자동으로 백업되기 때문에 바이러스나 랜섬웨어, 컴퓨터 망가짐 등등에 맘놓고 작업할 수 있습니다.
서브노트 만들기 팁
- 가장 중요한 골자는 기출문제의 제시문과 선지들입니다. 종종 아주 컴팩트한 표현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서브노트에 써서 외워두면 채점자도 점수를 잘 주겠죠?
-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기본서에 문제표시를 하고 나면, 먼저 기출문제와 기본서를 중심으로 한 주제씩 차근차근 서브노트를 만들어나가보면 좋습니다.
- 서브노트를 한번에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일단은 기출문제와 기본서로 먼저 빨리 하나를 만들어보고, 그 다음에 개정할 때는 시중 문제들도 차차 반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반영어
넥서스 501로 효과를 보신 분들이 많은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거의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별별 책을 다 찾아봤습니다. 각종 토플리딩책, 거로, 반석독해, GRE, SAT 등등..
그러나 결국 제일 좋은 것은 그냥 임용 일반영어 문제를 하루라도 빨리 접하는 것입니다.
임용일반영어 외에 딱 하나 추천드린다면 ‘단락이론’이라는 아주 좋은 책이 있긴 한데... 수능용이고 강의를 들어야 하며, 단시간 내에 적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저는 몇 년 전에 이 책을 발견하고서 상당히 가치가 있다고 느꼈고, 과외교재로 오랜 시간 써왔기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반영어에 강의를 듣는 것은 매우매우 시간낭비라고 생각합니다. 문학과 함께 학원가의 상술이 가장 빛을 발하는 부분이 바로 일반영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본인이 도움을 받았다면야 어쨌든 좋은 것이니 드릴 말씀은 없지요...)
(누구 문제가 좋다는 얘기가 궁금하실테지만, 한번 쭉 써봤다가 지웠습니다. 괜히 게시판에서 누가 나쁘다 뭐다 불평토로하고 험담하고 어그로 끄는 사람은 악성알바일 확률이 높다는 점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마녀사냥 글들에 알바 안쓰시는 여러 강사분들이 인간적으로 정말 회의를 많이 느낀다는 점도... 이분들은 그냥 욕받이로 당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알바들의 실태를 알게되시면 정말 분노가 올라오실 겁니다.)
단어암기
단어암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러 책을 보다가 중간에 그만두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추천할만한 책은 MD33000이었습니다. MD가 완벽한 책은 아니지만, MD만한 책도 없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책을 하나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처음에는 MD가 별로라고 생각해서 보카 바이블을 며칠 외워봤는데 가독성이 너무 떨어졌습니다. 유명하다는 워드스마트를 사봤는데 역시 가독성이 떨어졌습니다.
한참을 이책저책 뒤지다가 결국에는 MD로 돌아갔습니다. MD는 그렇게 오래된 책인데 아직도 예문나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한 권으로 시험대비하기에 이만한 책도 없습니다. 본책만 외워도 상당한 양이긴 하지만, 더 필요한 사람은 실력팩까지 보면 됩니다. 저는 실력팩까지는 못봤습니다.
글씨
글씨체는 다른 시험에 비해서 임용시험에서는 별로 언급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예전에는 크게 상관 안했지만, ‘불합격을 피하는 법’의 다음 내용을 보고 글씨체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습니다.
“글씨체는 50등을 60등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50등을 500등, 5000등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여러분은 글씨의 무서움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초수 때는 ‘악필 교정의 정석’을 보았습니다. 글씨체는 정말 예뻐집니다 그런데 저는 막판까지 속도가 나질 않아서 항상 고민이었습니다. 최근 속도를 중점으로 보완한 신간이 나왔던데 보진 않았습니다.
재수 때는 ‘백강 고시체’를 보았습니다. 초수때는 백강체가 이상해보여서 악필교정의 정석을 보았지만, 백강체도 막상 해보니 괜찮습니다. 백강체는 속도를 더 중시하기에 시험 상황에서는 더 적합합니다.
글씨연습은 정말 인내심을 가지고 해야 합니다. 처음 한달 간은 하루에 1시간 정도 투자해야 하는데, 이것 부터가 만만치 않습니다. 저도 일주일 하다가 때려치고 다시 일주일하다가 때려치길 몇 번 했습니다. 그래도 4월 정도부터는 다시 마음잡고 꾸준히 했습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져도 끝난게 아닙니다. 거의 주3회 적어도 20분은 투자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험상황에서 원래 글씨가 나와버리고, 정말 괴발개발이 되어버립니다
팁 – 글씨연습책은 펼쳤을 때 굴곡이 생기는데, 그런 굴곡에서 글씨를 연습하면 정말 짜증납니다. 이럴 때는 복사집에 가서 책 옆면을 잘라달라고 한 후에, 문구점에 가서 큰 집게클립을 사서 찝어두세요. 그러면 항상 평평한 종이에 연습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연습지가 모자랄 때 복사하기도 편합니다.
기출문제 분석은 전부 다 철저해야 하는가?
저처럼 이런 의문을 가진 분들이 있으리라고 봅니다. 기출문제 중에서도 분명 이상한 것이 꽤 있고, 다시 보기 힘든 것도 꽤 있습니다. 사실 유의미한 녀석들만 골라서 공부해도 꽤 남는 장사입니다. 나머지는 시중 문제집과 강의자료들을 열심히 보는 것으로 채워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출만 풀기보다는 기출변형문제집을 사서 풀어보는 것이 아주 도움이 됩니다. 간단한 기출변형이라도 얻는 것이 참 많습니다. 기출 원형에만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원서를 봐야 하는가?
저처럼 영어에 자신없는 사람들에게는 원서가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에이 그래도 영어선생 되려는데 이 정도는 해봐야하지 않나? 영어실력도 늘고 좋겠지’싶었습니다. 유명한 원서를 6~7권쯤 샀고, 열심히 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원서를 많이 본다고 영어가 느는 것이 아니라, 그냥 원서보는 실력이 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실력이 문제라면 원서 읽을 시간에 CNN이나 아리랑 뉴스로 영어공부를 하는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합격수기를 찬찬히 분석해보세요. 저는 원서파와 비원서파(?)가 50:50 정도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자기 맘인 것이죠.
원서를 보고 있을 시간에 그냥 임용기본서들을 보는게 훨씬 낫다고 봅니다. 원서 하나당 시험에 나올 부분은 많아야 절반이고 적으면 두세 챕터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뭣도 모르고 원서 나눠서 읽고 정리하고 그걸 또 스터디 하고 이러면 시간낭비가 정말 심합니다. 특히 수백페이지에 이르는 TG 스터디는 정말 말리고 싶습니다. TG 한권 한달간 열심히 본다고 해봐야 영어학, 영교학, 일영, 문학 중에서 단지 영어학에만 해당하고, 영어학의 grammar, syntax, morphology, semantics, pragmatics, phonology/phonetics 중에서도 겨우 grammar 한 영역만 열심히 한 상황입니다. 그럼 나머지는 언제..... 그러니 원서 하나씩 다 보면 원서만 보다가 일년 끝날지도 모릅니다.
같은 선상에서 원서특강 같은 것도 전혀 안들어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혹시 문제 풀다가 처음보거나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인터넷만 찾아봐도 많이 나옵니다.
시험은 많이 아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점수가 높은 사람을 뽑는 것입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원서를 통해서 이런 저런 지식이 늘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시험에는 분명 나올 것과 안나올 것이 중요도가 다릅니다. 원서만 보면 그것을 거의 파악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나오지도 않을 내용 밑줄 쳐 가면서 열심히 읽는 헛수고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Applied English Phonology에서 여러 번 출제가 되었고, 누구는 열심히 읽어서 단박에 맞췄다더라 하는 말도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것은 순전히 운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AEP가 두껍지는 않더라도 깊이있게 정독하려면 상당히 고전해야 하는 책인 것은 다들 공감하실 것입니다. 설령 300 페이지 중에 한 문제가 나왔다 해도 그 자체로 운이고, 더욱이 그 파트가 정확히 기억이 날 사람이 자신이 되는 것도 역시 운입니다. 그보다는 다른 여러 문제 속에서 음운 규칙을 찾아가는 센스와 능력을 기르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문학
문학 역시 일반영어처럼 강의를 들을 필요가 거의 없어지고 있습니다. 문학은 혼자 해도 됩니다. 사운드 앤 센스 역시 상당히 시간낭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책은 유희태 기본서 한권이랑 문제집 한권을 사고, 더 많은 문제가 필요하면 모의고사를 사서 풀면 됩니다. 심지어 그 두꺼운 유희태 기본서도 다 볼 필요 없습니다. 1/5만 봐도 많이 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모르겠으니까 머리뜯어가며 하나하나 위키피디아 찾아보고 그랬지만, 다 시간낭비였습니다.
문학은 기본서 내용이 아니라, 답을 어떻게 쓰는지가 백배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공부방법은 역시 문제표시 학습법을 썼고, 아주 효과적이었습니다.
먼저 유희태 문학 문제집을 펴고, 유희태 문학 기본서 목차에 문제집의 문제들을 하나씩 분류해봅니다. 당연히 답은 봐도 됩니다. 빠르면 하루, 길면 2~3일 걸릴 것입니다.
그러면 각 챕터별로 문제가 모일 것이고, 하나씩 격파해나가면 됩니다. 즉, 한 챕터를 가볍게 훑어보고, 문제를 다시 풀어봅니다. 기본서 내용은 잘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문제집의 답안에 있는 표현들을 눈여겨서 살펴보고, 그걸 정리해주는 작업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irony를 공부한다면, 기본서에서 아이러니가 뭐고 대표작이 뭐고 이런 것들은 훑는 정도로 봐주면 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답안을 쓸 때
In the underlined part, there is a discrepancy between A and B
라고 적고, 부연설명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기본서만 열심히 봐서는 답안을 이렇게 적어야 한다는 점을 알 수가 없습니다.
metaphor를 공부한다면,
In the underlined part, the speaker employs simile, comparing A to B라고 적고, 부연설명하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하다보면 각 챕터당 베스트 문제를 알 수 있게 되고, 이것들만 계속 반복하여 풀면서 답안 작성법을 잊지 않으면 됩니다.
교육학은 암기 싸움
교육학이 가장 난감합니다 20점짜리가 참 속을 많이 썩이지요?
다들 아시다시피 결국 교육학 논술은 암기에 달려있습니다. 강의보다 중요한 것은 암기에 투자하는 시간일 것입니다.
일단 서브노트를 만드는 것이 역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교육학 기본서가 10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2권인 경우가 많은데, 거기서 시험에 나오는 내용은 고작 1/3~ 1/4밖에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문제표시를 안하면 시험에 나오지도 않을 내용을 열심히 외우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한가지 아주 유용한 팁을 드리자면, 친구나 선배를 통해서 작년 파이널 예상 주제 목록표를 반드시 구해보시기 바랍니다. 문제표시와 더불어서 그 주제들부터 먼저 공략해야만 합니다. 앞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SMCR처럼 나오지도 않을 주제들을 외우나 붙잡고 있으면 다른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서 답을 못쓰게 됩니다.
제가 300페이지 정도의 서브노트로 정리해본 결과 교육학 기본서에서 다뤄지는 주제는 대략 300~400개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1년 또는 2년 안에 전부 완벽히 암기해서 서술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강사들의 파이널 주제목록들을 참고해서 공통되는 100개만 뽑아보세요. 그것만 해도 사실 일년 안에 다 암기하기 쉽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300페이지 정도야 까짓거 일년이면 암기하겠지’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8~9월까지도 다 외울 기미가 보이지 않자 좌절감만 늘었습니다. 하루종일 교육학만 하지 않는 이상 300페이지를 다 암기하고 논술로 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입니다.
‘여기서 안나오면 큰일인데..’하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여러 모의고사들을 풀다보면 전혀 모르는 개념을 쓰라고 해서 ‘덜컥’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더 좋은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비록 인생이 걸린 시험이라고 하더라도 한정된 시간 안에 완벽하게 시험을 준비해서 들어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출제 순위가 높은 주제들을 먼저 암기해서 합격할 ‘확률’을 높일 뿐입니다.
인터넷 강의에 대해
전공이든 교육학이든 개인적으로 1~2월 기본강의를 다 듣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엄청난 강의수에 눌려서 다 못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리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도 일일이 다 다룹니다. 차라리 7월쯤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년판 속성강의를 1월에 듣고, 나머지는 알아서 공부하는 것이 시간을 훨씬 절약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누구의 강의를 들어도 모든 것을 다뤄주지 않습니다. 대략 70%는 겹치지만, A강사가 다룬 내용을 B강사가 다루지 않고, 그 반대인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러니 모르는 개념은 그때그때 마주칠 때마다 스스로 공부하는 것도 꼭 필요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교육학 강사들이 틀리게 가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다 맞게 가르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분들 보다 아는 것은 훨씬 적지만, 저는 다른 책들과 크로스체킹하는 방법으로 오류를 확인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역시 강사 별로 코멘트를 써봤지만...지웠습니다. 누가 좋다고는 말씀 못드리겠습니다만, 절대로 한 명의 책과 자료만 보지는 마시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적어도 두 세 사람 이상의 책과 자료을 같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교육학 객관식 분석을 해야 좋을까?
저는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말라는 강사님들도 많지만, 객관식 분석하면서 얻는게 상당히 많았습니다. 마치 영어학, 영교학 기출분석하면서 표현을 따오듯, 교육학도 객관식 기출분석하면서 따올 만한 표현이 엄청 많습니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이해하게 되는 것도 많습니다. 덤으로 남들이 할까말까 고민하는 것을 해치웠다는 마음에 불안감이 줄고 자신감이 올라가지요.
객관식 문제는 푸는 것이 아니라, 출력해서 답을 다 체크해놓고 분석만 하면 됩니다. 어느정도 공부가 된 상태라면 3일 정도만 투자해도 10년치 문제 전부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지엽적인 것도 많기 때문에 이걸 걸러내려면 3독은 넘겨서 공부가 어느정도 된 상태여야 합니다. 물론 교육학 객관식은 중등만이 아니라 초등, 특수까지도 봐야 합니다. 다 합치면 1000문제가 넘을 것인데, 아주 쉬운 문제도 많아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객관식 기출분석은 오로지 표현 정교화를 주된 목표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 하나 심도있게 공부하는 것은 삼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럴 시간에 교육학 내용 암기를 더 열심히 하면 됩니다. 김인식 객관식분석책도 세세히 다 볼 시간이 없고, 헷갈리는 몇 문제만 보게 될 것이기에 돈이 아깝긴 하겠지만, 그래도 한 권 장만해두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OMR 카드
OMR카드가 필요할 때는 omrpro에 가서 구입하면 됩니다. 별로 비싸지도 않고 실제와 99% 동일한 OMR카드를 구할 수 있습니다.
펜 고르기
사시, 행시 수기에서는 자주 등장하지만 임용 수기에서 역시 잘 등장하지 않는, 그러나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시험시간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여러분의 실력을 100% 발휘하려면 펜을 잘 골라야 합니다.
우선, 좋은 펜은 사람마다 모두 다릅니다. 그리고 자기가 지금 쓰는 펜보다 더 맞는 펜이 있을지 모르기에, 시간과 돈을 조금 들여서 펜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시중에서 좋다고 하는 볼펜들은 거의 다 사봤습니다. 수십자루를 인터넷으로 구입하면 펜값만 3~4만원 듭니다. (그래도 오프라인보다는 절반가격입니다.)
펜은 크게 펜대와 리필심으로 구분하면 됩니다. 다른 회사 펜대와 리필심이라도 서로 호환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라사, 시그노, 에너겔이 그렇습니다.
저는 시그노 노크형 UMN-152 0.5 볼펜을 썼고, 리필심은 UMR-83을 썼습니다. 시그노는 펜대 종류가 여러 가지라서 다 써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그노의 장점은 적당히 가늘어서 두줄긋고 수정하기 편하고, 매우 빨리 마르고, 겔펜(중성펜)이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똥’이 전혀 없어서 답안지가 번질 일이 없습니다.
사라사는 펜대가 제 손에는 가늘었고, 서걱서걱하는 필기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라사를 써보고 ‘필기감 끝판왕’이라고 하시는 분도 매우 많습니다.
에너겔은 필기감은 정말 가볍고 부드럽습니다. 니들팁이 아니라 볼팁으로 사셔야 합니다. 다만 제게는 너무 가볍다 못해 미끄러웠고, 무엇보다도 글씨가 굵어서 두줄 긋고 고치면 지저분해보였습니다.
제트스트림은 초수 때 일년 내내 썼습니다. 필기감이 아주 부드럽습니다. 그러나 젤펜이 아니라서 볼펜똥이 생깁니다. 문제는 볼펜똥이 생겼을 때 황급히 답안지를 넘기다보면 번져버립니다. 그리고 미세하게 필기감이 나쁜 놈들이 있는데, 여러자루를 사서 며칠 써보며 괜찮은 녀석을 골라야 합니다. 리필심과 펜대 사이에 유격도 잦습니다. 저도 시험 전에 10자루쯤 사서 3자루를 미리 골라놨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쓰는 사람은 사라사만큼이나 많습니다.
마하펜은 너무 안맞았습니다.
전국 모의고사
전국모의고사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리고 최대한 빨리 봐야 한다고 봅니다. 준비가 안되었다고 안 보는 것이 아니라, 준비가 안 되었기 때문에 전국 모의고사를 봐야 할 것입니다. 전국모의고사를 통해서 큰 약점을 빨리 드러낼 수 있고, 향후에 쓸데없는 공부를 안하는 지름길이 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불합격을 피하는 법’을 보시면 좋습니다.
생활
슬럼프
재수하면서 슬럼프를 자주, 길게 느꼈습니다. 약 1.5 달에 한번꼴로 일주일간 공부를 못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공부가 손에 전혀 잡히지 않았고, 책을 쳐다보는 것 조차 두려웠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런 이유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 서브노트 애써 다 만들어놓고 이제 암기만 하면 되는데, 그걸 못해내는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 초수합격한 여자 동기들은 벌써 4~5년차가 넘어가는 상황이고, 나는 아무 것도 해놓은 것이 없었다.
- 그렇게 평생 영어공부만 했는데도 외국인이랑 유창하게 대화를 못하는 자신이 영어교사로 자질이 있기는 한건지 비참한 생각이 들었다.
- 정말 어려운 여건에서 공부하는 사람도 많은데, 좋은 환경에서 있으면서도 공부를 안하는 내가 한심스러웠다. 매달 부모님께 손벌리기가 부끄러웠다.
- 학원에서 아이들을 봐주면서 내가 가진 부끄러움과 열등감 떄문에 아이들과 온전히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이 미안했다. 당장 내가 돌아버리겠는데 너까지 언제 챙기고 앉아있냐는 심보가 있었으니 아이들이 나를 피하는 것도 당연했다.
슬럼프 극복방법
저는 노트북에 Motivation이라는 폴더를 만들었고, 제게 동기를 부여해주는 영상과 글들을 하나씩 차곡차곡 모아나갔습니다. 평소에 공부를 열심히 하도록 돕는 자극이 될뿐더러, 슬럼프에서 벗어나는데도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한번 시도해보시길 강력추천드립니다.
특히 몇 가지만 꼽자면,
- 내가 교사가 될 자질이 없는 것인지 한심스러울 때
: ‘선생님이 달라졌어요’를 정주행해보시기 바랍니다. 이 다큐는 좋은 교사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자책은 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라면 누구나 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사람이 우울해지는 이유는 자기만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고민이 누구나 함께 가지는 정상적인 것임을 이해한다면 우울함에서 벗어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 이 시험에서 떨어지면 나는 실패한 인간이 되는 건가? 하는 불안이 들 때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920회, 1055회, 1207회를 들어보시면 좋습니다. 설령 시험에서 실패한다 해도 내 인생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시기에 마음에서 강박이 많이 덜어집니다.
‘인생은 하고 싶은 대로 다 되는게 아니다. 설령 하고 싶은 대로 된다고 해도 꼭 좋은 것만은 아니며, 하고 싶은대로 안된다고 해서 나쁜 것도 아니다.’
‘남들 다 산에 올라가는데 나만 못 올라간다고 자책하는 것은 아무 쓸모없다. 산 중턱까지 가다가 힘이 없어서 내려온다고 해도, 그만치 올라가본 사람도 세상에는 많지 않다. 내려오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
이외에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도 많습니다. 본인에게 울림을 주는 영상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놓치지 말고 하나씩 긁어모아 두시면 큰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불면증과 정신과
2년 전에 시험을 준비하기 전만해도 눈만 감으면 바로 잠들 정도로 수면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대략 시험준비를 시작하고 두 달 후부터 불면증이 서서히 시작되었습니다. 적어도 한시간 정도는 뒤척이다 잠들었고, 일어나도 별로 느낌이 좋지 않았죠. 매일 아침마다 늦잠자고 도서관으로 출발할 때 스스로 실망하고 시작을 하니까 스트레스가 컸습니다. 그래서 정신과에서 안정제(디아제팜)를 종종 처방받기도 했습니다.
정신과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감기걸리면 내과가듯이 마음이 힘들면 정신과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사람이 살아야 공부도 하고 교사도 되고 그런거니까요. 특히 정신과의사에게 있어서 불면증은 내과에서 감기만큼이나 흔한 환자라고 합니다.
정신과도 여러 군데 다녀보시고, 약을 처방해주기 보다는 인지적인 측면에서 상담하는 곳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즉, 수면에 대해서 간단하게 REBT 비슷한 상담을 해주는 곳에 가보세요. 그러면 약을 먹는 빈도가 현저히 낮아질 수가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제 경우, 디아제팜을 먹으면 10분 정도 안에 잠이 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한 의사분이 ‘디아제팜이 작용하려면 최소 40분은 걸린다. 그러니 지금 당신의 수면문제는 생리적인 측면이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에 달려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이 저에게는 아주 충격이었고, 그 이후로는 그 의사분 말씀대로 호흡이나 생각에 중점을 둬서 약먹는 빈도가 매우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취업시 조회해서 불이익받으니 뭐니 하는데 다 헛소리니 무시하세요. 열람도 할 수 없고, 한다 해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입니다. 본인이 국정원에 취업할거 아니면 말이죠.
딱 하나 걸리는게 있다면 정신과 진료기록은 나중에 보험가입할 때 지장이 좀 있게 됩니다. 최소 1년, 최대 5년간 보험가입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 사람이 살고 봐야죠... 저는 그래서 이것도 신경 안썼습니다. (의학계에서도 무조건 정신과만 갔다고 거부하지 말고, 불면증 같은 가벼운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가 나오나봅니다.)
공부시간
주중에는 대략 오전 9시~10시 사이에 시작해서 밤 10시 쯤에 마쳤습니다. 토/일요일에는 2시 정도에 시작해서 밤 10시 정도쯤에 마쳤습니다. 따로 하루종일 쉬는 날은 없었고, 휴식은 토/일요일에 늦잠자고 방에서 쉬는 것으로 했습니다.
휴식
휴식을 할 때는 그냥 늘 집에서 누워서 재미있는 팟캐스트를 들었습니다. 그냥 가만히 누워만 있으면 온갖 생각이 나서 스트레스를 받지만, 무엇인가를 듣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나지 않고, 웃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수험 기간 동안은 휴식하면서 사람들을 만난 적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억지로 거절하거나 참은 것은 아닙니다. 멀리 떠나는 사람과 같이 꼭 만나야 하는 사람만 만났습니다. (물론 수험생활하다보면 알아서 관계가 정리되는 것도 있고)
비타민
적어도 종합비타민을 꼭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에서 파는 것은 성분함량이 매우 낮기 때문에 아이허브를 통해서 외국 제품으로 사시기 바랍니다. 그 유명한 센트룸만 해도 국내판과 해외판의 성분함량이 크게 차이납니다. 영양제에 대한 정보는 ‘쿠마’ 님의 블로그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냄새가 덜 나고 가성비 좋은 종합비타민은 얼라이브, 솔가 정도가 있습니다. 라이프포스같은 제품은 냄새가 정말 역하니 조심하세요. 저도 비위가 강한 편인데 먹기 힘들었습니다.
이외에도 여건이 되시면 마그네슘, MSM, 카로틴, 비타민 D, 비타민 C 도 추가하시면 좋습니다.
운동
대학 다닐 동안 이런 저런 운동을 많이 해서 체력에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초수 말기부터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달리기나 맨몸운동은 틈틈이 했습니다.
재수하면서는 스트레스 때문에 건강이 더욱 나빠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복싱 체육관에 등록해서 7월~9월까지3개월 정도 운동을 했습니다. 회비 내고 장비들을 사니까 돈이 상당히 깨졌지만 그 때는 돈이 중요한게 아니라 당장 건강이 걸려있어서 미련없이 질렀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사실 큰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이런 운동은 사치입니다. 돈 떄문에 사치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많이 뺏기기 때문이죠. 체육관에 왔다가 다 끝내고 오면 보통 2시간 정도 걸립니다. 또한, 운동끝나고 상쾌한 적도 있지만 너무 힘들어서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된 적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2번 이상 가지는 않았습니다
대부분에게는 그냥 조깅만 자주 해줘도 운동량은 차고 넘친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을 아주 안하는 것은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2차 공부
2차준비는 1차 때에도
이제 2차준비는 꼭 1차 때 미리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본격적으로는 아니더라도 맛은 봐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2차는 기본점수가 80점이었고, 일종의 ‘통과의례’처럼 여겨저서 99.XX점이 나오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1차가 나쁘면 뒤집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기본점수가 60점이고, 전반적으로 점수를 짜게 줍니다. 반면 그만큼 2차에서 뒤집기도 많이 나오게 됩니다.
저도 1차는 1점차이로 합격했습니다. 서울시에서 약 75명 정도를 1차 합격인원으로 선발했을테니 아마 70등 언저리였겠지요. 그리고 2차에서 91점 정도를 받아서 최종합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2차도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되었는데, 문제는 2차를 준비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시간에 엄청난 양을 해내야 합니다. 저도 초수 때는 큰 압박을 느꼈고, 처음에는 열심히 2차 준비를 하다가 그만 퍼져버렸습니다. 어차피 1차도 가능성이 낮아보이는데 해서 뭐하나..하는 마음이었죠.
그래도 중요한 것은, 아무리 초수 때 1차를 망쳤다고 하더라도 2차 준비 경험을 반드시 가져야만 다음 해에 몇 배는 수월하게 2차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초수 때 2차 준비 경험이 없다면 재수를 하더라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라서 우왕좌왕하다가 똑같이 압박감만 느끼고 시간을 엄청나게 허비할 것입니다. 그러니 진정으로 교사가 되고 싶다면, 1차 성적에 상관없이 무조건 2차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할 마음이 안생기겠지만, 억지로라도 하셔야 합니다!
저는 재수하면서 그런 압박감을 또 느끼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4월쯤에 2차 서브노트를 약 한달이라는 시간을 들여서 만들었다. 우선 구할 수 있는 각종 자료를 다 긁어모았고, 기출 문제에 대해서 하나씩 답안을 만들어나갔습니다. 혼자 공부하는 스타일이라 실연이나 면접을 직접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 노트가 연말에 2차를 준비하면서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차 책
시중에 루이스 선생님의 책을 제외하면 제대로 된 2차 대비 서적이 사실상 없다고 봅니다. 좋은 책에 늘 감사드립니다
대부분은 정말 어이없을 정도로 형식적인 답변내용들 뿐입니다. 실전에 전혀 써먹을 수 없는 내용들이 80%이고, 건질 만한 내용은 고작 20% 밖에 되지 않습니다.
특히 두께 때문에 뭔가 있어보일 것 같은 Y 강사의 책은 정말 형식적인 답변들만 대부분입니다. S강사의 면접 책도 조금 나을 뿐이지 역시 비슷합니다. K 강사의 영어과 면접책은 그나마 면접답변을 위한 영어 표현이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만, 역시 절반 이상은 전혀 써먹을 만한 내용이 아닙니다.
1차 준비하면서 루이스 선생님의 2차 책을 틈틈이 읽어두시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이 책을 기반으로 미리 스스로 정리하시면 더 좋습니다.
시도교육청 정책 공부방법
주요 업무계획서만 출력해서 보시면 너무 부족합니다. 면접에 나온다 한들 답변도 하기 어렵습니다. 반드시 바로 답변할 수 있게 3~4줄 정도로 서브노트를 만드시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면서도 좋은 답변을 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저는 조희연 교육감의 취임사, 신년사, 기자회견문 등을 토대로해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주제들의 횟수를 별표시했습니다. (문제표시공부법의 연장선입니다.) 더불어서 답변으로 쓸 만한 키워드도 무엇인지 추려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만 해도 주요업무계획서만 보는 것보다 중요한 주제들이 무엇인지 대충 기틀이 잡힙니다
그리고 나서는 서울시 블로그에 들어가서 다시 언급되는 주제들에 별 표시를 매깁니다. 또한 서울시교육청 동영상 홍보자료를 다 보면서 언급되는 주제들에 또 별표시를 매깁니다.
이렇게 해보면 별 표시가 가장 많이 언급되는 중요 정책을 파악할 수 있을뿐더러, 반복되는 키워드를 캐치해서 답안을 더 귀에 쏙쏙 들어오게 할 수 있습니다.
수업시연
classroom english가 많이 막혔는데, 딱 한권만 꼽자면 ‘교실영어 표현사전’을 보시면 좋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 책부터 보시면 별 도움이 안되고, 우선 최근 기출문제를 먼저 한 두 세트 가량 스크립트 짜가면서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나서 ‘교실영어 표현사전’ 책을 보며 쓸만한 표현을 추려내면 3~4장 분량 정도 될 것입니다.
나머지는 스터디그룹과 함께 깨져가면서 배운다고 보는게 맞겠습니다.
기타
경쟁률에 대해
교원자격증 발급을 통제할 수가 없어서 사대졸업생은 계속 쌓여만 가는데, 학령인구는 늘 줄어들어서 경쟁률이 떨어질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영어과는 이 현상이 더 심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이 좋겠지요? 그러니 교원임용은 그나마 ‘교원자격증’이라는 진입장벽이 있기에 지금과 같은 30:1정도의 경쟁률이라고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교사라는 직업은 여러 가지 면에서 메리트가 너무나, 너무나 큽니다. 만일 다른 시험들처럼 별다른 응시자격이 없었다면, 아마 교원임용 경쟁률은 100:1이 훌쩍 넘어갈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다른 시험들에 비하면 이 정도는 괜찮은거야’라고 한번쯤은 쿨하게 넘어가주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에는 영어실력이 좌우하는 시험이다.
다른 합격수기에 스스로 평가해놓은 자신의 영어실력들은 다들 너무 겸손합니다. 그래서 저처럼 정말 영어 못하는 사람은 속기 딱 좋습니다. 영어 못한다고 해놓고 실제로 만나보면 영어 잘하는 사람 정말 많습니다!
6개월 내에 합격한 초단기 합격자들이 주변에 몇 명 있습니다. 이 친구들, 전부 다 영어실력이 네이티브입니다.
시험공부를 적게 해도 영어실력이 좋으면 붙는 시험이고,
반대로 시험공부를 많이 해도 영어실력이 좋지 못하면 불합격할 확률이 높은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합격에 있어서 영어실력이 아주 큰 요인이라고 봅니다. 처음에는 지식이 부족해서 문제가 안풀리는 것처럼 느껴지만, 갈수록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문제가 안풀린다는 느낌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정말로 임용시험을 시작하고 싶은데 영어실력이 부족하다면 ‘입트영’보다는 통번역 학원에 등록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제일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통번역학원을 다니지는 않았고, 다만 맛을 볼 기회는 있었기에 간접적으로 뭘 하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1차 시험과 2차 시험에 둘 다 매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부족한 영어실력에도 불구하고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를 ‘전략’에서 찾습니다. 제게 맞는 더 효율적인 공부방법을 찾으려고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며 고민했던 점이 영어실력을 보충해줬다고 봅니다)
임용시험의 순기능
어느 시험이든 안그러겠냐만은, 이 시험도 현장과 실제로는 별로 상관없는 내용들을 참 많이, 그리고 열심히도 공부해야만 하게 되어있습니다. 그 과정은 모두들 느끼시다시피 너무나도 지루하고 고통스럽습니다.
이 시험의 순기능이 딱 하나 있다면, ‘내가 왜 이렇게 해서까지 교사가 되고 싶은지’ 매일 매일 다시 반성하게 해준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나 교사가 되리라는 결심을 하는데 결정적으로 영향을 준 순간들이 있을 것입니다. 지루한 공부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그 순간들을 다시 반추해보면서 결심을 다시야만 하죠. 이런 반성을 하게 해주는 점이 순기능이라면 순기능이겠습니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태도는 모든 내용들이 다 언젠가는 도움이 된다고 여기고, 또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마음가짐인 것은 맞습니다. 실제로 사립학교 시험에서도 영어학, 영어교육학, 2차면접 주제들을 많이 물어봅니다. Plan B로서 사립학교 임용을 위해서라도 지금 공부하는 내용들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숙박
저처럼 타지에서 오는 사람들은 시험장소 공고가 뜨자마자 숙박시설을 에약해야 합니다. 이거, 생각보다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제가 묵은 곳의 주인분 말씀이, 공고가 뜬 날은 20분만에 방이 다 마감되었고, 그 날만 전화가 수십통이 넘게 왔다고 합니다. 숙박시설 잡는 것도 빨라야 합니다. 그러니 매 해 시험장소를 체크해서 미리 주변 숙박시설을 검색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1, 2차가 치러진 시험장소를 정리해보았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018 1차 목동고 2차 덕수고
2017 1차 광남고 2차 잠실고
2016 1차 자양고 2차 광남고 서울공고
2015 1차 무학중 2차 광남중 광남고
2014 1차 광양고 2차 서울공고
2013 1차 자양고 2차 덕수고
2012 1차 자양고 2차 여의도중
초수 성적
첫 해에 6월 경에 희소전국모의고사에서 고작 백분위 40%밖에 찍지 못했습니다. 턱도 안되는 성적에 어이가 없었죠. 아무리 초수라고 해도 나도 나름 열심히 해왔는데 100명중 하위 60등밖에 안되는 성적이라니... 합격하려면 5등 안에 들어야 하는데 고작 60등이라니!
그 후로 다시 9월에 유팀 전국모의고사를 봤습니다. 시험까지 대략 100일 남짓 남은 시점이었고. 이번에는 백분위 70%만 찍자!하는 생각으로 시험을 봤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400명 중 217등.... 이번에도 백분위 50%도 못미치는 결과가 나와버렸습니다. 이게 한계인가...나는 이것밖에 안되는 실력이었구나... 100일만에 어떻게 5%안에 든단 말인가...하는 생각에 눈물이 찔끔 나왔습니다.
그렇게 결국 첫 시험은 탈락했습니다.
재수를 결심한 분들에게
아시다시피 이 바닥은 재수가 기본입니다. 합격수기를 찬찬히 보세요. 참고로 모 학원 설명회에서 나눠준 임용가이드북에서 그럽니다. 합격생 중 초수가 1/3 재수가 1/3 삼수이상이 1/3이라고 말이죠. 그러니 첫 시험에서 낙방해서 2/3안에 들어가는 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합격수기들도 분석해보자
다른 사람의 합격수기를 분석해보면서 얻는 것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원서를 꼭 봐야 하는지, 교육학 기출분석을 꼭 해야 하는지, 서브노트를 꼭 만들어야 하는지 같은 물음들에 대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거의 다 50:50으로 보았고, 결국 절대적으로 옳은 방법이란 없으며, 오직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 큰 결론을 얻었습니다. 더 이상 원서안본다고 불안하지 않게 되었죠.
다른 분들의 합격수기에서 제가 도움을 얻은 구절들을 몇 가지 남겨봅니다. 출처없이 인용하는 점 양해바랍니다.
- 선생님도 자신을 믿으세요. 이 길이 내 길이 아닌 것이 아니라 단지 천천히 걷고 있는 것뿐입니다. 길을 빨리 뛰어가든 천천히 걸어가든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자신이 정한 이정표대로 뛰든 걷든 포기하지 마시고 계속 걸어가세요. 포기하지 않는다면 누구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 길이니까요. 할 수 있습니다.
-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하였고 모든 것을 합격의 신호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예를 들면 길을 걷다 네잎클로버를 찾으면 아 올해 내가 합격하겠구나 이렇게 생각도 했었고, 공부를 하다가도 모르는것을 찾아볼때도 한번에 딱 찾으면 올해는 합격이구나! 하며 혼자서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이 똑같은 수험생활 속에서 작은 기쁨이라도 찾으려고 항상 노력했습니다.
- 처음은 100명이 출발해. 한달쯤 후에 10명이 포기해. 90명만 남지.. .. 그러다가 시험 100일전에는 50명이, 한 달전에는 20명이, 일주일전에는 10명, 하루전에는 5명.. 이렇게 포기하는거야. 포기 안하고 버티면 이긴다!
- 경쟁률은 2:1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되거나, 내가 안되거나.
기타 도움이 된 구절들입니다.
- "하늘이 장차 이 사람에게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 심지를 지치게 하고
뼈마디가 꺾어지는 고난을 당하게 하며
그의 몸을 굶주리게 하고
그의 생활을 빈궁에 빠트려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하느니라.
이는 그의 마음을 움직이고 참을성을 길러주어
지금까지 할 수 없던 일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사람은 언제나 잘못을 저지른 후에야 그것을 고칠 수 있으니,
마음으로 번민을 느끼며 이리저리 생각해 보고서야 분발하며
낯빛으로 분명하게 나타나고 음성으로 터져 나온 후에야 깨닫게 된다."
- 맹자
- 10번 반복해서 기억한 사람은 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고,
100번 반복해서 기억한 사람은 천재이고,
1000번 반복해서 기억한 사람은 나와 같은 보통 사람이다
- 리양
- "‘느린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멈춰 있는 것을 두려워하라"
서브노트를 부록으로 올립니다.
부족하지만 공을 많이 들인 녀석들이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혹시나 해서 문제표시한 부분들은 다 삭제했습니다.
교육학 서브노트 – 키워드를 표시했습니다.
영어학 서브노트 – 볼드체 된 부분은 기출선지나 지문에 있는 내용입니다.
영어교육학 서브노트 – 말미에 답안 작성시 유용한 표현들을 정리해두었습니다.
서울시 정책 서브노트 – 답변하듯이 구성했고, 역시 키워드를 표시했습니다. 별표시는 각종 자료에서 언급되는 횟수로, 중요도를 나타냅니다.
수업실연 서브노트 - ‘개요보기’기능을 사용하시면 편합니다.
(원래 면접 서브노트도 만들었지만, 이건 공유시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내용들이 많아서 올리지 못합니다.)
마치며
시험준비는 실패의 연속입니다. 매일 모르는 것만 보이고, 매일 안 써집니다. 매일 하기 싫고, 매일 계획했던 것보다 한참 못미치게 하고 나옵니다. 매일 좌절하고 절망하고, 왜 난 안되는걸까, 나도 이만큼 했으면 어느 정도 나와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정도로는 턱도 없어 보인다, 남들은 너무 잘하는데... 같은 생각들...
제 스승님은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어차피 전국 1등이 아니면 모두 다 똑같이 그런 생각이 들 거다. 시험 보는 사람이 6000명이라고 했지? 그러면 5999명은 다 그렇게 생각할거야. 너만 그렇지 않단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그 생각을 끊어버리는 거야.’
원희룡 제주지사의 사시 합격수기를 보셨나요? 참고로 원희룡 지사는 고등학생때 학력고사가 전국 1등이었고, 사법고시도 수석합격한 대단한 천재입니다. 제게 흥미로웠던 대목은, 그런 뛰어난 머리를 가진 사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시 공부하면서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군요. 정말 스승님의 말씀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시 합격수기 말미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공부로 오는 정신적 육체적 피로보다 초조, 불안 등의 심리적 파탄에서 오는 손실이 훨씬 더 심각하고 장기적인 것이다. 오히려 하나의 직업인이 성실하게 직장에 임하듯 수험 생활에 임했더니 장기에 걸쳐 장소를 옮기지도 않고 공백 기간도 없이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또 며칠을 허송했다 하여 갑자기 초조해지고 그를 보상하겠다고 급하게 열을 올리고 무리를 하 는 것은 잇달아서 또다시 며칠의 침체와 시간의 낭비를 강요하는 결과가 되기 십상이다. 지나간 시간은 아무리 아까워도 깨끗이 잊는 것이 좋다. 장기전에서의 며칠의 허송은 그리 문제되지 않 는다. 여하튼 나는 이런 느슨한 자세로 공부했다. 그러나 결코 남보다 노력을 덜하지는 않았다.”
저도 이와 비슷한 마음이었다고 할까요? 초수 때는 합격에 대해 강박을 가졌습니다. ‘떨어지면 끝장이야!’하는 생각들 말이죠.
재수하면서는 합격에 대한 강박을 가지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력을 덜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함께 합격하지 못한 다른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서 수기를 올립니다.
(이후에 메일로 소통하는 것은 어떨지 한 분이 말씀하셔서 메일 주소를 남깁니다. etpark0301@gmail.com
당분간은 다른 분들을 위해서 카페에 댓글로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메일을 남기는 것이 혹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 고민하긴 했습니다만, 언제든 문의 메일 주시면 힘 닿는대로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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