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하나회 뺨쳤다
만나회, YS 정부 군권 장악…나눔회, 1998년 이후 회원 70% 별 달아
한국 군부 내 사조직의 대명사인 하나회는 1973년께 전두환·노태우 등 육사 17기 출신이 주도해 결성했다. 당초 용호회(축구)·청홍회(럭비)라는 육사 운동부 출신 친목 모임으로 위장해 조직 결성을 주도한 하나회의 핵심 세력은 비밀 정치 결사체로 성장해 1979년 12·12 쿠데타와 이듬해 5·17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찬탈했다. 이들은 회원 출신 대통령을 2명이나 배출하면서 5·6 공 시절 군의 인사와 보직을 농단했다.
육사 17~36기로 구성된 하나회 회원들은 대위 때부터 장성에 이르기까지 진급을 독차지하다시피 하고, 회원끼리 돌려가며 알짜 보직을 주고받는 등 각종 특혜를 누려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단결을 저해했다. 또 핵심 세력은 군사 쿠데타는 물론 율곡 비리 등 각종 군수 비리에 개입함으로써 국민과 국가에 막대한 해를 입혔다.
군사 정권의 모태가 되었던 하나회는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 철퇴를 맞았다. 그 해 4월 백승도 대령이 육사 20~36기 하나회원 1백25명의 명단을 만들어 살포한 사건이 본격적인 하나회 숙청의 신호탄이었다. 당시 사관학교 내부에 결성되어 있던 ‘알자회’ 조직도 사조직 척결 대상으로 도마에 올랐다.
일종의 ‘예비 하나회’로 알려진 알자회는 1976년 육사 34기 동기회장 박○○ 생도가 주도해 결성한 이후 육사 34~43기에서 각 기별로 12명 안팎씩 총 76명으로 결성된 비밀 사조직이었다. 지난해 10월 장성 진급 때도 진급 대상 기수인 육사 34기와 35기 가운데 하나회와 알자회 출신은 전원 배제되었다.
만나회, 김현철씨와 결탁해 요직 독점
김영삼 정부가 하나회와 알자회를 숙정한 이후 일반 사회에 군 내부 비밀 사조직은 뿌리가 뽑힌 것처럼 알려졌다. 그러나 실상은 딴판이었다. 사조직의 세력만 교체된 것이다. 김영삼 정부 이후 하나회를 대체한 군내 사조직은 만나회와 나눔회였다. 만나회는 6공화국 중반 여야 3당 합당이 이루어질 무렵 이진삼 참모총장과 김진선 인사참모부장이 육사 20~29기 후배들을 결집해 결성한 사조직이다. 이들은 3당 합당 당시 민주계 핵심인 김동영 전 정무장관과 친척 관계인 김○○씨(육사24기)를 청와대 국방비서관으로 발탁했다. 김씨는 이후 만나회 실력자로 떠올랐다.
전두환 ‘직계’와 참여정부 밀월?
하나회 출신들, 국방부 요직 차지…군 검찰 공격에 앞장
김영삼 정부로부터 철퇴를 맞았던 하나회가 또 다른 모습으로 부활했다. 참여정부 들어 국방부 주요 분야에 하나둘 발탁되기 시작한 하나회 출신 인사들이 어느새 요직의 상당수를 차지했다. 우선 현정부에서 2명이 거쳐간 국방부 차관 자리는 연달아 하나회 출신이 차지했다. 유보선 전 차관(육사 24기)에 이어 유효일 현 차관(육사 22기)도 하나회 출신이다. 유효일 차관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진압군 대대장을 맡은 전력이 있다.
국방 정책을 입안하는 핵심 보직인 국방부 정책실장도 하나회 출신인 안광찬 예비역 소장(육사 25기)이 맡고 있다. 안실장은 남재준 육군참모총장과 동기이다. 이밖에 한광문 국방품질관리소장(육사 27기)과 한성동 헌병합조단장(육사 32기)도 현정부 들어 중용된 하나회 출신들이다.
이들 하나회 출신 국방 수뇌부는 이번 장성 진급 인사 비리 수사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군 검찰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그 명분으로 군의 사기와 기강을 내세운다. 우선 유효일 차관은 군 검찰의 인사 비리 수사 과정을 군기 문란이라고 규정하고 엄중 처벌하겠다고 공언했다. 유차관은 군 검찰이 인사 비리 혐의자로 육군본부 이병택 인사관리처장(준장)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자 ‘장성에 대한 영장 청구는 허용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