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THOMAS DINGER - E-605 (1982)
토마스 딩거 Thomas Dinger (1952~2002)는 1975년 그룹 Neu!와 이후 뉴웨이브 그룹 라 뒤셀도르프 La Düsseldorf를 거친 드러머이자 싱어송라이터이다. 6세 연상인 그의 형인 클라우스 딩거 Klaus Dinger(1946~2008)는 1970년 전자음악그룹 크라프트베르크 Kraftwerk에 잠시 몸담았다가 Neu!를 결성하고 이후 라 뒤셀도르프 La Düsseldorf에서 동생과 함께 활동하기도 했던 인물. 토마스 딩거의 첫 솔로앨범 <Für Mich 내 자신을 위하여>는 사실 다른 음악커뮤니티의 회원분께 추천을 받아 비교적 최근에 구매하게 되었는데, 간결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전자음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커버를 보면 마치 글램록 가수 데이빗 보
위 David Bowie(1947~2016)를 연상시키는 그의 초상이 있다. 이를 열면 유아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장놀이 사진들을 볼 수 있다.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 솔로독립을 자축하는 의미일까? 부분적으로 보컬을 사용해도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전체적인 느낌은 매우 내성적이고 감미롭다. 어린 시절 소년으로 돌아가 동화적인 꿈을 꾸는 듯한 달콤함도 느껴진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의 전형적인 저먼 일렉트로닉스와는 그 질감과 채도가 다르다. 오르간, 신서사이저, 피아노, 스트링, 드럼, 벨 등 오롯이 혼자서 완성했다.
1. Ballgeflüster 강아지의 속삭임
2. Leierkasten 아코디언
3. Für Dich 널 위해서
4. E-605
5. Alleewalzer 가로수 왈츠
6. Für Euch 여러분을 위해
본작은 뒷 커버에도 힌트가 있는데, 반려견의 추모앨범답게 자신이 키우던 반려견과의 시간을 추억하는 듯한 소중한 일상들로 채워져 있다. 라 뒤셀도르프 출신의 친구이자 퍼커션주자 한스 람페Hans Lampe (1952~)가 협연하고 있는 첫 곡 <Ballgeflüster>의 전개는 <E-605>에서 더욱 확장되고 있다. 특히 가장 긴 연주시간인 <E-605>에서는 반려견의 울음소리를 삽입하고 그와 함께 산속으로 산책을 나간 듯 맑은 새소리가 매우 청명하게 들린다. 이 두 곡은 화음의 전이가 같고
단순한 코드진행은 계속해서 반복된다. 반려견에게 들려주었던 짧은 아코디언 연주일까? <Leierkasten>이 끝나면, 반려견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담긴 <Für Dich 널 위해서>에는 유쾌한 놀이가 그려지는 듯하다. <Alleewalzer 가로수 왈츠>는 자장가와도 같은 오르골 소리가 감미롭다. 반려견과 함께 걸었던 가로수의 잎사귀들이 떨리며 바람에 날리는 듯한 환상처럼. 짧은 <Für Euch 여러분을 위해>는 자칫 이 앨범이 우울하거나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마지막 위트도 숨겨놓았다. 본작 이후 다시 형과 결합하여 그룹활동을 이어나갔다.
Thomas Dinger - E-605 (토마스 팅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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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Vvl9H_cqb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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