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가까운 외곽지역은 전원생활을 하려는 사람들로 발길이 잦습니다.
도시의 편의를 포기하지 않고 자연을 만끽하며 전원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창조, 장손식 씨 부부가 제 2의 인생을 살기위해 자리 잡은 곳도 서울에서 멀지 않은 경기도 가평입니다.
아름다운 강에 매료되어 정착한 곳으로 전원생활도 하고 펜션도 운영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쪽빛 반짝이는 강가에 수줍은 소녀처럼 아담하게 앉아 있는 집이 있습니다.
크림색의 외관에 크게 난 창이 시원해 보이는 이곳은 조창조 씨 부부가 전원생활과 펜션운영을 함께 하려고 지은 것입니다.
가운데 1층 건물을 사이에 두고 반사경처럼 2층짜리 건물이 양 옆에 자리하고 있는 모양이 마치 쌍둥이 자매가 가운데 계신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있는 듯 안정감 있고 안락해 보입니다.
얼마 전 만들어진 파고라와 정자도 강가의 운치를 더해 주고 있습니다.
한 폭의 수채화를 찾아 정착
작년까지 인천 산곡동에 살다가 전원생활을 위해 가평으로 이사 온 조창조, 장손익 씨 부부는 7개월밖에 안된 전원생활 새내기입니다.
은퇴를 하면 전원에서 조그만 텃밭을 일구며 살겠다고 마음을 먹고 은퇴하기 1년 전쯤 땅을 찾기 위해 도시근교로 답사를 다녔습니다.
양평, 남양주, 가평, 용인 등 경기도를 중심으로 다녔지만 딱히 맘에 드는 곳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대신 펜션이라는 말을 접하게 되었고 펜션이 어떤 곳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조그만 텃밭을 소일거리로 삼고 전원주택을 짓고 살고 싶었던 부부였지만 막상 펜션을 알게 되고는 계획을 조금 수정하기에 이릅니다.
전원생활과 펜션을 겸해서 한다면 농한기에도 바지런을 떨 수 있고 용돈 정도의 수익도 올릴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TV프로그램에서 본 경치가 부부의 마음을 앗아갔습니다.
부지 뒤쪽으로는 산이 둘러쳐지고 앞쪽으로는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정경 때문입니다.
그 길로 방송국에 문의하여 그 장소가 청평호반 근처 펜션 부지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부지 분양사무소를 찾아 현장을 본 부부는 펜션부지에서 모델하우스 다음으로 제일 먼저 입주하는 영광(?)을 안게 됩니다.
조 씨는 퇴직을 하자마자 바로 펜션 짓기에 들어갔습니다. 이왕 터를 잡았으니 한시라도 빨리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 착공한 것인데 생각지도 않던 난관에 부딪칩니다.
펜션단지로 조성되는 곳이었기 때문에 대지를 구입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집이 한 채도 들어서지 않은 처녀지 상태였기에 전기, 수도, 전화 등의 설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시추를 여러 번 한 끝에 지하수를 찾아내고 전기를 연결하는 등 나중에 들어서는 펜션보다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지만 장손식 씨는 다 지어졌을 때의 뿌듯함과 전원생활에 대한 기대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세상이야기 나누는 재미로 전원생활
2003년 4월에 착공한 공사는 7월에 완공해 한숨 돌릴 겨를도 없이 8월부터 손님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조창조 씨는 주로 손님들의 픽업과 힘이 드는 집안 일, 조경관리 그리고 바비큐 준비 등을 합니다.
안주인 장손익 씨는 펜션 내 안내를 비롯해 세탁, 식사담당을 전담했습니다.
남는 터는 밭으로 일구어 농사도 지었습니다.
상추, 쑥갓, 깻잎, 방울토마토 등 처음 짓는 농사치고는 알찬 결실을 맺어 손님들과 함께 나누는 기쁨도 누렸습니다.
비수기가 되자 부부에게는 개인적인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한철 운영해본 펜션에 대한 의견과 보완할 부분을 나누고 펜션 안팎을 꾸미며 전원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파고라도 지었습니다.
작년 여름 유난히 비가 많이 와 바비큐 요리를 맛보지 못한 손님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겨울 내내 준비한 것입니다.
이젠 사계절 실외에서 강의 정취를 즐기며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다고 장 씨는 흐뭇해합니다.
한겨울 손님이 없을 때는 외롭거나 심심할 것 같기도 하건만 이 부부는 외로울 틈이 어디 있냐며 끊임없이 일을 하며 바지런을 떱니다.
7개의 객실을 두루 돌아보고 자잘한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시트를 매일 갈아줍니다.
가평읍에 나가 장을 보며 뚝딱뚝딱 무언가를 만들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정년퇴직을 하고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친구들을 보면 아쉬운 맘이 든다는 부부는 전원생활과 펜션을 겸하기로 한 선택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젊은 층의 손님들과 더불어 지내다 보니 함께 젊어지고 생동감이 넘치는 것 같아 늘 기분 좋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보일러부터 정화조, 마당에 있는 펌프에 이르기까지 아파트에 살 때는 있는지조차 몰랐던 부분들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신경 써 줘야해 어리둥절, 허둥지둥 댈 때도 많지만 이런 것도 전원생활의 즐거움으로 알고 하나 둘 익히고 있습니다.
조 씨 부부는 전원생활을 목적으로 시작한 펜션이기에 수익성 보다는 전원에서 누리는 것을 더 큰 기쁨으로 여기며 아름다운 터전에서 세상 구석구석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로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