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박 5일, 떠나면 장기간이다.
4월 27일 토요일 영천 은해사에서 행사가 있다.
이를 빌미로 여행을 떠났다. 이번 목적은 대구시에 남은 전통사찰을 모두 들르는 것이다.
또한 팔공산이 품고 있는 사찰이나 문화재를 찾는 게 목적이다.
4월 25일 목요일 맑음
김해 출발.
운흥암(전통사찰, 대구 달성군)은 2022년 3월에 가천댐까지 갔으나 절 건너편 산에 큰 불이 났다. 갈 수 없었다.
국립대구박물관(대구시 수성구)은 공원이나 마찬가지다. 전시물 가운데 귀한 유물이 있어 흐믓하였다.
관음사(대구시 동구), 기대에 미치지 못한 곳이나 주위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호인 도동측백나무숲이 있다.
이 숲을 걷지 않은 게 아쉽다.
파계사(대구시 동구), 이번이 두 번째다. 30년쯤 지난 것 같다. 산문을 닫을 시간이 가깝다.
경내서 만난 스님과 30여 분 이야기를 나누웠다. 고향은 원주시 신림면이지만 청소년기는 경기도에서 보냈단다.
세수가 아흔넷인 은사 스님이 얼마 전에 넘어져서 고관절 손상으로 입원, 치료 중이라고 한다.
은사 스님의 수행 태도가 본받을 만하다고 칭찬한다.
동화사지구로 가는 길에 안내판을 보고 신무동 마애불 좌상(유형문화재)이 있는 구룡사로.
팔공산 수태골 주차장.
4월 26일 금요일 맑지만 황사로 흐림
부인사(대구시 동구)와 부인사터. 황사가 심하다.
북지장사(대구시 동구)에 오니 느낌이 좋았던 남지장사(대구시 달성군)가 그리웠다.
시인의 길, 북지장사에 나오는 길, 도로옆에 남근석과 시비가 보여 차를 멈추었다. 주인을 우연히 만난 남근석에 대해 들었다.
남근석이 내 눈에는 모두 자연석 같은데 가공석이라 한다. 시비는 시인 자필을 새겼다고 한다.
관암사(대구시 동구)까지 차로 갈 수 있지만 걸었다. 관음사에서 갓바위까지 30분쯤 걸린다고 한다. 체념하고 내려왔다.
대구광역시에 있는 전통사찰 열여덟 곳을 모두 돌았다. 작년에 대구시로 편입한 군위군은 제외하고.
오후 남은 시간은 경북 경산시에 있는 전통사찰 몇 곳을 찾았다. 모두 팔공산 자락에 있다.
불굴사는 절벽에 자리한 홍주암이 기억에 남겠다.
천성암으로 가는 길은 가파르다. 천성암에 있는 암반이 참 좋다. 산 아래 경치도 일품인데 일출 감상하기엔 괜찮은 곳이라 한다. 좁은 공간을 잘 꾸미고 진입도로를 조금 넓힌다면 사람이 더 많이 찾을 절이 될 것이다.
원효암, 아늑하다는 느낌. 차를 권하는 분, 원효를 닮았나 보다. 마애불이 있다.
선본사에서 갓바위가 있는 관봉이 보인다. 갓바위는 예전에 봤다. 작은 봉우리에 보이는 삼층석탑, 선본사 삼층석탑(보물)이다. 선본사 입구에서 300m쯤 올라야 한다.
휴, 오늘도 힘든 날을 보냈다.
경산시 하양읍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카페에서 배터리 충전을 하였다.
경북 청통면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 주차장에 잠자리를 폈다.
4월 27일 토요일 맑음
주차장을 메우는 여러 종류의 차.
동문회 행사가 아홉 시부터 은해사 입구 광장에서 시작한다. 매년 사월에 하는 등반대회다. 하늘은 사월답게 푸르다.
반가운 선배와 후배, 동기를 만나 인사를 나눈다.
은해사, 신일지(저수지), 백홍암까지 왕복으로 걸었다. 백홍암은 비구니사찰로 평소엔 산문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예쁜 절이다.
오후 네 시쯤 행사를 마쳤다. 영천시 청통면에 있는 오봉리 암각화, 금호읍에 있는 죽림사와 신흥사(삼층석탑)에 들렀다.
영천 시내에서 저녁을 먹은 뒤 사우나에서 몸을 다독였다. 영천 공설운동장 주차장.
4월 28일 일요일 맑음
공설운동장에서 걸었다. 전통사찰인 영천 포교당, 카메라에 배터리를 넣지 않았다. 차를 가지고 다시 왔다.
영천 포교당에서 가까운 곳에 영천 향교가 있다.
영천시 화북면 가는 길에 승첩기념비가 있어 들렀다. 임진왜란 때 의병이 최초 승전한 전투라고 한다.
봉림사(영천시 화북면) 본전에서 사십구재를 지내고 있다.
자천교회(영천시 화북면), 1904년 야소교 예배당이었다. 옛 건물을 복원하여 지금도 예배를 하고 있다.
보현산 삼층석탑은 사과농장 한쪽에 있다. 보현산 주위는 관광지며 유원지다.
충효사, 석조각품이 많다. 우리나라 불교신자들은 이런 조각품을 좋아하는가 보다. 나는 별로다.
묘각사(영천시 임고면), 봉림사에서 직선거리는 4.5km지만 차로는 22km다. 임고면에서 공장 운영하는 친구가 나를 초청했다.
아직 실행하진 않았지만. 이 친구는 내가 오면 점심이든 저녁이든 묘각사에서 먹겠다고 했다.
묘각사에서 보는 경치가 꽤 괜찮다.
선정사, 길에 철조여래좌상(보물) 안내판을 보고 간 절이다. 화단을 가꾸던 주지는 흔쾌히 허락을 한다.
경상도지역에서 철조불상을 보긴 어렵다. 철조불상은 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 철조불상은 흔하게 아니다. 몸매가 아름다운 불상이다. 선정사는 지금 주지가 불사를 하였다. 이곳에 절이 있었을 것으로 여기지만 이를 밝힐 기록이 없다.
선정사 앞에 서원이 있다.
영천 시내, 금호강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전통시장을 찾았다. 삼봉식당, 소머리한우곰탕, 양이 푸짐하다.
옆자리 혼자 온 분과 말이 터졌다. 식당 주인 아주머니와는 지인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아홉 시다.
영천시 신녕면에 있는 치산관광지에 왔다.
4월 29일 월요일 비
차를 두드리는 비, 빗소리에 깼다. 다섯 시쯤이지만 몸은 피곤하다. 게으름을 피웠다.
수도사까진 1.2km다. 예전에 왔던 적이 있다. 하산할 때 지나면서 보았다.
진불암까지 3km, 차로는 치산폭포까지 가능하단다. 폭포에서 한 시간쯤 걸어야 한다고 한다. 아마 비가 안 왔으면 갔을 것이다.
한광사, 귀한 것을 봤다. 삼층석탑은 쌍탑이지만 하나만 보물인 문화유산이다. 석조여래좌상이 받침돌까지 1.5m는 되겠다.
이 불상은 삼층석탑 안에 있었다고 한다. 석탑에서 사리함이나 불경, 불상이 간혹 나온다.
석탑 안에서 나온 이렇게 큰 불상을 본 기억은 없다.
법련사, 신녕포교당.
부귀사는 조용하고 아늑하다. 수도암에서 한광사 가기 전에 들렀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영천시 전통사찰 열셋 곳 가운데 열두 곳을 다녔다. 진불암은 분명한 기억이 없어 옛 산행기록을 찾아봐야겠다.
큰 비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거조사(영천시 청통면), 영산전은 고려시대 목조다.
우리나라에 고려시대 목조 건물은 덕숭사 대웅전, 부석사 무량수전, 봉정사 무량수전과 이곳이 전부다.
오백이 넘는 나한상도 국보이며 볼 만하다.
경산시, 자인면 제석사/용성면 반룡사.
경산시 열두 곳 가운데 열 곳을 마쳤다. 두 곳은 경산 시내에 있다. 반룡사에서 밀양을 지나 집으로 돌아왔다. 아홉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