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트니 휴스턴이 남긴 추억들..

[DJ가가(rokarolla)]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오후 L.A 베버리힐즈 힐튼 호텔에서 휘트니 휴스턴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48세. 11일 오후 응급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팀이 쓰러져있는 휘트니 휴스턴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오후 3시 55분 공식 사망을 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그녀의 사망은 타살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하고 있으며, 가족과 친구들이 그녀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한다. 또한 그녀의 호텔방에 다른 사람과 투숙하고 있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부 목격자들은 휘트니 휴스턴이 전날밤 친구들과 호텔 바에서 요란한 파티를 밤새 즐겼다고 전하기도 했다. 휘트니 휴스턴은 11일 밤 프리 그래미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 그녀의 유족과 병원 측은 그녀의 사망원인에 대해 아직까지 아무런 내용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며, 약물과다 복용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추측만 할 뿐이다. 우리시대 최고의 여가수는 이렇게 갑자기 우리 곁은 떠났다. 휘트니 휴스턴 떠나보내면서, 그녀를 추억해본다..

휘트니 휴스턴을 처음 만난 1985년은 팝 음악이 황금기를 보내던 때였다. 마이클 잭슨이 Thriller 앨범을 발표하며 황제에 등극했던 라이오넬 리치, 필 콜린스등의 감미로운 팝송들은 연일 리퀘스트가 이어졌으며, 마돈나와 신디 로퍼의 경쟁도 화제였다. 그리고 왬, 듀란 듀란, 컬처클럽등의 뮤직비디오는 연일 MTV의 전파를 타면서 스타로 등극하던 때가 바로 1985년이었다. 그리고 이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스타로 등극한 아티스트, 오로지 목소리 하나만으로 전세계를 사로잡았던 여가수가 휘트니 휴스턴이다. 역동적인 춤은 출 줄도 몰랐으며, 섹시한 몸매나 퍼포먼스도 거리가 멀었다. 오로지 시원스러운 가창 하나만으로 세계인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뮤지컬이나 오페라의 여주인공을 가리키는 용어인 디바(Diva)란 말을 최초로 가져다 쓴 팝 가수가 바로 휘트니 휴스턴이었다.

- 생전, 휘트니 휴스턴의 데뷔와 활동..

팝계 명 프로듀서 클라이브 데이비스(Clive Davis)는 휘트니 휴스턴을 처음 본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녀의 어머니인 씨씨 휴스턴(Cissy Houston)의 클럽에서 노래하는 모습이었는데, 굉장히 임팩트가 강했다.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인상적이었다..’라며 첫 만남을 회상한다.

- 1985년 Saving All My Love For You로 그래미 최우수 여자 팝 가수 수상할 당시..

어린시절 성가대에서 노래하면서 음악을 시작한 휘트니 휴스턴은 샤카 칸(Chaka Khan, 저메인 잭슨(Jermaine Jackson) 같은 가수들의 백 보컬을 하기도 했었고, 잠깐이지만 모델 활동을 했던 적도 있었다. 깡마른 체구에서 쏟아지는 폭포수 같은 보컬은 가스펠 가수인 어머니 씨씨 휴스턴과 이모 디온 워익(Dionne Warwick)의 영향을 받은바 크다. (심지어 그녀의 대모는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이다!) 이처럼 완벽한 환경속에서 자란 휘트니 휴스턴은 당대의 명 프로듀서인 클라이브 데이브스의 프로듀싱과 기획력을 만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이에 따른 비난도 있었다. 백인화된 컨템포러리 팝에 길들여진 히트메이커로서 이미지는 비평적인 부분에서는 큰 호응을 받진 못했을 지라도, 보컬리스트로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만장일치의 찬사를 받았다.

- 1986년 씨씨 휴스턴과 함께..

휘트니 휴스턴은 롤모델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디바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그녀는 교본이며, 꿈이었다. 80년대 MTV의 등장으로 가창보다 보여지는 것이 중요시되던 때, 팝계에 디바란 개념을 확립시킨 이후 머라이어 캐리부터 토니 브랙스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알리시아 키스등 디바형 가수들은 모두 휘트니 휴스턴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 2010년 밀레니엄 디바 알리시아 키스, 제니퍼 허드슨과 함께..

휘트니 휴스턴의 기록들은 이루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1985년 데뷔한 이래 32곡의 빌보드 싱글차트 Top 40 히트곡을 발표했고, 이 중 11곡이 넘버원을 차지했으며, 데뷔작과 2집의 싱글이 7곡 연속 넘버원을 기록한 것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는 기록으로 남아있으며, 총6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수상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 보디가드 O.S.T는 지금까지도 최다 팝 앨범 판매 기록을 세웠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 1987년 3월 30일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I Wanna Dance With Somebody로 최우수 여자 팝 가수를 수상할 당시..

- 1994년 3월 1일 36회 그래미 어워즈 백스테이지

- 2000년 2월 23일 42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It's Not Right, But It's Okay로 최우수 여자 R&B가수를 수상할 당시..

보디가드 O.S.T로 그녀의 경력이 정점에 올랐던 때, 주변의 모두가 반대하던 결혼을 강행한다. New Edition 출신의 R&B 가수 바비 브라운(Bobby Brown). 성공한 그룹 출신으로 좋은 활동을 보였지만, 악동(Bad Boy) 이미지를 갖고 있던 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휘트니 휴스턴은 사랑을 선택했다. 남편 바비 브라운을 R&B 황제라 치켜세우며 내조의 여왕다운 면모까지 발휘하며, 슬럼프에 빠진 남편을 뒷바라지 하기도 했다. 슬하에 딸 바비 크리스티나(Bobbi Kristina)를 두었지만, 바비 브라운은 휘트니 휴스턴에게 폭력을 휘둘렀을 뿐만 아니라 외도도 끊이질 않았으며, 심지어는 그녀의 말년을 결정적으로 피폐하게 만들었던 약물에 손 대게 만든 원인제공까지 했다.(바비 브라운도 좋은 노래들은 발표했었다..) 결국 93년 결혼해서 2007년 이혼했다. 만약이란 단어를 이들 커플에게도 쓴다면 어떨까? 만약이 이들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어찌됐을까? 바비 브라운은 휘트니 휴스턴의 사망소식을 접한 뒤 예정되어 있던 New Edition의 미시시피 공연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날 바비 브라운은 노래를 부른 뒤 "휘트니를 사랑한다"며 눈물을 흘리면서 허공에 키스를 보냈다.

- 1993년 12월 8일 바비 브라운과 함께..

- 2011년 2월 12일 딸 bobbi kristina와 그래미 전야제에서..

2000년대 중반 이후 휘트니 휴스턴은 그야말로 끔찍했다. 온갖 약물도구로 가득했던 집안의 모습이 공개되는가 하면, 약물에 쩌든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그토록 열광했던 디바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러다 2009년 당시 7년만에 새 앨범 I Look To You로 컴백, 월드 투어의 출발지로 한국을 선택, 역사적인 내한공연을 갖기도 했지만,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보여주진 못했다. 당시 I Loot To You 앨범의 월드투어지에서마다 팬들은 실망스러운 휘트니 휴스턴의 무대를 보며, 항의했고, 환불소동까지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시작이었고, 새출발하려는 의지가 워낙 강해보였기 때문에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 없었다. 휘트니 휴스턴은 최근까지도 건강한 모습을 보였고, 남자친구와도 데이트를 즐기는 등 표면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사망직전 파산설이 전해지기도 했으나, 영화 출연 및 제작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음이 전해지면서 소문을 일축시키기도 했었다.

- 2002 5월 23일 VH1 Divas Las Vegas에서 메리 제이 블라이지와..

- 추억.. 휘트니 휴스턴

저마다 휘트니 휴스턴을 기억하는 순간은 다를 것이다. DJ가 된 지금 필자는 어린시절, 빌보드 차트를 끼고 살던 팝키드였다. 그런 나에게 휘트니 휴스턴은 신기록의 여가수로 아직도 강렬히 남아있다. 92년 보이즈 투 맨(Boyz II Men)이 End of The Road로 13주 연속 빌보드 싱글차트 1위 기록했을 때, 이기록은 영원할 것만 같았는데, 반년도 지나지 않아 휘트니 휴스턴이 I Will Always Love You로 14주 연속 1위를 기록하던 모습은 아직도 잊지 못할 사건으로 남아있다.(물론, 이후 보이즈 투 멘이 머라이어 캐리와 손잡고 16주 연속 1위란 불멸의 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그리고 FM 라디오에서 팝송이 주도권을 잡던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을 팝 키드로 보내면서, 가장 많이 만난 여가수가 바로 휘트니 휴스턴이었다. 때로는 지겨울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신청하고, 듣고 싶어한다. 이제서보면 마이클 잭슨 이후로 우리가 가장 사랑했던 여가수라면 휘트니 휴스턴이 아니었을까 싶다? 세대를 막론하고, 그녀의 노래에 지금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유행어 ‘나는 가수다’에 어울리는 이론의 여지없는 디바 중의 디바!! 앞으로 그녀만한 가수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녀만큼 많은 추억을 안겨주며, 완벽하게 한 시대를 품을 수 있을지는 글쎄.. 잘 모르겠다. DJ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에게 휘트니 휴스턴 같은 최고의 디바가 활동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었다.

- 88년 3월 10일 휘트니 휴스턴과 마이클 잭슨(United Negro Collage Fund 만찬장에서..)

- 左부터 엘리자베스 테일러, 라이자 미넬리, 마이클 잭슨, 휘트니 휴스턴

  (88년 3월 10일 United Negro Collage Fund 만찬장에서..)

- 1990년 10월 VH1과 인터뷰 당시..

- 1991년 1월 27일 템파에서 열린 뉴욕 자이언츠 Vs. 버팔로 빌스의 수퍼볼 XXV에서 미국 국가를 부를 당시..

- 2009년 11월 22일 아메리칸 뮤직어워즈에서..

*유명 팝스타들의 애도의 메시지

L.A Reid(프로듀서): 이 시대 가장 위대한 목소리를 잃어버렸다는 것에 굉장히 곤혹스럽다.

                             휘트니 휴스턴 I Will Always Love You!

미시 엘리엇: 우리가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겠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우린 또 하나의 전설을 떠나보냈다. 휘트니를 사랑한다.

                                그녀의 가족들을 위해 기독하겠다. 그녀가 그리울 것이다.

토니 브랙스톤: 무척 슬프다. 편히 잠들길 바란다. 전설적인 아이콘이자 디바였던 휘트니 휴스턴!!!

                      음악계에 믿을 수 없을 만큼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녀의 모든 노래들은 음악계의 아이콘이 되었고, 전설이 되었으며, 혁신이었고, 놀라움이었다. 세계 최고다.

커리 힐슨: 정말 충격적이다. 그녀는 나의 우상이었다.

루다크리스: 휘트니 휴스턴은 살면서 내가 만난 가장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중 하나였다. 편히 잠드시길..

퍼프 대디: 믿을 수 없다. 오늘은 가장 슬픈 날이다..

레니 크라비츠: 휘트니.. 편히 쉬시길. 천국에 있는 누구도 당신 같을 수는 없을 거에요. 레니..

에이콘: 우린 또 하나의 전설을 잃었다. 그녀와 같은 뛰어난 사람과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

머라이어 캐리: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목소리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 1999년 3월 2일 열린 71회 아카데미 시상식 축하무대에서 머라이어 캐리와 함께한

  이집트 왕자 주제곡 When You Believe를 부르는 중..

- Rest In Peace.. Whitney Houston (1963~2012)

글/정리: PDJ 박현준 (http://www.itvfm.co.kr/program/gaga/)

90.7Mhz, 경인방송 ITVFM 박현준의 라디오 가가 (정오~2시)  

[Hook]

슬프네요 좋은 곳으로 편히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