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게시판을 들여다 보고 있으니 카오스의 오만함이
하늘을 찔러, 카오스를 진정 사랑하는 청룡이가 할 수 없이
경산대회 일정 정리와 함께 카오스의 오만함을 고발한다..
-18일(토) -
난 군산에서 출발, 익산역을 거쳐 조치원, 그리고 경산행이다.
익산에 사는 광수가 점심을 사준다고 혀서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다는
바지락 칼국수를 한 그릇 때리고 익산역으로 향했다.
예정된 시간에 기차에 올라 조치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조치원에서 경산행 기차표가 입석까지 모두 매진 되었단다.
조금 있으면 서울넘들이 타고오는 1209호 경산행 무궁화호가 도착 할 터인데 말이다.
마음이 급했다.
저 기차를 놓치면 경산에서 나혼자 헤메 일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무조건 타야된다는 생각으로 그냥 무임승차 하기로 결정,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을 때 슬그머니 역 안으로 침투(?)했다.
그리고 무임승차.
열차에 오르니 신작로와 방고리가 반긴다.
곧이어 이쁜 총무 비단결 여사와 이번 대회의 주인공 카오스, 카페를 개설한 쥔장,
처음 상면하는 서강 등을 반갑게 해후한 후 경산역에 도착했다.
문제는 무임 승차한 청룡이 경산역 출구를 어떻게 빠져 나가는 게 관건이었다.
이때 우리의 훌룡한 총무 비여사께서 "기차표를 모두 자기한테 달라"고 하며
나한테는 "청룡아, 니는 먼저가서 표를 달라고 하면 뒤에 있습니다"하고 빠져 나가란다.
후후. 나는 그렇게 해서 무사히 경산역을 탈출했다.
이어 마중나온 대야성과 재돌이를 만나 영남대학교로 향했다.
어쩜 처음 본 넘들인데도 조금도 낯설음 없이 서로간에 야자 하며 반기는지
처음 경험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날은 더욱 새롭더라.
그리고 식사후 현수막 걸고 숙소에 들어가 조용히 잠을 잤다.
물론 저녁식사때 1주년 기념행사(?)와 막걸리 한잔씩을 걸쳤다.
-19일(일)-
일찌기 마라톤에 입문, 각종 대회에 참여 해보았지만
대회전날 술 몇잔으로(실제 안마신거와 같다) 전날 밤을 지내본 적이 없었다.
몸 상태도 좋고 대회날 일찍 일어나 준비하다보니 시간도 많이 남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대회에 임했다.
나와 신작로, 그리고 카우보이, 비단결은 맨 뒤에서 출발했다.
서서히 몸을 달구면서 킬로당 6분페이스를 정확하게 유지했다.
뒤에서 뛰고 있는 비단결과 카우보이와의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며 나와 신작로는
15킬로 지점까지 나란히 달렸다.
난 사실 이 대회에 출전하면서 30킬로만 뛰겠다고 공언했다.
날씨도 무척 더웁고 무리하게 속도를 올리다가 부상 당하면 나만 손해니까 말이다.
그런데 몸 상태가 너무 좋으니 은근하게 기록경신에 도전하고 싶어져
반환점을 돌면서 부터 속도를 올리겠다는 작전을 세웠다.
15킬로 지점에서 신작로를 먼저 보내고 힘을 비축했다.
4시간 30분 페이스메이커 뒤에 바짝 붙었다.
예정대로 페메들과 함께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는데(18킬로 지점)
카오스와 멕초이가 저 앞에서 달려온다.
카오스와 멕초이를 향해 파이팅을 힘차게 외쳐주는데
카오스 이넘 왈 "야 너 그렇게 뛰어서 언제 반환점에 갔다 올래"
허참 이넘이...순간 무지하게 약이 올랐다. 격려는 못해 줄 망정 약을 올려. 이넘이....
너 이넘, 내가 죽을 힘을 다해 쫒아간다. 기달려. 근데 언덕이다.(반환점 까지 한 2킬로 정도
언덕이었다)
내리막길에서부터 카오스를 잡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사실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어 들플처럼 내외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반환점을 돌고 뒤따라 오는 비단결, 카우보이, 재돌이를 만나 화이팅을 외쳐주고 존나게 뛰었다.
아마 킬로당 4분 페이스로...
얼마 안가(27킬로 지점) 들플처럼 내외 뒷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 속도를 더욱 올렸다.
순간 오른발 대퇴부에 벼락을 치는 것 같은 통증이 오며 쥐가 난다.
아뿔싸, 카오스 이넘 땜에 넘 무리했구나.
다리를 절룩거리며 인도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119차량이 다가온다.
"괜찮으세요, 많이 아프시면 엠브런서 타고 가세요"
허참, 목소리 한번 죽인다. 인물도 삼삼한 간호사다.
난 "괜찮습니다. 이정도는 울 마라토너에게는 항상 있는 일입니다"
하며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리고 다시 달렸다.
근데 속도가 안난다.
체력은 남아 있는데도 속도를 올리려고 하면 아까 부상을 입은 오른쪽 대퇴부에 통증이 온다.
시계를 들여다 보니 2시간 30여분을 막 지나고 있다.
당초 목표를 세웠던 30킬로만 뛰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뎌 30킬로 지점.
엠블런스를 탔다.
화장냄새가 아주 좋은 간호사 옆자리에 앉아 골인 장소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앰브런스를 호출하는 무전이 날아온다.
급한 환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119대원이 급한환자를 수송해야 하니까 여기에서 내리라고 한다.
차에서 내리니 38킬로 지점이다.
서브-3를 노리는 선두권 주자들이 달려오고 있다.
난 한참을 그늘에서 카오스를 비롯해 달려라, 멕초이 등
울 멍 클럽에서는 좀 달린다는 멍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이넘들이 다 펴져 버렸나?)
더웁기는 하고 할 수 없이 천천히 달리며 이들을 기다렸다.
드디어 피니쉬 라인이 눈에 들어온다.
순간 뒤에서 "청룡아" 하며 카오스가 날 잡아 봐라 식으로 바람처럼 달려간다.
뒤에서 보니 카오스 두 다리가 공중으로 부양된다.
정말 힘이 남아 돌아가는 것 같았다.
나 또한 카오스에 이어 천천히 장내 아나운서에게 유니폼(개띠)을 보여주며 골인했다.
"58 개띠마리톤 클럽의 청룡선수가 지금 골인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힘찬 박수를 보내 줍시다.
아마 마라톤 클럽 사상 최초의 동갑내기 클럽일 것으로 확신합니다. 58개띠마라톤 클럽의 영광과 행운을 빕니다"
골인하니 빛고을과 깜장고무신, 승희, 철마가 와서 반긴다.
-뒷 풀이-
58개띠 캠프로 돌아와 카오스와 함께 막걸리로 입을 축였다.
이어 골인하는 순서대로 와서 한잔씩 걸치는데
부산에서 온 산쟁이와 불꽃이 소주와 막걸리를 내 놓았다.
또 대구에 산다는 이름모를 친구들(여건 포함)이 와서 안주와 술을 공급해 준다.
모두가 하나되는 순간이었다.
송년회는 남한의 중심지인 대전지역에서 하는게 어떻겠냐는
대다수의 멍들의 의견에 나도 찬성이다.
1주년 행사치고는 좀 빈약(?)했지만 전국 경향 각지에서 성원해 준
멍들의 격려와 대구지역에 살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먼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 준 철마와 대야성, 재돌이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또 강원도 평창에서 다리 수술을 한 관계로 자신은 뛰지도 못하면서
멕초이와 함께 새벽밥 먹으며 직접 행사장을 찾아 준 마이웨이에게도 찬사를 보낸다.
*올 가을 카오스의 영광을 위해서도 아낌없는 격려를 보낸다.
멍들의 훈훈한 인정에 반한 청룡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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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의 오만함을 고발한다.
청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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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2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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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근디 뭘 고발한겨....
흠 비단결은 하는짓도 이쁘네 청룡수고혔어 춘마때보자구.
앰불런스애 그 간호사 뭔 이야기 했어 나 풀코스 70 번째라 했지..
오스야. 나 지금 춥다. 4시간대 얘들하고 같이 뛰니 땀이 안나서 춥다. 나도 니 마음 이제서야 알겠다.
카오스와 청룡은 한패다... 청룡아 수고 많이 했다.
보신탕 먹구 와서 마져 읽어야지~~ 째려본당.
카오스를 고발한게 하니구 청룡을 고발한거아냐? 무임승차에 말톤 중간 엠부란스타고 완주한 것 아닌감. 제목이 잘못됬구만. 수고혔고 춘마 섭스리하려면 몸보신 잘해라.
다 읽고 나니 카오스 칭찬 & 격려의 말 이네... 카오스 어깨가 무겁겠군. 더욱 분발하여 빨랑 끝내 버리고 겨울엔 중부 지방으로 산행이나 다니자구
다른 사람 보다 분위기 좋은 회수차 탔다고 무지 좋아 하더만....수고 혔어...
그려 뛰느라 분위기 띄우느라 애썼다. 대퇴부 장경인대근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닌가 걱정이네. 빨리 완치되길 빈다.
오늘 칠불사 갔었는데 춥더라~~ 아픈거 있음 빨랑 나아~~
수고했다. 카오스의 오만함이 대단하네..
기차도 무임승차 앰블런스도 무임승차 어제 군산까지는 어떻게 왔냐. 골인하였을때 손 만자보니 왜 이리 차가웠는지.ㅋㅋㅋ
반환점 돌아올때 룡이 안 보여 걱정했는데... 빠른 완쾌 바란다...^^~~
경산까지 가서 출세했구나. 미모의 간호사와 뭔얘기했냐. 그것이 궁굼하다.
통증 온데는 안아프냐...부상 안당하게 넘 무리하지말구..표 없이 개찰구 나갈때 수고하십니다 그러구 나가면 된다.
수고했다.대퇴부 빨리 회복하구 춘마때 보자..얼마 안남었지?
청룡아 수고혓다 아픈다리 빨리완쾌해라
청룡아, 달리기할때 천천히 달려라. 왜 길에서 주저앉고 그러냐. 어제 우리 아들넘이 그러더라. 마라톤 살살하라고 왜냐하면 노화현상이 빨리 온다나? 고생많이 했다.
청룡아 그러지 마라 다른 멍들이 진짜 오만한줄 알겠다. 다음엔 꼭 같이 골인할께
후후 재미있다.고발이 아니고 칭찬이다. 오스야 룡이와 함께 골인 할려면 춥다.
아플 만큼은 뛰지 말아야 하는데..내도 걱정이다. 시간만 나면 자꾸 자꾸 뛰로 간다. 글구 잼있게 읽었다. 오만함이니.. 고발이네..해학과 인정머리.. 등등에서 우정이 싹튼다. 아니 보인다.
청룡 수고가 많았구나. 빨리 회복해야 춘마뛰지. 열심히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