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德華滿發*
셀프 대훈장
도반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종지기가 되고 싶었던 대법원 판사를 아시는지요? 우리 덕화만발 가족 중에 송암 현기섭님이 이 감동의 얘기를 전해주셔서 널리 알립니다. 요즘 국무총리나 헌법재판소장, 장관직에 오르내리는 명망 있는 인사들이 하나 같이 국민의 지탄을 받고 물러나는 사태를 보노라면 가슴이 마구 미어지는 것 같아 견디기 힘듭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우리 법조계의 높은 사람들 중에 김홍섭 판사 같은 존경받는 나라의 어른은 안계신가요? 김홍섭 판사는 1915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어렸을 적에 아브라함 링컨 전기를 읽고 감동하여 법률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20세 때 일본인 변호사 밑에서 일하면서 공부를 하였고 24세에 동경에 유학하여 일본대학에 입학하였으나 1년 만에 중퇴한 후 귀국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조선변호사 시험에 합격함으로써 법률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가 바쁜 일과의 틈을 타서 사형수들을 옥중으로 찾아다니며 그들의 정신적인 아버지가 되어 왔던 일은 유명합니다. 그는 부인과 8남매를 두었는데 이들을 다 키우고는 수도원에 들어가 여생을 종지기로 지내고 싶다는 소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양복을 맞추어 입는 일이 없을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했습니다. 시장에서 군인 작업복을 사서 물들여 많이 입었으며 외투는 미군 담요에 물감을 들여서 입었습니다. 신발도 검정 고무신을 신고 출퇴근 하는 경우가 많았답니다. 그는 판사였지만 판사 티는 조금도 없는 사람이었죠.
그가 교화(敎化)를 위하여 강원도에 다닐 때의 일화입니다. 버스가 검문소에 정차를 하여 경관이 올라와 승객을 들을 검문하였습니다. 그의 앞에 이르러 “무엇 하는 사람이야?”하고 물었습니다. “판사입니다.” “판사는 무슨 판사야? 신분증 내놓아”하고 경관은 소리쳤습니다.
그는 신분증을 꺼내어 경관에게 공손히 내주면서 “판사를 판사라고 하지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하고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그의 신분증에 대법원 판사임을 알아본 경관은 깜짝 놀라 깍듯이 경례를 하면서 용서를 청한 적이 있답니다.
그가 몸이 아파 관용차를 타고 병원에 입원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부인이 그를 부축하기 위해 차에 올랐습니다. 그러자 “당신은 이 차를 탈 수 없어.”라고 하며 차에서 내리라고 해 부인은 부득이 택시를 타고 뒤를 따라 갔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공과 사는 엄격하게 구분하신 거지요. 그는 법정에서 부득이 사형선고를 내리고서 며칠 지난 다음, 교도소로 그 사형수를 찾아갔습니다. 자기의 직책상 달리 할 수 없어 사형언도를 내렸지만 심히 미안한 일이라고 양해를 빌고 나서 종교에 귀의(歸依)하기를 권했습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혹시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우리나라 최고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으셨는지요? 정부는 지난 2월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와 정부세종청사에서 영상으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 대통령 내외에게 퇴임에 즈음해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는 영예 수여 안을 심의 의결했다고 합니다.
무궁화대훈장은 역대 대통령 부부에게 모두 수여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자신과 부인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하기로 하면서 ‘셀프 훈장’ 논란이 거세게 이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무궁화대훈장에 사용되는 금만 190돈으로, 금 1돈의 값이 25만4000원 수준(2013년 2월 12일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훈장 제작에는 금값으로만 1인당 4천800만 원 이상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부부의 훈장을 합치면 1억 원이 소요되는 셈이죠.
한나라당은 지난 2008년 1월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기 직전에 자신과 권양숙 여사에게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키로 의결했을 때 이런 논평을 낸 적이 있다고 합니다. “물러나는 대통령이 이 훈장을 받는 것은 관례라고 치더라도 대통령의 부인까지 함께 무궁화대훈장을 받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며 권 여사에게까지 훈장을 주기로 한 국무회의 결정을 비난한 바 있다고 합니다. 그 새누리당이 과연 김윤옥 여사도 훈장을 받기로 한 이번 결정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네요.
도반 동지 여러분!
국민들의 빗발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측근들을 무더기로 사면한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측근들을 셀프사면 해주고 훈장까지 나눠줘 국민적 지탄을 받은 지가 엊그제입니다. 그런데 북핵(北核) 3차 실험을 진행 중인 그 시각 2013년 2월 12일 오전 11시 57분 51초, 그 와중에서 셀프 훈장을 결의 했다니 정신이 있는 사람들인지 없는 분들인지 이해가 안 되네요!
도반 동지 여러분!
청백리(淸白吏) 제도는 조선시대 관리들 중에서 청렴결백한 사람만을 선발하여 후세에 길이 거울삼게 했던 관기숙정(官紀肅正), 즉 문란해진 관청의 규율을 바로 잡기 위한 제도입니다. 이 청백리에 뽑힌 사람들 가운데 허백당 김양진(1467∼1535) 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김양진이 전라 감사직의 임기를 마치고 돌아올 때였습니다. 말 뒤에 망아지 한 마리가 따라왔습니다. 이를 본 허백당이 하인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처음 전라 감사로 부임해 올 때 이 망아지가 없었는데 지금 갑자기 이 망아지가 보이는구나. 전주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냐?” “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이는 전주 감영의 물건인데 내가 어찌 갖고 갈 수 있겠느냐. 빨리 가서 나무에 매어 놓고 오너라.” 하인이 즉시 망아지를 끌고 동문 바깥 버드나무에 매어놓고 왔습니다. 김양진은 좋은 것이라도 내 것이 아니면 물건에 탐을 내지 않은 청렴결백한 사람이었습니다.
도반 동지 여러분!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고 위대한 지도자로 남으려면 이대통령님은 ‘셀프 대훈장’은 내려 놓으셔야 합니다. 조선시대의 청백리 김양진 같은 분을 찾아내거나 종지기가 되고 싶으셨던 김홍섭 대법원 판사 같은 분을 찾아내어 그런 분들에게 진정 영예로운 대훈장을 수여하면 어떨까요?
도반 동지 여러분!
육신의 발자취는 땅에 남고, 마음이 발한 자취는 허공에 도장이 찍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일생자취는 끼쳐 둔 공덕으로 세상에 남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도자의 심법이며 ‘셀프 대훈장’이라는 비아 냥 소리를 듣지 않는 방법이 아닌지요!
원기 98년(2013) 2월 20일 덕 산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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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의 세계를 공부 삼아, 더듬어 보면 좋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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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덕분입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