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해 좋은 계획들은 세우셨나요?
지난해..
2015년을 며칠 남기지 않은 어느날...
20년 가까이 사용한 가죽가방의 지퍼가 고장이 났습니다.
가방은 기아차에 다닐 때에 10만원 짜리 상품권을 2장 주고 부천의 모 백화점에서 구매한 것인데요...
아무리 좋은 가죽가방이라고 하더라도 세월의 무게는 이기지 못하고 지퍼슬러이더가 뽀개지고 말았습니다. ㅠ.ㅠ
마침 딸아이가 가방을 구입하라고 준 돈이 있어서 이참에 좋은 가죽 가방을 새로 구입할까해서,
쉬는 월요일에 수원의 롯데백화점에 갔었습니다.
보통 남성 가죽서류가방의 가격이 평균 30만원에서 좋은 것은 50만원에서 70만원을 하더군요.
정말이지 저의 혼을 쏙~ 빼가는 가방도 있었는데...
마눌님이 하나 선물해준다는 것을 마음에 드는 가방이 없다하고 걍~ 집으로 왔습니다.
그러던중...
나름 메이커가 있는 제품이니 지퍼를 수리하고 가족을 새롭게 염색하면 어떨까~ 해서
서울의 유명한 가방 수선점에 문의를 하니,
헉! 대략 견적금액이 19만원 나온답니다... ㅠ.ㅠ
그래서...
제 손재주를 발휘해볼 요량으로,
가방중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은 작은 길이의 지퍼슬라이더를 떼어내서,
고장이 나버린 곳에 끼우는데 성공했습니다.
제가 이래봐도 어렸을 적부터 손재주 하나는 끝내줬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한건 했습니다.
집에와서 마눌한테 나일론 실과 바늘을 꺼내 달래서,
지퍼가 빠지지 않도록 쓰~윽 마무리를 하니 완전 감쪽같이 수리가 완료 되었습니다.
저는 이 가방을 마르고 닳도록 사용한 후에도 버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너희 아빠가, 너희 할아버지가 회사생활 할 때에..
그리고 자영업 할 때에 하루도 빠짐 없이 들고 다녔던 가방이란다.. 하면서요..
마치 제가 어렸을 때에 작은 다락에서 발견한 울 아버지의 낡은 가죽가방처럼...
저의 가방도 그런 가방이길 원하고 있습니다. 잘 될지는 모르지만요...
짜잔~~~
어떤가요?
근사하죠? ㅎㅎㅎㅎ
▲ 요녀석(지퍼슬라이더)이 말썽을 빚었던 지퍼입니다.
첫댓글 가방에 염색은 못하고,
군대에서 배운 검정구두약 물광이나 내 볼까.. 생각중입니다.
지금은 검은색이 닳아서 뿌옇게 보이고 너무 낡은 이미지인데,
물광을 내면 좀 반짝반짝 빛이 나겠지요... ^^
..
..
물광 잘~ 내는 방법 아시는 분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 빈티지도 좋습니다.....^^;
자연스럽게 늙어가는것에 대한 향수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부럽습니다....
오래토록 함께 하는 물건이 있다는게...^^
이사만 다니면 다들 버리려고만 하니....^^
마눌님이나 딸아이도 이제 그만 들고 다니고 새것으로 하나 장만하라고 하는데요,
어찌 나의 손때 묻은 물건을 낡았다고 버릴 수 있나요?
그럴 때마다 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 남편도 늙으면 버릴껴? "ㅎㅎㅎ
음~ 손재주가 좋다는걸 인정하겠습니다
신상품에서 느낄수 없는 귀한 모습으로 보여집니다
여자들은 새것을 좋아하고 남자들은 옛것을 소중하게 여기는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늙은 남편을 버리지는 않겠지만
젊어 보이게 살라는 잔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새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진빨입니다.^^
사진을 저렇게 찍으려고 스팟측광으로 촬영한 후에,
뽀샵에서 조금 더 어둡게까지 처리를 했습니다. ㅎㅎㅎ
멋지십니다.. 그마음 존경하게 되네요
제 친구는 이런 저를 보고 궁상을 떤다고 합니다. ㅠ.ㅠ
저도 이런 제 자신이 그다지 이쁘게 보이지는 않지만,
아버지로 부터 타고난 성격이라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아버지를 닮아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지퍼를 고치고 나니까..
앞으로 10년은 더 들고 다닐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뭔가 울컥 해지네요.
에궁..
죄송합니다.
나이를 먹고 언제부턴가 아버지를 생각하면 저도 울컥해짐을 느끼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선비 별말씀을요. 아버지께 전화한통 넣어야 겠습니다.
진정한 멋은 만들어짐이 아니라
자연히 우러러 나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