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써티(Thirty)테크’의 인기 투자 종목은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다. 블록체인은 ‘분산 원장’ 기술인데, 거래 정보를 암호화해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이에게 분산 저장하는 기술이다. 분산 저장하기 때문에 해킹 위험이 없다. 블록체인이 금융혁명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다만, 일반인 입장에선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관심이다.
비트코인을 가상화폐라고 보기에는 애매하다. 왜냐하면 가치의 안정성이 너무 떨어지고 가격 변동이 심하기 때문이다. 화폐보다는 금과 비슷하다. 비트코인은 채굴량, 곧 발행량이 정해져 있다. 지금의 달러처럼 무작정 찍어낼 수 없다. 화폐와 비교한다면 금본위제 시절의 달러와 비슷하다.
비트코인은 실체가 없다. 디지털상의 숫자로 표시될 뿐이다. 어느 정부도 비트코인을 정식 화폐로 인정하지 않았다. 올 초 중국 인민은행이 비트코인 거래 조사에 나서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비트코인 값이 급락했다. 비트코인 거래엔 국경이 없다. 국가간 이체가 자유롭다. 중국이 거래를 규제해도 전세계 다른 곳에서 거래된다면 막을 수 없다.
전세계 정부가 공동으로 나서 “비트코인 오늘부터 금지”라고 발표하면 모를까. 한 정부가 막을 수 있는 화폐가 아니다. 게다가 지금은 시장 참여자, 곧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사람이 많다. 전면 금지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 오히려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불법자금 거래 통로가 되는 걸 막고, 세금도 물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일본과 러시아는 비트코인을 정식 화폐로 인정할 조짐이다.
거래소가 내 돈을 떼먹지 않을까. 이것도 걱정이다. 비트코인 거래소는 정부가 인증을 한 곳이 아니다. 이 업체가 사기를 쳐도 하소연하지도 못한다. 해킹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 과거 유명 거래소가 해킹을 당해 고객들의 비트코인이 도난당하기도 했다.
이러저러한 걱정에도 투자를 결심한 건 비트코인이 금융혁명을 예고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인데, 통화량은 한정돼 있는, 곧 공급은 일정한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구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게 가격이라면, 비트코인 가격은 장기적으로는 오를 수밖에 없다.
국내에는 비트코인 거래소가 3곳 있다. 빗썸·코빗·코인원이다. 거래소마다 수수료(0.1% 안팎)나 가격 차이는 크지 않다. 가격 차이가 나면 일종의 ‘재정 거래’가 일어나 가격이 다시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진다.
비트코인 거래 방법은 간단하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전자우편 등으로 회원 가입을 한다. 가상계좌를 만든다. 이 때 돈 보낸 사람과 계좌주 이름이 같아야 한다. 만약 다르면, 계좌주 본인이 보낸 돈임을 입증할 때까지 거래에 제한을 받는다. 거래는 주식 거래와 비슷하다. 주식이 1주 단위로 거래할 수 있다면 비트코인은 사고 싶은 만큼을 입력하면 된다. 원화 기준으로 20만원을 입력하면 비트코인 0.1… 개를 살 수 있다고 나온다. 0.1주를 샀다. 거래 체결. 12만6000원이 나간다.
가상화폐 종류는 800개가 넘는다. 그 중 90%가 비트코인이고, 나머지를 알트코인(alternative+coin)이라고 부르는데, 알트코인의 대표 주자가 이더리움(Ethereum)이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크고,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기술을 업그레이드했다고 한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365일, 24시간 거래된다. 투자한지 두 달이 넘지 않았지만 1만5000원 밑이던 이더리움이 오늘 5만7000원선을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15% 정도 올랐다. 올라서 다행인데 반대로 고점에 샀다면 원금이 얼마가 됐을지 상상하기도 싫다. 가상화폐, 투자일까 투기일까.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