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세계를 읽는 도구, 타로
우리는 언어를 주고받아서 의사소통을 한다. 언어는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일종의 도구라 할 수 있다. 언어 가운데 글자는 이런 의사소통의 도구로써 정교하게 다듬어진 것이다. 문명 이기의 원조는 바로 글자다. 컴퓨터나 비행기의 발명도 모두 이 글자를 바탕으로 해서 이루어진 결과다. 그렇다면 글자 이전의 인간은 무엇을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삼았을까. 당연히 그림이다. 그림은 언어 이전의 언어다. 타로카드의 그림 이미지들은 원초적인 언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매우 풍부한 의미를 전달해준다. 타로카드의 그림을 읽을 때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달리 비유하자면 타로카드의 그림은 선불교의 공안이나 화두와 같은 것이다. 불교의 공안 가운데 이런 것이 있다. 누가 나무에 올라갔다고 하자. 손으로 가지를 잡지도 않고 디디고 선 발판도 없이 다만 입으로 가지를 물었다. 그때 나무 아래서 누가 “달마가 서쪽에서 건너온 뜻”을 묻는다면 어쩔 것인가. 대답하지 않는다면 사람을 무시하는 것이 되고, 대답하려 한다면 떨어져 목숨을 잃을 것이다. 이럴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이 상황은 여러 가지 답을 이끌어낸다. 이것을 공안이라 한다.
당신 앞에 펼쳐진 타로카드는 당신의 미래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 미래를 어떻게 읽는냐 하는 문제에 있어 당신의 역할이 다른 누구보다, 다른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타로카드는 결국 자기 마음의 그림을 그리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해석을 이끌어 내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당신의 내면이 어떻게 작용하느냐 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따라서 타로는 당신이 보여주는 대로 비취주는 거울과 같다. 타로의 읽기를 통해 하나의 문제를 파악했다면 그것을 안고 끙끙거릴 일이 아니다. 그것을 새로운 탈출구로 보아 적극적으로 운명을 개척해나가야 한다. 어떤 카드가 뽑혀 어떤 해석이 나왔던 간에 부정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만약 부정적인 것이 나왔다면 그것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으면 되는 것이다. 운명의 그림자를 읽는 것은 타로 사용자의 일상에 달려 있다. 타로카드의 이미지는 현실의 삶과 교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타로카드의 그림은 하나의 의미로 한정되지 않는다. 현대 타로카드는 예쁜 장식이나 도안에 신경을 쓰는 의미는 고정된 것으로 풀이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전 타로카드의 대명사인 마르세유만 하더라도 의미의 편폭이 매우 넓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타로를 읽는 마음은 상상력과 진지함으로 가득해야 한다. 자신의 내면을 차분하게 들여다보는 매체로 이용하면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힌트와 해답을 준다
별자리점이나 손금읽기는 다소 추상적이며 장기적이 예측에 적합하다. 사진에 비유하면 항공사진처럼 높고 먼 곳에서 내려다보면서 전체적으로 파악하여 현재 자신이 서 있는 위치나 상황을 가르쳐준다. 반면 타로점은 이른바 스냅사진이나 보도사진처럼 지금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생생하게 자신도 깨닫지 못한 세부적인 부분까지 영상으로 비추어준다. 가령 결혼문제를 점칠 때, “지금 당신에게 프로포즈하는 남성이 있습니다. 당신은 그 사람에게 끌리고 있으나, 달리 사귀고 있는 상대가 있어 갈등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처럼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또한 “머지않아 삼각 관계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여 자칫하면 두 사람 다 잃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라는 식으로 가까운 미래를 구체적인 말로 예측하여 경고하거나 힌트를 준다.
시각적인 요소로 상상력을 동원한다
타로점은 카드의 그림을 보고 판단하는 점이다. 카드 한 장 한 장의 그림은 시각적으로 호소력을 가지고 있으며, 카드를 펼치는 방법도 시각적인 요소가 강하다. 별자리점은 태어난 별자리에 기초하여 점술사가 나름대로 해석과 설명을 한다. 그러나 타로점은 본인 혹은 질문자의 바로 눈앞에서 카드를 펼쳐 보이기 때문에 무슨 카드가 나왔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타로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무서운 그림이 그려진 카드가 나오면 깜짝 놀라고 긍정적인 그림이 그려진 카드가 나오면 기뻐하는 것처럼 카드를 보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특징이 있다. 타로점은 질문에 대해 상상의 날개를 펼쳐 해답을 주는 점이다. 자신의 눈으로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한다. 그리고 상대가 있을 때는 그 카드를 앞에 두고 집중하여 그림을 해석한다. 이때 타로 카드를 매개로 하여 두 사람 사이에는 신비스럽고 스릴 넘치는 독특한 공감대가 형성된다. 대부분의 점들이 점을 치는 사람의 일방적인 설명이나 강요로 끝나기 쉽지만, 타로점은 두 사람 사이에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을 형성할 수 있다.
질문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했는가
타로점을 치면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그저 막연하게 “제 운세를 봐주세요” 혹은 “저는 장래에 무슨 일을 하면 좋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다. 이렇게 막연한 질문에는 좀처럼 명확한 해답을 얻기 어렵다. 지금까지 타로를 가르치면서 절실히 깨달은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우기 시작한 단계에는 질문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막연한 질문을 점치는 일은 지도나 나침반 없이 위험한 산을 오르는 일과 같다. 우선 가능한 질문을 요약하여 한 가지 주제를 정해야 한다. 가령 ‘당신의 올해 일년동안의 운세를 살펴봅시다’ 혹은 ‘당신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습니까? 그럼 당신이 말한 두 가지 일 중에서 어느 쪽이 적성에 맞는지 점쳐봅시다’라는 식으로 주제를 구체적으로 정한다.
점을 치는 전개법을 선택했는가
주제를 정했으면 그 문제에 가장 적합한 카드를 펴는 법, 즉 전개법을 선택한다. 주로 초보자들이 초조한 마음에 전개법을 미리 정해놓지 않고 카드를 섞다가 뒤늦게 전개법을 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행동은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여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므로 피해야 한다. 항상 사전에 어떤 전개법으로 점을 칠 것인지 확실히 정한 다음에 점을 치도록 한다. 예를 들어 당신에게 두 명의 남성이 동시에 나타나 프로프즈를 했다. 어느쪽 남성을 선택해야 좋을지 모를 때는 양자택일 전개법으로 점을 치면 확실한 대답을 얻을 수 있다. 요즘 들어 두 사람의 애정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켈틱크로스 전개법이 해결책을 제공한다. 이처럼 어떤 전개법이 어떤 특징을 갖는지 잘 파악하여 점을 칠 주제에 가장 적합한 전개법을 선택하는 일이 중요하다. 구체적인 점을 치는 전개법에 관해서는 관련서적을 참고하시거나 관련강의를 들어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타로 카드는 우리의 직관이나 통찰을 통해 흐릿한 상황을 눈에 보이게 나타내주거나 고정되지 않은 미래를 엿볼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다. 영적인 기질이 발달된 사람이라면 타로를 통해 과거, 현재, 미래를 읽는 것이 아주 정확하고 명쾌하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타로를 통해 자신이 가진 영적인 기질이나 직관을 개발할 수 있다. 그러나 주의할 것은, 타로에 특정한 영이 있어 자신을 인도해준다고 믿거나 속된 말로 타로의 신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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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쿠쿠..타로카드 직접 본적이 없넹~~ 기회 되면 저도 함 보구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