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 2005년 8월 3~4일 목요일
어 디 로 ; 소백산 (경북 영주, 충북 단양)
배점- 초암사-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천문대)- 희방사
누 구 와 ; 솔나루와 옆지기, 유진아빠와 셋이서
소백산 국립공원은
한반도의 등뼈와도 같은 태백산맥의 줄기가 서남쪽으로 뻗어내려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와 경상도를 갈라 큰 산계를 이루는
소백산맥의 어깨격인 영주 분지를 병풍처럼 둘러치고 있다.
비로봉(1,439m), 국망봉(1,421m), 제1연화봉(1,394m), 제2연화봉(1,357m), 도솔봉(1,314m), 신선봉(1,389m), 형제봉(1,177m), 묘적봉(1,148m)등의 많은 영봉들이 어울려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운 산세로 수려한 경관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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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은 제1연화봉에서부터 비로봉 사이의 북서사면(해발 1,200∼1,350m)에 분포하고 있으며 주목의 평균수령은 350년(200∼800년)으로 총 본수는 3,798본(천연기념물 제244호 1,999본 포함)으로 우리나라 최대의 주목 군락지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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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에
울릉도 성인봉을 목표로 준비를 했건만 여차저차 설악산을 넘나들다가
막판에 소백산으로 결정이 난다.
시간 여유 있을 때 설악산이 탐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갑자기 설악으로 가기엔 마음의 준비도 부족하고 오뉴월 염천에
힘든 바위산이 녹록치 않을 것 같아 육산인 소백산을 오르기로 하니
풍기가 고향이라 소백산을 입에 달고 사는 유진아빠를 두고 가기엔
어쩐지 섭섭하였다.
아침에 갑자기 전화하니 유진엄마은 4일동안의 서울나들이에 지쳐서
유진아빠 혼자서 같이 가겠단다.
산을 좋아 하지 않는 유진엄마 인지라 오히려 잘 되었는지도 몰라...
거의 산행을 하지 않음에도
지난번 구만산 산행에서 보여준 유진아빠의 뒷심을 믿고서 출발한다.
1 소백산 가는 길 (8월 3일)
바다를 좋아하는 옆지기를 위해 3시간이면 되는 중앙고속도로를 두고서
창원, 양산,경주, 포항을 지나 동해안을 따라 평해 백암온천을 거쳐 영양, 봉화,
풍기의 옥녀봉 자연휴양림에 이르니 11시에 출발하여 꼬박 7시간이 걸렸다.
백암산 자락에서 내려다 본 그림
다리 전문가인 유진아빠 따라 나도 다리 한 컷 (닭실마을 청암정에서)
친구집인 산장에 여장을 푼 두 남자와 주인장 셋이서 술판을 벌인다
저래 가지고 낼 산행이 될려나 몰라...
그러나 생각보다 빨리 술판은 끝이 난다.
산 행 기
2 입장료 아끼기
5시 알람 소리에 일어나 준비하여 10여km 길인 배점매표소에
도착하니 6시 30분이다.
다행히도 매표소 직원은 아직 출근 전이다.
어릴 적 뛰놀던 뒷동산에 돈 내고는 죽어도 못 간다는
유진아빠의 고집 때문에 서두런 덕분에 매표도 않고
지루한 아스팔트길인 2.3km의 초암사까지 신나게 달려서 닿는다.
경내 주차장에 살며시 1번으로 주차를 한다.
상수원 보호구역인 죽계구곡 위의 초암사 옆에서 조심스레
라면을 끓여 아침을 해결한 후
휴지로 닦아 설겆이 한 후 흔적 없이 일어 선다.(07;20)
주차장엔 또 한대의 차가 들어 왔지만
참배 온 신도의 차량인지 산객은 보이지 않는다.
우렁찬 물소리를 들으며 산속으로 빨려 든다.
매미 소리와 온갖 새소리와 계곡물 소리가 어울려
인간 세상에서 선계로 진입한 느낌이다.
해 뜬지가 오래 되었는데도 계곡길은 어두컴컴하여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스치는 풀잎에서 물기가 느껴진다.
3 죽계구곡
죽계9경에서 3경까진 초암사 아래쪽이고
오르면서 2경과 1경을 지나쳐 올라 간다.
오르는 내내 죽계9경을 다시 보는 것 같은 아름다운
작은 폭포들을 지나서 오른다.
짚신나물과 노루오줌, 병조희풀,단풍취들이 간간이 보였지만
어두워서 사진이 제대로 나올것 같지 않아 그냥 지나친다.
유진아빠는 힘이 드는지 자꾸만 뒤쳐진다.
어릴 때 남의 고구마 캐 먹다가 주인한테 쫓겨서
산으로 도망치던 기본 실력이 있다고 어제내내 큰소리 쳤었는데
오늘 그 말의 진위 여부가 가려질 것이다.
4 좋은 인연
두번째 쉬고 있을때 초암사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자지간으로 보이는 두 사람을 만난다.
요즘 거의 매일 이 코스를 오르신다는 어르신의 말씀에
이 마을 주민인가 보다 짐작했으나 주민도 아니고
부자지간도 아니란다.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초암사 방향
전망바위 아래의 바위채송화와 난장이바위솔
네번째 휴식 이후 앞서거니 뒤서거니가 아니고 완전히 쳐져 버린다.
위로 오를수록 펼쳐지는 꽃들의 향연에
뒤따르는 두 남자는 잊어 버리고 위로 옆으로
벌나비마냥 꽃을 쫓아 카메라를 들이 대다 보니
앞서 간 안교수님과 동행이 되어 야생화 이야기에 빠져
오늘의 좋은 인연을 만들게 된다.
복륜암터에서 본 봉두암
돼지바위
아침에 신나게 초암사 주차장까지 올라올 땐 좋았지만
내심 산행 후 차량 회수할 일이 걱정이었다.
밤이면 택시도 오기 힘들 정도로 길이 좁아 교행이 불가능하였다.
교수님과 김사범이란 젊은 총각은 차를 주차장에 두었다기에
내려 가시면서 우리차를 주차장이나 별장까지만 옮겨 주십사고
부탁을 드렸는데도
나중에 풍기역전 식당주차장에 고이 주차를 해주셨다.
김사범은 먼저 올라 국망봉을 다녀 오고
교수님은 국망봉 삼거리에서 기다리신 후 같이 내려 가신단다
좋은 취미라는 교수님의 칭찬에 쑥스러움을 감추고
야생화 이야기로 김사범과 두 남자를 기다린다.
사진을 찍기만 하지 잘 찍히지 않는데
오늘은 찍어 주시겠다는 말씀에 한 컷 찍힌다.
국망봉 삼거리에서세 남자를 다시 만나
간식과 얼음물로 열기를 식힌 후 자동차 키를 건네고
우리 셋은 국망봉으로 교수님과 김사범은 초암사로 각각 헤어진다.
5 천상화원 비로봉 능선
초록의 융단위에 펼쳐 진 천상화원엔 온갖 꽃들이 만발하여
벌나비떼의 윙윙거림에 귀가 멍멍해질 지경이다.
꼬리풀, 마타리, 일월비비추, 동자꽃, 말나리, 여로, 며느리밥풀,
물봉선, 모싯대, 중나리, 왜솜다리, 단풍취, 미역취, 어수리,
참당귀, 층층잔대, 둥근이질풀, 원추리, 송이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류의 꽃들이 무리 지어 방글거린다.
그 중 왜솜다리와 냉초, 층층잔대, 톱풀, 중나리, 참당귀는
처음으로 야생에서 만난 꽃들이다.
!!! @___@ !!!
거세게 밀려 오던 운무는 충청도땅의 강력한 저항에 밀려
소백을 넘지 못하고 번번히 부서지고 만다.
!!!!! .......
컨디션 난조로 힘든 유진아빠를 위해 스틱은
초암사길에서 이미 넘어 갔고 비로봉에서 건네 준
배낭속의 무릎보호대 착용으로 진행하기가 조금은 수월해졌단다.
하지만 애연가인 유진아빠한테 구름과자만한
에너지원이 없을텐데 어찌 이리 구름과자가 귀한지....
식수도 어제 오전약수터에서 떠 온 탄산수만 있어
영 입맛에 맞지 않은 모양이다.
6 알바
천문대의 마지막 오름길에서 이미 디카의 밧데리를
소진해 버린 솔나루 더 이상 천천히 갈 필요가 없어졌다.
안교수님 일행의 연락처를 건네 받고 먹거리를 넘겨 준 후
먼저 내려가 차를 가져 오기로 한다.
가까이 다가 갈수록 커다란 첨성대 모양의 천문대 위용에 압도된다.
안내판의 개방시간은 이미 지난 후였고
음료수 자판기가 보였지만 잔돈이 없어 그냥 지나쳐 내달린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키보다 큰 배낭을 멘 등산객과 엇갈린다.
조금 더 내려 가니 어머머!!! 왠일이야~~
이정표에 희방사가 아니고 죽령 6.4km가 나온다.
띠~요옹!!!
아까 그 대학생한테 물어 볼 걸...
온길이 아까웠지만 과감하게 돌아 섰다.
허탈한 마음으로 뒤돌아 오니 두 남자가 먼저
희방사 삼거리에 와 있다.(희방사 2.4km)
천천히 오라 하고 죽을똥 살똥 내려 오니
아침에 올라 왔던 포근했던 계곡길과는 달리
돌과 계단으로 이어진 능선길이다.
희방사 800m 이정표를 지나니 코가 땅에 닿을 깔딱고갯길이다
1.2km를 헛발질을 했으니 지금쯤 주차장을 지났을텐데...
지친 두 남자 깔딱고개 내림길에 힘들게 생겼다.
7 받은만큼 나누어 주기
계곡가에 내려 오니 능선에서 만난 두부부팀이 발을 담그고 있었지만
솔나루 발 벗을 여유가 없다.
희방사도 들리지 않고 계단길을 내려 와
희방폭포의 힘찬 물줄기를 뒤로 하고 주차장에 닿았다.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도 만만찮은 길이다.
가다가 돌아 보기를 몇차례만에 2/3쯤 와서 히치에 성공한다.
마산에서 혼자 왔다는 총각 내년에는 꼭 둘이 오기를 기원하며
풍기역 식당앞까지 태워 준 겨자색 마티즈 아저씨도
좋은 일만 있기를 빌어 드릴께요.
고마웠습니다.
식당주차장에 얌전히 서 있는 차량을 회수한 후 희방사로 달린다.
희방사 매표소(18;30)를 무임통과(ㅎㅎ 오늘 수지 맞았다)하여
희방사 주차장까지 올라가 땀 씻고 행장을 정리할 때 까지
내려 오지 않아 다시 등산화로 갈아 신고 마중가려니
그때서야 패잔병 행색의 두 남자 또 다른 패잔병을 달고서 내려 온다.
처가가 영주라는 애기 데려 온 젊은 부부를 매표소 주차장에 내려 준 후
춘천과 대구에서 각각 왔다는 친구 사이인 젊은 여성분들을
풍기역에 내려 주었는데 모두들 잘 돌아 갔겠죠.
풍기의 맛집이라는 서부냉면집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
중앙고속도로로 접어 드니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3시간만에
유진아빠 내려 주고 집에 도착한다.
(유진아빠는 그 날의 고생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무사하여 메일로 사진까지 보내 주셨다.
고구마 갖고 달리던 무용담이 결코 허구가 아님이 증명되었음)
첫댓글 솔나루님 사진으로나마 뵐수 있어 어떤 꽃을 만난것 보다 반갑습니다
어머! 이렇게 멋진 산행을 하시다니요!!!! 비로봉에서 파란 하늘 한번 보는게 소원입니다. 지리산 종주에 이어 소백산으로 향하신다는 말씀에 배가 많이 아팠드랬습니다. 솔나루님 덕분에 제가 볼수 없었던 아름다운 풍경에 푹 빠져 보았네요. 7월에 꽃망울만 보이던 고산식물 중나리가 활짝 피어서 참 곱네요.
추억꺼리 산행입니다!
멋진 기행과 멋진 풍경들 모두 부러워요. 5년전에 다녀온 후 늘 그리워하던 곳인데....덕분에 앉아서 잘 보았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네요. 파랗게 덮인 능선과 향기로운 꽃들이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름다운 초원위에 꽃융단을 깔아놓은듯 아름답기만 합니다. 호수위에 떠있는 청암정의 자태... 기가막히게 아름다워요 . 그옛날 선비들이 풍류를 읊조리든 모습이 보이는듯 합니다. 수고 하셨읍니다.
소백산 여기로 한번 더가면 안되나요 가보고싶은곳인데
소백산~!!!!!!! 가보아겠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솔나루님 여행기와 사진 너무 좋군요. 잘 보았습니다. 희방사 한번 가고 싶군요.
와 우~~~ 멋지십니다.. 잘보았습니다.
찾아 주신 여러 향기님들 감사합니다. 건강한 여름 보내시고 야생화와 함께 행복하세요. @_@
철쭉제할때 몇번 가본곳이지만 이렇게 에쁜산인줄 몰랐네요.야생화향에 취해 행복한 마음으로 머물다 갑니다.
글도, 사진도 너무 멋있어요! 오늘부터 동행인을 찾아볼까봐요. 근데, 많이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