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따라 달리는 안성의 멋 고삼호수는 영화 ‘섬’의 촬영지로 선택될 만큼 ‘동양화 같은 아름다움’이 배어 있다. 특히 이른 아침 물안개 피어날 때 몽환적인 분위기가 일품이며 한가로이 호수를 배회하는 왜가리, 수면을 장식하는 섬, 둥둥 떠 있는 수상좌대와 세월을 낚는 강태공의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94만평으로 육지속의 바다라고 할 정도로 규모가 크고, 수초가 풍부해 붕어, 잉어, 배스 등 씨알 굵은 물고기들의 입질이 좋아 짜릿한 손맛을 기다리는 강태공을 흡족하게 한다. 호수를 옆구리에 끼고 드라이브를 해도 좋고 경치 좋은 정자에 올라 어머니 마음처럼 포근한 호수를 바라보는 것도 좋다. 고삼호수 북쪽에 자리잡은 미리내 성지는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를 모신 한국천주교회의 대표적 성지로 천주교 103위 성인 시성을 기념성당이 서 있으며 김대건 신부님의 종아리뼈와 14처 모자이크화를 볼 수 있다. 김대건 신부의 묘소와 기념경당이 있으며 청동조각으로 된 ‘십자가의 길’도 예쁘게 꾸며졌다. 비종교인이라도 성스러운 가로수 길을 걷는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안성읍내 동쪽에 있는 금광호수는 V자 계곡형 호수로서 씨알 굻은 떡붕어를 낚을 수 있으며, 가을로 접어들면 호수는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군무들의 나래짓을 볼 수 있다. 청학대미술관에는 호수를 배경삼아 서 있는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안성문화마을에서는 공예작품을 만날 수 있다
호반 드라이브 코스가 좋으며 경치 좋은 곳마다 이색적인 찻집이 박혀 있어 주말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호수를 지나 시골길을 달리다보면 임꺽정에 등장하는 일곱 도적과 병해스님 이야기의 배경인 칠장사가 나온다. 빛바랜 단청과 담백한 분위기의 대웅전이 볼만하다. 일곱 현인의 화신을 봉안한 나한전은 어사 박문수의 어머니가 유과를 올리고 기도를 드려 아들이 장원급제를 한 기도처로 알려져 오늘날에도 입시철이 되면 과자공양이 끊이지 않는다. 마을입구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철당간을 볼 수 있다.
마둔호수를
접하기 직전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술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전통술
빚기에 쓰이는 양조도구와 도자기가 즐비하며 술에 대한 고서와 논문을
보관한 문서 자료실이 있다. 2층 전시실에는 소주, 맥주, 와인, 양주,
전통민속주 등 우리나라 모든 술병이 전시되어 있으며, 술광고 홍보물이
전시돼 술의 근대사와 변천사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야외에는
전통주를 빚을 수 있는 부뚜막 시설과 술방이 설치되어 일반인이 술빚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둔호수를 지나 서운산 북쪽 기슭에 있는 석남사는 신라문무왕때 창건한 천년고찰로 맑고 깨끗한 계곡이 자랑이다. 대웅전은 단촐하면서도 당당해 보이며 학이 나는 듯한 팔작지붕을 머리에 이고 있는 영산전(보물 제 823호)은 세월의 무게와 역사의 기품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청룡호수를 품고 있는 서운면은 알이 굵은 거봉포도의 주산지로 탱글탱글한 포도송이가 매달린 과수원 길을 달리는 맛이 좋다. 그 끝자락에 청룡호수가 자리 잡고 있는데 진천과 경계선인 엽돈재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 가장 멋지다. 고지대에 위치한 계곡형 저수지어서 수질이 깨끗하고 주변경관이 수려하며 수상스키, 모터보트, 바나나 보트, 오리보트 등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호수 안쪽 깊숙한 곳에 청룡사가 둥지를 틀고 있는데 대웅전 기둥은 자연원목을 다듬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여 소박하면서도 당당한 분위기가 묻어난다. 청룡사는 남사당패의 본거지로 알려져 있으며 전국을 떠돌던 남사당패가 겨울을 나기 위해 이곳에 모여 고단한 삶을 쉬었다고 한다. 개울 건너 남사당 마을이 있고, 남사당패의 최고봉인 바우덕이의 묘가 청룡사 초입에 자리 잡고 있다. 매주 토요일 4시 태평무전수관에서 열리는 토요전통무용 상설무대는 청소년부터 일반인,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우리 춤을 쉽게 감상하고 느낄 수 있도록 태평무, 부채춤, 장고춤, 즉흥무, 북춤 등 20여 가지의 다양한 레퍼토리로 진행되며, 매주 토요일 3시부터 8시 30분까지는 남사당 풍물놀이 여섯마당과 체험교실이 펼쳐진다. 땅재주 놀이, 외줄타기, 탈춤, 덜미, 버나돌리기 등 우리 전통문화가 주는 흥겨운 가락에 어깨춤이 절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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