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월 7일 일요일에는 여수마라톤 대회를 다녀왔습니다.
작년 23년 1월 8일 일요일에 여수에 하프 대회를 뛴 이후 1년만이네요.
23년 여수마라톤은
마라톤 대회라는걸 2번째로 참고했고, 하프코스는 처음 뛰었던 대회였습니다.
언덕이 있다고 했지만 진짜 이정도 일줄은 몰랐고,
23년 여수 하프대회를 뛰면서
"진짜 다시는 마라톤 안해" 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힘들게 뛰었던 대회였습니다.
이렇게 힘든 코스일줄은 몰랐던 거죠.
하지만,, 제정신인지,,,
올해는 풀코스를 신청해 버렸네요 ㅋㅋㅋㅋㅋ
풀코스 배번표가 왔습니다.
긴장과 걱정이 되네요.
요즘엔 대회전 코스전략을 짜는데
일도 바빠서 계속 미루다가
하루 전날 분석해 봤습니다.
작년 하프는 어땠었나?....
작년 여수때는 마라톤 대회가 두번째라
페이스 계획도 없고 그냥 달렸습니다.
작년꺼 풀코스에 적용하자면
초반 5km는 내리막이니까 막 달렸다 ㅡ 오바페이스 하지말고 가자
5~16km ㅡ 오르막도 너무 최선을 다해서 뛰다가 힘다 빠졌다 ㅡ 힘 살짝만 남겨서 뛰자.
16~골인 ㅡ 이씨 오르막이네,, 골인까지 오르막이네, 진짜 뛰기싫다 ㅡ 아직도 10km 남았다 힘 남겨놓자
대략 이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이트에서 코스와 고저를
미리 챙겨봤었죠.
이거 안보고 뛰면 큰일났을꺼 같아요~
여수 풀코스에서 3시간 10분(싱글)을 하면
동아마라톤 서브3를 할수 있다.
라는 얘기를 들었죠.
저도 이얘기를 듣고 3시간 10분 정도로
평균페이스 4분 30초로 뛰자.
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깔고 계획을 짭니다.
제 계획은 이거 였어요.
1~5km ㅡ 풀코스니까 초반 5km는 절대 오바하면 안된다. 내리막이라도 오바페이스 하지 말자
6~12km ㅡ 진짜 언덕의 시작이다. 가는 언덕, 오는언덕 2번이 빡쎄다. 너무 쎄게는 가지말고 힘 남겨놓자
12~20km ㅡ 탱크 나오고 거의 평지이다, 서브3페이스정도로 4분 15~20으로 가자
(이 구간에서 속도 올리려고 생각했지만, 영집이형이 여기서도 힘 남겨놓으라고 했다)
20~27km ㅡ 다시 언덕 시작이다. 여기서 퍼지지 말아야 한다.
27~31km ㅡ 작년 하프때 오르막인지 몰랐던 자전거 도로 오르막, 오르막이니까 4:30 페이스에서 5~10초 늦은 페이스로 가자
(여기서도 영집이형이 힘 남겨놓으라고 했다.)
32~41km ㅡ 고저를 보면 평지는 아닌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막바지. 적어도 35km 이후에는 힘내야지.
~42.195 km ㅡ 마지막 힘다 빠진 상태인데 오르막. 힘 안나겠지만 힘내보자!
이런 계획을 하루 전날 짜놓고,
머릿속에 담아놨습니다.
팔에다 써서 붙일수 없어서 머릿속에만 담아놨어요.
하루 전날까지 '날씨야 제발 바껴라~~'
했지만,
기온은 0도, 바람은 7 ㅠㅠ
하루 전날 어떻게 입고 뛰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결국 바람막이를 입고 뛰기로 했습니다.
우비입고 골인할까 하다가
그냥 바람막이 땀복을 입고 뛰기로 하고,
상의는 긴팔에 땀복,
모자에 귀돌이 (귀돌이는 더울때 뺏다, 다시 꼈다 했음. 더울때는 버리고 싶었음ㅋ)
바지는 타이즈에 반바지.
그리고 대회 시작..
폰은 놔두고 뛰니까 중간 사진 하나도 없음 ㅎㅎ
'이번 대회는 여유를 갖고 뛰자, 기록 내러 온대회 아니잖아~'
라는 마음을 가지고 했던터라,,
5km 까지 내리막인데도 불구하고 속도를 안냈어요.
2km 정도는 주완이랑 비슷하게 갔는데,,,
주완이가 '너 왜 빨리 안가냐?' 라고 할 정도로 속도를 안올렸죠.
그래서 너무 편하고 재밌더라구요.
남들은 힘들게 뛰는거 같은데, 난 편하니까 기분이 좋을걸까요?ㅎㅎ
5km 지점 급수대를 지나니까
이제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긴장되지만 힘을 아껴두기로 했기 때문에, 힘이 남을정도로 오르막을 올라갑니다.
오르막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추월해 갔어요.
오르막 훈련도 많이 해왔고, 기량도 많이 향상됐겠죠?
그래서 10.5km 구간 하프턴 지점에서도 힘이 남아있었어요.
13km 탱크로리? 구간이 왔습니다.
하루 전날 유튜브를 통해 코스를 분석했었죠.
이구간부터 평지입니다.
이제 16.5 에서 턴하고 다시 탱크로리 20km까지 평지구간.
평지니까 계획했던 대로 4:20 페이스로 올려갑니다.
훈련이 잘되서 그런지,, 힘들지 않게 4:20 페이스로 19km까지 왔어요.
20km 부터 이제 다시 언덕이 시작됩니다.
아~~~ 큰일났습니다.
지난주 유달산 훈련때 발목부상이 왔었는데,
열심히 회복시켜서 수요일, 목요일에 뛰었는데 완치가 아니었는데,
대회때 발목아프면 포기해야지~ 했었던
발목이 20km 지점에서 통증이 쎄게 옵니다
정말 쎄게 와서 포기하려고 마음먹었는데
'포기할꺼면 하프까지만 뛰고 포기하자'
라는 생각으로 조금 더 뛰기로 합니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고, 평지에서는 안아프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어느새 통증이 적응?되고 아팠다는 사실을 까먹습니다.
28부터 31까지 초반 5km 터널&자전거도로 구간입니다.
초반에는 내리막이었지만, 후반에는 오르막입니다.
15km 정도부터 계속 추월하고 추월당했던 비슷한 페이스 주자가 있었는데,
30km 까지 계속 같이 뛰니까 말을 걸어보기로 합니다.
"안녕하세요~"
"어디서 오셨어요?" ㅡ 부산이요
"혼자 오셨어요?" ㅡ 버스타고 혼자왔는데, 터미널에 신발을 두고와서, 활동화로 신고온 런닝화로 뛰고 있어요.
"몇살이세요?" ㅡ 32살이요
"달리기 한지 얼마나 되셨어요?" ㅡ 6개월이요
"페이스가 비슷한데 10km 기록이 어떻게 되세요?" ㅡ 40분이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동지애를 느끼며,
친해지게? 됩니다^^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뛰게되죠.
이제까지 약~간 까불면서, 약~간은 여유있게 뛰었는데,,,
30km가 넘으니까 힘이 듭니다.
이 구간이 얕은 오르막 내리막의 반복입니다.
이 정도는 버틸꺼라 생각하고 4:25 페이스 정도를 예상했지만 힘이 나지 않습니다.
부산페메랑 같이 뛰다가 쳐져서 먼저 보내줍니다ㅠㅠ
36km 지점 턴하고,
38km쯤 이제 5km 정도 남았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힘을 내서 4:20으로 올려봅니다.
앞서가던 페메를 잡고 나란히 뛰게 됐는데,
페메가 말을 걸길래,
"이제 마지막이니까 집중해서 뜁시다. 끝나고 대화해요^^"
힘드니까 대화를 안하기 위해 커트합니다. 미안해요 ㅋㅋㅋ
마지막 1km.
출발지를 향해가는 곳이 오르막입니다.
막판에 오르막 이라니~~~~~~~~
힘이 나지 않습니다ㅠㅠ
하지만 경기장 트랙 안에 가니까
평지라 진짜 마지막 힘을 쥐어짰나봅니다.
트랙 200m 는 3:40 페이스로 최선을 다했네요ㅎㅎ
이렇게 긴~~~ 42.195km 를
30km까지만 여유있고,
이후로는 힘들게 완주했네요~
기록은
3시간 12분 19초
여수에서 싱글하면 서브3 한다는데,,,
싱글 못했으니까 동마에서 서브3 못하는건가?? ㅠㅠ
하지만,
힘을 많이 아끼면서 뛰었다.
여유있게 까불면서 뛰었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싱글을 할맘으로 뛰지 않고 펀런의 느낌으로 뛰었다.
그냥 3시간 10분 정도로 생각은 하되 아니면 말고 라는 마음가짐으로 뛰었다.
라는 이유를 대며
'좀더 집중해서 뛰었으면 2분 19초 당겨서
3시간 10분은 할수 있었다. '
라는 생각을 하기에 이 기록이 아쉽거나 후회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1. 30km 이후로는 힘들구나 ㅡ 30km 훈련이 아니라 35~40km 훈련을 해야겠다
2.속도훈련을 더해서 평균페이스 5~10초 정도 더 올려야 겠다
ㅡ 4:05~10 페이스에도 호흡이 괜찮을정도를 만들어야 겠다. (1km 질주 3:30 페이스 연습하기)
2달 남은 동아마라톤
여수마라톤 뛰었던 이 경험들을 토대로
훈련 잘하고, 많은 생각하고 준비해서 꼭 서브3 할수 있기를~
빨리 서브3하고 255 가즈아~~~ㅎㅎㅎ
첫댓글 역쉬 썹3하실 분은 다르군요ㅎㅎ~생생 후기 잘 봤어용. 훈부님 응원합니다~^^
음~ 아주 체계적으로 레이스에 임했군~
훈련도 분석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하준이가 원하는 기록 꼭 달성할거야^^ 항상 부상만 조심해~
진짜 요즘은 예전에 우리가 달리던것과는 좀 다르고 체계적으로 하는것 같아서 본받아야 겠어요~
훈부님 역량으로 곧 썹쓰리는 충분할것 같아요~ 화이팅^^
마지막에 페매에게 손절하는 매너도 예비 썹쓰리 러너 같아요~ㅎㅎㅎ
원하는 목표에 가길 바랍니다. 후기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