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떠난 교사, 그들은] ‘차라리 꿈꾸지 마라’ 저자 공기택 “진로는 행복한 성공 교육이어야 한다”
출처 http://www.edpl.co.kr/news/articleView.html?idxno=6798&fbclid=IwAR3DMwPqahDsu5S0MyM9pxI_kWC7Y1F8RGXrwMsuJSc2UO6QFByV6tN-6JA
학교교육 변화 필요성 절감, 학교 전문적으로 지원하려 교직 관둬
행복교육독립군으로서 학생과 교사의 자존감 회복·진로설계 지원
진로탐색만을 위한 시간 투자 필요...“자신만의 자원 발견하길”
[교육플러스] 학교를 벗어나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교사 출신 인사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어떠한 이유’로 학교를 떠났고 ▲‘어떤 방식’으로 학교 밖에서 교육현장을 지원하고 있으며 ▲‘어떤 활동’을 ’어떤 마음’으로 이어가고 있을까. <교육플러스>는 ‘학교 밖 교육전문가 또는 교육지원가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①선생님의 교육철학을 공유하고 ②학교현장에서 애쓰는 교사에게 학교교육활동에 도움 받을 곳이 있다는 희망을 주고 ③교육현장에는 교육을 위해 애쓰는 이가 많다는 사실과 ④교사의 진로가 다양함을 알리고자 한다.<편집자 주>
공기택 '차라리 꿈꾸지 마라' 저자.(사진=공기택)
[교육플러스=조미정 기자] 자신을 행복교육독립군이라 부르는 진로교육 전문가가 있다. 진로교육을 행복한 성공교육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설계해나가는 공기택 ‘차라리 꿈꾸지 마라’ 저자가 바로 그 전문가이자 지원가이다.
진로는 한 개인의 삶이자 인생 전반의 이야기를 구성해나가는 과정이다. 학교교육은 학생에게 다양한 지식을 전달하고 자기주도적역량을 길러줌으로써 학생이 비로소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돕는다. 즉 학교교육의 근원적 목표는 학생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구성해나가도록 힘을 길러줌으로써 자신의 삶을 스스로 살아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진로교육은 학교교육에서 그 무엇보다도 더욱 중요하게 여겨져야 하며 교과교육과 동시에 진행돼 학생들의 진로설계를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공기택 저자는 진로교육은 특히 더욱 행복하게 성공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중등교사로서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을 수업과 상담으로 만나며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매순간의 선택으로 진로를 설계해나가는 학생들에게 실제적이고 실질적인 진로교육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자신에게 중요한 과업이라고 생각했다.
공 저자는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진로교육은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관심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면서 "진로교육은 발달단계에 맞춰 차별적이면서 연계성을 가지고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학생 스스로 계획하고 설계하는 진로교육을 위해 교사는 학생을 온전히 이해하고 인정함으로써 학생들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교육이 진정한 행복교육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학생과 교사의 자존감 회복과 진로설계 역량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공기택 선생님에게 학교 밖의 삶과 진로교육에 대해 들어 보았다. 아래는 공기택 ‘차라리 꿈꾸지 마라’ 저자와의 일문일답.
공기택 '차라리 꿈꾸지 마라' 저자.(사진=공기택)
▲ 본인을 소개한다면.
반갑습니다. 저는 현재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진로진학상담 교과를 가르치면서 학생과 학부모 대상 행복한 리더십·행복한 진로설계법·행복한 자기주도학습법·행복한 의사소통법에 대해 강의하는 일을 하는 행복교육독립군 공기택입니다.
▲ 중등 교사였는데, 교직을 그만 두는 데 큰 결심이 필요했을 것 같다. 어떤 이유로 학교를 나오게 됐나.
사립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쳤습니다. 어느 순간 단순히 학생들을 가르치기만 하는 학교교육의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학교교육이 바뀌기 위해선 학부모와 사회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학교 내에서 학부모와 사회를 바꾸는 교육을 하기 위해 수년간 많은 노력을 했지만 한계를 느끼게 됐고 학교를 나와 교사 대상 교육학·학부모와 학생 대상 진로 및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강의하게 됐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는 진로교육 필요 ...“진로교육 기반의 교육과정 개혁 필요하다 생각”
진로는 인생길, 진로교육은...“발달단계에 맞춰 차별적·연계성 있게 이뤄져야 한다”
▲ 진로교육자로 활동하고 있다. 계기가 있다면.
급변화하는 이 시대에 학교에서 가르치는 한정되고 정체된 교과중심의 수업만으로는 사회의 변화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이미 평생학습사회로 이행되고 있는 시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선 그에 알맞은 올바른 진로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아울러 2015개정교육과정과 올해 완성될 것으로 기대되는 2022개정교육과정에서 중시하는 자기주도적역량 교육 자체가 진로교육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가능하다고 생각해 이제는 모든 교과교육과정이 진로교육을 기반으로 재편성되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중학교의 자유학년제나, 고등학교에서 전면시행 될 예정인 고교학점제 역시 진로교육의 일환으로 잘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진로교육에 더욱 힘쓰게 됐습니다.
▲ 진로교육에 관한 책도 쓰고 강의도 많이 한다. 진로교육, 왜 중요한가.
‘차라리 꿈꾸지 마라’, ‘나는 미래를 여는 부모다’ 집필을 통해 바른 입시를 위한 경쟁교육을 벗어나 현명한 진로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진로는 말 그대로 인생의 길입니다. 모든 사람은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기에, 인생의 길인 진로교육은 특히 더욱 행복하게 성공하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은 진로교육이 자칫하면 또 하나의 고통을 주는 부담교육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공기택 '차라리 꿈꾸지 마라' 저자.(사진=공기택)
▲ 진로교육 방향,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진로교육은 발달단계에 맞춰 차별적이면서 연계성을 가지고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학교에서는 진로교육을 대부분 직업체험, 진로체험 등 창의적 체험활동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고 이러한 행사중심의 진로교육은 자칫 성과 위주로 진행될 수 있으며,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진로교육은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관심을 잃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학습에 임하는 학생이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며, 이런 학습활동을 기반으로 시대에 맞는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학생 스스로 계획하고 설계하는 진로교육을 위해 학생들에게 자존감을 키워주는 교육, 올바른 자기이해법, 장애물을 제거하고 자원을 키우는 방법, 명사형 꿈이 아닌 동사형 꿈을 꾸도록 지도하는 방법, 행복하게 성공하는 진로설계교육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활동 목표는 진정한 행복교육 실현...“학생과 교사 모두 삶의 주인 되길”
학생·교사·학부모 대상 “자존감·자기주도성 향상 교육 및 진로설계교육”
▲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교사 대상으로 리더십과 진로교육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인정받을 때 자존감이 키워지고, 자존감이 있을 때 호기심과 표현력을 가지고 자기주도적 학습을 합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인정을 해 주는 선생님들이 필요하기에 선생님들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같은 의미로 부모대상 진로교육 및 리더십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부모는 학생들에 대한 많은 사회화 대상자 중에 그 역할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제대로 된 부모교육은 정말 중요하며 꼭 필요합니다.
공기택 저자 강의현장.(사진=공기택)
▲ 왜 이런 활동을 하는가.
대한민국 교육이 말로만 하는 행복교육이 아니라 진정한 행복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고, 재미를 느끼며 공부하게 하고 싶습니다. 또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개척해서 의미 있는 일을 이루어가는 리더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본인의 활동이 학교 또는 교사들에게 어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현직에 있을 때 ‘변별력’이라는 단어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변별력은 사실은 ‘교육’이라기보다는 ‘줄 세우기’를 위해 필요한 것이고, ‘경쟁’을 부추기는 단어였지요. 그런데 많은 선생님은 변별력을 위해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변별력에 대한 책임을 선생님들에게 돌릴 수는 없습니다. 경쟁교육을 당연시하는 대한민국교육이 문제니까요.
올바른 진로에 대한 저의 주장과 생각은 선생님들을 변별력의 함정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선생님들이 변별력의 함정에서 벗어나고, 입시중심의 경쟁교육에서 올바른 진로교육을 하게 된다면 학생들을 경쟁으로 내몰지 않아도 되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특히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과 진로교육은 선생님들 스스로의 진로를 새롭게 설계하는 일에도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현재 제 강의를 들으신 많은 선생님들께서 자존감을 회복하기도 하시고, 또 저와 함께 자신의 진로를 새롭게 계획하고 설계하시기도 합니다.
진로교육, 입시 위한 ‘도구’로 여겨선 안돼...“‘진로’ 자체를 목적 삼길”
학교현장은...“형식적·행사성 진로교육은 오히려 진로에 흥미 잃게 해”
▲ 학교에서 진행하는 진로교육은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진로교육법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형태의 진로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수준은 상당히 높으며, 좋은 것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양질의 진로교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의 진로교육은 입시를 위한 자료를 만들어내기 위해 실시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건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학생부에 몇 글자를 더 적어 입시에 유리하도록 진로교육이 이용된다면 이 나라 교육은 희망이 없습니다.
현재 학교진로교육은 단순 경험 또는 맛보기식 체험활동들이 많습니다. 물론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형식적인 행사 활동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행사들이 반복되다 보면 오히려 학생들이 진로 자체에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건 정말 큰 일입니다.
공기택 저자 강의현장.(사진=공기택)
▲ 그렇다면, 학교현장 진로교육 개선점을 말한다면.
이미 학교현장에는 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열의를 가지고 연구하고 가르치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러나 입시중심의 학교교육에 의해 진로교육을 형식적 시간 보내기식으로 진행하는 방식은 반드시 개선돼야 합니다. 단지 진로교육을 대학입시의 시녀로 두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진로교육마저 입시경쟁교육을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면 그 진로교육은 더이상 21세기에 맞는 진로교육이 아닙니다.
현재 학교 진로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를 진로전담교사라고 부릅니다. 저는 진로 ‘전문교사’로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로전담교사라는 의미는 진로와 관련된 허드렛일을 전담하는 심부름꾼으로 보입니다.
진로교사는 학교 진로교육 전체를 총괄하고, 운영하는 전문가가 돼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로교사에 많은 책임과 권한이 필요하고 진로교사 자체에 대한 인식변화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 명칭도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혼자의 주장으로 대한민국 교육을 바꿀 수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미 오랜 시간 경쟁교육 틀 속에서 흘러가는 경쟁교육의 거대한 흐름에 맞서 싸우는 거니까요. 경쟁교육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교육산업을 운영하는 거대한 세력이지요. 그러니 그런 세력에 맞서 싸우는 일이니 쉬운 일이 아니겠죠.
정말 많은 학부모들이 입시위주의 경쟁교육을 옹호하고 있으며 동시에 대한민국 교육을 불신하고 있습니다. 입으로는 미래교육을 말하고 있지만 내 아이의 대학입시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편견을 깨는 일이 저에게는 제일 고되고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 학교현장에서 진로교육에 애쓰는 교사들에게 조언 한마디 한다면.
선생님들이 맡고 계시는 진로교육은 학생들의 인생과 미래를 이끌어가는 정말 중요한 교육입니다. 올바른 진로교육이 이루어지면 학생들은 긍정적 자아를 발견하고, 바른 미래를 설계하고 자기주도적역량을 가지고 창의적인 리더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많은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바로 세워줘야 합니다. 학생들을 인정하는 교사의 한마디가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더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탁드리고 싶은 말은 학생들을 인정하기 위해 선생님들의 자존감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선생님들의 말 한마디가 아이들의 진로에 정말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선생님들께서도 자존감을 가지고 선생님들의 진로를 만들어가셔야 하니까요.
진로찾기에 충분한 시간 필요...“자아이해 통해 자신만의 자원 찾을 때까지”
진로는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길...“진로교육은 행복하게 이뤄져야만 한다”
▲ 다른 진로를 고민 중인 교육 현장 동료 및 후배들에게 한 마디 남겨 달라.
선생님들의 진로라고 해서 학생들의 진로 찾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선생님들은 학생들보다 경험이 많지만 그만큼 나이와 고민할 것들이 많기에 섣부르게 결정할 수가 없죠.
만일 다른 진로를 찾길 원하신다면 신중하게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학생들이 진로를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선생님도 본인 스스로 자아 이해를 통해 자신만의 자원을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미래를 잘 설계하시기 바랍니다. 오직 진로를 찾는 그 일을 위해 시간 관리를 하면서 긴 시간 동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 끝으로 대한민국 진로교육에 하고픈 말이 있다면.
진로는 말 그대로 인생길입니다. 진로는 행복한 성공 교육이어야 합니다.
인생은 행복하게 성공해야 합니다. 학생의 호기심을 빼앗고, 표현력을 빼앗아가는 경쟁교육으로는 행복한 교육을 할 수 없으며, 행복하지 않은 교육은 진로교육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