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기 -귀납논리, 연역 논리

[서미경]

글은 단어가 모여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여 문단이 된다.

이처럼 논리도 단어 차원에서 다루는 것이 개념론이고, 문장 차원에서 다루는 것이 판단론, 문단 차원에서 다루는 것이 추리론이다.

글에서 바른 단어와 바른 문장은 그 중요성으로 보았을 때 바른 문단에 따르지 못한다. 따라서 논리도 개념론이나 판단론 보다는

추리론이 더 중요하다. 추리에는 귀납법과 연역법이 있다.

귀납논리; 귀납법은 특수한 사실들로부터 보편적인 진리를 이끌어낸다.

예를 들면 ‘체중이 준다. 물을 자주 마신다. 배가 자주 고프다.’라는 특수한 사실들로부터 ‘그러므로 당뇨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결론을 도출해 낸다. 여러 가지 조건하에서 푸른 곰팡이를 수없이 관찰하고, 관찰된 결과가 예외 없이 균을 죽인다면, 모든 푸른 곰팡이는 항생제의 특성을 갖는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처럼 과학의 법칙이나 수학의 공식은 귀납적으로 도출해 낸다. 연구 결과에서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도 귀납적 논리의 산물이다.

연역논리; 연역법은 보편적인 진리로부터 특수한 사실을 이끌어낸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인 '모든 동물은 죽는다(대전제).', '사람은 동물이다(소전제).', '그러므로, 사람은 죽는다(결론).'라는 식의 추리가 바로 대표적인 연역논리이다. 의사는 환자의 세균 감염에 항생제를 처방한다. 왜냐하면 ‘항생제는 세균을 죽인다(대전제).’, ‘이 환자는 세균 감염이다(소전제).’, ’따라서, 이 환자는 항생제가 필요하다(결론).‘라는 연역적 논리를 의사가 적용했기 때문이다. 학생이 과학의 법칙이나 수학의 공식을 가지고 문제를 푸는 것도 연역적 추리의 결과이다. 대전제인 공식을, 소전제인 문제에 적용해서, 결론인 답을 찾아낸다.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과 '논리적 글쓰기'
글은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읽는 사람이 내용의 전체와 핵심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유사한 개념은 묶어 상위의 개념으로 정리하여 글의 구조가 피라미드가 되도록 하고, 정보 제공은 위의 개념에서 아래 개념으로 하는 것이다.

왜 피라미드인가? 정보 처리의 효율성과 논리 때문이다. 사람이 한번에 기억할 수 있는 항목이 7개 내외이다. 이것 이상이 되면 우리의 뇌는 정보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유사한 개념끼리 묶어 그룹을 만들고, 이에 상위의 개념을 부여하는 것이다(도표1 참조).

시장 갈 때 (무, 배추, 파 → 채소), (고추, 마늘, 생강 → 양념), (새우젓, 굴젓, 소금 → 젓갈)으로 한 단계 상위로 개념을 정리한다. 또 (채소, 양념, 젓갈 → 김치재료)로 상위 개념을 부여한다. 이렇게 해 놓으면 9개 항목을 하나로 정리할 수가 있고 상위개념과 하위개념들 사이에 귀납적 논리가 자동적으로 생성된다. 최고의 상위 개념 하나만 떠 올리면 하위의 3개 개념과 하하위의 9개 개념을 쉽게 연상할 수 있다. 상대에게 정보 제공을 효율적으로 하려면 상위 개념에서 시작해서 하위개념으로 내려가면 된다.

피라미드는 수직과 수평의 구조를 가진다. 수직관계는 답과 질문의 관계이다. 최상위 개념이 답이 되면 그 근거를 묻게 되는데 구체적인 이유나 방법, 즉 ‘Why' 나 ’How'를 제공해야 한다(답은 힘글쓰기에서 주제 1에 해당하고, 이유나 방법은 근거 2이다). 이유나 방법은 여러 개가 수평적으로 나란히 제공되는데 이들이 주제와 귀납적이거나 연역적인 논리를 가진다.
귀납적논리; 변화를 주제(1)로 잡으면 그 아래 단계에서 근거(2)로 ‘왜’ 해야 하는지 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이유나 방법을 세 가지 정도 나란히 제공한다.
연역적논리; 변화를 주제(1)로 잡으면 그 아래 단계에서 근거(2)로 ‘왜’ 해야 하는지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이유와 방법을 대칭되게 한다. 이와 같은 대칭이 왜 연역적 논리이냐 하면 변화는 문제(즉 이유)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고 문제는 해결(즉 방법)해야 하기 때문이다.

맥킨지의 'Logical Thinking'
컨설팅은 고객의 문제를 분석해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기에 해답은 결론이 된다. 종종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내어 놓는데 결론은 논리의 귀결이어야 한다. 결론은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근거가 있어야하고 이 근거를 상세하게 증명해서 설득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직적 논리전개와 수평적 논리전개가 필요하다.

수직논리; 수직적으로는 논리에 비약이 있으면 안 된다. 비약을 막는 방법은 ‘Why So / So What’ 이라는 질문이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다. 우리말로 하면 ‘왜 그런데 /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거야’ 라는 질문이 나오지 않게 하라는 것이다. 결론에 대한 근거(이유)가 충분치 않으면 ‘왜 그런데’하고 질문이 나오고 근거(이유)만 잔뜩 제시하고 결론이 신통치 않으면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거야’하고 질문이 나온다.
수평논리; 수평적으로는 논리에 명백한 중복, 누락 및 착오가 있으면 안 된다. 이를 효과적으로 막는 방법은 ‘MECE(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tive)이다. 즉 ’상호 중복 없이, 그럼에도 전체 누락과 착오 없이‘이다. 중복, 누락 및 착오를 완벽하게 없애는 방법은 ’남녀‘로 분류하거나, ’지역별‘로 분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별로 의미가 없기에 효과적인 MECE법을 동원한다. 즉,

효과적인 MECE법(귀납논리)

비용 ; 효과 (손실 ; 이득)
강점 ; 약점 (기회 ; 위협, 내부역량 ; 외부환경)
단기 ; 중기 ; 장기 (과거 ; 현재 ; 미래)
마케팅의 4P(Product ; Price ; Promotion ; Place)
경쟁력 분석의 SWOT(Strength, Weakness, Opportunity, Threat)

수평논리는 MECE가 주류를 이룬다. MECE는 요소가 서로 동격인 병렬형, 즉 귀납법인데 이와는 다른 해설형도 있다. 해설형은 연역적인 삼단논법으로 ‘사실’-‘판단기준’-‘판정’이다. ‘환자가 감염된 사실(문제)’-‘항생제가 치료제라는 판단기준’(해결)-‘환자에게 항생제를 처방하는 판정’(결론)을 의사가 하는 것이다.

바바라와 맥킨지의 논리 통합
두 책이 공통되게 주장하는 것이 결론을 먼저 제시하고 그 다음에 수직-수평으로 뒷받침하는 근거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라는 것이다. 고전적인 논리는 근거가 먼저 나오고 결론이 뒤에 나왔다. 옛날에는 많은 것이 시간이니 시장바닥에 않아 한가로이 근거부터 제시했으나 정보사회에서는 정보가 홍수를 이루기에 결론이 최우선이다. 학교에 다닐 때 배운 연두귀미(연역법은 결론을 앞에, 귀납법은 결론을 뒤에)는 잊어버려야 한다.

바바라와 맥킨지의 논리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서로 차이가 많다. 스타일의 차이로 보면 된다. 글의 구조와 논리에 대한 원칙만 알고 있으면 이런 차이는 전혀 문제가 안 된다. 힘글쓰기 원칙을 적용하면 바바라와 맥킨지의 논리를 다음과 같이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설득력 있는 논리

결론을 먼저 제시하라(주제 1).
구체적인 근거로 결론을 뒷받침하라(근거 2; 이유/방법).

- 수직적; ‘왜?’와 ‘어떻게?’로 전개
- 수평적; 귀납적인 MECE를 활용하여 ‘중복, 누락 및 착오’를 방지
때론 연역적으로 ‘사실-판단기준- 판정‘이나 ’문제-해결‘ 구도
상세한 증명으로 근거를 설득력 있게 뒷받침하라(증명 3; 자료/의견/사실/예).
건의사항을 제시하라(주제 4).

글의 구조와 논리를 더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구조도(Graphic Organizer)를 활용하면 된다. 마인드맵을 활용하여 구조도를 그려라.
글을 쓸 때는 반드시 구조도부터 그리자. 글의 가치가 달라진다.

출처 :  KAIST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 2007.7호부터 연재된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