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면에서 평면적 구성 고대 소설의 구성은 거의 대부분 자연적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됩니다. 좋게 말하면 소박한 구성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달리 말하면 작가들의 소설적 기교가 소박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옛날의 작가들은 직업적인 전문작가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심심풀이로 소설을 쓰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고전소설의 대부분은 작가의 이름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점잖은 양반 체면에 '소설나부랭이'나 썼다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기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입니다. 또는 선비 몇몇이 모여서 술값 마련하느라고 머리를 맞대고 급히 지어내어 서점에 내다 파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현대의 소설처럼 수준 높은 소설적 기교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겠습니다.
전기적 구성 주인공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사건이 순차적으로 시간의 순서에 따라 진행됩니다. 전문적인 작가 수업을 받지 않은 옛날 작가들에게 가장 알맞은 구성방식이었습니다.
행복한 결말 운영전(雲英傳) 등의 울고 끝나는 작품들이 예외적으로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고전 소설 작품이 웃고 끝납니다.
인물면에서 평면적 인물 고대소설에서의 인물의 특징은 "선(善)"과 "악(惡)"의 성격을 가진 두 부류의 사람을 흑백논리처럼 분명하게 대비시켰다는 점입니다. 고대소설의 서술자는 어떤 인물이든 명백한 선입견을 가지고 대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착한 사람으로 그리는 사람은 끝까지 착한 사람으로 그려냅니다. 반면 처음부터 반동인물로 그릴 인물은 영원히 악한 인물이 되는 거죠. 인물의 묘사에 있어서도 착한 인물은 이쁘고 멋있게 묘사해주고, 악한 인물은 무슨 괴물이나 되는 것처럼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히 드러납니다. 「심청전」에서 뺑덕어멈은 아주 못된 여자입니다. 그래서 뺑덕어멈을 묘사하기를
♠ 『말총 같은 머리털이 하늘을 가리키고, 됫박 이마, 횃 눈썹에 움푹 코, 주먹코요, 메주 볼, 송곳 턱에 써렛니 드문드문, 입은 큰 궤 문 열어놓은 듯하고, 혀는 짚신짝 같고, 어깨는 키를 거꾸로 세워놓은 듯, 손길은 소댕을 엎어놓은 듯, 허리는 짚동 같고, 배는 폐문 북통 만, 엉덩이는 부잣집 대문짝, 주둥이는 두꺼워 썰면 두 사발은 되겠고, 속옷을 입었기로 거기는 못 보아도 입을 보면 짐작하고‥‥(중략) 행실로 볼작시면 밤이면 마을 돌기, 낮이면 잠자기와 양식 주고 떡 사먹기, 의복 전당 술 먹기와‥‥밥 푸다가 이 잡기와 머슴 잡고 어린양하기, 젊은 중놈 보면 웃기, 코 큰 총각 술 사주기 기타등등』
주인공 고대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대부분 명문대가(名門大家)의 자녀들입니다. 마치 요즘 연속극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툭하면 검사, 의사, 재벌회장, 사장 아들, 국회의원 아들 등등이듯 말입니다. 또 남녀 주인공들은 비범한 자질을 가지고 태어난 인물로 묘사됩니다. 이러한 주인공의 일대기 형식을 취하는 것이 고대소설의 한 특성입니다. 주인공 이외의 인물들은 다만 주인공을 더욱 두드러지게 보이기 위한 액세서리처럼 처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소설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