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는 전자제품, 식료품, 생활용품 등의 제품을 판매하는 창고형 대형 할인점이다. 쿠키, 치즈케이크,
연어 등 푸짐한 양은 물론 높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대형 할인 마트들이 줄줄이 폐점하는 동안에도 코스트코만은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코스트코 양재점은 전 세계 매장 중 매출 1위(2012년도)를 차지할 정도였다.
세계적으로 유통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코스트코의 매출은 해마다 증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거기에는 최소한의 이익을 추구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질 좋은 제품을 낮은 가격에 제공하고자 했던
짐 시네갈의 경영 철학이 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곳에서 29년간 일하다
짐 시네갈은 193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혼자 키울 형편이 되지 않아
시네갈을 보육원에 보냈다. 그래서 그는 11살 때까지 그곳에서 자랐다. 이후에는 어머니와 살았지만 경제적
지원을 받기 어려워 어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 다.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아르바이트를 계속하던 짐 시네갈은 친구의 부탁으로 우연히 미국 최초의 창고형
마트인 ‘페드 마트’에서 매트리스 하역 일을 하게 된다. 이때 짐 시네갈은 처음으로 대형 할인 매장 일을
접하고, 이 일이 자신에게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페드 마트에 정식 입사한다. 이를 시작으로 25년간
페드 마트의 CEO였던 솔 프라이스의 밑에서 일하며 수석 부사장 자리까지 오른다.
하지만 페드 마트의 사업주가 바뀌고 멘토 같은 존재였던 솔 프라이스가 회사를 떠나자, 짐 시네갈도 퇴사를
결심한다. 그리고 솔 프라이스가 새롭게 설립한 ‘프라이스 클럽’으로 직장을 옮긴다. 하지만 짐 시네갈은
언젠가 독립된 회사를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29 년간 함께 일한 솔 프라이스를 떠났고, 그의
나이 49세에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자신의 경력을 살려 대형 유통 할인매장 코스트코를 창립한다.
최저 가격, 최대 만족의 원칙을 고수하다
짐 시네갈은 ‘가치를 창출하고 직원과 고객을 섬김으로써 주주들에 게 보답하라’고 했던 솔 프라이스의 영향을
받아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최저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코스트코의 사명으로 삼았다. 이러한 경영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마진율 15% 규칙’이다. 이 규칙으로 고객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최저가에 제공하고,
기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이익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보통 유통업계가 20~30%, 백화점이
50%까지 마진을 내는 것에 비해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한 것은 매우 파격적인 정책이었다.
대신 코스트코는 저렴한 제품을 ‘많이’ 파는 것으로 승부를 봤다. 일례로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는
짐 시네갈의 끈질긴 설득 끝에 코스트코에서만큼은 싼 가격에 다량의 제품을 판매할 정도다. 꾸준히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저렴한 가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제품의 품질이 보장돼야 한다. 그래서 짐 시네갈은
소수의 엄선된 제품만 판매하는 전략을 폈다. 실제로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품목은 4000여 가지로, 경쟁사인
월마트가 10만 가지 넘는 품목을 판매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품목만 취급한다. 이로써
물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관리 비용을 줄여 제품 가격을 더욱 절감시키는 효과를
냈고, 이는 곧 코스트코의 정체성이자 경쟁력이 됐다.
코스트코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
기업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다. 하지만 짐 시네갈이 코스트코를 경영하는 방식은 이와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 보통의 기업은 이윤을 최대화하기 위해 고민하지만, 짐 시네갈은 이윤을 많이 내면
낼수록 더욱 저렴한 가격을 만들기 위해 힘썼기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경영 방식은 ‘마진율 15% 규칙’을
만들어냈고, 2008 년 금융 위기 때에도 제품 공급업체를 설득해가며 이 비율을 지켜 고객의 신뢰가 무너지지
않게 했다. 이런 노력으로 코스트코는 창업한 지 30년이 되기도 전에 매출액 148조 원에 이르는 세계적인
할인매장이 될 수 있었다.
지금도 코스트코는 740여 개의 매장에 90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90%는 매년
재가입할 정도로 높은 만족도를 자랑한다. 현재 짐 시네갈은 CEO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코스트코는
창업 당시의 규칙을 지키며 꾸준히 성장하는 대형 할인매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글 김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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