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01일 수요산행 지리산 ~
평일 산행은 복잡하지않고 우선 마음이 여유롭다.
또한 이런 분위기도 여행의 일부분이다.
한국인에게 등산은 취미가 아니라 생활이다.
국토 70% 정도가 산으로 이루어진데다,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은 모두에게 산행을 재촉한다.
전체 성인 남녀의 78.3%는 한달에 1차례 등산이나
숲길체험을 한다. 산림청이 19~79세 남녀 1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등산·숲길체험 관련 실태 및
의식조사' 결과다.
그렇다면 한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산은 어디일까.
많은 산이 명산으로 꼽히지만 산림청의 조사를 바탕으로 '등산의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산을 순위대로 정리해 봤다.
1위 설악산, 2위 지리산, 3위 북한산, 4위 한라산,
5위 내장사인데, 오늘은 우리가 다녀온 지리산이야기다.
지리산은 신라 5악(五嶽)의 남악(南嶽)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고
해서 '지리산(智異山)'이라 불렀다.
경남 함양군에 위치하며 높이는 1915m이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영남과 호남이 만나는 지리산은
다른 산이 보여주는 것보다 더 깊은 매력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화엄사, 쌍계사 등 유서 깊은 사찰과 국보·보물 등
문화재가 많이 있으며 1967년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됐다.
2000년 야생반달곰의 흔적을 처음으로 발견한 뒤 꾸준히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는 전문가의 몫이고 ~
1시간 조기출발 했음에도 11시가 훌쩍 지나버리고
예약제로 운영하는 노고단 출입은 가능하나,
11월 01일부터는 천왕봉 방향으론 12시전 까지만
출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주말이면 항상 붐비는 이곳, 오늘은 한산하기만 하고 ~
조기출발과 평일산행의 최대 호사로움이다
햇볓도 강렬하지도 않고 구름과 어우러진 약간의 단풍과
지리산이라는 느낌과 하늘이 너무도 근사한 일정이었다.
푸른하늘과 푸른나무 사이에 억새 ~
이런 곳에서의 와인잔을 붙들고 있는 한 남자 ~
멋지지 않은가 ~
우리가 늘 그리워하는 이런 곳 ~
더 이상 아무 수식어도 필요없는 곳~
지리산이다.
사막이 아름다운건
어딘가에 우물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하늘이 아름다운건
어딘가에 반짝이는 별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아름다운건...
어딘가에 당신을 사랑하는 내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어린왕자 중에서-
그래요 ~
어딘가에 당신을 사랑하는 ~
나를 사랑해주는 한사람이라도 숨어 있다면
내가 더 아름다워질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고 살아가는
기쁨이 되어 줄 것이다.
여기서 억새이야기 잠깐 하고가자,
억새는 종류도 많은데다가 흔히 갈대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갈대처럼 생겼으나 잎 가운데 맥에 하얀 선이 두드러지게
있으면 억새로 보는 것이 타당 합니다.
물론 억새와 비슷한 식물들도 많지만 바닷가나 강가 외에,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것은 대부분 억새이거나 그 유사종
입니다.
억새는 갈대와 달리 1~2m 내외로 자랍니다.
원기둥 모양의 뿌리줄기가 뭉쳐난 뒤 줄 모양의 잎이
달립니다.
잎은 가장자리가 까칠까칠하고 잔털이 있거나 없는
잎집이 달려 있고, 꽃은 9월경 줄기 끝에서 산방꽃차례
혹은 부채꼴로 달립니다.
흔히들 꽃 색상이 하얀색에 가까우면 억새,
갈색에 가까우면 갈대로 동정하기도 합니다.
피아골 단풍의 아름다움 ~
불이 활활 타는듯..나무의 마지막 열정이 뜨겁습니다
하산길 ~
석양빛 만추에서 느끼는 행복, 아주 깊은 가을입니다.
붉은 낙엽을 보면서 깊은 감회에 젖어봅니다.
어딜가나 단풍의 풍성하고 화려한 잔치가 한창입니다.
노란 단풍 아래 내가 서면
내 몸도 내 마음도 온통 노랗게 물들어 나 역시 하나의
노란단풍 잎새가 됩니다.
빨강 단풍 아래 내가 서면
내 몸도 내 마음도 온통 빨갛게 물들어 나 역시 하나의
빨강단풍 잎새가 됩니다.
언젠가 국립중앙박물관은 '신안해저선에서 찾아낸 것들'
이란 제목의 특별전을 열었다.
[신안해저선에서 건진 청백자 유리홍쌍엽문시명반]
붉은 잎에 부친 궁녀의 러브레터와 사랑의 운명 ~
1976년부터 1984년까지 전남 신안 앞바다 해저 10m
개펄에서 발굴한 유물 2만3천여점을 모두 공개하는
자리였다.
해저선에 있던 유물 중에 시가 적힌 접시 하나가 있었다.
청백자 유리홍쌍엽문시명반이란 이름이 붙어 있는데,
중국 경덕진요에서 만들어진 접시다.
유리홍은 붉은 구리를 원료로 한 물감으로 무늬를 그린 뒤 백색 유약을 칠해 고온 환원 상태로 구워서 만든 자기다.
쌍엽문은 두 개의 잎사귀 그림이란 뜻인데,
좀 희미하긴 하지만 단풍이 든 나뭇잎 두 장이 마주 보는
얼굴처럼 쌍을 이루고 있다. 잎맥이 선연하다. 시명반은
시가 새겨진 쟁반이란 뜻이다.
시를 온전히 만나려면 그릇 하나가 더 있어야 하겠으나, 700년만에 바다에서 건진 것을 두고 하나가 없다고
불평하기는 좀 그렇다.
이 접시에 씌어진 시는 무엇일까?
당나라 말 희종 때의 궁녀 한씨(韓氏)가 쓴 시다.
나뭇잎 그림 위에 열 글자가 보인다.
流水何太急(유수하태급) 深宮盡日閒(심궁진일한)
"흐르는 물이여 어찌 그리도 급히 가버리는가,
이 깊은 궁궐엔 하루 종일 아무 일도 없는데."
한씨는 몹시 그 가을 궁궐 밖으로 흘러가는 물을 보면서
이렇게 읊었다. 몹시도 심심했던 게 분명하다.
궁녀가 이렇게 할 일 없이 심심한 까닭은,
황제의 방문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단풍은 피같이 붉고 낙엽은 나비같이 나부끼는데,
남자라고는 파리 한 마리도 날아오지 않는 심심하고
심심한 구중궁궐에서, 문득 한탄하듯 이렇게 뱉었을
것이다.
당나라때 우우라는 선비가 계곡 주위의 풍경을 감상하다
계곡물에 떠내려오는 낙엽을 발견한 것이다.
그런데 그 낙엽은 궁녀 한씨가 시를 적어 흘려 보낸
것인데, 두 사람은 후대에 백년가약을 맺었다는 내용이다.
천왕봉은 다음으로 미루고,
약간의 녹음과 단풍이 더없이 편안하게 느껴졌던
피아골로 이어지는 길 ~
경치 좋고 그윽한 곳을 비유적으로 선경(仙境)이라
부른다. 녹음만이라면 좀 심심할까 갖가지 바위들도
배치시켜 놓았다.
어머니 품처럼 완만하고 포근한 지리산이라지만
은근 기암과 바위들로 볼거리도 높여주는
지리산이었다.
산이 있어
그곳에 내가 있고
사랑하는 산이 있어
산에 내가 있다
산을 좋아하고
산을 사랑하는데
나이가 어디 있으며
남여가 따로 있겠는가~~
첫댓글 고수에 뭍어 나는 맛갈스런 산행기 입니다
함께하진 못했지만 산행기를 보고 마음은
지리산에 함께 했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산행도 꾸준히 해주시고
산행후 박식한 일기도 올려주시니 까페가 디욱 풍요로워진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