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날씨가 꾸물거리는 게, 외출할 마음은 아니고
오랜만에 제사랑 카페 놀이 삼매에 빠져있는데
카페 활동에 시동을 걸어 활발히 움직여 주는 새로운 친구들과
잠시 떠났다 다시 돌아온 반가운 얼굴도 있어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나도 뭔가 재미난 일상을 좀 올려 드려야 할텐데
그건 조만간 접게 될 새끼job(ㅎ~)이 마무리 되면 하기로 하고
오늘은 예전 놀이터에 올렸던 우스개 얘기라도 하나 옮겨와 봅니다.
제사랑 놀이터의 활성화를 위해 다들 댓글 놀이에 동참하자는 말씀도 함께....^^*
오늘은 책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볼까 한다.
'사과나무 아래서'란 만화책. 그 손바닥만한 책 한권으로부터 시작된
마구잡이식 독서대행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내게 있어서 만큼은
기억에 남는 불후의 명작으로는 어떤 명서도 제끼고 단연코, 그 만화책을 말하게 된다.
(**영국 극작가 존 골즈워디의 '사과나무'란 중편소설이 만화로 그려져
어린이 잡지의 별책부록으로 딸려나온 만화책에 완전 훅 가서
그 걸 읽으며 눈물을 줄줄 흘리는 감성 만땅의 9살 짜리 소녀가 있었으니...ㅎㅎ)
맨날 땅강아지, 풀꽃 하고나 수다를 떨다가
책읽기의 재미를 알게된 후로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읽어대기 시작했다.
내용을 도무지 알수 없는 책도 웅얼웅얼, 굴러다니던 '썬데이 서울'류의 주간지 나부랭이도 좋고,
동화전집을 가진 친구에게는 청소당번 빼준다고 꼬드겨서라도
(초딩 때, 내가 부반장인가를 했었단 그 자랑질을 하고 있는 겨 시방..ㅎㅎ)
읽을거리를 몇권씩 빌려다 쌓아 둬야 맘이 놓였을 정도였으니...
중학생이 되어서는 편찮으신 부모님 차지인 단칸방에 돌아가기 싫어서
늦도록 학교도서관에서 죽쳤구만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도서열람을
가장 많이 한 학생한테 주는 독서왕상을 3년 내리 받은 아픈(?) 기억도 있다는...
고로 독서는 내게 있어 민감하기 짝이 없는 사춘기 시절,
눅눅한 현실을 잊고 상상의 나래를 펼수있는 돌파구였던 셈.
하여간에 책이라면 만화책부터 새소년,어깨동무등 어린이잡지.
여배우들의 수영복 패션이 돋보이던 '아리랑'이란 성인영화잡지 등등에
세계문학선까지..참 많이도 섭렵했던 건 사실이다.
지금 나는 책 속에 길이 있고, 그 마음의 양식으로 배가 불렀다는
폼나는 그런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그렇게 잼나게 읽어대던 책이
내게 준 망신스런 기억도 있었으니, "입에 물고 따라왓!" 사건이라고...ㅡ.ㅡ
믿거나 말거나 학창시절 난 상당히 모범생이었다!! 물론 무늬만!!!
벌이라곤 받아본 기억이 거의 없는데(근데 이걸 누가 믿어?ㅎㅎ)
70년대 중반, 내가 고교생이던 당시에 박계형이란 소설가가 있었다.
그이가 쓴 책을 한두권 안 본 친구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혹시,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이란 소설을 기억 하시는지...
(아마 7080세대들은 기억하고도 남을텐데...^^*)
책 내용은 신기할만치 기억에 없지만 제목 만큼은 선명하게 남아있는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그 연애소설을 누군가 대여점에서 빌려와
교실에서 친구들끼리 돌려보는 중이었다. 나야 이미 중학교 때 다 읽었노라고
설레발을 쳐놓고도 그 묘한 감정을 되살려보고 싶어서 다시 중요한 부분을
넘겨가며 읽고 있는데 갑자기 내 목덜미에 차가운 뭔가가...
"아뉘이..이게 무슨..너 반장이란 눔이..수업시간에 이런 저질책이나 딜따보공....."
(이쯤에서 내가 공식적인 범생이었다는 자랑질 함 더 하공~반장이래자누..ㅋㅋ)
"이누무시키!! 당장 이 책 입에 물고..교무실로 따라왓!!!"
변명의 여지가 없는 현장체포범이 되고 말았으니,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은 무신...걍 도망가고 싶은 순간이었제...ㅎㅎ~
아, 그때...갑자기 떠오르는 또 하나의 책은..하인리히 뵐의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불려간 교무실에서 벌게진 얼굴로 입에 책을 물고 서있는 내가 뭔 말을 해여...ㅜ.ㅜ
.
.
.
참 많은 세월이 흘러간 지금, 돌이켜보면 지나간 모든 것이 다 소중하고 아름답지만,
그야말로 나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고 싶을 뿐이다.
지금 나와 함께 하는 모든 것들과 손잡고 오래오래......^^*
첫댓글 활자중독에 한동안 걸려 목이 2cm정도 늘어난 추억이 있는 사람으로써? 위에 나열된 책들 중
알만한 건 선데이 서울 밖에 없다능...
ㅋㅋㅋㅋ
선데이 서울...삼천만 국민들(그땐 인구가 그 정도였던 거 같음...) 가운데
고속버스나 기차역 부근에서 저 책 한권쯤 안사본 사람은 별로 없을꺼로요...
책 내용은....그야말로 썬(!)데이 서울급~~~ㅎㅎ
첫번째사진...카페에요??북카페??
봄꽃님과 북카페가 참 잘 어울리겠단 생각이 자주자주 들어요.
저런 놀이터에서 놀기는 넘 좋지여....내 지갑을 열어놓고 살아야 된다는기 문제지만서두...ㅎㅎ
한 때 별밤에 빠져 살았었는데... MBC FM 별이 빛나는 밤에 시그널 음악이 흘러나온다 싶으면 공부고 뭐고 뒤로 한 채 마이마이에서 흘러나오는 이문세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곤 했었죠. 지금이라도 이문세씨가 툭 튀어 나와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라고 제 귓가에 나즈막히 속삭일 것 같네요.
이와 쌍벽을 이루는 시그널 음악이죠.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로 유명한 Franck Pourcel - Adieu jolie Candy
http://durl.me/4twn5n
공부보다 라디오에 미쳐 살던 그때 그 시절을 봄꽃님 덕분에 추억하게 되네요.
PLAY
아, 맞다...이 곡, 이종환씨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릴 것 같은....참 그립네요......지나간 것들 속 풍경이.....
그 시절 음악 한곡에도 이리 울컥해지다니......
@삼춘/신한철/명월 앗, 광주 방송은 들어보지 못했어유...
제가 고딩일 때 부산에선 별밤 진행을 '백형두'씨가 했던 기억이....ㅎㅎ
아...그 시절.
이어폰 없고 라디오도 트랜지스터 라고 작은 가방 사이즈.
누가 씨끄럽다고 할새라...이불 속에 끼고 들어가 듣던 그 시절, 그 노래들.
이 음악은 당시 별밤 시그널. 이종환이 진행했던 기억이...ㅎㅎ
(밤 10시 시보가 띠.띠.띠.뽀!!! 울리면 이런 멘트 나왔던거..기억하나요?
청소년 여러분, 이제 부모님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ㅎㅎ)
당시 즐겨듣던 밤의 플랫홈의 김세원씨의 감미로운 목소리.
그리고 0시의 다이얼...이장희씨.
통행금지 있던 그 시절에 갑자기 울컥합니다. ㅡ.-;;
그치요...다들 우리를 먼 추억속으로 초대하는 이름이네요...내 첫사랑 이장희 오라방도 그렇고.....
아, 맞다...청소년 여러분 밤이 깊었습니다. 이제 부모님이....하던 그 멘트를 밖에서 듣고
그제서야 후다닥 집으로 달려간 날엔 자칫 다리몽댕이 부러질 분위기였던 그 시절....ㅎㅎ
역시 봄꽃님!! 은은하기도 하고 아련해지기도 하고.
그런데 이런 얘기가 벌써 40년 전 일이었으니.....나이라는 거, 공짜라고 참 마이도 묵었다 싶네요....
지난시절이 아련이 떠오르네요..
친구들과 야전전축 들고 캠핑
갔던시절...그시절이 간절?..
고마워요 ....ㅎㅎ..저는.만화책을
많이봐서리.....티브는..여로..
아, 야전에 300원짜리 팝송빽판 걸고서리....
소풍에 야전 들고 오는 애들은 좀 노는 애들이라고...가만, 그라모 커피님도 쫌 놀았구먼요?ㅋㅋ
노는애들중....재일 순둥이
믿을까..ㅎㅎㅎ
설마 제일 순둥이였을까? 그런 친구들을 우린 가방모찌라고 부르는데염....믿을 수 음따요.....ㅋㅋ
@봄꽃/朴聖玉/서귀포 가방모찌는 아니고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