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에서 ‘오징어 게임의 날’이 제정된 가운데 에미상 남우주연 후보에 오른 이정재를 비롯해 남녀 조연상, 감독상 등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청에서 ‘오징어 게임의 날’을 알리는 선포식이 열렸다. 앞서 지난달 미국 LA 시의회는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로 제정했던 바.
이에 이날 이정재 배우와 극본 및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 제작사 김지연 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오징어 게임의 날’ 선포식을 가졌다.
이날 이정재는 “LA에 특별한 기념일이 매우 많을 걸로 생각되지만 ‘오징어 게임의 날’이 가장 즐겁고 재미있으며 친구와 가족이 가장 뜨겁게 화합하는 날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갈등과 분쟁은 소통 과정에서의 오해로 생긴다. 한국 콘텐츠를 통해 우리의 정서와 문화를 더욱 많이 알려 안 좋은 일들이 없어지고 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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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감독도 “이런 날을 제정해 주셔서 너무 영광스럽고 기쁘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제 인생에 이런 날이 오리라는 생각을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미국에서 ‘오징어 게임의 날’이 만들어진 것에 기뻐한 황 감독은 “LA는 제2의 고향 같다. 서던 캘리포니아에서 4년간 영화를 공부했고 이후 2년 동안 LA에서 일하면서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다”고 밝혔다. 그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SC)에서 영화제작학 석사를 마쳤다.
황동혁 감독이 극본·연출한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9월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공개됐고 미국배우조합상,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골든 글로브 시상식 등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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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방송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에미상(2022) 시상식을 앞두고 무려 13개 부문 수상 후보로 올랐다.
현지 시간으로 이달 4일 열린 74회 크리에이티브 아츠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배우 이유미가 TV드라마 부문 게스트 여자배우상을 받았다.
또한 이날 시각효과상, 스턴트 퍼포먼스상, 프로덕션 디자인상까지 차지하면서 ‘오징어 게임’은 에미상에서 이미 4관왕을 달성했다.
12일(현지 시간) 개최되는 에미상 본 시상식에서는 TV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오영수·박해수), 여우조연상(정호연), 감독상(황동혁), 각본상(황동혁) 등의 후보로 올라있어 수상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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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감독은 수상과 관련, “좋고 유명한 작품들이 많고 사실 어떤 후보작도 상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작품상을) 받게 되면 좋겠지만 못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좋은 작품이 받는 것이기 때문에 속상할 거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 많은 에미상 수상으로 팬 여러분들에게 좋은 선물을 안겨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된 이정재는 ‘오자크’의 제이슨 베이트먼,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 ‘베터 콜 사울’의 밥 오든커크, ‘세브란스’의 아담 스콧, ‘석세션’의 제레미 스트롱 등과 겨룬다.
또한 함께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오영수와 박해수는 ‘석세션’의 니콜라스 브라운, ‘석세션’의 매튜 맥퍼딘 등과 경쟁하고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목된 정호연은 ‘세브란스’의 패트리샤 아퀘트, ‘오자크’의 줄리아 가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트로피의 향배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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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49년 미국 LA에서 시작된 에미상은 영어로 제작된 드라마만 최고 영예인 작품상 및 감독상 후보로 지명돼왔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감독과 배우들, 제작진이 만든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13개 부문의 후보로 선정되는 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다.
황 감독의 말대로 더 많은 상을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설사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후보에 올라 전세계적으로 한국 드라마의 우수한 업적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전세계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에미상 본 시상식에서도 수상할 것으로 강력하게 점쳐지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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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을 받을지 확언할 수 없지만 올해 출연작부터 연출작까지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긴 이정재가 남우주연상까지 휩쓴다면 ‘2022년=이정재의 해’라고 표현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현재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정재의 수상이 시청자들의 만족감을 한꺼번에 증폭시킬 시즌1의 완벽한 피날레이자, 시즌2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데뷔 29주년을 맞이한 이정재의 경력에 빗대어 말하자면 이제 미국에서 이정재가 남우주연상을 받을 때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