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길에 들면 / 김철기
산 밑동을 받치고 누운
초록의 들판을 따라
안개마저 초록인
5월의 초록 길에 들면
제 발자국 소리 초록초록
산모롱이 굽어 도는 계절풍도
초록 길 솔기를 파릇이 스쳐
솜털 귀밑머리 초록 꿈
꽃 볼 말갛던 날 작은 등판에
몽당 필기구 굴러 초록초록
옛 얘기 두터운 고랑에
스스로 줄줄이 저장된 문장들
햇빛을 가득 문 캐스터네츠
삼중주 오중주 분방한 소리되어
초록 길 음역으로 초록초록
입하 무렵 / 김 철 기
기억상실에서 퍼뜩 돌아오듯
너 댓살 때 본 풍경 띄엄띄엄
자작한 논물에 발 담그고
훌훌 부채 펴는 손짓이 볍씨 뿌린 거란 걸
마을 앞 푸르누르슴한 출렁임이
보리이삭 패는 숨결이었던 걸
양지바른 앞산에 줄줄이
장터 국수틀 집에 내건
국수타랠 닮은 늘어진 꽃 타래가
개구리 우는 밤에도 하얗게 뒤척인 아카시아였던
따사로운 봄 다 가는
예순 훌쩍 넘어
다시 여름시작인 이제
더운 기색보다 서늘한 바람 끝에
코끝 눈 끝 머리끝 성주산마루 어디부턴가
기억상실에서 되살아나듯 그 입하 무렵인 걸.
당신의 깊은 사랑때문에/김철기
지금 내 삶을 즐겁게하고
그행복을 느끼며 살수있는것은
사랑하는 당신의 깊은사랑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당신이 있어
당신을 만날수 있는 행운을 잡았고
당신을 사랑할수있어
다시금 나를 찾을수 있었습니다
나도 미쳐 몰랐던
참된 사랑을 가르쳐준 당신
당신께 늘 감사하고
당신을 사랑을 할 수 있도록
내 가슴 뜨겁게 만든
당신은 사랑하는 나에 여인입니다.
사랑이란것을
내 가슴을 빈틈없이 채워준 당신
당신을 이렇게
사랑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신의 깊은사랑이 내 가슴에 가득 채워져
당신의 아름다운 사랑을
언제나 느낄수있기 때문입니다
지나간 세월동안
내게는 없었던 사랑
내곁에 당신의 깊은사랑으로
영혼끝까지 당신을 사랑할 것입니다
처음엔 알지 못했다 / 김철기
여러 해 봄을 앓고 지낸 이즈막까지
곰실곰실 거르지 않는 계절몸살
아지랑이 속 꽃눈에도 다시
명치끝이 아릴 줄
처음엔 알지 못했다
아스스한 바람으로 스며들어
살점 떨리게
세포를 따라 퍼져서는
숨 쉼에서마저 혼재하는
울렁이는 기운
잊었으려니 한 귀엣말이
물오르는 나뭇가지 부딪침에도
마디마디 부푼 환청이네
가슴에 묻고 다졌음에도 도질 줄
처음엔, 그 처음엔 알지 못했다.
[김철기 시인 약력]
1977년경기도백일장장원 및 1983년한국문인협회부천지부창립<부천문학>창간회원 문학활동.
시집<꿈빛 나이테>등11권. 전자시집 시낭송시집 다수. 자유시인상 한국문예협회문학상
해동문학상 탐미문학상 경기도문학상 한국시학상 현대시100주년기념문학상 외.
국제PEN한국본부이사/경기부회장 한국문인협회시서화진흥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상임이사
한국시문학아카데미상임이사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