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근무 하고 퇴근한 날 아침
입이 심심하여 뭐 먹을 것 없나 살펴보고 있다가 어제 저녁에 마시고 남은 소곡주 생각이
나서 한잔 하기로 했다. 한잔 마시고 그냥 자면 될 것 같아서 홀짝홀짝 마시다보니 3 컵
을 마셨다. 소곡주는 마시는데 별로 부담이 없을 뿐아니라 새콤달콤 하면서 약간 씁스럼
한 맛이 음료수를 마시는 것 처럼 시원하다.
살짝 술기운이 올라 있는데 와이프가 차가 어제 부터 조금 이상 하다고한다.
점검을 하여 보니 엔진 오일이 부족한 같아서 우회 도로에 있는 가까운 자동차 부품가게로
오트바이를 타고 가는데 뒷 쪽에서 사이렌 소리가 잠시 나다가 그친다.뒤 돌아 보니 싸이
카가 따라 붙는다.무엇을 잘못했나 생각하다 보니 아뿔사! 화이버를 쓰지 않았다.
난리 났다. 소곡주를 3 클라스나 마셨는데~
앞 전에 와이프는 동동주 한 컵 마시고 100 일 정지 맞고 벌금 70 만원 했는데 나는 소곡주를
3 컵이나 마셨다. 음주측정기가 특히 좋아 한다는 발효주를 3 컵을 마셨으니 걸렸다 하면
정지가 아니고 취소 될 것 같았다.간이 콩알 만해 져서 부속가게 앞에 오트바이를 세우는데
싸이카가 뒤따라 온다.
오트바이를 세운 경찰이 대뜸 "면허증 좀 봅시다" 한다.두 말 없이 지갑에서 운전 면허증을
꺼내 주고 술 냄새를 풍길까 싶어서 얼른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오일을 사고 있었지만 마음이
조마조마 해진다.
한참 동안 면허증을 보고 단말기를 채크하던 경찰이 뭐라고 말하면서 단말기를 내 밀면서 싸
인하라고 한다. 다 된 줄 알고 얼른 받아서 싸인을 해 주었는데 빨리 가지 않고 또 한참 동안
무엇을 끌적이더니 단말기가 인식을 잘 못한다고 하면서 다시 한번 단말기에 싸인을 해달라
고 한다.
태연한채 받아 들어 싸인을 해 주었지만 혹시라도 음주 사실을 눈치채고 술 냄새를 확인하기
위해 시간을 끄는것이 아닌가 하여 마음은 조급하고 얼굴이 달아 오른다. 단말기에 싸인을
하고 하늘이 노래지도록 숨을 참고 있으니까 단말기를 받아 가면서 "미안합니다. 단속기간
입니다.다음부터 조심하세요" 한다. 냄새를 맡을까봐 처음부터 끝까지 말한마디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고 그냥 하늘이 노래지도록 숨을 꾹꾹 눌러 참을 수 밖에 없었다.
2 만원짜리 벌금 고지서를 받아 들고 서서 ~
~ 에이씨~ 언제는 단속기간 아니었나...
한산에는 모시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 한산 소곡주 또 한 유명하다. 앉아서 마시다 보면 맛에
취해서 한잔 두잔 또 한잔 두잔 하다가 일어서지 못한다는 술이라고 한다고 하여 일명 앉은
뱅이 술이라고 부르는 약주...
이틀 동안 쉬는 날~ 하루는 빈둥빈둥 하면서 힘을 충전하고 그 다음 날에는 힘이 넘쳐서 어디
로 갈까 하고 침대에서 뭉게고 있는데 TV에서 충남 서천에 치어로 방류한 광어가 자연산으로
제대로 자라서 이제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 제철이라서 맛이 일품이라고 하면서 한 어민이 퍼
덕퍼덕하는 솥뚜껑만한 광어를 들고 자랑하고 있다.
슬며시 구미가 당겨서 시계를 보니 10시 30분 이다. 지금 출발해서 늦은 시간이지만 점심은
서천에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아침도 차려 주지않고 누워서 게으름을 피우는 와이프에게
서천 광어축제하는데 가자고 했더니 반색을 한다. 재촉하여 서둘러 출발하였다.
처음 가는 길인데 중간 중간에 공사 중이라서 도로 사정이 좋지않아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물어 물어 겨우 서천의 수산 시장에 도착하여 들어 가려고 하는데 시장 입구에 흰 옷을 입은
촌로 한 분이 소곡주라고 인쇄된 민속주를 몇 병 세워놓고 팔고 있었다. 몇 사람이 마셨는지
모르겠지만 때가 덕지 덕지 묻은 종이컵을 내밀며 맛을 좀 보고 가라고한다.
그 컵으로는 도저히 마실 엄두가 나지 않아서 새 컵이 없는가 물었더니 다 꾸겨진 시커먼
비닐봉지 속에서 컵을 하나 꺼내어 후 불어내고 권한다. 쭈그리고 앉아서 조금 받아 마셔
보았는데 약간 달콤 새콤한 맛과 씁쓰럼한 술맛이 목이 마를때 사발로 들이켜도 전혀 부담이
없을것 같은 맛이다.
시장내 활어집에서 자연산 광어1kg에 얼마인가 물어보니 2 만원이라고 한다. 둘이 먹으려고
하는데 얼마 사면 되겠냐고 물으니 3 kg 사가지고 2층 식당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그런데
먹어 보니까 둘이서 3 kg을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다.
손님이 없는 조용한 집을 골라서 아주머니에게 매운탕 거리를 건네주고 자리 잡고 앉아서
랩으로 포장한 광어회를 상위에 뜯어 놓고 있는데 일하는 아주머니가 어디서 오셨냐고
묻는다. TV 에 광어 축제 한다는 소식듣고 3 시간 걸려서 왔다고 하니까 부부간인가 하고
또 묻는다.
와이프가 낼름 받아서 "이렇게 좋은 곳에 누가 냄편하고 옵니까 애인하고 오지요"라고 한다.
그 아주머니가 "어떤 사람들은 복이 많아서 애인하고 좋은곳 다니고 맛 있는것 먹으러 다니
는데 나는 복이 없어서 식당에서 파나 다듬고 있다"고 있다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다.
진한 충청도말 일색인데 시끄러운 시장소리와 어우러져서 무슨 말을 하는지 절반은 알아
듣지를 못하겠다. 와이프가 말 끝마다 되물어 보려고 한다
몰라도 되니까 그냥 아는 채 하고 대충 넘어 가자고 했더니 더 이상 물어 보지 않는다.
축제장을 물어보니 여기서 30분 정도 걸리는 서해안 해맞이 마을이라고 한다.
축제장 입구에는 어느 축제장이나 그렇듯이 끝이 뾰족한 흰 천막위로 무슨 사극에 나오는
군막처럼 휘날리는 깃발이 축제장을 뒤덮고 있었고 그 아래에서는 어디에서나 팔고 있는 특색
없는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입구의 간이 수산시장에서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솥뚜껑보다 큰
3 kg넘는 광어를 1 킬로에 1만5천원에 팔고 있었고 좀 더 안쪽 간이식당 입구에서는 2만5천원에
팔고있었다. 광어 먹자골목이 이어지고 끝에는 무대를 차려 놓고 난장이 광대들이 관광객을
상대로 테이프와 CD를 팔고 있다.
한곳에서 맑갛게 정제된것 처럼 보이는 한산 소곡주를 팔고 있었는데 대병 한병에 3만 5천원
이라고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서천 수산시장 앞에서는 1만5천원에 팔고 있는데 여기는 왜 이렇게 비싼가 물어보니 정직한 주인
아주머니가 그것은 밀주고 이것은 정식으로 허가 받은 메이커라고 한다.
메이커 보다는 소박한 밀주가 더 좋을 것 같았다. 어민들이 2 만원 씩 팔고 있는 백조기를 한
망태 사서 싣고 돌아오는 길에 서천 수산시장에 다시 들려서 소라 몇개와 시장 입구에서 촌노
인이 팔고있는 진짜 소곡주를 1 만3 천원에 흥정하여 사서 실었다.
딱 한 잔만 마셔 볼까 하고 비닐종이를 씌워서 고무줄로 챙챙 감아 놓은 병 뚜껑을 열려고 하니
와이프가 택도 없다.
할 수 없이 집에까지 와서야 맛을 볼 수 있었다. 소라 삶아 안주 하여 와이프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마시다 보니 맛에 반하여 댓병을 앞에 놓고 반병이나 마셨다.
서천 수산 시장~
광어 3kg ... 둘이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다.
군막이 세워진 것 같은 축제장
약장사가 아니고... 테이프장사
맨손으로 자연산 광어 잡기
백조기 한망태 ~ 2만원
소라 삶은 것을 대충 썰어서 소곡주와 한잔 하고 ...
첫댓글 금방삶은 소라에 초고추장 살짝 찍어먹으면 끝내주는데... 대구교동시장에 들어가면 맨먼저 먹은것이 삶은소라, 납작만두... 가고파라 먹고싶어라 언제 가려나
소곡주에~ 광어회~.....ㅉ~.....ㅎㅎㅎㅎ 음주운전 오토바이도 예외는 아입니더~
아~~ 맛있었겠당 ㅎㅎㅎㅎㅎㅎㅎ
쩝접~~회는 우리부부는 1KG만 해도 되는데...에궁...좋으셨겠네요. 부부가 연인처럼 여행가시고.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