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방
밤나방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루 낮을 깊은 無心에 들었던 밤나방들
해가 저물자
平常心으로 꽃을 찾아 모인다.
꽃마을에 날아다니는
은빛 마음 방울들
새로운 사연들이 피어난다.
빛의 은총으로 살며
빛을 어이 싫어하리
다만 自性으로 사는 길
천진한 평화를 누린다.
말랑한 뱃살
꽃송이를 부여안은 손과 발
꿀을 빠는 가늘고 긴 입
어둠 속 주위를 살피는 눈
천사런가
無心과 平常心의 자유로운 넘나듦
그게 그냥 자연이 되어
無明의 먹구름 일 새가 없고
淸淨한 빛 속에 如如로다.
별들이 반짝이는 밤
꽃마을에 날아다니는
은빛 마음 방울들
아무도 모르게 피는 사연들
글, 사진 / 최운향. 2021.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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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의 주인은 어찌보면 나방일 수도 있다. 그 종류와 그 수가 타종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방의 종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에도 나방들은 숨어 살고 있다.
나비와 나방의 큰 차이점은 나비는 그 촉각의 끝 부분이 곤봉 모양인데 나방은
그렇지 않고, 정지해 있을 때 나비는 날개를 등쪽으로 수직으로 세워 합치는데
나방은 대부분 그렇지 않으며 또, 나비는 눈이 발달해 주로 낮에 활동하고 나방은
후각이 발달하여 주로 밤에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꽃들 중에는 밤이면 꽃잎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하지않는 꽃들도 많으니 밤의 나방들은 먹고 살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밤을 택해 곱게 향기로운 꽃들을 피우는 경우도 있으니, 이들에겐 얼마나
고맙겠는가?
나방들은 대개 나비보다 잔털이 많은데, 이는 초음파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박쥐
등 야행성 조류들의 공격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보잘것이 없는 생명체라 여길 수 있지만 창조부터인지 그리 진화된 것인지는 모르나
여튼 그 신비함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고, 공의의 하느님, 하느님의 섭리를 본다.
"다들 빛 가운데로 나아가라 하지만
바보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어둠 가운데로 가고 싶구먼.
좁은 길로 가라 하셨지만
그것도 떠나서 말이야." 라고
말을 하는 것 같은 소리도 듣는다.
글, 사진 / 최운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