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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우리나라 게임 선진국이랍니다. 너무 낙심하진 마시구요...
일단 게임그래머라면... 게임 프로그래머를 말씀하시는가 보군요...
게임 프로그래머가 되는 종착지는 게임회사에서 직접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려고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택하겠죠?
그럼 거기까지 가는 진로가 어떻게 될까... 국내의 경우엔 정형화 된
루트를 말씀드리기가 아직은 모호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희가 대학의 게임학과 1세대이기 때문에... 아무도 그 진로나
방향에 대해 모범답안을 제시할 수 없다는 거죠. 물론 학교에선
교수님들이 취업을 알아봐 주시고, 학생들은 실습에~ 팀 작업에~
여러모로 해보지만, 국내 게임 여건 상... 보통 깡 좋은 사람 아니면
실무에서 많이 낙오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다고 보구요...
일단 의사처럼 뭔가 목적지가 있다면 반드시 의대를 거쳐서 자격증을
따야 하는... 그런 것이 게임엔 없습니다.
흔히들 그러지 않습니까? 게임은 학력파괴의 가장 대표적인 직업이라고.
실제로 제작에 있어서 학력파괴란 "뻥"입니다. 앞서 말한 학력파괴는
통념적으로 사람들이 인식하는... 졸업장 빛나는 대학들에 국한된
표현이라고 보는게 정설일 거라 생각합니다. 학력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 우리 사회가 히딩크처럼 학연, 지연을 다 못 끊고
있기 때문이죠... 사회가 그렇게 돌아가니깐... 그런데 제가 과감히
뻥이라고 말하는 건? 실제로 게임은 학력파괴의 대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학력은 멋진 졸업장이지... 프로에 닿기 위해 배워야
할 다양한 학업활동은 배재하고 나오는 말이죠.
쉽게 이야기 해서... 대학 졸업장 없이도 초등학교만 나와도...
정규 "학력" 없이 게임 제작으로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꿈... 부분은 뒤에 이야기 하겠지만...ㅡㅡ;)
대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프로의 길을 위해 끊임없는 공부와
노력인 진정한 "학력"을 쌓아야 한다는 거죠. 실제로... 앞서 말한
간판의 이미지가 돋보이는 학력은... 졸업하면 땡 입니다.
물론 실무에 가서도 많이 익히고... 배운 걸 못 써먹는 경우가 많지만
컴퓨터는 다릅니다... 게다가 게임은 따따블로 다르죠...
"업데이트"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주 지겹게 새것들이
쏟아져 나오죠... 잠시 여행 다녀왔더니... 포토샵 버전이 달라졌다느니
군대 다녀왔더니... 자판이 이상해졌다느니... 이건 뭐 거의 사람
미칠 노릇이죠... 시대가 사람을 앞서려 할 정도로의 이 속도는 과히
마하급입니다. 그런데 게임! 이 게임은 바로 멀티미디어의 꽃이라고
불리는 매체죠. 왜 멀티미디어의 꽃이냐하면... 그저 보기 좋고,
화려하고, 잎줄거리/꽃잎파리/뿌리껑지/잎사구 등등...(사투립니다.)
볼 게 많다고 꽃이 아닙니다. 온갖 프로세스를 다 마치고 나서도,
물을 주고, 빛을 주고, 양분을 계속 줘야지만 그 화려함을 유지할
수 있어서... 그래서 꽃인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죠...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봄부터 소쩍새는
잘 자는 애 경기하도록 울었나보다... 여기서 그 소쩍새는 바로 우리를
이야기 합니다. 이미 쏟아져 있는 지식도 버겁게 새것들이 넘실대죠.
그래서 보다 나은 게임을 만드려면... 2D, 3D, C++, 비쥬얼 베이직,
오픈지엘, 하드웨어, 기획문서작성요령 등등등......
광폭적인 지식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실무진들은 주로 한가지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나머진 저절로 따라온다고 하는데... 이게 가능한
이유는... 그 수준을 보조해주는 나와 같이 달리는 선의의 경쟁자가
팀원으로 있다는 것입니다. 또... 이것이 전제되어야 발전 하구요...
자... 일단 정확한 루트는 없습니다. 학원을 통해도 되고...
대학을 통해도 되고... 조금 거시기 하지만 독학도 가능합니다...
아니면 책으로 통달해도 되고... 더 나은 방법이라고는...
제 시각에선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그나마 게임스쿨 카페가 생겼을 때에는 대학의 커리큘럼들이
입문한 사람들 조차 어이없을 정도로 허술했지만... 이제는 정말 많이
탄탄해졌습니다. 학원도 마찬가지구요... 게다가 게임이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정부에서 지정해버렸더니 학원가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이 학원 저 학원 모두 게임과목을 신설해서 과정을 만들었죠...
취업 120%라고 하시면서들...ㅡㅡ;;;
실제로 인력은 무지하게 딸립니다. 120%? 가능합니다...
문제는 실력이죠. 어떤 때에는 학원에서 2달 배운 사람들 모여서
간단한 테트리스 만들 수 있는 반면에(단순해 보여도 입문하는 사람들은
생소하고 오래 걸릴 수 있죠.)... 어떤 때에는 대학에서 1년 넘게
배운 사람들 모여서 타자치기 게임도 못 만들 때가 있습니다.
글쎄요... 이건 목적지향을 어디에 두고 학업에 임하느냐가 그 문제라고
생각을 하는데... 실제로 대학가의 게임과와 학원가의 게임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신나게 배우려면 피나도록 학원가서 공부하는 게 좋을 것 같구요...
학문적인 걸 겸비해서... 진정하게... 기술을 배우다가 전문가가 되기
보다는 이론을 동반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좀 더뎌지는
게 현실로 느껴집니다.
인력이 딸리는 첫번째 이유는... 바로 그 실력입니다. 외국의 경우를
예로 들죠... 외국에선 그래픽 디자이너 쉽게 안 씁니다.
저희는 어쩔 때는 학원가에서 1년 과정 마치고도 실무로 바로 갑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 모여서 실제로 능력이 없으면 회사가 흐지부지
될 때가 있습니다. 능력이 있으면 문제 없는 거 당연하구요...
외국에선... 전문 교육과정이나, 대학의 4년제 미술을
전공한 사람을 일단 기본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4년 동안 학교서
공부한 사람을 회사에 데려다 놓고 2년 넘게 수습사원으로 쓴답니다.
그리고서야 정식 그래픽 디자이너가 된다고 하네요...
음... 유명한 회사죠? 위자드 소프트의 심경주 대표이사님의 세미나
강연 중에 제가 이런 질문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 나라 이
강산에~ 게임을 배우는 학도들을 위해서 어떻게 교육해야 하겠습니까!"
한 마 디 하 시 더 군 요 .
"외국에서 강사를 데려와야 합니다!"
그렇다고 갈 꺼는 아니고... 데려오는 게 좋겠죠? ^^; 문제는...
왜 이렇게 극단적으로 다른 곳의 힘을 빌어야 하는가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점을 파악해야 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건 바로 국내
게임계의 구조 때문이죠... 언젠가 조선일보에 어떤 여기자가 이런
기사를 올린 걸 봤습니다. "세계에서 알아주는 게임쇼인 E3에 다녀왔다.
우리나라에선 우리가 게임선진국이 되어가고, 게임강국이고, 조만간
미국과 일본을 따라잡으리라고 장담한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판단하자면
우리나라는 게임선진국이고 강국임에는 사실이지만... 게임 제작, 유통
강국은 아니고 게임 소비의 최강국이다..." 뭐 이런 내용의 글이었죠.
도대체 여기에 누가 반론하겠습니까...ㅡㅡ; 게임이라는 단어가 99년
말에 뉴스에까지 난리였습니다. 이유인즉,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IMF 홈키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어 완벽한 게임이란 찬사를 받으면서
실제로 그 해에서 부터 비롯되어 제작사 판매분의 대다수를 국내에서
팔아주었으니까요. 실제로 놀란 건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 "돈 된다!"
라는 말이 먼저 나왔단 것입니다. 내~ 가만히 있으면서 게임 만드는
사람들 굶을 때 조용하다가... 갑자기 학과가 생기고, 학원이 생기는
것은... PC가 보급화 되면서 인기 게임 하나가 전국을 강타~
불황의 꽃, PC방 업체가 기하급수로 증가~ 어쭈구리~ 투자하면 돈 되고
만들면 대박하면 되고~ 하면 프로게이머 하면 된다~ 뭐 이런 공식이
사람들 머리에 (제 생각으로는 그렇지만) 부정적인 방향이지만 맞는
것처럼 박힌 거죠. 물론 이렇게 게임계의 성장을 직선적으로 말하는 건
평론가들이나 현직에 계신 분들이 말하면 "그거 무슨 점선 줄긋기도
아니고 말도 안 된다..."라고 말씀하실 소지가 있으니... 제 생각이란
것만 말씀드리고 싶고... 아무튼 그리하여서~ "게임 = 대박"이란
공식이 어느샌가 우리 사이에 뿌리를 박은 겁니다...
자~ 문제는 이제 이것이 국가 기간산업 운운하게 된 시점에서 부터
무지하게 복잡해집니다. 게임 리그가 생기고, '게임만 하면'이란
무서운 요령으로 프로게이머가 많이 생기고, 세계 대회를 만들고,
투자자들 잔뜩 돈 쏟아 붓고, 언능 배워서 언능 만들려고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엉덩이에 쇠말뚝 박힌 거죠...
그런데... 10년 넘게 이어온 우리 게임이 급팽창하면서 부작용이
없겠습니까? 기존의 게임 제작하던 사람들은 갑자기 대단한 사람이
된 건 사실입니다. 실제로 우리의 프라이드를 지켜가며 만들어 온
그분들이 존경받아야 마땅합니다. 헌데... 이 대단한 것을 "= 부자"로
인식해버리는 황당한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이 문제였죠...
실제로 구축된 커리큘럼은 없는데, 학과부터 만들어진 게 사실이고...
신설이라 그렇지만... 학생들은 실기가 아닌 수능 점수로 들어와서...
실제로 어영부영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기 시작한 겁니다.
사실은 그렇게 배우러 온 사람들 대부분이 게임에 매력을 느껴서
학과를 선택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불안한 과정에 사람들이
하나 둘 게임에서 등지게 되고... 금쪽같은 학창시절을 위태위태하게
보내게 된 거죠. 게임 잘 하면 A+ 받는 줄 알고 그런건지...
시험기간에 게임하는 녀석도 있었고... "게임 플레이"와 "게임 디렉터"
이 두가지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입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초기에 이런 오해를 하고 들어오죠.
물론 몇몇 제 친구들처럼 매니아에 가까운... 정말 어릴적 꿈인
사람들과는 그 색깔이 다르지만요...)
일단 문제는 잘못된 인식의 부작용 하나... 그리고 다음으로는
프로게이머의 차후 문제입니다. 프로게이머 역시 선수죠...
보통 게임을 즐기면서 노는 사람을 프로게이머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유저라고 부르죠... 그리고 게임을 취미에 가깝게 즐기는 사람을
게이머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선수는 경쟁자를 항상 이겨야 하고...
국내 야구프로리그에서 그렇듯이... 1군과 2군처럼 편차가 생기고...
하등과 중등과 고등이 생겨서... 고등은 신진에게 밀리기도 하고,
밀리면 게임해도 성적 부진이죠. 그러면... 인기가요20처럼 순위에
머무를 시간이 늘 위태하고 항상 최고에 있으리란 보장 없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내려서면? 생업으로? 생업 어디로? 물론... 구단주...
(스포츠 게임 말고는 공도 안 가지고 놀면서 구단주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혹은 선수의 후원사가 장래를 약속하면 좀 모르겠습니다만,
마다한다면 골치아프죠... 게임 캐스터나 잡지 자유기고가, 평론가,
베타테스터 등이 될 수도 있지만... 솔직히 차후에 대해선 안개와
같습니다. 평생직업은 될 수 없다... 는 게 흠이죠. 그걸 극복하려면
세계 대회까지 만들면서 확실한 기반을 만들어가는 게임강국 한국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이 조금 그렇다고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제일 황당한 건 투자자들의 행동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돈 된다고
자기 돈 넣었습니다. "너! 6개월 내에 대박 만들어!" 세상에나...
외국은 게임 하나 만드는데 2~3년 걸리기도 하는데... 6개월? 3개월??
(일본에서 비디오 게임 시리즈물의 경우엔 2주만에도 만든다고 하네요.
물론 거긴 노하우와 기술진이 초호화니깐...^^; 우리도 그러지 말란
법 없으니 서둘러야죠.) 암튼... 게임 안 나왔는데 중간에 투자금
회수하는 투자자도 문제지만... 1년 약속해놓고... 1년도 안 되서
돈을 빼는... 개발자 피 말리는 그런 투자가도 있죠.
바로 신지식인들을 무슨 특정부류처럼 취급해서 "잘만 하면 국가
경쟁력 키워 줄 두뇌들의 집단"이라고 평가하는 국가의 정책도
간혹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돈"이 마치 게임개발의 종착역인
것처럼 추구하는 자본가들 덕분에 조금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국내에 흥행 영화가 활성화 되니까 죄다 조폭영화 만들고...까고 부수고
(갑자기 조피디 노래 생각나네...ㅡㅡ;) 인디나 독립예술 영화는
빛을 더욱 못 보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하겠네요... 모두 다
스타크래프트 뜨니까 "전략게임 만들어라~ 엉~ ㅡㅡ+" 이런 말 일색이고
이젠 또 "온라인 게임 만들어~ 만들어~" 이러니까... 가끔 여기저기
게임관련 게시판에 메이져급 개발자들도 하소연 올리는 거 아닙니까...
"불법복제 조져달라... 패키지도 개발하자..."
건강을 돌보려면... 보이지 않는 죽은 세포를 빨리 잡아 없애도록
노력해야죠... 아니면 암으로 번지잖아요? 정부에서 무작정 지원만
해주는 것도 문제가 될 수도 있어요... 암세포가 그 양분 먹고
클 수도 있거든요... 검사해서~ 암세포부터 잡아야 하는게 수순이죠.
프로그래머는 독학으로들 많이 진로를 잡고 나가시는 편이지만,
실제로 하드웨어에 관심이 많으셨다가 프로그램을 전공하거나
컴퓨터 공학과에서 컴퓨터 붙들고 "너 죽고 나 죽자" 버전으로
공부하신 분들이 많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길을 가겠다 마음 먹으셨다면 돌아갈까? 질러갈까? 고민도 중요하지만
일단 짐부터 꾸리시고 신발부터 신으셔야 합니다... 이해하실지...
그래픽 디자이너는 요새 3D 개발자를 많이 찾습니다. 2D 게임에서
디테일이 많이 퇴색된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패캐지에서 2D가
빛을 바랬는데... 이제 간단한 대중적 게임만 2D로 나오는 편이고,
3D로 대부분 온라인까지 카바하려고들 하죠... 사실 2D가 기본이
되어야 3D가 되거든요... 3D 맵핑 껍데기 2D로 구성되니까요...
그래서 미대생을 많이 쓰는 외국의 경우... 빛과 조화, 다양한
예술적 감각들, 색감이 있어야 보다 빨리 개발이 가능하고,
또 완벽성을 더하니까요 기본에 충실하려 노력하죠. 아닌데도 많을
겁니다. 무조건 외국이 좋을 순 없습니다. 외국에서도 사람 쪼개는
게임 만들기도 하고 그러니깐 칭찬할 거 못 되죠.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 갈 이야기가... 바로 게임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것입니다. 요새 영화들이 사람들 자극을 안 주면 안 봐주니까
사람 쪼개고 터트리고 별 잔인한 짓을 다하더만요...ㅡㅡ;
큐빅, 레지던트 이블, 배틀로얄, 13고스트... 궁금하신 분은
한번씩 초감각 호러영화들 보시기 바랍니다... 암튼...
게임이 뭔지 아시죠? 즐기는 유희...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시간을
희생하는 행복한 노동입니다. 게임을 가장 먼저 언제 접했죠?
어릴 때였죠... 슈퍼마리오, 남북전쟁, 팩맨, 갤러그, 테트리스,
버블버블, 동킹콩, 1942, 탱크... 와... 많기도 해라...
그때 혹시... 게임 중에 소름을 느낀다거나... 잔인함에 쾌감을
느낀 적이 있었나요? 뭐... 예를 들어... 마리오가 버섯을 밟았는데
엿같은 버섯녀석이 머리에서 갑자기 날 서린 검을 뽑아내서... 우리의
화끈한 배관공 마리오가 두동강이 나서 데굴데굴 피 튀기며 굴러가는...
아주 그걸 보면 어머니들께서 "아이 좋아라~ 우리 애기 또 죽었네~"
하고 박수치고 댄스를 추셨을지...ㅡㅡ; 의문이네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잔인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PK라는 것이죠. 플레이어 간의 캐릭터 죽이기... 솔직히 이건 윤리적인
문제로도 시끄럽지만, 유저들을 묶어두는 끈이라고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잔인한 대리만족이 이제 무섭게도 게이머들의 쾌감으로
번져가고 있단 거죠. 제가 학교에서 동아리 운영할 때 후배들에게
무슨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 가입서에 적으라고 했더니... 70% 이상이
"엽기 호러 게임"이라고 적었더군요... 그리고는 첫 시간에 사람
자르고 터트리는 게임 만드는 사람은 즐거움을 추구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가상이지만, 대리만족의 대명사인 게임이... 물론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실 등에 빗대어서 틀에 박힌 사람마냥
"어~ 피난다~ 저거 유해한 게임이야~" 이러지는 않습니다...
다만... 리얼한... 너무도 리얼해서 경험을 대신할 정도인...
그래서 자기 캐릭터 PK시키거나 아이템 뺏었다고 살인도 났지 않습니까?
아무튼... 그런 건 말 그대로 시뮬레이션 입니다.
어떤 것은 "살인연습"에 가까운 현실성을 가지고 있죠.
제가 게임제작을 희망하면서 매번 강아지 나와서 뒹굴고...
나비 날아와서 퍼즐 맞추고 꽃가루 날리는 게 최고라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만들면 앞서 소개한 네 개의 영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잔인하게 만들지도 모르죠... 우습게도
사람 내장 모형을 가져다 놓고 죽은 사람마냥 연기하는 배우들은
정말 그 장면을 찍을 때는 자기네 영화가 얼마나 잔인한지 모릅니다.
뭐... 찍을 때는 작품이니까 즐기고... 자꾸 정당화하고... 작품을
선택해서 캐스팅에 응한 순간부터 내용이야 어찌 되었든 일에 열심히
해야 배우의 직분이니까요... 글쎄요... 안 좋은게 시나리오 작가의
오버인지... 감독의 현란한 솜씨인지... 카메라 감독의 화려한
앵글인지... 특수미술감독의 손놀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눈 앞에서 실제로 사람 머리가 터지는 종류의 영화까지
나온 상황에서... 게임도 이제 발 맞추려고 하겠죠? 하지만 저는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뭐... 괴물도 나오고... 적군도 나오고...
만들 때 죽여도 되는데... 잘 죽여야 되는 거 아니냐 이거죠...
죽이고 나서 등에서 식은 땀 나면... 살인예행연습... 킬러
시뮬레이션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이거죠. 왜 즐거움을 보다 잔인한
쾌감에서 찾으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픽이 좋아져서 그런가?
암튼 게임 제작에 있어 이런 윤리적이 준비의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게임 제작에 나서서 브레인 스토밍(제작구상회의 쯤) 할 때
신난다고 머리 맞대고 앉아서 "우리 눈알 튀어나오게 할까? 아냐...
카메라로 피가 튀는 게 나을 거야..." 이러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사람 많이 죽이는 게 즐거움을 낳는 꿈이라고 말하는 사람 있으면
중세시대 같았으면 벌써 왕이 주는 밥 먹고 사자랑 데이트 갔을 겁니다.
그래픽의 경우엔 기초 충실이 관건이고, 이를 위해 기초 드로잉이나
인체, 정물, 소묘, 크로키 등등의 기본 실력을 굉장히 요구하죠.
때로 손그림 안 되는데 컴으로 잘하는 사람이 있어 놀랍긴 하지만...
대체로 손그림과 컴 구현실력은 비례합니다. 음... 친구들 중에
"그림을 어떻게 하면 더 잘 그릴까..."라는 타이틀로 홈페이지를
만든 녀석이 있는데... 사실 지금 게임회사도 다니고 있고,
그림도 하이 아트 디렉터라고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만
제가 보기엔 최고라고 봅니다. 늘 노력하고, 늘 실력에 욕심내고...
아마 그런 사람들이 나중에 게임계에서 원로...쯤 하지 않을까...
그리고 한 친구는 연습장을...(이런... 내가 안 그러면서 친구 이야기
하니까 부끄럽네요...ㅡㅡ; 전 즉흥만 하는 머저리랍니다.)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마르고 닳도록 그리는데... 연습장이 금새
새것으로 바뀌어 있어서 가방을 들춰보면... 앞서 쓰던 연습장에
인체 드로잉이... 거의 프로수준에 가깝게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색감이나 센스 못지 않게 노력도 중요한 셈이죠... 노력을 해도 해도
색감이나 센스를 못 맞춰서 머리 쥐어 뜯는 사람도 봤습니다.
어떤 사람은 동그라미 그리는 것도 겁내하면서 창세기전 칼라링
어떻게 하냐고만 묻는 사람이 있죠... 최선이 중요합니다.
디자인의 경우엔 문서작성의 달인이 되고, 창의력과 기획력, 조직력
등이 훌륭해야 합니다. 정해진 시트는 없으며,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겁니다. 디자인 전공하려는 사람들이 제일 답답하게 묻는 것이...
"디자인 하려고 하는데 양식 좀 주십쇼." 물론 양식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양식에 딱~ 맞추는 건... 활용이지 창작은 아닙니다.
정말 창작은 그 양식까지 자기 스타일에 맞춰야 하죠.
물론 디자인의 문서 양식은 모든 개발자의 눈을 거치기 때문에
탁월한 문서작성 능력으로 개발진을 압도해야 합니다.
제 경험에 비춰 봤을 땐, 디자인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간관계"입니다. 대부분이 설계를 담당하는 디자인이 캡틴을 하게
됩니다. 작업 중에 마찰이 생기게 마련이며... 중재자는 디자인을
하는 디렉터가 해야 하죠. 그런데 소양이 부족해서 팀을 와해시키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어떤 분이 팀 구성하고 두 달도
안 됐는데 팀이 해체 되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팀장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팀장이 작업인력을 모두 선별해서 할 순 없지만,
조절하고 넘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가능한 부분이 곳곳에 많거든요.
그리고 개발자가 팀장의 리더쉽에 의심을 갖거나 분쟁의 싹이 되는
험한 말이나 감정의 충돌을 자제해야 상호보완이 된답니다.
불법복제가 판을 치기 때문에... 또 게임에서도 표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기 때문에... 이젠 다양성도 다양성이지만 독창성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여러 사람이 게임을 만들며 독창성을
내기 위해서?? 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 하죠...
내가 가는 길이 어딘지 보이지 않는 사람... 주위에 많습니다.
하지만 짐을 챙기고 신발을 신으면... 문을 열고 나서게 됩니다.
도착지는 없습니다. 목표지만 있는 셈이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일생인데 누가 도착지에 간다고 장담하겠습니까?
내일 죽어도 내가 내일 (이것도 복받아야 합니다...ㅡㅡ;) 친족들
앞에 누워서 유언을 중얼일 때... "나 참 어제 만큼은 잘 살았어~"라고
말할 수 있으면... 오늘 하루 짐을 꾸리고 신발을 신어야겠죠.
있으면 모자도 쓰세요!
어쩌다 보니 밤새워서 글을 쓰게 되었네요. 요새 게임스쿨에 하도
회원들의 글이 없어서 조금은 답답한 생각도 듭니다. 혹시...
CU@K리그 카드섹션 보시고 구장으로 달려가셨는지도...^^;;;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습니다. 요새도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죠.
다들 첫 인사가 잘 부탁합니다~ 라네요... 그런데... 잘 부탁만 한다니
어디 갔는지 찾아야 잘 부탁한 만큼 맡아서 하죠...ㅡㅡ;
작심삼일도 3일마다 또하고 또하면 평생을 갑니다. 오시면 글 좀
남기시는 여러분이 되셨으면 합니다. 캠프도 한다고~ 한다고~
그렇게 공지를 날려도 아무도 반응이 안 오십니다 그려...ㅡㅡ;
맘만 먹으면 PC방 전세내서도 밤새 캠프 겸 게임대회도 할 수 있고...
오랜만에 컴퓨터 앞을 떠나 탁 틔인 바다도 볼 기회인데...
뭐... 접자는 분위기니 맥이 좀 빠지네요.
성경에도 그러더군요... "내가 저 산 보고 옮겨져라~ 하면 옮겨진다.
믿어라 좀~" 자신을 믿으세요. 그리고 "내 길 좀 부탁합니다~"
이러지 말고... 멀리, 그리고 저만치, 그리고 요 앞에 목표를 잡고
오늘 하루... 그 케이스에 맞게만 충실하면... 스텝 바이 스텝입니다.
언젠간 골인이죠... 완주증 받는 날이 있을 겁니다. 42.195 키로미터
이던가요? 보통 수명이 이제 70살 넘어가는데... 70년동안... 아니지
대부분 20대니까... 20년동안 걸어온 거리를... 차타고 다닌 거리를
헤아려 보세요... 완주증 가지고 집도 짓겠네...ㅡㅡ;;;
아~~~~~~~~~~~~~~~~~~~~~~~~~~ 잠들어 있는 여러분!
1년 반이 넘게 한결같이 치천사가 여기 있습니다!
대한민국 게임이 저희 중심으로 달려가는 데에 여러분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말로만 게임 만들지 말고... 소모임도 좀 가시고,
자료실도 와서 소장 자료도 좀 올리시고, 연합 카페에 가서 "번쩍!
게임스쿨에서 파견나왔어여~ 할랑할랑~" 뭐 이런 정도 나누시고...
제발, 부디, 간절히 바랍니다.
이 고민 물어오신 분과 같은 글을 수도 없이 봐왔습니다.
제가 이렇게 긴 글 올리면 혹자는 겁에 질려서 안 오시던가
탈퇴하시더군요... 네~ 맘대로 하세요! 탈퇴를 하시던 현실을
직시하시던... 일단은 제가 살아 있는 한은 (여러분도 그러셔야
할 것이지만) 뭔가 할 겁니다... 좀 더 나아간다고 믿고 있는
제가 싫으시면 가셔도 안 잡을께요... 대신 가면 다시 오지 마세요...
제가 3번까진 이해합니다...^ㅡ^; 그 이상 변심을 자주 하면...
마음의 흔들림이 아니라... 장난이거나...ㅡㅡ; 변덕쟁이예요...ㅡㅡ;;;
마지막으로... 얼마 전에 한 친구와 나눈 채팅말을 기억해서 적어보죠.
"죽으면 사람들한테 기억되고 싶어?"
@ "글쎄... 기억된다기 보다 남기고 싶다고나 할까...
기억되는 건 묘비에 적히는 몇 줄 안 되는 문구잖아...
난 사람들이 기억 못해도 무언가 내가 한 걸 남기고 싶어.
왜 동화에도 있잖아... 과실이 열리려면 30~40년이 넘는 나무를 심는
할아버지께서... 사람들이 먹지도 못할 과일나무 왜 심느냐니까...
'아이들을 위해서 심는 겁니다. 나도 나의 할아버지께서 심어 주신
이 과일을 맛있게 먹었거든요. 다 나의 할아버지께서 이렇게 심어 주신
덕분이지요. 당신들이 우리 할아버지가 심었다는 걸 몰라도 맛있어 하고
행복해 하지 않습니까? 더 물어볼 말이 있나요? 그래서 저도
이 과일나무를 심습니다.' 이렇게 말했다잖아...
근데... 사과나무일까? 배나무일까?
사과? 에이... 사과는 따놓고 오래 못 두잖어...
오래 두려면... 그래... 복숭아가 낫겠다... 통조림으로 만들어서...
냉장고에... 궁시렁... 궁시렁... 궁시렁...ㅡㅡ;
(늘 샛길로 빠지는 거 아시죠? ^^;)
- DAUM 컴퓨터 게임학교 파워 운영자 치천사
추신:발췌해서 옮기면 왠지 실무하시는 분들한테 욕 먹을 거 같은
생각도 드네요... 그냥 게임스쿨에서만 읽어주세요.
전부가 그러시진 않겠지만... 소수의 말도 안 되는 삐라 때문에
가사 상태에 빠진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ㅡㅡ; 의견이라 보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