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산 (선운사 꽃무릇) 산행기(9월)
꽃무릇 구경 겸한 고창 선운사 쪽 산행이다. 대구에선 먼 거리로 아침식사시간 포함한 이동시간이 4시간 소요되었다.
입장료를 절약하기 위해 산행꾼들은 매표소 반대편(해리면 하련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하차하니 다른 산행팀도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하려 한다. 이 팀과는 산행 중간중간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앞서고 뒤서고 한, 말 섞지 않는 일행 같지 않는 일행이 되었다. 하차하니 생각보다 바람이 강하다. 꽃무릇이 하늘거리며 산행객들을 환영하고 있는 11시에 산행 시작하였다.
산행길에 ‘기 받고 가세요. 장수바위’ 표지가 몇 개 보여, 저 멀리 산등성이에 보이는 바위가 거북장수바위 인줄 지레 짐작하였다.
오늘 등산의 최고점 청룡산(314m) 정상이다.
산행지도 : 하련리(지도에 안보임) - 청룡산(사진 좌상단) - 배맨바위 – 낙조대 – 천마봉 –용문굴 - 마애불상 – 내원암- 선운사 – 주차장
저 뒤로 거북바위로 착각한 ‘배맨바위’가 보인다. 생긴 것이 비슷하다고 하나 산 정상에 배를 묶는 바위라니, 풍수지리적인 의미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 더 가까이에서 일행들을 찍은 사진이 있지만 이 위치가 최고 포인트였다.
저 멀리 변산반도의 곰소만 바다는 희뿌연 안개에 쌓여있다.
이정표 근처에서 주위 일행들과 식사를 하였다.
내려가는 끝을 보이지 않는 긴 철계단이 나무 숲에 잠겨 있다. 고개를 드니 좌로 ‘낙조대’ 우로 ‘천마봉’이 숲을 가르고 솟아있다.
떨어지는 해를 보기 좋은 장소라 낙조대인가. 바위 근처에서 찍은 사진은 전체의 경치가 다 잡히지 않아 별로이다.
옆 바위꼭대기에 나도 올라갔다. 조금 전 내려 온 철계단이 길게 보인다.
후미의 산대장 일행도 합류하여 천마봉을 구경하고 오라고 한다.
하늘 말이라는 뜻인가. 무협지의 악인 쪽 천마가 먼저 떠오른다. 하늘에 드론을 띄우면 천마 형상이 보일런지 모르겠다. 천마봉 끝의 바위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일절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저 아래에 펼쳐진 절처럼 규모가 큰 도솔암 풍경소리가 바람에 실려 오는 것도 같다. 그런 암자조차도 굽어보는 풍진세상을 초탈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다시 낙조대로 돌아가서 하산하라고 산대장이 이야기 하였지만 앞 선 일행도 철계단길로 내려가고 있어 따라 내려갔다.
바위산 중간에 내원암이 숨어있고, 지붕 모습을 살짝 보이며 등산객을 유혹한다.
길게 길게 철계단을 내려오니 이 길로 올라가는 등산은 많이 힘들 것 같다.
다 내려오니 ‘용문굴’은 다시 올라가야 되는 길이다. 그래서 산대장은 낙조대에서 내려가야 된다고 하였던 것이다. 잘 모르면 아는 사람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데, 쓸데없이 고집만 나이만큼 늘어갔다.
중국에도 널리 알려진 유명했던 연속극 이영애의 ‘대장금’을 촬영한 장소이다.- 어린 장금이 엄마가 죽는 씬 촬영.
굴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색한 장소지만 260m 오르막길 잘 올라왔다는 느낌이
드는 드라마 촬영지로 선택할 만큼 경치가 괜찮은 곳이다.
고려시대의 불상인 도솔암 마애불이다. 두상 윗부분에 보이는 나무가 옛날에 지붕 등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흘러간 세월에 지금은 약간 불안해 보이는 암석 표면이다.
도솔천에 든 것만 하여도 황홀하지만, 더 깊숙한 심처 내원궁까지 올라갔다.
모든 걱정과 근심을 벗어나게 하고 본인과 주위를 즐겁게 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지나온 낙조대와 천마봉이 보이고, 부처님은 아니 온 듯 다녀가라신다.
이렇게 발자취를 남기고 향기를 풍기며 가슴에 추억을 안고 가지만 부처님은 ‘해인’이라 하신다.
왼쪽은 차량통행로 오른쪽 냇물 옆길은 보행탐방로- 해인사소리길 냄새가 살짝 난다. 여성 일행에게 누군가 전화하며 선운사가 무엇이 유명한지 묻는다. (왜 그 먼곳까지 갔느냐로 들렸다). 다른 일행이 흥얼거린다. ‘선은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꽃이 시들지 않고 뚝뚝 떨어진다는 3~4월 동백꽃이 유명한 선운사는 5~6백년 된 동백나무가 3천그루 있다고 한다.
템플스테이 하우스 지나 선운사로 들기 위해 강을 건넜다. 흐르는 맑은 물에 비해 돌이 좀 지저분해 보인다.- 도토리나무 등의 낙엽에 있는 ‘타닌’ 성분 때문에 돌색깔이 검게 변하였지만 물은 깨끗하다고 한다.
선운사는 지금 축제기간으로 수녀님 몇 분도 경내를 다니며 구경 중이다. 연주하는 젊은 악사들을 핸폰으로 찍으니 연주자의 얼굴에 미소를 띄우고, 흥겨운 우리가락은 내 어깨를 들썩인다
선운산매표소 앞 뒤에 있는 꽃무릇(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슬픈 사랑의 전설이 깃든 상사화 류) 집단지. 절정기 1~2주 지나 상당부분의 꽃이 지고 있다.
일주문 밖에도 보헤미안들이 ‘삼포냐’ 악기로 엘콘도르파사 등의 음악을 들려주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젊은 시절, 몇 년마다 서울에서 교육받는 1주일 귀경길은 사당전철역에서 들려주는 페루팀, 멕시코팀들 남미음악공연을 보고 들으며 서울의 문화향기를 부러워하기도 한 추억까지 소환된다. 향토음식점 코너에서 무료시식도 하며 집결지에 도착하니 내가 제일 늦게 도착하였다. 하산주는 벌써 시작되었지만 밥보다 법보다 율이 즐거운 하루였다.
첫댓글 슬픈 사랑의 기다림에 지쳐서 그런지
올해 꽃무릇은 아름다운 자태를 잃어버린듯 합니다 ㅎ
오래만에 올리신 산행기 즐감합니다
산행하기 참 좋은 계절입니다
늘 안산.즐산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삼니다. 화욜만나 안산즐산토록 하죠
옙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