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ng me to life
作 세인트폴리아
“니콜이 니가 오늘부터 명동을 맡아라”
“혀…형님! 아직 새파란 애입니다!”
“규리 넌 가만히 있어 충분히 맡아서 할 수 있는 애니깐”
“……… 감사합니다”
“필요없고 둘 다 나가봐”
“예….”
형님의 말이 끝나고 나는 밖으로 나왔다. 물론 규리도 같이 말이다. 지금 나에게 명동을 맡으라 한 사람은 나의 형님인 김성희 이다. 어린 나이에 서울을 제패 하고 점차 아래로 내려가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해져 버렸다. 물론 음지에서 말이다…..
그리고 아까 성희 형님의 말에 토를 단 사람이자 나와 밖으로 나온 사람은 박규리이다.
일본도를 기가 막히게 잘 다루는 사람이자 우리 조직의 최고 행동대장….. 아니 행동대장이라기는 뭐하다…. 무슨 일 있으면 어디든 혼자 달려가서 모조리 처리하는 독고다이 형 사람이니깐….. 주변에 사람을 결코 대동하고 다니지 않는다. 그만큼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럴 만 하다…. 우리 조직에서는 이길 사람이 없다고 한다. 아니 다른 조직에서도 없을 것이다. 심지어 형님도 규리와 1:1로 붙으면 이길 자신이 없다고 할 정도니깐….. 나랑은…. 안 붙어 봐서 모르겠지만…. 규리가 칼만 안 들면 지진 않을 것 같다.
“하…. 어린 년이 큰 물을 떠 맡았네”
“어려도 머리가 좋거든”
나는 나를 비꼬는 규리의 말에 나는 머리를 두드리며 그 말을 맞받아 쳤다.
“……너 조심해라”
“그래그래 항상 조심하고 살 테니 걱정마세요”
나는 건물을 나와서 내 애마인 오토바이를 타고 명동으로 향했다. 조금 속도를 내자 상쾌한…. 아니 매연바람이 불어왔다. 어쩌겠어…. 서울에서 헬멧안쓰고 달리는 내 잘못이지…..
명동에 도착해 건물로 들어가자 형님에게 미리 연락을 받은건지 조직원들이 입구에서 일렬로 서있었다.
“오셧습니까 형님!!”
“아아…. 시끄러우니깐 그냥 니들 할일해라”
나는 바로 해산 시키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책상 앞에 앉았다. 이제….. 이곳이 내 구역인건가….. 이제…. 여기부터 시작인가…?
“형님”
잠시 생각을 하는 찰나에 조직원 중 하나인듯 문을 열고 들어왔다.
“뭐야?”
“헤헤… 그게 야! 들어와!”
조직원이 문에 대고 소리치자 어떤 여자아이가 조심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는 그런 여자아이의 모습에 조직원을 째려보면서 물었다.
“누구야?”
“그게…. 이번에 여기로 팔려온 애인데요…. 형님 드리면 좋아하실까 해서 전 나가보겠습니다”
그렇게 말을 남긴 조직원은 빠른 속도로 달려 나갔다. 에휴….. 웬지…. 여기도 이상하다…… 나는 아직도 문 앞에 서서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가만히 서있는 여자아이를 바라보았다.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딱 봐도 말라보이는 몸…. 그리고 긴 생머리를 가진 아이었다. 얼굴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다가 머리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일어서서 쇼파로 가서 다시 앉았다.
“너도 내 앞에 앉아라”
“………”
그 여자는 조심스럽게 걸어서 쇼파로 다가왔다. 그런데 걸음걸이가 이상했다. 꼭 맞지않는 신발을 신은 것 처럼 말이다. 그러더니 쇼파앞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려 했다. 나는 바로 일어나면서 그 아이를 잡았다. 팔뚝을 잡았는데 한 손에 딱 들어오는 것이 정말 말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죄….죄송합니다…”
“일단 앉아봐”
그 아이도 나도 쇼파에 앉았다. 잠시간의 정적이 흐르고 나는 입을 열었다.
“이름이 뭐야”
“구…하라요….”
“난 정니콜 뭣 때문에 여기 온거야”
“……아빠 노름 빚 때문에 팔려왔어요…..”
“집이 어딘데”
“광주요…..”
하….. 광주? 아무리 우리 조직이 전국구 라지만 광주에 살던 애를 여기까지 끌고오다니…. 그나저나 이 애… 아니 하라의 아빠도 참… 대단하다… 이 어려 보이는 애를 팔아먹다니….. 후우….. 더러운 세상이야….. 난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시 책상으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 책상위에 서류들을 바라보았다. 썩을…. 여기 처음 왔는데 이렇게 할 일이 많은 거야…. 아… 진짜…. 큰 구역 맡는 것도 좋은게 아닌거 같아…. 서류를 하나 하나 열어보면서 확인을 시작했다. 조폭주제에 이런 서류나 보고 있고….. 참나…..
그렇게 한참을 명색이 서류지 내용물은 누구를 처리했다. 어디서 무슨일이 있다. 그런거만 잔뜩 적혀 있는 서류들을 하나하나 보다가 시계를 바라보았다.
벌써 11시가 넘었나…. 하아… 하루가 참 빨리가…. 하긴 어디 가서 쌈박질 한번 하면 기본 3시간은 가니깐 뭐…. 이 정도면 느리게 간거지….. 그리고 여기에 온게 7시가 넘어서니깐… 의자에 걸어놓았던 겉옷을 입는데 여전히 쇼파에 앉아있는 하라가 보였다.
“넌 뭐하고 있는거냐?”
“아…. 아니 그게…..”
“에휴… 됬다. 딱 봐도 교육 없이 그냥 온 거 같은데 그냥 오늘은 집 가라 내일부터는 내 커피라도 타주던지….”
“…….”
“뭐해 집 가라니깐”
내가 문 앞으로 가서 문을 열려는데 하라는 여전히 쇼파에 앉아있었다.
“왜 안가?”
“집이….. 없어요…..”
하라의 말에 머리가 아파왔다.
“아…. 그래…. 그건 니 사정이니 니가 알아서 해라…”
밖으로 나와서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출발을 하려는데 아까 그 아이가 한말이 귓가에 울렸다.
‘아빠 노름 빚 때문에 팔려왔어요’
“썅…”
오토바이에서 내려 다시 건물로 들어갔다. 그리고 사무실 문을 거세게 열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문이 열려서 문 쪽을 바라보는 그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씨발… 야 나와”
“네?”
“나오라고 한국말 못 알아들어? 영어로 해주랴? 나오라고!”
나는 직접 가서 그 아이의 손목을 잡고 끌고 나왔다. 그리고 오토바이에 앉아서 시동을 걸었다.
그 아이는 멍하니 날 보고 있었다.
“타”
“…….”
내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다가 내가 내리려는 모습을 보고 오토바이로 다가와서 올라탔다. 나는 손을 잡아서 나의 허리로 가져왔다.
“꽉 잡아 떨어져도 책임은 안 질꺼니깐”
그대로 오토바이를 출발시켰고 도로로 나왔다. 도로는 늦은 저녁이라 그런지 한산했다. 점점 오토바이의 속도를 높혀갔다.
내가 왜 이 아이… 구하라란 여자에게 이러는지 모르겠다…. 아마 나랑 상황이 비슷한 사람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일꺼다…..
속도를 많이 냈더니 금새 집에 도착했다. 내가 이 조직에 들어온 이후 쭉 쓰고있는 옥탑방이다.
오토바이에서 내려서 집으로 올라갔다. 그 아이는 뒤에서 따라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난 바로 샤워를 하기 위해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샤워를 하고 나오자 구하라는 현관에 그냥 서있었다.
“……들어와 이제 니도 여기서 살꺼니깐”
“네…?”
“아…. 진짜 아까부터 말 되게 못 알아 듣네 머리로 귀 가리고 있어서 그런거야? 확 밀어줄까?”
“아.. 아니에요….”
구하라는 그제야 안으로 들어와서 앉았다. 그런데 나를 한번 바라보더니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아…. 나 벗은 몸이지….. 원래 샤워하고 나면 항상 이러고 나오는게 익숙해서 평소대로 나왔더니 그것을 보고 저러는 것 같다.
방으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나갔는데 구하라가 아까의 그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는게 보였다.
도로 방으로 들어가서 옷장을 뒤져서 속옷이랑 간편한 옷 하나를 꺼내서 나와 구하라에게 던져 주었다.
“이거….”
“어짜피 지금 옷 없을꺼 아냐 샤워하고 그걸로 갈아입으라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어나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나는 물소리가 들리는 것을 듣고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하나 꺼내서 마시기 시작했다.
잠시 뒤 물소리가 멈추고 구하라가 나왔다. 말라서 안 맞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옷을 제대로 입고 나왔다. 아까 입었던 옷을 식탁의자에 올려놓고 내 옆에 앉았다.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난 그것을 깨려 일부러 말을 걸었다.
“야 구하라라고 했나?”
“네…”
……단답형 대답에 말문이 턱 막혔다. 담배를 가져다가 꺼내어 입에 물었다….. 다시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너 원래 말 없냐?”
“많은 편은 아니에요…”
“나이는”
“20살요…”
동갑이었다.
“나도 20살이야, 나 존대나 그런거 어색하니깐 편하게 해”
“네…”
“아나…. 편하게 하라니깐…. 에휴…. 넘어가자…. 그럼 여기 팔려오기 전에 뭐했어”
“…..알바요…”
“학교는 어쩌고?”
“대학갈… 형편이 안되서…”
어째 대답이 전부다 길지는 않다….. 전부 단답형에 가깝다…. 담배가 반도 안 타들어갔지만 그냥 비벼서 꺼버렸다. 더 대화를 이어가면… 내가 답답해 죽을 것 같으니깐….. 그냥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불장을 열어서 이불을 폈다. 내가 잘 이불을 피고 나니 이불장에는 겨울에 덮는 조금 두꺼운 이불 하나 말고는 없었다.
구하라를 대리고 들어왔다.
“후우… 이불이 없으니깐 일단 같이자”
다행히 내가 이불을 크게 쓰는 편이라서 두 명이 충분히 덮을 크기는 되었다. 나는 불을 끄고 이불로 들어가서 누웠다. 그런데 구하라는 여전히 그냥 이불 옆에 앉아있었다. 얘…. 진짜 답답하다…
“누워 안 잡아 먹어”
하지만 여전히 앉아서 가만히 있었다. 나는 일어나서 강제로 이불에 눕히고 나도 누웠다. 그리고 자는지 안 자는지 확인 같은 것은 안하고 누워 있는 걸 보고 눈을 감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며칠동안 구하라는 여전히 나를 어색해 했다.
옆을 바라보자 구하라는 간밤에 더웠던 건지 이불을 안 덮고 자고 있었다. 아니…. 더웠다기 보다 아마… 나랑 한 이불 덮는다는 게 싫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이불을 하나 더 사야하려나…? 나는 이불을 제대로 덮어 주고 씻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서 옷장을 열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잘 때나 입는 다 늘어난 티셔츠들을 제외하고는 태반이 검은 정장이었다. 역시나 정장이 뭘 하기에 제일 편하고 가장 조폭 다운 옷일 테니깐… 하나를 꺼내어서 갈아입고 옷장 문을 닫고 뒤를 돌아 보았다. 여전히 자고 있는 구하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대로 두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나가려다가 식탁의자에 놓인 입고 있던 원피스가 눈에 들어왔다.
“분명… 저거 말고 옷이 없을테지…”
며칠동안 신경을 못써준 부분이다. 이불도 그렇고…. 나는 신발을 도로 벗고 들어와서 건물의 주소와 일어나면 오라는 말을 써놓고 식탁 위에 오만원짜리 한 장을 두고 나왔다.
오토바이를 타고 금새 도착을 하였고 방에 들어갔다. 그러자 한 명이 따라 들어왔다. 아마 간밤에 일어난 일들을 보고 하기 위해서 들어온 것 일꺼다.
“간 밤에 무슨 큰일 있었나?”
“아뇨, 별로 큰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다만 뭐”
“클럽 중에 한 군대에 마약이 돈다 그래서 찾아가 봤지만 딱히 그런듯한 느낌은 못 받았습니다”
“마약…? 그럼 그 클럽 감시 잘해 성희 형님이 다른 건 몰라도 약은 절대로 안 된다고 분명히 말씀하셧으니깐”
“네”
“나가봐”
똘마니는 밖으로 나갔고 나는 담배를 꺼내어 물고 창가로 가서 창문을 열고 밖을 보았다. 명동이라 그런지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그렇게 창 밖을 보면서 담배를 피우고 있을 때 전화기가 울렸다. 액정을 확인한 나는 급히 전화를 받았다.
“아… 승연씨 그 일은..? 아직 이요… 그래요… 알겠어요…. 최대한 빨리 부탁드려요”
전화를 끊었다. 하아…. 한숨이 자동으로 나왔다. 답답했다. 내가 원하는 그 일이 너무도 잘 풀리지 않기에 너무 답답해졌다. 방금 담배를 폈음에도 다시 담배가 땡겨서 하나 더 꺼내어 물었다.
담배를 다 피고 다시 자리에 앉아서 어제 보다만 자료들을 보고 있었다.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구하라였다. 시계를 보았다. 이제 12시 였다. 택시 타고 오라고 돈 놔뒀으니 일어난 지 대략 한 시간 정도 될꺼다. 그러니깐 내가 여기 도착했을 쯤에 일어난 듯 싶었다.
역시 구하라의 옷은 그 원피스였다. 나는 겉옷을 챙겨 입었다.
“밥 아직 안 먹었겠지?”
“네…”
“나가자”
“네?”
나는 그대로 구하라의 손목을 잡고 끌고 나왔다. 그러다가 문득 오토바이보다는 차를 가지고 가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방 근처에서 서성이는 똘마니를 하나 잡았다.
“야 차 키 내놔”
똘마니는 아무런 말없이 차 키를 내밀었다. 나는 그것을 빼앗듯이 낚아채서 밖으로 나왔다.
“아씨…. 어떤 차인지 물어보는 거 깜빡했잖아”
어떤 차인지 몰라서 그냥 주변에 대고 키에 달린 열림 버튼을 꾹꾹 눌렀다. 한쪽에서 불빛이 번적거리는 게 보였다. 그 차로 다가갔다. 어라? 생각 외로 좋은 차네? 꽤 유명한 차였다. 제넥싯으든가? 아… 몰라 일단은 타는거지 뭐…
내가 차문을 열고 타자 구하라도 따라 탔다. 그리고 안전벨트를 매고 출발하려는데 여전히 벨트를 매지 않은 구하라가 보였다.
“아…”
“움직이지 마”
내 벨트를 푸르고 손을 뻗어서 벨트를 매주려 하자 나의 손을 잡았다. 그렇지만 내가 말을 하자 조용히 손을 내렸다. 안전벨트를 매어주고 나도 다시 안전벨트를 매고 차를 출발했다.
“뭐 먹을래?”
애초에 나온 이유는 하라의 옷을 사주기 위해서 였다. 하지만 나도 그랬고 구하라도 배고플 것이라는 생각에 일단은 먹고 싶은 게 있냐고 물었다.
역시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젠장… 물어본 내 잘못이지…
“그냥 아무 대나 간다.”
그렇게 말을 하고 언제나 잘 가는 순대국밥 집에 들어갔다. 아니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구하라가 이걸 먹을 수 있는지 몰랐다.
“순대국밥 먹을수 있어?”
“아뇨,…”
“다른 거 먹고싶은거 있어?”
구하라는 고개를 저었다…. 정말…. 골고루 하는 구만…. 하아…. 그럼 억지로 먹일 수도 없고… 별수없나… 별로 안 좋아 하긴 해도… 이런 애한테는 그런 쪽이 편하려나?
“야 다시 타!”
“에..?”
기껏 와놓고 다른 곳으로 가려 하자 나를 이상하게 보는 구하라였다. 그렇지만… 못 먹는다는데 굳이 먹이고 싶지 않고….. 그럼… 뭐… 다른 대 가야지…
차를 몰아서 도착한 곳은….. 내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분식집이다…. 하아… 오랜만에 보내… 분식집…..
예전.. 우리집도 분식집을 했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도박에 빠지면서…. 분식집을 날리고…. 엄마는 그 충격으로 돌아가셧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도박을 관두지 않으셧고…. 그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되었다….
뭐… 지금 중요한 건 아니니깐….
“뭐 먹을래? 난 그냥 돈가스나 먹으련다.”
“저…전….”
구하라는 열심히 메뉴판을 바라 보았다……. 난 그냥 기다리는데…. 하아….. 10분째 저러고있다….
“그냥 돈가스 2개요…”
“…..죄송해요….”
난 말없이 컵에 담긴 물을 마시기만 했고 잠시 뒤 음식이 나오고 먹기 시작했다.
다 먹고서 앞을 바라보자 여전히 먹고 있는 하라가 보였다. 반쯤 먹은 것 같다. 나의 눈치를 살피던 하라는 내가 바라보자 안 본 척 고개를 푹 숙인 체 돈가스를 잘라서 먹었다.
딱 봐도 한 10분은 더 먹어야 할 것 같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앞에 있을 테니 천천히 먹고 나와”
그렇게 말하고 계산을 한 후 먼저 나와서 담배를 꺼내 물어서 피고 있는데 아직 하나를 다 피지도 않았는데 하라가 나왓다.
“뭐야? 아직 반도 안 먹었던데 다 먹은 거야??”
“다 먹었어요….”
우리가 앉았던 자리를 보았다. 창가 쪽 자리여서 다 보였다. 그런데… 3분의1정도 남은 돈가스가 보였다…… 뭐야 저거 다 먹은 거야…? 하….. 하라를 아래위로 쫙 훑어보았다. 완전 마른 모습을 유지 할 수 있는 이유가…. 저래서 인가….
차마 뭐라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차에 올라탔고 하라도 역시 올라 탔다.
그리고 원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동대문으로 향했다. 역시… 싸게 옷사려면… 동대문이 최고지… 금새 도착을 하였고 하라는 동대문시장을 보고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뭘 봐, 니 옷 없으니깐 사라고 대리고 온 거야 가서 옷 사….”
지갑을 꺼내서 돈을 꺼내주려다가 다시 지갑을 덮고 주머니에 넣었다.
“에이씨… 그냥 같이 가 혼자 보냈다가 도망가면 골 아프니깐….”
혼자 보내려다가 웬지 불안해 져서 그냥 같이 가기로 생각을 바꿨다. 도망가면… 골 아픈건… 나니깐…. 쳇….
차에서 내린 뒤 동대문시장으로 들어갔다. 앞에서 하라가 가고 난 뒤에서 따라가는데 내 뒤에서 올 때보다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역시… 저 애도 여자는 여자인거다. 옷 사준다니깐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면….. 발걸음이 가벼워 보이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역시나 살짝 본 하라의 얼굴은 밝아져 있었다.
그렇게 하라의 옷 쇼핑이 끝나고 나는 하라를 도로 집으로 대려다 놓고 조직으로 돌아왔다.
조직으로 돌아와서도 역시나 하릴없이 그냥 앉아 있기만 했다. 웬만큼 큰일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위치가 나의 위치이다 보니 심심했다.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시계를 보니 이제 9시정도….. 그래도…. 심심하게 있던거 치고…. 오래 있었네….
조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건물을 나와서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 왔어”
“오…셧…어요…”
며칠 동안 경험 한 거지만…. 너무 어색했다. 그런데 오늘은 웬지 평소와 달랐다. 집안에 항상 맡지 못하던 냄새가 풍겨왔다. 카레냄새…….? 뭐지…?
“저기…. 밥은….?”
하라가 나에게 물어왔다. 처음이었다. 하라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건 것 자체가….. 어딘가 더 이상했다. 그래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저기…요?”
하라가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순간적으로 얼굴이 달아오름을 느끼며 뒤로 살짝 물러났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며 방으로 들어가면서 답을 해주었다.
“아직 안 먹었어”
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은 나는 얼굴이 달아오른 것을 가라 앉히며 생각을 해보았다. 대체 내가 왜…. 얼굴이 빨개진거지? 그저 다가 왔을 뿐인데? 왜 그런거야 정니콜!
문에 기대어 서있는데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저기….”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문을 열었다.
“왜?”
“밥…. 드시라고…”
하라 넘어 보이는 식탁에 밥이 차려져 있었다. 언제나 냉장고에 짱 박혀 있는 김치와…. 노란 액체가 올라가 있는 밥이 보였다…. 역시 카레였나..?
“알았어 옷 갈아입고 나갈께”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자 하라는 식탁에 앉아있었다. 나는 그 앞에 가서 앉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카레가 내 앞에 놓여있었다. 수저를 들어서 조금 떠서 입에 집어넣었다.
“맛있다.”
내 앞에서 불안해 하던 하라의 표정이 밝아지는 게 보였다. 내가 수저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하라도 수저를 들고 먹기 시작했다. 내가 오길 기다렸나 보다….. 더 늦었으면 큰일 날 뻔 했네….
다 먹고 수저를 내려놓았다. 그제서야 이 재료들이 어디서 난 건지 궁금했다.
“재료 없었을 텐데… 어떻게 된 거야?”
“아침에…. 주고 가신 돈으로…. 슈퍼에서 샀어요….”
“아…..”
맞다… 아침에… 그냥 많이 두고 간다고… 오만원짜리 두고 갔으니… 충분했겠구나…..
“근대… 갑자기 왜?”
“…….옷…..마…..워서…”
“뭐?”
하라가 고개를 푹 숙이고 조용히 말을 하기에 제대로 듣지를 못했다. 하라는 내가 못 듣고 다시 물어보자 빨개진 얼굴로 나를 보고 이야기했다.
“옷…. 사주신 게… 고마워서요…”
“…….”
의외로…. 이 차가운 얼음 공주 같고….. 소심한 아이의 마음을 여는 건… 내 생각보다 쉬웠다.
옷 때문에…. 그 동안의 모습과 다르게 행동 한 거야…?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기특했다.
나는 하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항상 날 어려워 하고 피하려던 아이 치고는…. 그래도 처음으로 다가 온 거니깐…
“술 마실 줄 알아?”
“에? 마셔본 적은 있는데…”
“그럼 받아”
나는 냉장고로 가서 캔맥주를 꺼내어서 하나를 하라에게 던져 주었다.
“마셔”
나는 따서 마셧고 하라도 머뭇거리는 듯 싶더니 결국 따서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말없이 서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하라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저기요…”
“왜?”
“나 있잖아요….”
“니가 뭐?”
어딘가 불안했다.
“나… 그쪽… 아니다…. 저번에… 동갑이라고 반말해도 된다 했죠? 그럼 반말 할꺼야… 너 처음 봤을 때… 되게 무서웠다… 근대에….. 오늘 보니깐… 너 되게 착한 년이드라”
불안함이 딱 들어 맞았다….. 역시…. 취했다…. 술이 이렇게 약할 줄이야…. 아니… 최소한…. 그래도…. 한 캔 정도는 마셔야지… 반도 안마시고…
“나 옷도 사주고 순대 국밥 못 먹는다고 하니까 분식집 가고… 진짜 착하더라 그래서! 내가 오늘 저녁 해주기로 맘 먹은거야 알아?”
“취했다 너….”
“안 취했거든… 나 그냥… 며칠 동안 답답했던 거 풀어 놓는 거야!”
‘쿵’
그렇게 외치고는 식탁에 그대로 쓰러졌다…… 하…. 어이가 없어서…. 술 마시니깐 성격이 달라지는 구나… 아니 원래 성격이 이런 건가? 모르겠다. 어쨌든…. 이마 아프겠네…. 식탁 꽤… 단단한 건데…. 방으로 들어가 이불을 펴놓고 나와서 하라를 안아 들었다. 보이는 대로 가벼웠다.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서 이불에 눕혔다.
그 일이 있고 다음날 하라는 일어나서 그 일은 기억하는지 나를 보고 어쩔 줄 몰라했다.
나는 그런 하라에게 ‘그냥 친구라 생각해 어짜피 너 잡아먹을 생각 없으니깐’ 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집을 나서서 조직으로 갔다. 그 이후로 하라는 여전히 소심하지만 나에게 말을 놓고 편하게 지내기 시작했다.
나에게 바뀐 점은 하라가 항상 저녁을 해놓고 기다리기 때문에 8시에 칼 같이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특별하게 하라를 불렀다.
“왜 불렀어?”
“그냥 간만에 밖에서 먹고 싶어서”
“왜?”
“니 음식 맛 없거든 웩”
나는 토하는 시늉을 하였다. 하라는 그것을 보고 발끈 했는지 나에게 다가와서 나를 툭툭 때렸다. 나는 그런 하라의 팔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핸드폰 가게
“여긴 왜?”
“핸드폰 가게에 왜 오겠어 뻔한거지 나 핸드폰 바꾸려고”
“…..아….”
난 핸드폰을 들어 보였고 하라는 그런 나의 모습에 어딘가 실망한 표정이었다.
나는 점원에게 다가가서 조용히 몇마디 했고 하라는 한쪽에 앉아서 가만히 있었다. 나는 그런 하라를 불렀다.
“야 일로와봐”
“…….”
하라는 나한테 친구처럼 굴기는 해도 자신이 팔려왔다는 사실을 확실히 아는 듯 나의 말은 잘 듣는 편이었다. 하라는 아무말없이 다가 왔고 나는 진열 된 핸드폰들을 보면서 하라에게 물었다.
“이건 어때?”
“좋아보이네….”
“이건?”
“좋아”
“그럼 이걸로 하지 뭐 이걸로 해주세요”
내가 핸드폰을 고르자 하라는 다시 구석으로 조용히 갔다. 금새 핸드폰을 사서 가게를 나왔다. 나는 하라를 대리고 나와서 미리 예약을 해놓은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뭐야 여긴…”
“비싼 곳, 맨날 싼 거만 먹다가 비싼거 좀 먹자고”
안내된 자리에 앉았고 둘 다 주문할 줄 몰랐기 때문에 그냥 웨이터에게 대충 좋은 걸로 달라고 했다.
스테이크가 나왔고 와인도 한 병 왔다. 하라는 말없이 그냥 고개숙이고 고기를 잘라서 먹고만 있었다. 그런데 그것도 크게 크게 먹는 것도 아니고… 콩알만하게 잘나서 조금씩…. 에휴… 답답이…
나는 아까 핸드폰 산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하라는 뭔가 싶어서 보았다가 핸드폰 산 것인걸 보고 그대로 원상복귀 했다.
“야”
“…..”
“야”
“…..”
“대답해”
“왜”
하라는 결국 내가 조금 정색을 하고 말하고 나서야 대답을 했다. 나는 핸드폰을 하라에게 내밀었다.
“이거 뭐야…”
“니 꺼야”
“응?”
“니 꺼라고 장난 친거야 난 핸드폰 이게 젤 편해 번호도 여기 다 있고”
“……….”
하라는 핸드폰을 받아들고 나를 노려 보았다. 그러다가 다시 입에 고기를 넣기 시작했다. 나도 역시 식사를 했다.
다 먹고 식당을 나오는데 하라의 얼굴은 완전 밝았다. 내가 무언가 되게 큰 잘못한거 같잖아….. 저렇게 좋아하는데 장난이나 치고…. 아니… 그전에 이런 장난을 내가 친 적이 있던가…? 특히 이 조직 들어온지 2년째지만 이런 장난 따위….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조직 들어오기 전에도 해본 적…. 없다…. 근대 내가 왜 이런 장난을 친 거지…? 근대…. 왜 불안하지? 무언가를 잊은 느낌……
내 앞으로 먼저 걸어가던 하라가 푹하고 쓰러졌다.
“야 구하라!”
하라에게 달려가서 상태를 살펴보았다. 아….. 불안감의 상태가 이거였구나….
“니콜이 짜앙!”
술 취했다…. 아까 깜빡하고…. 와인 줬더니…. 하아…… 이걸 어찌한다……
일단은 하라를 들쳐 업었다. 그리고 택시를 잡기 위해서 도로가로 나갔지만 택시가 쉽게 잡히지는 않았다.
지금 있는 곳에서 집까지는 걸어서 대략 30분정도…… 이것도 평소 걸음속도니깐… 업고 가면…. 1시간 잡아야 하나…?
“에구...”
“가라 니콜호~”
“시끄러…”
“넵~ 시끄럽뎁니다~ 조용히 하겠슴다 행님!”
하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내 등에 얼굴을 파묻었다. 나는 그런 하라를 느끼며 천천히 걸어서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하라를 이불에 눕혔다.
“고마웡…”
하라는 자는 와중에 중얼거렸다. 나는 그것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났다. 순간적으로 내 입으로 손이 갔다.
웃은 게…. 얼마만이지…? 후우…… 모르겠다 나도 자야지
평소와 다름없이 조직으로 출근해서 하릴없이 있었다. 간간히 하라에게 연락이 오긴 했지만…….
그리고 슬슬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데 갑자기 부하 중 한 명이 뛰어 들어왔다.
“형님 저번에 말한 그 클럽에 마약 푸는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뭐? 알았어 곧 나갈 테니 모두 준비시켜 오늘 거기 처리한다”
“예”
부하는 나갔고 나도 역시 따라서 나갔다. 그리고 차를 타고 조금 달려서 이동한 곳은 외진 곳에 있는 건물이었다. 그런데 건물이 수상했다. 만들어 지다가 만 듯한 그런 건물인데다가 밤인데도 불도 한곳도 안 켜져 있었다.
“뭐야 여기 맞아?”
“어…. 아까랑 조금 다른데요..? 아까 미행으로 찾았을 때는 불 켜져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이 주변에 감시하라고 한 그 놈도 안보입니다”
나는 건물을 주변을 둘러보다가 문득 한 쪽 구석에 있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야 혹시 저놈이냐?”
“죽었는데요”
내가 손으로 그 사람을 가르키자 부하 중 한명이 달려가서 그 사람을 대려왔다. 앞은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등에는 긴 칼자국이 있었다. 마치 일본도 같은 걸로 벤듯한…… 일본도…? 설마?
“젠장 할”
욕을 내뱉으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내 예상이 틀리길 바라면서 말이다…..
들어가서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하자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 잘린 팔을 붙잡고 쓰러진 체 신음을 흘리는 사람의 모습…. 배가 터져서 내장이 흐르고 있는 사람 등 많은 사람들이 구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장 안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수 많은 마약들이 보였다.
“시발…..”
그리고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있는 것도 보였다. 나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찰칵’
“시….바… 넌 또 뭐야….”
뒤에서 들리는 금속음에 뒤를 돌아보자 칼에 베인 배를 부여잡고 나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나? 니들이 마약 푸는 클럽 주인”
“닥쳐! 클럽 주인 이랬나? 그럼 이 짓거리 한 놈 보다 윗대가리겠구만 시발… 뒤져!!”
그는 나에게 총을 쏘려했다. 그렇지만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그런 그의 시도는 물 건너갔다. 총이 들린 손이 하늘로 살짝 떠올랐다가 그대로 바닥을 굴렀다.
“아악!!!! 내 팔!!!”
“박규리….”
방금 팔을 베어버린 칼을 휘휘 터는 박규리를 부르자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정니콜 늦었다”
“니가 왜 여기 있는 거야?”
“음…. 그냥 이렇게 알아둬 형님이 싫어하는 건 내가 안 두고 본다는 거…”
“지랄…. 그렇다고 이렇게 하는 건 심하다 생각 안 해?”
나의 말에 아래로 늘어져있던 규리의 칼은 나의 목으로 이동을 했고 날카로운 칼날이 목에 닿으면서 상처가 나서 칼날을 따라서 피가 흘렀다.
“지랄하지마 어짜피 죽이지는 않았으니까 그리고 딱히 너에게 듣고 싶은 말은 아냐 주먹으로 사람 까던 년이 참 지랄도 많다”
“………”
부정 할수 없었다… 내가 아무 말도 않자 규리는 칼을 나의 어깨에 슥슥 닦고는 반대 손에 들고 있던 칼집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나에게 다가와 나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창녀같은 여자끼고 살면 그렇게 물러지나? 잊지마 넌 지금 이 구역에 담당자고 이 구역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야 여자에 빠져서 그러고 놀면 내가 찾아간다.”
“박규리….”
조용히 주먹을 쥐면서 이름을 불렀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나를 욕해서 라기 보다는… 하라에게 창녀라고 한 게 화가 났다. 멀리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규리는 나에게서 떨어져서 어깨에 일본도를 걸친 체 문을 열고 나갔다. 그러면서 한마디 했다.
“똘마니들 오네, 뒤처리 부탁한다. 그리고 여자에 빠져서 똑바로 안 하거나 허튼 짓 하면… 내가 찾아간다 ”
장난스럽게 말하는 규리의 말은 살기가 담겨있었다. 나는 그런 규리를 멍하니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목에서 흐르는 피는 셔츠를 적셔갔다. 규리는 사라졌고 곧이어 조직원들이 들어왔다.
“형님 방금 그분..?”
“젠장….. 뒤처리 알아서 해라”
나도 그냥 그대로 그 건물을 빠져 나와서 그대로 집으로 향했다. 그러다가 중간에 포장마차에 들려서 술을 마셧다. 사람들이 피가 묻은 셔츠를 입은 나를 이상하게 보긴 했지만 내 분위기가 워낙 흉흉한 지라 다가오지 못했다.
“늦었네….”
집에 들어가자 하라가 나에게 한마디 했다.
“어….”
하라에게 그렇게 말을 하고 그대로 방에 들어가서 이불 위에 그대로 누웠다. 하라는 나를 따라 들어왔다.
“술…. 마신거야?”
“어….”
“옷은 갈아입고 자…. 어..?”
하라는 나의 옷을 벗기려다가 옷에 묻은 피를 보고 놀랐다. 나는 그대로 멈춰있는 하라를 잡아 당겨서 안았다.
“뭐… 뭐야”
“오늘…. 하루만…. 이러고 자줘…..”
하라에게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나는,… 그대로 하라를 안고 잠에 빠져들었다.
이렇게 하라를 안고 자려는 지금도 나의 감정은 알 수가 없다…. 사랑…? 연민…? 뭘까…
아침에 눈을 뜨자 여전히 하라는 나의 품에 안겨있었다. 끝까지 발버둥을 치다가 결국 포기했는지 잠이 들었던 하라였다. 나는 그런 하라의 내려온 앞머리를 살짝 올려 주었다. 그리고 이마에 키스를 해주었다.
“그림 좋다 그 애가 니 이거냐?”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자 승연씨가 새끼손가락을 들고 서있는 것이 보였다.
“아니거든요 뭐에요… 남의 집에 경찰이면 이렇게 막 들어와도 되는 거 에요?”
“그래 아니라고 해줄게 그리고 지가 문 활짝 열어놓고 자놓고선 말도 많다. 옥탑방 이라고 활짝 열어놓으면 못써 아니다…. 조폭 집에 들어오는 도둑이 미친놈이 될지도….”
서랍장 위에 살짝 걸쳐 앉아서는 너무도 태연스럽게 맞받아 치는 승연씨였다. 나는 아직 하라가 자고 있는 것을 확인을 하고 승연씨를 대리고 집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옥상 난간에 걸쳐 앉아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따라 나온 승연씨도 역시 입에 담배를 물었다.
“근대 뭣 때문에 온거에요?”
“아… 맞다… 대충 정보 다 모았어 니가 준 것들 하고 이거 저거 모으니깐 김성희 뒤 은근히 구린거 많던데 뭐 일주일에서 이주일 사이면 아마 영장 나올 꺼 같다 그때는… 진짜로 조직이 완전 펑! 이지”
“그래요….. 하아…. 저도 가겠죠?”
“피할 수는 없지… 하지만 정보 제공하고 그런 거 인정해 줄 꺼야”
승연씨의 말에 나는 말없이 담배만을 태웠다. 승연씨는 그런 나를 바라보다가 다가와서 어깨를 두드려 주고는 계단으로 향했다.
“난 간다. 나중에 연락한다. 그리고 저 여자애 예쁘던데 잘해봐 남은 시간 동안 이라도”
“아니라니까요…..”
승연씨의 나의 대답에 그냥 웃어버리고는 그대로 계단을 내려가서 가버렸다. 나는 담배를 마저 피고 집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하라가 일어난 건지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잘 잤어..?”
“어….”
어색하게 대화가 오고 가고….. 나는 그냥 화장실로 들어가 대충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가버렸다.
승연씨가 왔다 간지 3일이 지났고 오늘은 하루 종일 멍하니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 앞에 어딘가 익숙한 차가 있었다. 나는 급히 계단을 뛰어 올라가서 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
“니콜이 왔냐”
“성희 형님….”
“앉아라”
식탁에는 성희 형님이 앉아 있으셧고 그 앞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가 있었다. 그리고 눈을 살짝 돌리자 하라가 방문 틈으로 내가 들어오는 걸 보고 있었다. 저 커피…. 하라가 타준 건가…? 나는 형님의 말에 앞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 한참동안 정적을 이루고 있었다….
“형님… 무슨 일로…”
“무슨 일이 있어야 오냐, 그냥 니가 구역 관리 잘하나 싶어서 한번 돌아보고 왔다”
“걱정마세요….”
“그래, 그리고 이거”
형님이 안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서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올려놓는 소리가 묵직하다….
나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총이었다…
“형님 이건…”
“구역의 보스가 되었으니 몸은 잘 지키란 의미다, 니가 필요할꺼라 생각 치는 않지만 말이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것을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근대 저 여자에 누구냐”
형님의 질문에 조금이나마 열려있던 방문이 완전히 닫혔다. 나는 그것을 보고 아무 말이 없이 그냥 있다가 대답을 했다. 대답을 하면서도 웬지 불안감이 가시지 앉았다….
“그냥… 팔려온 아이입니다…”
“그래..? 저 아이 마음에 든다. 빠른 시일 내로 나한테 보내라”
“혀..형님…”
“그렇게 알고 난 가마”
내가 무슨 대답을 하기 전에 형님은 일어나서 문으로 다가갔고.. 난 그런 형님을 차를 타실 때 까지 마중을 나갔다. 성희 형님은 차를 타시면서도 하라를.. 넘기라고 하시면서 타셧고 타자마자 바로 차는 출발을 하였다. 그리고 내가 집으로 올라가자 나와있었다.
“왜 나왔어”
“…. 진짜… 나 넘길꺼에요…?”
하라의 물음에 나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하라는 눈물을 흘리면서 나에게 다가와서 다시 물었다.
“나 저 여자한테 가야 되는 거에요…”
나는 그런 하라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하라를 끌어안았다. 형님에게 넘길 수 없다… 곧 있을 큰일에 하라가 있어서 안 된다…. 절떄로…. 나는 끌어안고 있던 하라를 떨어트리고 눈물이 고여있는 하라의 눈을 손가락으로 닦아주었다.
“걱정 마… 안 넘겨…”
그리고 입술에 키스를 해주었다.
“배고파 밥 줘”
웃으면서 하라에게 말을 하였고 하라는 그런 나를 보고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고 나도 따라 들어갔다.
“똑바로 안 해? 별일 없잖아!”
나는 내 옆에서 걸어가는 조직원의 머리를 때렸다. 조직원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형님이 왔다가시고 며칠이 지났고 하라는 계속해서 불안에 떨었지만 하라가 그럴 때 마다 나는 하라를 안아주고 키스를 해주었다.
나를 믿으라는 의미로…..
“그게… 진짜로… 연락이 왔는데…..”
아까 집에 가려는데 갑작스럽게 조직원이 들어와서는 내가 가야 할 일이 생겼다고 날 대려갔다.
나는 급한 일인가 싶어서 따라 나섯고 일이 생겼다는 곳에 도착을 했지만 아무런 일도 없었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건물 앞에 도착했을 때 이상함을 느꼇다. 이상하다…. 어딘가 이상하게 분위기가 가라앉아있어…… 이상한 기분을 끌어안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것은 피 흘리는 조직원이었다.
“뭐야 무슨 일이야!”
그렇지만 쓰러져 있는 조직원들에게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조금씩 올라갈 때 마다 저번의 그 마약조직이 있던 건물과 비슷한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 내 사무실로 들어가자 역시나 조직원들이 쓰러져 있었다.
‘띠리링’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아 선물 잘 받았어?’
많이 듣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박규리!!!!”
‘워워 소리치지마 귀아프니깐 걱정마 그래도 같은 조직원들이니 죽이지는 않았어 단지 좀 많이 다쳤을 뿐 그러니깐 내가 여자에 빠지지 말라고 했을텐데? 책상 위를 봐봐’
책상 위를 보자 봉투가 있었다. 나는 그것을 뜯엇다. 그러자 사진 몇 장이 떨어졌다. 집어 들어서 보자 나와 하라가 키스하거나 끌어 안고 있는 사진이었다.
“박규리…. 이거 뭐야…”
‘뭘까? 니가 여자에 빠져있었다는 증거? 그렇게 받아들이면 되지’
“너 어디야!!!!”
‘어딜까? 아아… 너의 러브하우스인가? 지금 옆에 그년도 있다’
“시발! 박규리!!! 너 하라한테 무슨 짓 하면 죽여버린다!!”
‘어이쿠~ 이런 니가 소리질러서 그년 목에 있던 칼이 목을 찌를 뻔 했잖아 빨리 오라고 이거 말고도 특별선물이 또 있으니깐’
“박규리!!! 야 이 개새꺄!!”
이미 전화는 끊어져 있었다. 나는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나랑 같이 갔던 몇몇 조직원들은 쓰러져있는 애들을 추스르고 있었다.
“어디가십니까?”
“애들 이 꼴낸 새끼 죽이러”
오토바이에 올라타서 집을 향해서 달렸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그대로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그리고 집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박규리!!”
“귀 아프다고 했잖아”
불도 켜지 않은 어두운 방안에서 규리가 나왔다. 나는 그런 규리를 발견하자마자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박규리는 쉽게 피했다.
“무섭게 왜이래? 아직 특별선물도 못 봤잖아”
그렇게 말하고는 화장실 문을 열었다. 그러자 거기서 누군가가 쓰러져 나왔다. 나는 그 모습에 그곳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하라는 아니였다. 하지만 이 사람도 내가 잘아는 사람이었다.
“승연씨! 괜찮아요?”
“시바…. 괜찮아… 보이냐..?”
칼에 찔린건지 베인건지 모르겠지만 배에서 계속해서 피가 울컥울컥 나오고 있었다.
난 그런 승연씨를 보고 고개를 들어서 규리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규리의 손에 들려있던 칼이 휘둘려 졌다.
나는 그것을 겨우 몸을 뒤로 졎히면서 피했다. 하지만 완전히 피하지 못해서 앞머리가 베어졌는지 앞머리가 흩날렸다.
나는 일어나서 뒤로 조금 물러났다. 그런데 이마에서 진득한 것이 흘렀다. 이마도 베인 것 같다.
나는 물러났다가 바로 앞으로 튀어 나가며 주먹을 휘둘렀다. 역시나 규리는 쉽게 피했다. 하지만 방금 그건 페인트라고….. 바로 발을 차올렸고 박규리는 내발에 턱을 맞고 뒤로 넘어졌다.
내가 다시 달려들 기세가 보이자 박규리는 일어나면서 칼을 휘둘렀고 나는 다시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시발…. 역시 니도 한 가닥 하는 년이야”
그렇게 말하며 규리는 나에게 칼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다행히도 집안은 좁아서 칼을 휘두를 공간이 얼마 없기에 나는 그것을 피하며 간간히 규리에게 반격을 했다. 하지만 역시 규리가 휘두르는 칼은 날카로웠고 피한다고 피한 나의 몸에는 베인 상처가 생겼다.
칼을 피하며 주먹을 날렸고 규리는 문쪽으로 넘어졌다. 그리고 일어나며 문을 보더니 밖으로 나갔다.
“도…망… 간거냐..?”
그것을 본 승연씨가 나에게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나 죽이고 이 안에 있는 사람 죽일 때 까지 어디 안 갈꺼에요… 여기가 좁아서 칼 쓰기 힘드니깐 나간거에요…”
부엌에 한 서랍을 열어서 천에 싸인 물건을 꺼내어 안주머니 넣었다. 나는 문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문을 열고 나가려했다.
“안돼요”
방에서 하라가 나왔다. 어디 묶여있거나 그런게 아닌지 단지 입술이 조금 터져 있을 뿐 다른 곳은 이상이 없는 것 같았다. 나는 그런 하라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쓰다듬었다. 그리고 웃어주었다.
“걱정마 안 다치고 올꺼니깐”
그렇게 말하고 문을 열고 나갔다. 역시나 규리는 칼을 칼집에 집어 넣은 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후우….. 넓으면… 불리한데… 한번 해보지 뭐…”
안주머니 넣어 놓았던 장갑을 꺼내었다. 손등에 철판을 넣어서 칼을 막을 수 있게 제작된 장갑이다.
그것을 끼고 규리에게 달려들었다. 규리도 칼을 꺼내며 휘둘러왔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싸웠다. 규리의 칼에 많이 베이기도 했지만 나의 반격에 규리도 많이 맞긴 했다.
그렇지만… 불리한 것은 나다…. 칼에 맞은 나는 피가 흐르지만 규리는 주먹에 맞았으니 별로 이상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방금 부딪침에서 그것이 확실히 드러났다. 규리가 휘두르는 칼을 손등의 철판으로 막았지만 나는 넘어져버렸다.
“크큭…. 결국 결판 나겠네”
규리는 칼을 나에게 들이대며 다가왔다. 나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서 규리에게서 떨어졌다. 결국은 아까 꺼내온 그 물건을 써야 할 것 같다…. 하아…. 쓰고 싶지 않았는데….
나는 안주머니에서 아까 집어넣은 물건을 규리가 보지 못하게 꺼내들었다. 그리고 규리에게 달려들었다.
규리는 달려드는 나에게 칼을 찔렀다.
‘푸욱’
칼이 나의 배를 뚫고 지나가 등을 뚫고 나왔다.
“병신아냐? 달려드는 구만”
“잘 가라”
‘타앙’
나는 꺼내들은 물건을 규리의 배쪽으로 가져다 대었고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그리고 총을 맞은 규리는 칼을 놓고 그대로 쓰러졌다. 나는 칼을 억지로 잡아 빼내었다.
‘땡그랑…’
“후우…. 젠장 할…. 이딴 것 까지 쓰고 싶지 않았는데…”
“쿨럭…. 이런게 숨겨져…. 있을… 줄은….”
규리가 힘겹게 말을 뱉었다.
“형님이 주고 가셧다….. 시발….”
“아아… 그런가… 젠장…”
“너… 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런거냐….”
나는 가장 의문을 가진 것을 물어보았다. 규리가 막가파적인 성향이 있어도 형님의 명령없이는 잘 움직이지 않는 사람인걸 잘 알고있다.
“쿨럭…. 목적…? 하…. 저년 대려오라더라…. 형님이… 하…. 그리고 형사 년은…. 니 년이 저년이랑 짜고 치는 건 다 알고 있으니깐….
젠장 할 이었다…. 형님이 원하는 건 무조건 가진다는 걸… 알긴 하는데…. 그래도… 내가 어떻게든 하라 대려가는 건 막으려 했는데… 젠장할….
무언갈 더 물어 보려 했으나 내가 잠시 생각하는 사이에 규리는 죽어버렸다. 나는 아직 떠져있는 규리의 눈을 감겨주었다. 그리고 문 쪽을 바라보자 하라와 승연씨가 나와있었다.
“죽….었어요…?”
하라가 물었다…
“응….”
나는 대답을 해주었다. 하라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하라와 승연씨에게 말을 이었다.
“후우…. 아무래도…. 전 오늘 결판 봐야겠어요 승연씨 성희 형님 집으로 형사들 보내줘요 하라야 미안…. 아무래도 너 더 못 지켜 주겠다… 근대 걱정 마 승연씨가 너 지켜 줄 테니깐 부탁해요 승연씨”
“야! 정니콜!!!”
그렇게 말하고 바로 계단을 내려와서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그리고 성희 형님의 집으로 향했다. 오토바이로 달리는 와중에도 아까 규리에게 찔린 상처에서 피가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그렇게 힘겹게 달려서 도착을 하였다. 그리고 형님의 집의 벨을 눌렀다. 그런데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만졌다. 문이 열려 있었다.
피가 흐르는 상처를 손으로 막은 체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에는 불이 다 꺼져 있었다. 그리고 한 방에만 불이 켜져서 문틈으로 빛이 새어나왔다.
나는 그 방 앞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똑똑…’
“들어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희 형님이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역시…. 니가 올 것 같았다. 규리는 죽었겠지”
“……….”
난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역시 죽었군… 그래… 니가 온건… 아무래도 그 여자애… 그러니깐 구하라던가…? 그 여자애 못 주겠다 이 소리 인가..?”
“………”
역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단지 피가 흐르는 상처를 틀어막고 있을 뿐…..
“대답해!!!! 넌 지금 니 앞에 조직의 보스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냐!!!!”
“왜 규리를 보내셧습니까…?”
“이제야 대답하네…. 근대 지금 질문하는 거냐..? 건방지게 그래 일단 대답은 해주지… 규리 왜 보냈냐고? 그 년이 멍청하니깐 그냥 내가 하라는 데로 하는 그런 년이니깐 독불장군처럼 날뛰기도 하지만 내 말이라면 잘 들었거든”
형님은 규리를 도구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냥 자신이 시키는 대로 다 따르는 그런 도구….. 그런 규리는… 형님이 자신을 믿는다 생각하고…. 뒤진 거고….. 하….
웃음이 나왔다.
“그럼 이젠 내가 물어보지…. 너 한승연이라는 형사 알지”
“…….그걸…. 어떻게…?”
“니년이 우리 조직 정보를 왜 그렇게 쉽게 뺴갈 수 있다고 생각한거냐?”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헛웃음만 나왔다.
“그거 알고 일부러, 명동을 맡겨본거다…. 팔려온 년이 쌈박 질 좀 하고 눈빛이 살아있길래 좀 키워줬더니 이제 와서 뒤통수를 치고…. 시발이 구만….”
성희 형님이 천천히 일어났다. 그런 형님의 손에는 칼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점점 나에게 다가왔다.
피를 너무 흘린 탓인지… 점점 눈앞이 흐려졌다. 그렇지만 억지로 품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니 먼저 보내고 니 집에 있을 그년들도 보내주마”
어느새 나에게 다가온 성희 형님은 그대로 칼을 나에게 찔렀다. 그리고 칼은 나의 배를 찔러 들어왔고, 나는 규리와 마찬가지로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하…. 그 총….”
“형님이 주신거죠..”
“아아… 그런가…”
형님은 배에 총을 맞은 체로 뒤로 돌아서 비틀비틀 거리며 다시 의자로 돌아가서 앉았다. 그리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문에 기대어 주저 앉아버렸다. 아까의 상처와 새로 찔린 상처로 피가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었다.
“후우… 아직 덜 폈는데….”
그 말을 마지막으로 성희 형님의 팔이 떨어졌다. 그리고 나는 멀리서 들려오는 싸이렌 소리에 정신을 잃었다.
‘피고 정니콜은 살일죄로 12년 형에 처한다!’
‘끼익 철컹’
“오지마라”
무거운 철창문이 열리고 12년 만에 바깥공기를 맡았다. 나의 뒤에서 나를 밀며 교도관이 퉁명스럽게 말하지만 웃고 있었다. 12년간 나와 정이 들은 교도관 이니….
“아아~ 이제 뭐하나….”
“어이 정니콜!”
교도소 앞에서 이제 뭘 하나 싶어서 하늘을 보면서 생각을 하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을 바라보자 승연씨였다. 손에는 두부로 보이는 하얀 물체가 들려있었다.
“여어~ 승연씨”
나는 승연씨에게 다가갔다. 지난 12년간 유일하게 나에게 면회를 왔던 인물이다. 내가 다가가자 두부를 내밀었다. 나는 그것을 받아들고 입으로 가져가려했다. 그런데 승연씨가 그것을 도로 뺏었다.
“니가 먹을 두부는 이게 아닌 거 같다”
“네?”
승연씨가 나의 뒤를 가르켰고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나를 처음 만났을 때 처럼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변하지 않은 얼굴을 가진 체 나를 바라보는 한 여인이 보였기 때문이다.
언제나 바라볼수록 나를 빛으로 이끌어주는 듯한 그런 존재…..
나는 그녀에게 달려갔고 그대로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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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어느 한분 복귀한 기념... 그분을 위해서 썻던 작품....
복귀 축하드립니다... ㅋ
첫댓글 어쩐지 ㅋㅋㅋㅋㅋㅋㅋ 제목에서 딱 알아봤네요 ^^ 이제 우리 자주 좀 만나요! 만나서 또 열심히 수다 떨어야죠 ㅋㅋㅋㅋ
ㅎㅎㅎ 그러게요 자주봐야될텐뎈
에헷 데헷 이히히 에헤헤헤
징징이 기다려요 징징이를 위한 글을 줄게요
날 위한 글이람은 무엇인가요?
요거 보면서 되게 안타까웠었는데 ...ㅠㅠ 귤도 죽고 썽도 죽고....힝...그래도 꿀콜은 잘 되서 다행이에요 ㅎㅎ 승연이도 살아있구~ 재밌게 봤어요 ~
두부대신에 하얀옷을입혀놓다니 ㅋㅋ
두부입니다 두부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