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에 ‘이것’ 나만 설치 안했나...스마트폰 뛰어넘는 ‘게임체인저’ 등장 [더테크웨이브]
TOP
댓글 0
추천 기사
황순민 기자 smhwang@mk.co.kr
입력 : 2023-03-11 18:01:00 수정 : 2023-03-11 19:08:00
글자 크기 변경하기
인쇄하기
공유하기
스크랩 하기
최근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세계적인 열풍을 가져온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를 활용한 서비스 경쟁이 불붙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한 달 사이에만 국내 스타트업들이 분야를 막론하고 경쟁적으로 챗GPT 기반 서비스를 내놓았죠.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AI 생태계 선점’ 경쟁이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를 비롯해 구글, 메타 등 빅테크는 물론 카카오와 네이버와 같은 국내 기업들까지 AI 언어 모델의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짜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API란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머를 위한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의 일종입니다. 개발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죠. 개발자 입장에서는 API를 활용해 앱 개발을 단순화하고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빅테크가 API를 공개하는 것은, 자사 모델의 활용도를 높여 응용AI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입니다. 마치 아이폰(스마트폰)이 처음 나오고, 애플이 수많은 개발자들을 스마트폰 생태계에 몰아넣어 제국을 건설한 것처럼, 이제 막 태동하는 AI 생태계를 선점하는 회사가 향후 십 수 년을 호령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2022년 기준 869억 달러 규모인 AI 시장 규모는 2027년께 5배 가까이 늘어난 4070억 달러까지 커질 전망입니다.
카톡에서 챗GPT를, 아숙업 돌풍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내놓은 ‘아숙업’은 카카오톡 채널친구가 6만 3000명(10일 오전 11시 기준)을 돌파하며 국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아숙업은 광학문자인식(OCR) 기술과 챗GPT를 카카오톡에 더해 론칭한 서비스입니다. 아숙업이 인기 있는 이유는 ‘한국어’로 ‘손쉽게’ 챗GPT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카카오톡에서 아숙업을 채널 친구로 추가하면,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문서의 사진을 찍거나 전송하면 챗봇이 해당 내용을 읽고 이해하고 답변을 합니다. 문서 등 사진을 읽을 수 있어 눈달린 ‘챗GPT’로 불리기도 합니다. 광학문자판독(OCR) 기술을 적용해 문서 내 다양한 글꼴과 배경, 손 글씨 등에 상관없이 문자를 인식할 수 있다고 하네요. 업스테이지는 이달 16일까지 카카오톡 아숙업 채널을 추가하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하루 문답 100개까지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아숙업 무료 문답횟수는 한 달 100개까지만 가능합니다. 향후 유료로 전환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사진 확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내놓은 ‘아숙업’. <카카오톡 캡처>
챗GPT 서비스 접목에 발빠른 韓기업들
IT분야에서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합니다. 이는 ‘생성형AI’의 실제 적용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국내에서는 일단 챗GPT 생태계가 한발 앞서가는 모양새입니다. 국내 스타트업들은 발 빠르게 챗GPT를 활영한 부가서비스를 내놓고 있죠.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은 최근 챗GPT 기능을 탑재한 ‘건강 AI 챗봇’을 출시했습니다. 이용자가 건강 시술 관련 질문을 하면 AI가 실시간 진단과 함께 해결 방안을 건네는 서비스입니다. AI답변이 충분치 않을 경우 병원 예약 등 대면 진료와 연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커리어 커뮤니티 서비스 업체인 코멘토는 최근 챗GPT를 활용한 커리어 멘토링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신입, 경력으로 구직을 하거나 커리어 상담을 원하는 이용자가 질문을 하면 AI가 즉시 답변을 하고, 직무별 현직자들이 추가적으로 의견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이뤄집니다. 이밖에 영어가 중심인 챗GPT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기능을 담은 챗GPT 서비스도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스타트업 뿐 아닙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 출시한 AI 챗봇 ‘에이닷’에 챗GPT를 접목하고 올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챗GPT형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고성능 컴퓨팅 서버도 구축했다고 합니다. 챗GPT를 탑재한 에이닷은 지금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대화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폭넓고 다양한 AI 서비스들이 한국 사용자들이 더 빠르고, 편리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보입니다.
바보야, 문제는 생태계야
그런데 말입니다. 앞서 말했듯, 생성형AI 분야에서 한국이 진짜로 앞서가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선점해야 합니다. 오픈AI(챗GPT), 메타(라마), 구글(바드)가 시도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빅테크가 만든 API를 사용해 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담대하고 큰 꿈에 도전해야한다는 의미입니다. ‘담대한 꿈’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기술 로드맵만 갖고도 큰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대규모 투자를 받아 현실로 만든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닛케이에 따르면 전 세계 생성형 AI 기업 가운데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유니콘은 6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범위를 기업 가치 1억 달러 이상으로 넓혔을 때 해당되는 기업은 30개에 달하고요. 여기에 한국 기업은 없습니다.
사진 확대
빅테크의 생성형AI 설명. <매일경제DB>
한국을 IT업계를 대표하는 네이버, 카카오도 AI 사업에 진심입니다. 초거대AI에 상당한 자본을 투입해 거대 모델을 수준급 이상으로 만들어왔죠. 각각 ‘서치GPT(네이버)’와 ‘코GPT(카카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특화 생성AI 서비스로 기대 받고 있죠. 한국어 특화 서비스로 국내 유저들에게 편리함을 선사하는 것은 좋지만, 시선을 시작부터 글로벌로 돌릴 필요도 있겠습니다. 더욱이 AI시대에는 국경도, 언어의 경계도 없으니까요.
네이버의 서치GPT의 경우 하이퍼클로바를 네이버 검색에 특화한 검색 대규모 언어모델(Search LLM) ‘오션(OCEAN)’을 백본(back-bone)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엔 유능한 개발자가 많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기민한 사용자들이 있습니다. 글로벌로 뻗어나갈 생태계 테스트베드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죠. ‘스마트폰 혁신기’에 생태계를 선점한 것은 애플과 구글, 미국 회사들이었습니다. ‘AI혁신기’ 생태계를 선점하는 진짜 승자는 누가 될까요.
사진 확대
<황순민 기자의 ‘더테크웨이브’>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술(Tech)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리라 믿습니다. 혁신적인 서비스로 인류를 진보시키는 최신 기술 동향과 기업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