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변방에 근무할 때 지역 소식에 정통한 토박이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다.
음식점을 해서 엄청나게 돈을 벌었다고 소문난 부자가 있었다. 그 지역에서는 이미 부자로 소문났고, 인근 지역까지 돈 많다고 파다하게 소문이 났다. 원래 그런 부자들 곁에는 기생충들이 꼬이기 마련.
아는 사람의 또 아는 사람을 통해 기생충들이 접근을 한다. 그 사람들은 부자의 가려운 데를 어쩌면 그리도 잘 아는지 심심할 때마다 나타나서는 부자의 무료함을 달래주고, 삶의 활력소를 제공해 준다. 그러면서 점차 부자 가족들과 진짜 형제처럼 형님, 아우님, 형수님, 제수씨, 조카 등등 해가면서 가족처럼 생활한다.
그러면서 주변의 다른 친구들도 하나 둘 소개를 해준다. 그 기생충이 소개시켜주는 사람들은 어쩌면 하나같이 좋은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여지껏 부자한테는 뭘 달라고 하는 사람들만 꼬였었는데 이 기생충들은 시간 내서 여행도 함께 다녀주고, 백화점 쇼핑도 같이 가서 고급 브랜드도 소개시켜 주고, 나를 위해 진정 애써준다. 왜 이런 사람들을 진작에 만나지 못했었는지 후회될 정도이다. 점차 가족들끼리 함께 해외 여행도 함께 다니면서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을 다 보여준다.
여행을 다니면서 저녁 남는 시간에는 그저 소일거리로 고스톱을 치기도 한다. 시간 죽이기로 함께 웃으면서 즐기는 데에는 이런 화투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 이 기생충들과 함께 게임을 하면 게임의 즐거움이 몇 배 더 커진다. 그런데 이상한다. 부자한테 이런 타짜 같은 재주가 있고, 행운이 따를 줄이야. 뒤집으면 쌍피고, 앞사람이 싸면 나한테 들러붙고, 손에는 보너스가 착착 들어온다. 그들과 게임 할 때 삶의 희열을 느끼며 집중하게 된다. 게다가 정신없이 웃으며 놀다 보면 돈도 쌓인다. 이렇게 웃고 즐기면서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 있을 줄이야. 그런데 세상에 노름이 고스톱만 있는 줄 알았는데 화투나 카드 가지고 하는 놀음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바둑이가 있고, 세븐 카드도 있고, 도리짓고땡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게임을 하나하나 배워 간다. 그런데 하다 보니 알게 된건데 판이 커질수록, 그리고 서로의 끗발이 비등할 때 판이 더 커지고 더욱 더 큰 희열을 느끼게 된다. 약쟁이처럼.
가족처럼 지내는 고정 멤버가 대여섯 가족 정도 되는데 그들의 노름 실력은 다 호구들이다. 가끔 부부동반 필드도 같이 나가서 타당 5만원 짜리도 치는데 이상하게 배판만 되면 부자가 먹는 확률이 높다. 이 친구들은 잘 치다가도 배판만 되면 이상하게 오비가 난다. 돈을 따니 골프도 재미있다.
그렇게 즐기면서 우정을 돈독히 하고, 노름의 깊은 맛을 알아가면서 타짜의 경지에 오르는 데에 2~3년 세월이 흐른다. 그 친구들은 간단한 개인 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아마 그들이 지난 2년 동안 갖다 바친 돈이 얼추 2~3억은 될 것 같다.
그 기생충들은 숙주가 완전히 생명력을 상실할 때까지는 절대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부자에게 무한 신뢰를 주며 시간과 돈을 투자를 한다. 부자는 자기가 기생충의 배를 불려주는 봉이 되는지도 모르고 그들에게 삶의 터전을 내어주며 점차 저승길로 다가가고 있다. 부자는 노름의 스릴과 맛을 알게 되었고, 자기 실력 정도면 일확천금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드디어 D-Day.
처음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시작한다. 하지만 점차 판이 거듭될수록 돈이 돈처럼 보이지 않고 그냥 종이 뭉치처럼 보인다. 그래서 판돈을 돈으로 하지 않고 칩으로 한다. 돈이 돈으로 느껴지면 배팅에 고민할 테니까 뇌의 정상적인 사고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판돈은 점차 커진다. 엎치락뒤치락 하지만 돈은 조금씩 부자 쪽으로 흘러 들어간다. 더군다나 결정타가 생길 때마다 부자에게 좋은 패가 떨어졌다. 부자는 감을 잡는다. 오늘은 정말 운수 좋은 날이다. 이렇게 패가 좋은 날은 별로 없다. 그동안 저 사람들과 여러 번 노름을 했지만 오늘같이 운 좋은 날은 몇 번 되지 않았다. 오늘은 정말 저 친구들 돈을 완창 딸 수 있을 것 같다.
드디어 클라이막스.
전부 높은 패를 잡았는지 한 명도 죽지 않고 배팅이 계속된다. 부자는 느낌으로 알아챈다. 이런 판이 크게 먹을 수 있는 판이다. 김응수처럼 외친다. 레이스, 받고 따블! 배팅이 거듭될수록 판돈이 쌓인다. 아, 여지껏 내가 노름을 하면서 이렇게 높은 패는 처음 잡아본다. 쟤네들은 도대체 어떤 패를 가졌을까? 대충 판을 훑어보니 한 명은 포카드, 한 명은 집, 한 명은 플러시, 한 명은 좀 높은 스트레이트 정도 잡은 것 같다. 부자의 패는 에이스가 있는 스트레이트플러시 메이드. 부자는 지금 심장이 벌렁거리고 있다. 나타내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쓴다. 아마 저들은 내 바닥 패를 보고 스트레이트 정도로 알 것이다. 부자는 그들이 한 명도 죽지 말고 끝까지 배팅하도록 완급을 조정하며 배팅을 한다. 이 판돈은 모두 다 내 것이다. 니들은 다 즉었스.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로 더 크게 벌렁거린다. 얘들아, 제발 죽지 말고 끝까지 배팅에 따라와다오. 나중에 니들이 내 패를 보면 아마도 놀래서 까무라칠거다.
판돈은 점차 커져서 억대를 넘어가고 있다. 이 패는 평생에 한 번이나 만질까 말까 한 패다. 눈이 뒤집힌다.
현금이 떨어지자 하우스에서 꽁지돈을 빌린다. 일행들이 양념을 친다. 에고, 형님, 재미있게 놀자고 하는 건데 이건 좀 심한 거 아니우? 심하긴 뭐가 심해. 어차피 돈 놓고 돈 먹긴데. 겁나면 죽든가. 그럼 나는 죽을라우. 옳지 한 명 죽었스. 레이스. 땅문서를 맡긴다. 에고 형님, 이건 아니우, 땅문서를 맡기다니 난 죽을라우, 옳지 너도 죽었지. 레이스. 집문서를 맡긴다. 에고 형님, 이거 우리 사이에 너무 하는 거 아니우? 나도 죽을라우. 결국 다 죽고 판에는 두 명이 남게 된다.
이미 판돈은 수십억이 되었다.
현금이 나오고, 집문서가 나오고, 땅문서가 나오고, 결국 부자로 만들어 준 황금알을 낳는 가게 문서까지 나왔다. 마지막 올인!!!!! 마누라 속곳까지 나오지 않은 게 다행이다.
사장이 카드 패를 깐다.
놀라지 말게. 들어는 봤나? 이름하여 스티플,
잠깐! 에고 형님, 저도 여지껏 이런 패는 처음 잡아봤습니다.
로얄스트레이트플러시네요.
2~3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회수가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그 부자가 스티플을 줬는데도 배팅을 하지 않는다면 노름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는 없을 테니까) 자본금 2~3억을 투자하면서, 집안 대소사에 참석하고 외국 여행에 따라가주며 시다바리 하면서 간까지 내어주는 인고의 세월을 보낸 목적이 지금 여기 단 한 판에 있었다.
이 한 판이 그동안 그 기생충들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사기꾼들은 끝까지 자기들이 한 패라는 걸 밝히지 않고 부자를 위로해준다.
그 부자는 전재산이 털렸으면서도 자기가 사기도박단에 걸렸다는 것은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그저 자기가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어르고 달래면서 환심을 사서는 자기들 욕심만을 채우는 자들. 그래서 그들을 사기꾼이라 부르고, 사회의 기생충이라고 부른다.
영화 타짜에서 나오는 명대사가 있다.
노름판에 나랑 짜고 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없다면 나머지 모두가 한 패거리다.
사기도박단처럼 일부 교원 조직에서는 학교 교장 자리를 따먹으려고 수년 간 치밀하게 설계를 하고 실행에 옮기는 부류들이 있다.
만약 근무하는 학교에 이상하게 몇몇 교사가 똘똘 뭉쳐서 애들을 대상으로 교육 본연 이상의 과잉 학생회나 서클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환심을 사고, 이상하게도 유독 평교사들을 규합하여 인문학 독서회나 평화 토론회 같은 다양한 연수 활동을 펼치며,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하면서 학부모들과 다양한 루트로 친밀한 관계를 맺는 교사들, 그렇게 열성적인 것 같으면서도 막상 학교 공식적인 업무는 기피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기생충 설계자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평범한 교사들보다는 그들이 기생충 같은 사기도박단일 확률이 높은 사람들이다.
* 공모교장 따먹기 1. 2는 허구가 아님을 밝힙니다.
첫댓글 공모교장 폐지가 답입니다
몇년씩 모의할 정도로 노력하는데 교장 시켜주는 것도 괜찮겠네요. 교장의 위상이 나날이 추락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아둥바둥 거리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장공모제 폐지, 공모도 교장 경력으로 인정 2가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모교장제 폐지
교장 5년제 찬성입니다. 공모교장도 경력에 포함 무조건 5년 제안합니다.
동의합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사기도박단 비유표현은 좀. .
무자격교장공모는 불법 아니고 합법입니다.승진점수 확보를 노력한 분께서는 반칙으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저는 경기도 초등 관리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무자격 공모 50% 획책했지만 물리쳤습니다.무자격교장 당사자들 일반승진하시는 분들과 길이 달라서 그랬지 교육민주화와 학생교육 위해 노력이 부족하지 않습니다.일반승진도 20년정도 노력해하듯이 공모교장도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 아닙니다. 전교조교사들도 같이 근무해야 흥이 날 것입니다.그러다보면 한학교에 모이게되고 학교장도 공모하게 될 것입니다.설사 기획해서 공모교장 만들었다고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전교조 교사들 순수하게 학생교육하는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지금 대체적으로 무자격교장공모하신 분들 열심히 한분들입니다.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생각이 다르다고 너무 공격하지 맙시다.어차피 세상사 내맘대로는 안되며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전교조 출범 30년입니다.교직에 여러 사람들이 있음을 인정하며 더불어 지냈으면 합니다.
댓글에서 닉네임이 느껴지네요
공모교장제 폐지
공모교장제는 폐지가 맞습니다. 그리고 글쓴님의 지난글을 의미있게 잘 읽었는데 개인적으로 이번글은 선을 넘은 것 같습니다.
민주화와 평등, 정의를 부르짖던 전교조교사들이 초심을 잃은 거지요.
왜 그리 유독 교장은 되고 싶어 합니까?
선생님들이 어떻게 하든지 하고싶은 대로 하라는 것이 학교의 민주화입니까?
인근 내부형 교장이 그러더군요.. '나는 아무 것도 안 합니다. ' -> 그러면 교장은 왜 있는 겁니까?
인품 좋다구요?
인품 가지고 교장이 된다면 그 정도의 인품을 가진 교사들은 근처에 많습니다.
무자격교장공모 불법 아니고 합법이지요.. 불법이 안되게 하려고 법 고치고 규칙 고치고 이제는 100% 만들려고 그것도 고치려고 하잖아요..
왜 굳이 학교에서 전교조와 비전교조를 구분합니까?
특히 요즘은 젊은 선생님들도 전교조 아니어도 자신의 의견 뚜렷하게 이야기하고 주장합니다.
시대가 달라졌어요. 예전에 투쟁하던 시대 아니지 않습니까?
전교조 교사들만 순수하게 학생 교육 합니까? 전교조 교사보다 훨씬 많은 수의 교사들이 순수하게 학생 교육합니다.
근데 왜 소수의 전교조 교사들 중에 그렇게 교장에 열을 올리고 교장을 하려고 할까요?
자기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 자신의 생각만 정의롭다는 오만에서 벗어나야 진정 학교 내 화합이 이루어집니다.
공모교장경력 포함 교장 5년제에 대 찬성입니다..
이럴때도 공모하는 분은 적어도 교육현장을 정치적으로, 자기이기심으로 채우려는 분은 없을테니까요...^^
사기도박단 처럼 이라는 표현은 정말 아닙니다.
긍적적인 시각으로 보면 몇년씩 준비해서 대부분의 학생, 학부모, 교직원의 신뢰를 받아 교장을 되었다면 그 열정과 노력을 인정해야합니다.
다른 경우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면 만약 자신의 개인적인 승진만을 위해 수업보다는 점수모으기에 집중하고 근평 받으려고 교장선생님의 심복이 되어 동료들 짓밟고 결국 교장이 된 사람(선생님의 글처럼 저도 전해들은 이야기 입니다. 믿기 싫지만...) 이 있다면 누가 더 사기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