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피감 확 줄고 화사한 컬러·패턴…
저렴한 이미지 벗고 '제2의 전성기'
패딩이 변하고 있다. 캐시미어나 비싼 모피(fur)에 비해 실용적이긴 하지만 왠지 너무 저렴한 이미지로 여성들의 '눈 밖에 났던' 패딩. 그들이 최근 '패션'으로 무장하고 화려하게 돌아왔다. 날씬해진 느낌이 가장 눈에 띈다. 여기에 1980년대 스타일의 다채롭고 화려한 컬러와 레오퍼드 같은 화려한 패턴의 패딩 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패딩이 새롭게 전성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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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출퇴근용으로 손색없는 날씬한 패딩. 점퍼·벨트·원피스-잇미샤, 부티(Bootie·짧은 부츠)-비아니 2. 요즘 패딩은 흰색이라도 뚱뚱해 보이지 않는다. 점퍼-쥬시 꾸뛰르, 어그 부츠-코알라비, 니트·팬츠-모델 소장품 3. 올해는 경쾌한 패딩 조끼가 유행이다. 조끼-쿠아, 흰색 니트-망고, 청치마-팀스, 부츠-토즈 모델=김다예 메이크업&헤어=이희 헤어&메이크업. 사진=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진행=김나라 인턴기자 flaras@chosun.com
◆'군대 깔깔이?' 멋쟁이들의 필수 아이템!
올해 패딩이 유난히 날씬하게 보이는 것은 누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가로 패턴을 벗어나 바둑판·사선 등 독특한 '엠보 퀼팅 기법'(솜을 넣고 볼록하게 누빈 것)을 이용해 전보다 부피감이 줄었다. 머렐의 초경량 다운점퍼는 옆선과 소매에 부분 퀼팅을 해 훨씬 날렵한 실루엣을 연출할 수 있다. 시슬리· 쏠레지아·버커루에서 출시된 제품처럼 허리 부분에 고무줄을 넣어 밴딩 처리한 패딩 점퍼는 훨씬 더 날씬해 보인다. 원피스나 스키니 스타일의 데님팬츠와 어울리면 멋스럽다.
또 너도나도 입는 올 시즌 최고 유행 아이템인 바이커(biker) 재킷을 연상시키는 패딩 점퍼부터 케이프(망토)·트렌치코트·더블 브레스티드 버튼(2버튼) 스타일의 트렌디한 디자인까지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다양한 제품도 늘어났다. TNGT우먼·오즈세컨·탑걸의 패딩 제품이 그 예. 나인식스 뉴욕(96NY)은 샤넬의 정통 트위드 재킷을 연상시키는 블랙 앤 화이트 패딩 재킷을 선보였다. 짧은 길이에 지퍼와 버클장식이 가미된 패딩 점퍼는 패딩인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색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패딩 베스트(조끼)도 강세. 후드 티셔츠와 재킷 등 다양한 아이템과 쉽게 겹쳐 입을 수 있어 나이를 불문하고 인기 아이템으로 급부상 중이다. 무게와 부피가 최대한 가벼우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푸마의 구스다운 베스트(가격 10만원대)가 제격이다. 남성용과 여성용 베스트가 각각 60g과 50g밖에 나가지 않으면서 거위 솜털의 함량을 95%가량 높였다. 발랄한 20대 초반 여성은 화려한 패턴의 레깅스를 선택하면 더욱 멋스럽고 경쾌해 보인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시폰 원피스나 스커트에 레이스업 슈즈(끈 매는 신발)와 함께 코디해 보는 것도 한 방법.
◆이젠 색상으로 승부한다
패딩의 안감 소재도 점차 진화 중이다. 프랑스 브랜드 몽클레어(Moncler)는 프랑스 남부 지방에서 자라는 물새의 깃털(가슴털)을 특별한 방법으로 안감에 채워 넣어 탁월한 보온성과 탄력성을 자랑한다. 가격은 100만~200만원대로 비싸지만 연예인을 중심으로 퍼지며 유사 상품도 많이 나와 있다. 노스페이스·나이키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와 시스템·에고이스트를 비롯한 여성 브랜드, 빈폴 같은 캐주얼 브랜드까지 초경량 슬림 다운점퍼의 열풍에 합세하고 있다.
날렵해진 덕에 검은색 대신 화려한 색감에 도전하기도 쉬워졌다. 비비드한 컬러 패딩 제품은 화려함과 동시에 80년대의 따뜻한 복고미를 느끼게 해준다.
오렌지·녹색·핑크·파랑 등 다양한 컬러 패딩을 입을 땐 몇 가지만 주의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컬러 매치. 강렬한 보색 대비는 피하고, 안에는 비슷한 색상의 옷을 입는다. 비비드한 컬러가 부담스럽다면 패턴이 들어간 패딩 제품을 눈여겨보자. 이번 시즌 겐조에서 선보인 낭만적이고 이국적인 패턴, 꽃무늬 프린트 패딩 재킷이나 A6의 레오퍼드, 기하학 패턴의 패딩 제품들은 특별한 디테일이 없이도 멋스러운 아이템이다. 올해 유난히 광택 있는 패딩이 유행이지만 체크 패턴, 스웨이드 같은 부드러운 촉감을 가진 다운 재킷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