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들어서자 희미한 어둠과 힘께<br />습한 공기가 훅 밀려온다.<br /><br />늘 이시간이면 맞이하게 되는 쓸쓸함.<br /><br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의 숨을<br />크게 내쉬며 집안을 둘러본다.<br /><br />어지럽게 널려있는 화초들과 책장의 책들.<br />아침에 급하게 치우고 나가느라 <br />늘어져 있는 그릇들.<br /><br />낮이 조금만 길었으면...<br />그럼 햇살이 가득차고 환한 집안에<br />기분좋게 들어올수 있을테고<br />쓸쓸함도 느끼지 않을텐데.<br /><br />병원에 가기위해 한시간 먼저 나와서<br />버스를 탔다.<br />그런데 핸드폰을 놓고 온것이 생각나서<br />버스에서 내려서 가게까지 비를 맞으며 걸었다.<br /><br />다음 버스 시간까지는 40분을 기다려야 하는데..<br /><br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우산도 없고.<br />그냥 모자를 쓰고 빗속을 걸었다.<br /><br />처량하긴 했지만 어쩔수 없는 일.<br />그런데 트럭이 와서 서더니 어디까지<br />가느냐고 묻는다.<br /><br />병원까지 차를 얻어타고 병원에 도착!<br />주사를 맞고 물리 치료를 받는데<br />깜박 잠이 들었다.<br /><br />이틀전에 한의원에서 침으로 내 허리와<br />골반을 벌집을 만들어 놓은 탓에<br />아주 시커멓게 멍이 들었다.<br /><br />시간 때문에 어쩔수없이 가까운 병원에<br />왔는데<br />다행히 치료를 해주는 젊은 남자애가<br />아주 친절하고 사근사근하다.<br /><br />친절은 참 좋은 것이다.<br /><br />이틀동안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br />하루종일 허리가 많이 아팠다.<br /><br />그나마 허리를 자유롭게 숙일수 있으니<br />다행이지만<br />스트레칭을 너무 심하게 해서 더 아픈것이<br />아닌가 싶어서 물어봤더니<br />엑스레이를 안 찍어서 상태를 알수없기<br />때문에 대답을 할수가 없단다.<br /><br />한벙 병원에 가면 굳이 그런것을 하지<br />않아도 잘 알던데...<br /><br />버스 시간이 너무 길게 남아서 또 걸었다.<br />그런데 분명히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br />떴는데 버스가 지나간다.<br /><br />다행히 버스가 신호에 걸려서 멈춰 있는것을 보고 잠시 길등했다.<br />정류장도 아닌데 과연 태워줄까?<br /><br />하지만 이 버스를 놓치면 또 한참을 기다려야 힐태고..<br />무조건 달려가서 문을 두드렸더니<br />마음 좋은 기사님이 문을 열어 주신다.<br /><br />어쩔수없이 버스를 타고 다니긴 하지만<br />유난히 덜컹거리고<br />시외라 그런지 배차 간격도 너무 멀고<br />게다가 지피에스를 켜지 않는 기사님들이<br />많아 스트레스가 쌓인다.<br /><br />그래도 늘 같은 시간에 버스를 타다보니<br />사람들과도 친해지고 가사님들과도<br />가벼운 인사를 나누곤 한다.<br /><br />유난히 어르신들이 많이 타시는데<br />어떤 가사님들은 친정하게 그분들이<br />앉거나 내릴때까지 기다려 주시는데<br />어떤 가사님들은 정말 불친절하다.<br /><br />자리에 앉기더전에 출발해버리고<br />투덜대며 화를 내고.<br /><br />같은 일을 하는데 참 다르다.<br /><br />아침에 장어탕을 준비해서 가느라<br />버스를 놓쳐서 어쩔수없이 택시를 탔다.<br /><br />시외 경계선까지만 가서 내려 달라고 하자<br />왜 그러느냐고 물으신다.<br /><br />시외 할증이 붙는데 가진 돈이 5천원 밖에<br />없네요...라며 웃자<br />그깟거 몇푼이나 된다고 그냥 가는데까지<br />태워다줄께요. 하신다.<br /><br />덕분에 기분좋게 아침을 시작할수 있었다.<br /><br />일을 하면서 나도 되도록이면 손님들에게<br />친정하게 대해 드리려고 노력한다.<br /><br />내 작은 친절이 누군가의 하루를<br />망칠수도 있고<br />기분좋게 만들수도 있기 때문이다.<br /><br />그나저나 내일은 물건이 오는 날인데<br />걱정이 앞선다.<br />어쩔수없이 무거운 것들을 들어야 하고<br />허리에 무리가 가야하니.<br /><br />인생에서 모든것이 다 좋을수만은 없나보다.<br />한가지가 좋으면 한가지가 나쁘고.<br /><br />족발이 먹고 싶은데도 참고 있는데<br />쓸데없는 치료에 돈이 다 들어가네.<br />에효...!<br /><br />그래도 공주가 사촌 시아주버니가<br />일부러 나 주라고 보내준 민물 장어를<br />받아서 잘 먹었다.<br /><br />사장님 몸보신 시켜주려고 일부러 택시까지<br />타고 가면서 준비한 장어탕을<br />사장님은 장어를 먹으면 배탈이 나서<br />먹지 않는단다.<br /><br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데<br />당분간은 치료 때문에 가지도 못하고.<br /><br />허리 때문에 지출도 많고 힘들었지만<br />그래도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다행이다.<br /><br />누구는 새로운 애인을 먼나 여행을 가고<br />행복해 하는데<br />난 마음에 바람길 하나도 내지 못한채<br />현실에 얽매여 살고 있고.<br /><br />아침에 책을 보다<br />현실은 바꿀수없지만 <br />현실을 보는 눈은 바꿀수 있다! 라는<br />구절을 봤다.<br /><br />그래...<br />불치병과 힘든 병에 결려서 고생하는<br />사람들도 많은데<br />허리야 치료하면 나을수 있고<br />이렇게 치료를 받을수 있으니 감사한거지.<br /><br />모든것은 무엇이든 어떤 시선.<br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br /><br />감사한 하루였고 이정도면 행복한 날이다.<br />힘내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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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열심히 지내시고.
행복해 지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해요.
늘...열심히는 살아요.
하늘마음님도 행복하시길...^^
종종 제 자신을 다잡는 생각이 있습니다.
'독이냐 복이냐는 생각하고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라고.
그러면서 조금 아래를 바라보며 제 처지에 감사하고 만족하게 되더라구요..
세상사 절대적인 상실감보다 상대적인 박탈감에서 오는 상처가 큰 것 같습니다.
이또한 잘 지나갈겁니다.. 힘!! ^^
네...
아는 동생놈이 여수로 여행을 갔다고..
여행은 부럽지만 그 녀석이랑 같이여서 부러운건 아니구요.ㅎㅎ
상대적 박탈감은 별로 없어요.
그냥 여행도 못가고 현실에 매여 살아야 하는게
가끔 답답하긴하지만 꽃을 보고.가꾸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다행히 이젠 통증이 느껴지지않네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내가 좋아하는 구절이예요.
감사해요^^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아파오기 마련 입니다 어여 치료 잘하셔서 낫어야 일도 일상도 평화로워 집니다 허리는 고질병이 될수 있으니 치료에 집중해야 할듯요 당분간 무거운것 드는걸 저제해야 빨리 낫습니다^^ 그래도 축구 결승전 보면서 힘내시기를요~ 아자!
다행히 지금은 말끔하게 나았네요.
그래도 당분간은 조심 해야겠죠.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