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Day
7.18 月 맑음
금촌역 ~ 헤이리 ~ 오두산 통일 전망대 ~ 파주 출판단지 ~ 김포공항 ~ 집
12:23 - 22:20
여행시간: 9:57, 주행시간 4:57
주행거리: 55.49km, 누적거리: 3,149.35km
09:09 기상
오늘은 전국일주 여행의 마지막 날. 눈을 뜨자 마자 만감이 교차한다. 갑자기 끝났다는 생각에 우울해지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하다. 하지만 그래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한다. 영원히 떠날 것도 아니면서 멀... 완주했다는 것에 오히려 뿌듯함을 느끼기로 한다. 마지막 날. 여행 끝날 때까지 조심하고 즐겨보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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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나를 알아주는구나~ 이렇게 맑고 쨍한 날씨를 선사하다니~~
모텔 밖으로 나오니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깨끗하고 맑은 하늘과 구름.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이렇게 쨍하게 맑은 날씨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씨다. 갑자기 다시 마음이 설레인다. 상현이에게 문자를 보내고 출발하는데 같이 점심 먹자는 말에 다시 돌아와 곤드레나물 비빔밥을 먹는다. 맛이 아주 좋다. 어제 오늘 완전 포식한다. ㅎㅎㅎ
집에 가는 동안 먹으라고 싸준 감자와 쑥 부침개를 받고선 15:00 헤이리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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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드레나물 비빔밥. 요것도 맛있었다.
헤이리
타는 듯한 더위 때문에 자전거 타는 게 쉽지 않다. 쨍하게 맑은 건 좋은데, 햇살이 너무 뜨겁다. 정말 끔찍하다;;; 헤이리에 도착하긴 했지만 땡볕 속에서 돌아다녀야 하는 헤이리는 끔찍하다. 너무 더워서 관광은 포기. 여기도 사실 많이 와봐서 그닥 구경할 것도 없다. 사실은 오두산 통일전망대로 가면서 거쳐 가는 경유지일 뿐. 동쪽 끝 고성 통일전망대도 봤으니 서쪽 끝 오두산 통일전망대도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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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 요긴 자주 와바서 그닥...
오두산 통일전망대
자전거는 출입 금지라는데, 월요일이라 그런지 지키는 사람이 없어서 꾸역꾸역 자전거를 타고 올라 통일전망대에 도착. 업힐 경사가 심해서 가슴이 터질 것 같다.
전시관은 머 그저 그럭. 전망대 꼭대기에서 보여주는 동영상도 머 그저 그럭. 망원경 너머로 보이는 북녘 땅 만이 신기할 뿐이다. 저 멀리에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아마도 개셩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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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산 통일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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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모습
다 보고 나오는 데, 신발 밑창이 반쪽이 뜯겨졌다. 그 동안 간당간당하긴 했는데, 조금만 더 버티지 하필 지금 떨어지냐;;; 샌달을 신고 가기엔 너무 거리가 멀다. 하는 수 없이 케이블 타이를 엮어 신발을 조인다. 어차피 자전거 타고 있으면 누가 내 신발을 볼 사람도 없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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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신발이 운명을 다 했구나~
싸구려 신발로 오래 버텼다.
통일동산 길가 벤치에 앉아 상현이가 싸준 간식을 먹으면서 그 동안의 여행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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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이가 싸준 쑥 부침개와 찐 감자. 맛있었다~
강풍 때문에 비명횡사 할 뻔했던 석문방조제,
군산에서 해피맨님과의 상봉.
선유도에서 만났던 멋진 노을과 무지개.
고창의 황금 보리밭,
내 품 안에 조용히 숨겨 놓고 싶은 아름다운 청산도, - 절대 잊을 수 없는 풍경 Best 3.
그에 반해 별 감흥 없었던 제주도, 하지만 협재해수욕장에서 했던 수영은 잊지 못할 것이다~
창윤씨와의 짧은 만남,
고흥에서 몸살 때문에 죽을 것 같이 힘들 때 찾아간 미진이 친정집,
나로도에서 만난 완전 감동 친절 해평의원,
고요하고 평화로움에 사로 잡혔던 순천만 - 절대 잊을 수 없는 풍경 Best 4.
태풍 속의 우포늪!!!! - 절대 잊을 수 없는 풍경 Best 2.
여자 화장실에서의 하룻밤 –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ㅠㅠ
신비로움에 흠뻑 빠진 울산 대왕암 - 절대 잊을 수 없는 풍경 Best 5.
천국과 지옥. 두 가지를 다 맛보게 해준 경주. - 또 다시 만난 감동 경주 허브랜드. 그리고 부랑자 도둑.
우연인가. 필연인가. 경준씨와 형일씨와의 만남. – 무릉도원에서 파티!
강릉 폐가에서의 하루 밤.
고성 블루베리 농장.
때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한 코스 DMZ!! 해산령 코스!!! - 절대 잊을 수 없는 풍경 Best 1.
기암괴석과 급류가 멋진 고석정.
처음엔 외롭고 좀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니 나름 스펙타클하고 이야깃거리 많은 여행이었다. 흐뭇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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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 동안 고생했던 내 애마 수컷 기념 촬영~
가자... 집으로
17:58분 출발. 추억을 되새기다 보니 너무 늦었다. 햇볕이 너무 뜨거워 좀 식을 때까지 기다리려다 보니 너무 늦어 버렸다. 농로길을 이용한 지름길을 알기에 그리로 주행한다. 파주 출판단지를 지나갈 무렵엔 저녁 노을이 지기 시작했는데 오늘이 내가 마지막이라는 걸 알아주는 건지 너무도 멋진 빛을 자아낸다. 늦었는데도 기어이 멈춰서서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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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멋진 하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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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멋진 하늘을~
7시가 넘자 점점 해가 기운다. 도저히 안되겠다. 이대로 가다간 12시 넘어서야 도착하겠다. 미친 척 하고 제2자유로엘 올라탄다. 갓길이 넓어 신나게 달린다. 경찰에게 걸려 쫓겨날 때까지 달려보자고 하는 길을 끝까지 잡히지 않아 김포공항까지 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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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자유로. 그동안 고생했다며
황금빛 노을로 내가 떠나는 길을 마중해주는구나~
이미 시간은 20시가 넘어 깜깜해졌다. 너무 늦게 들어가면 맛있는 음식 준비해 놓고 기다리시는 어머니에게 죄송해질 것 같아 하는 수 없이 여기서부턴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한다. 일단 신발부터 버려 버리고, 화장실에서 땀을 씻고, 시원한 오란씨를 마시며 마음을 정리하고선 공항지하철에 오른다.
22:10분. 드디어 집에 도착. 깡 마른 몸. 바야바 같은 머리, 수염이 덥수룩하고 까맣게 탄 얼굴을 한 날 보시더니 어머니께서 깜짝 놀라신다. 얼마나 고생했길래 피골이 이리도 상접했냐고 하신다;;; 삼계탕에 소주를 마시며 여행 얘기 보따리를 막 풀어놨다. 하지만 어머니께선 내내 황당하다는 표정, 왜 그리 사서 고생을 하냐는 표정이시다. ㅎㅎㅎ 이해 못하실 줄 알았다.
짐은 내일 정리하기로 하곤 샤워 후 00:48분. 잠자리에 누우는데, 영 어색하다. 매일같이 지내던 나와 가장 친숙한 공간인 내 집 내 방이 이렇게 어색할 수가 없다. 하지만 긴장이 풀려서인지 금새 골아 떨어져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