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월간 '좋은교사' 11월호에 실린 태장중학교 윤명석 선생님 기사

[김윤기 전도사]

찬양은 나의 힘 / 원주 태장중학교 윤명석  

윤명석(원주 태장중학교) callingwater@hotmail.com

원주 태장중 과학교사. 원주지역 기독교사모임에 출석하며, 올 8월에는 강원지역 기독교사대회 찬양팀 리더로 섬겼다. 태장감리교회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가족찬양단을 이루어 그가 기타를 맡고, 아내는 건반, 첫째 종현(초6) 은 드럼, 둘째 종화(초4) 는 바이올린, 셋째 종욱(5살) 은 박수를 치며 찬양하고 있다.

아이들의 감춰진 아픔을 어떻게 학교에서만 보고 알 수 있겠습니까. 아이들 집에 한번 다녀오면 얼굴만 봐도 저 아이는 저런 아픔이 있고, 이 아이는 이런 장점이 있다는 게 눈에 선하지요. 아이들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데 가정방문은 정말 필수가 아닐까요.

글·사진 서헌희

매일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12시 반, 태장중학교 본관 3층 동아리실에는 25여명의 중1 남학생들이 모여든다. 기독동아리 ‘마하나임’ 아이들이다. 한창 뛰어놀기 좋아하는 나이인데도 점심을 먹자마자 올라온 아이들은 제법 진지한 자세로 둘러 앉아 찬양을 시작한다.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달려온 윤명석 선생님의 표정 역시 기타를 매고 열심히 찬양을 인도하는 동안 점점 상기되어 간다. 시끌벅쩍한 점심시간에 14살 청춘들을 매일 점심 이곳에 모여 앉아 찬양케 하는 힘은 무엇일까. ‘마하나임’ 은 올해 3월 개교한 원주 태장중학교 유일의 동아리이자 멋진 동아리방까지 있는 제법 내실있는 동아리이다. 강원도교육청 최고 교육시설로 선정된 학교답게 멋진 디자인에 어울리는 환하고 넓직한 실내공간을 동아리실로 배정받은 아이들은 ‘본부’ 가 생긴 것이 좋아서인지 점심 후의 자유시간을 포기하고 기꺼이 매일 점심, 기도와 찬양모임으로 모인다. 사실 그도 처음엔 주1~2회 정도로 모임을 갖고자 하였지만 흥이 난 아이들은 계속 모이자고 성화였다. 어쩔 수 없이 그도 흔쾌히 매일의 점심시간을 포기했다.

태장중 유일의 동아리 ‘마하나임’
처음 태장중에 발령받았을 때 그는 하나님이 신설된 이 학교에서 뭔가를 시작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으시다는 걸 느꼈다. 그는 기도하며 고민 끝에 계발활동으로 기독학생반을 개설한 데 이어 광고지를 붙이며 동아리 모집 공고를 냈다. 7명의 지원자가 모여 운동장 벤치에서 시작된 동아리모임은 간식을 주는 효과 때문인지 입소문을 타고 차츰 확장되어 25명이 모이게 되었다. 목요일이면 SYATP 간사와 신우회 선생님이 모여 조별로 흩어져 새벽나라 교재로 소그룹도 인도하게 되었다. 부모님 때문에 교회에 못가요 하면서도 동아리 모임은 성실히 나오면서 예수님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아이들이 생겨나자 그도 더 힘이 났다. 그는 모두가 집중하기엔 인원이 늘어나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야외 벤치모임 대신 동아리방을 위해 기도하기로 했다. 여유 공간이 있어서인지 학교 측에서 당분간 사용하라며 선뜻 방을 배려해 주었다. 근사한 동아리방이 생기자 이번엔 내부시설 마련에 나섰다. 부지런히 교회에서 빌려 온 앰프를 설치하고, 집에서 키보드와 기타도 가져왔다. 아이들과 본격적인 기도 찬양모임이 시작된 것도 그때부터였다. 처음엔 서로 쑥스러워서인지 아이들의 찬양하는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SYATP 밀알학교에서 훈련받던 한 학생이 크게 찬양하기 시작하자 차츰 아이들의 목소리도 따라서 커져갔다. 뜨거움은 부족해도 정말로 아이들이 즐거워하면서 찬양하는 시간으로 점차 성장해갔다.

그러나 이내 동아리방이 교무실과 가까운 탓에 소음이 문제가 되었다. 아이들은 더운 여름에도 창문을 꼭꼭 닫고 소리를 죽여 찬양하며 모였다. 그는 자칫 동아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거나 동아리방이 회수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점심을 금식하며 기도하기로 했다. 활동량이 많은 교사에게 점심 금식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는 9월 한 달 동안 점심 금식을 실천했다. 다행히 그 기도의 응답인지 2학기에는 별 말이 생기지 않아 위기를 넘겼다. 하나님의 군대라는 뜻의 ‘마하나임’ 이라는 이름에는 아이들이 믿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든든히 일어나 하나님의 사람으로 서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 담겨있다.

실체를 드러낸 강원도의 힘
‘마하나임’ 이 연계되어 활동하는 SYATP(See You At The Pole) 운동은 한국에서는 YWAM 등이 주관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원주시에서 가장 활성화 되어 있다. 현재 원주시내의 35개 중, 고교 중 12개 중학교와 11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자발적 기도모임과 학생예배가 진행되고 있는데 원주시 외곽 지역의 학교를 제외하면 사실 원주시내 거의 모든 중고교 학생들이 주도하는 자발적 기도모임이 세워진 셈이다. 또 이 모임과 연결된 원주시 근방의 횡성군 민족사관고에도 기숙사 학생들에 의한 월1회 자발적인 예배모임이 시작되었다고 하니 ‘강원도의 힘’ 이 실은 이런 믿음의 십대들의 힘이 아니겠는가 싶다.

매달 1주 월요일에 모이는 원주지역 기독교사모임에 SYATP 원주지부 학교사역팀 간사들이 함께 하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실제 이 모임을 통해 원주지역 학교들의 기도제목과 소식들이 교류되고, 이들이 중심이 되어 연1회 청소년부흥축제나 학교별 찬양 어울마당 등이 일어나고 있기도 하다. 특히 SYATP원주지부에서 주관하여 11월이면 103번째 모이게 되는 Youth Worship(연합예배) 에는 매달 200명이 넘는 각 학교 기도모임 학생들이 함께 참석하고, 예배 후에는 학교별 팻말 아래 다시 모여 학교복음화를 위해 기도하기도 한다. 지난 9월의 Youth Worship 특송시간엔 회중에서 작은 탄성이 일었다. 학교에선 최고 학년으로 매일 점심마다 기도와 찬양으로 모이지만 그날 집회에선 가장 풋풋하고 귀엽게 보이는 태장중 1학년 학생 20여명이 그와 함께 특송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1들의 진지한 특송에 환호해 준 선배들이나 학교를 위해 기도하는 선배들을 직접 보면서 자라나는 이들이 장차 학교에서나 원주지역에서 모두 든든한 재목들로 서게 되리라는 기대도 과히 욕심만은 아닐 것이다.

생물학도, 교사가 되어 가정을 꾸리다
사실 그에게 원주는 낯익은 땅이 아니다. 원주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중학교 사회 시간에 배운 군사도시, 교통의 요충지라는 지식 정도였다. 강원도가 강릉과 원주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라는 사실도, 원주가 조선시대 오백년간 도청 소재지였다는 것도 원주에 부임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들이다. 황해도에서 월남하신 부모님이 군산에 정착하면서 그곳에서 나고 자란 그는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과학도였다. 3남 2녀 중 넷째인 그는 6살 때부터 누나들을 따라서 교회에 가게 되었다. 아버지는 자녀들의 교회 출석을 개의치 않던 것과 달리 어머니가 교회에 나가는 것은 극심히 싫어하셔서 교회에 다녀오던 그의 어머니에게 대문을 열어주지 못하게 하거나 집에서 내쫓는 일도 있었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그가 몰래 집 밖에 나가 어머니와 함께 창고에서 웅크리고 자기도 하였다. 경제적으로 힘든 어려움을 술로 풀곤 하시던 아버지는 5년 전 결국 암으로 돌아가셨지만 다행히 그 직전에 예수님을 영접하여 남편의 구원이 평생의 기도제목이던 어머니의 마음도 한시름 놓일 수 있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에 1년간 연수를 다녀온 후 기도원에 들어가서 진로를 위해 기도했다. 마침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선생님의 꿈을 품고 이수해 둔 교직과정을 통해 교사자격증이 있던 그의 꿈은 지도교수의 추천을 받아 강원도 정선의 문곡중학교에 근무하게 되면서 드디어 이루어지게 되었다. 교사가 된 다음해인 93년, 그는 자신이 다니던 군산제일교회의 후배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처음엔 주일학교의 대학생 교사와 초등학교 6학년 학생으로 만난 두 사람은 그가 군대를 다녀온 후에는 다시 중고등부 교사와 고등학생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20살이 되어 성인이 되자 그는 새삼 자신을 오빠라고 불러주는 그 제자(?)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9살 차이였지만 그가 학교로 부임한 뒤에도 계속 편지가 오고 가는 가운데 가까워진 두 사람은 같은 교회 식구들이라 빤히 아는 그녀의 가족에게 명절 인사하러 갔다가 너무나 자연스런 분위기에 용기를 내 일곱 딸부자 중 막내인 그녀의 부모에게 청혼을 해버리고 말았다. 장인은 아직 나이가 어리다며 반대했지만 장모님 이하 여섯 언니들의 도움으로 결혼에 성공한 그는 지금 13살, 11살, 5살 아들만 셋을 둔 아들 부자가 되었다.

커피 대접받다가 밤샌 가정방문
1995년까지 사립학교에 있던 그는 그해 9월 치러진 공립 특채시험을 통해 양양여중으로 옮기게 되고 1998년부터는 속초여중에 5년간 근무하게 되었다. 같은 학교의 이미라 선생님이 신우회를 처음 같이 하자고 했을 때만 해도 학교에서 이런 모임을 하는 것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그는 신우회로 모일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고 놀라워했다. 이어서 속초지역의 기독교사 모임에 연결되면서부터 그는 기독교사로의 정체성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되는데 특히 속초모임 이상기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과의 만남이 그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었다. 그 해 속초모임의 여름수련회에서 그는 내가 왜 여기 있으며 무엇을 위해 이것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묻게 되며 기독교사로서의 소명에 눈뜨기 시작했다. 그 중의 하나가 가정방문이다. 정선에서 근무할 때는 모든 교사가 해야 하는 업무의 하나로만 생각했지만 막상 찾아가고 보면 뜻하지 않은 감동들이 있었다. 거무스름한 거리의 눈이 채 녹지 않아 사방이 회색빛으로 칠해진 탄광촌의 3월, 선생님이 오셨다고 하자 진폐증으로 누워계신 아버지를 대신하여 밭에서 일하다 말고 달려오신 어머니가 안절부절 못하면서 커다란 컵에 타서 내오신 뜨거운 커피 한 사발. 큼직한 양은 쟁반 위에 담아 내오신 그 커피 한 사발을 다 마시고 다음 집에 가면 또 내주시는 커피 한 컵. 귀한 손님 오셨다고 내오는 정성어린 커피 들을 받아 마시고 나면 그날 밤에는 잠이 오지 않았다. 아무리 부탁을 해도 탄광촌 좁은 부엌에서 모처럼 끓여 주시는 정성어린 커피를 마다할 수 없어 그는 3월이면 날밤을 새기 일쑤였다. 한 아이는 모자를 쓰고 학교에 와서 계속 벗지 않았다. 모자를 벗으라 야단치다가 말을 안 들어 복도로 데리고 나가 벗기고 나니 쥐가 파먹은 것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머리. 머리 깎을 형편이 안 되어 누나가 바리깡을 구해 깎아주다가 망쳐버린 것이었다. 모자를 쥔 채 움푹 파인 머리를 숙이고 있는 아이를 내려다보면서 그는 이 아이들을 보듬는 초보교사의 시절을 보내지 않았던가.

속초모임에 와서 선생님들과 다시 시작한 가정방문은 아이들을 가슴으로 만나는 기회가 되어주었다. 이번엔 좋은교사운동에서 제안하는 대로 처음부터 물 한 잔 안 마시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실제 목도 말랐지만 끝까지 아무 것도 안 마신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긴가민가하게 바라보던 아이들도 신뢰를 보내게 되었다. 선생님의 지시대로 잘 따르지 않는다고 자주 꾸지람 듣던 여학생이 사실은 어머니의 임신 중 흡연으로 인한 난청 때문이라는 것도, 그 아이가 잘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으려고 선생님의 입모양을 보고 알아내려 애쓰면서 수업을 받아왔다는 것도 어머니가 직접 들려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일이었다. 명랑하고 노래를 유난히 잘 부르던 여학생의 집이 실은 집이 아니라 창고 2층이어서 벽이 없어 책꽂이로 낮은 벽을 만들고 생활하고 있는 줄도 몰랐을 것이고, 환경조사서엔 나와 있지 않지만 웃을 때면 표정이 약간 어색해지던 모범생 아이에게 이미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안 계시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며, 항상 자신없는 모습이던 아이가 살림살이도 없는 초라한 단칸방에서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는 것도 몰랐을지 모른다.

그가 올해 찾아간 가정방문 중 한 곳은 집이 아닌 기관이었다. 부모가 생존해 있는데도 어릴 적부터 시설에 맡겨져 사는 정신지체 학생의 ‘가정’ 이었다. 보육원의 생활지도 선생님설명에 의하면, 아이의 부모는 딱 한 번 아이가 초등학교 때 다녀가고 다시 소식이 끊겼다고 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지금도 부모가 자기를 데리고 올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담임인 그에게 아침마다 찾아와서 환하게 웃는다. “다음 주면 엄마가 데리러 오신 대요!” “그래, 기다려 봐. 정말 좋겠구나….” 도대체 이 아이들의 감춰진 아픔을 어떻게 학교에서만 보고 판단하여 지도할 수 있다는 말인가. 아이들의 아픔을 알면서부터 그는 아이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고, 그 아이들이 준비물과 각종 비용을 준비하지 못하거나 지각했을 때도 기꺼이 아이들의 편이 될 수 있었다.

그 사랑의 끈은 담임 맡은 아이들을 떠나보내고서도 계속 이어져 아이들과 그 가정을 교회로 인도하면서 계속 이어지기도 한다. 처음 가정방문을 하겠다고 했을 때 일부 부모님들은 거부하거나 부담스러워 했지만 막상 만나서 자녀에 대해 같이 이야기 하다 보면 마음이 열리고 그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했다. 한번 얼굴을 익히고 관계가 생기면 후에 개인적으로 문의하는 것도 어려워하지 않게 되었으며 혹 아이를 체벌하게 될 때도 믿고 맡기시는 가운데 서로 신뢰가 싹트는 것을 경험했다. 지금도 잘못하는 학생을 보면 한 소리 하려다가도 그 아이의 자라온 환경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막상 나오는 말이 더 부드럽고 설득적으로 변하게 된 것도 그가 체험한 변화이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데 가정방문은 정말 필수가 아닐까요. 아이들 집에 한번 다녀오면 정말 쉽게 잊혀지지 않거든요. 얼굴만 봐도 저 아이는 저런 아픔이 있고, 이 아이는 이런 어려움이 있고, 저 아이는 이런 장점이 있고 이런 게 눈에 선하여 아이들을 대하며 지도할 때 정말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새 힘이 되는 교내 찬양모임
그가 있던 속초모임에서는 여름과 겨울 방학을 앞두고 해마다 개최하는 기독동아리발표회를 준비했다. 모임 선생님들이 지도하는 속초시내 8개 중고교 동아리들은 발표회를 위해 각 학교별 발표내용도 준비하고 학교 내외와 교회에 열심히 홍보도 하였는데, 발표회 당일이 되자 빌려놓은 교회당이 꽉 들어차 300여명의 10대 학생들이 모인 것이 아닌가. 신앙이 없는 친구들이나 학부형들을 그 집회에 초대하여 자연스럽게 복음을 나누는 장면에서 그는 새삼 학생들의 열정을 지켜보면서 그는 자신이 섬길 수 있는 모델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힘들었던 학창시절, 방과 후면 논둑길을 한참 걸어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그 자신도 바람부는 벌판에서 마음껏 찬송을 부르며 새 힘을 얻지 않았던가.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느8:10)’ 는 말씀처럼 그 솟구치는 찬양의 힘을 자신이 만나는 아이들에게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바로 실천에 나섰다. 학교에서 기독찬양반을 개설하고 동아리를 모집하여 찬양모임과 GBS를 시작했다. 기타치며 찬양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에게도, 그런 열정이 넘쳐나는 선생님을 바라보는 60여명의 아이들에게도 모임시간은 기쁨이 되었다.

강원지역 기독교사모임은 홀수년 여름이면 강원지역 기독교사대회로 모이고 있는데 올해로 벌써 4회째를 맞이했다. 그도 속초모임 선생님들과 이 대회에 함께 참석해 왔는데, 그는 이 대회의 단골 찬양인도자이기도 하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각 지역에서 함께 섬기는 선생님들을 만나는 것은 그에게 큰 도전과 자극이 되어주었다. 그가 원주로 옮긴 이후에 원주지역 기독교사모임에 바로 합류하게 된 것도 몇 분의 안면있는 선생님들의 도움 때문이었다. 원주에서도 북원침례교회에서 모임 선생님들이 주축이 된 학교별 찬양 어울마당이 있었고, 100명 정도의 학생이 참석하여 속초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SYATP 운동을 통해 평소에 훈련된 아이들이 모여서 그런지 열기는 뜨거웠다. 내년에 이 찬양 어울마당에 참여하는 게 태장중 동아리의 목표이다.

하나님에게 우연은 없다
사실 원주엔 별 연고지가 없어 지원하고 나서도 별 기대를 하지 못했다. 경합지역인 까닭에  벽지 근무점수를 받은 분이 많아서 자신은 원주시내로 들어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생각해보면 정확히 태장중으로 인도되었다고 믿는다. 원주로 발령을 받고 집을 구하기 전에 먼저 교회를 정하고자 했다. 아내와 함께 밤길을 달려 원주에 왔을 때 그는 마땅한 숙소를 찾지 못해 마침 불이 켜진 태장감리교회에 들어가 교회에서 하룻밤 신세를 졌다. 마침 전세가 올라 적당한 가격의 전세집을 구하는 3일간 내내 교회는 그에게 숙소를 제공해 주었고, 교회 근처에서 집을 구하고 나니 속초의 전세만기가 안 되어 이사가기가 쉽지 않을 상황에서도 쉽게 전세가 빠져 2월내로 이사를 나올 수 있었다. 아이들을 전학시키고 삶의 터전을 옮기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그의 자녀들도 우려했던 것과 달리 적응을 잘할 뿐더러 도리어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인도하심을 체험하고 고백하게 된 생생한 간증이 생기게 되었다. (인터뷰 중에도 그와 함께 매일 축구를 하던 반 아이들로부터 오늘은 못 나오시냐고 연신 전화가 온다. 이미 어둑해진 운동장에서 아이들은 아직도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다.)

“어머니가 핍박 속에 신앙을 포기하셨다면 우리 가족 복음화는 없었을 것이며 오늘날의 저도 있지 않았겠지요. 어릴 적의 힘들었던 환경이 지금은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고난이 고난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우리가 알 수 없는 축복으로 돌아온다고 믿는 것도 그 이유에서입니다. 이른바 문제 학생들을 많이 만나면서 아이들과의 관계가 하나님과의 관계 같다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 아이들과 학교생활을 잘하자 약속을 하고 나면 어느새 그게 싫어서 자꾸 벗어나려 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려는 모습에서 우리들의 모습이 떠오르거든요. 아, 이 아이들에게도 예수님이 그러하셨듯이 누군가의 사랑과 희생이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아무 것도 잘한 게 없는데도 선생님이 자신을 사랑해주는 것을 느끼면 아이들은 결국 돌아온다고 믿습니다. 아내에게 늦게 들어가서 미안하다고 사정을 구하면서도 밤늦도록 장기결석 중인 아이를 찾아 다니다 그 동네의 한 교회에 들어가 눈물로 기도하는 동안, 저는 나를 찾아다니시던 하나님을 떠올렸거든요. 우리 아이들도 막상 사랑을 주면 거부하다가도 결국은 그 사랑을 기억하고 자신을 돌아볼 날이 분명히 옵니다.”

[이명재]

이런글....................................... 정말 눈물나... ㅎㅎ

[최동주]

우연은 아니다. 역시 항상은 최후와 동일하다..ㅇ

[수민-_-v]

눈물 나오려고해요... 원주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보니.. 정말 원주가 많이 부흥되고 있다는 것을...^^

[[예은]]

윤쌤을 통하여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