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태어나면 벗과 친구를 사귀면서 인생을 살아간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사실이다. 친구를 사귀는 일이 인간 성품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친구란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이나, 마음이 서로 통하여 가깝게 사귀는 사람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벗, 동무, 붕우, 친우, 우인이라고도 한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이 있듯이 친구는 인생에서 아주 소중한 존재이다. 그러나 친구라고 해서 다 좋은 친구는 아니다.
사람은 저마다 다양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불같은 성격을 지닌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온화한 성격을 지닌 사람도 있고 솔직한 사람이 있는 반면 가식적인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남을 돕는 일은 기쁨으로 여기지만 어떤 사람은 옹졸하고 이기적이다. 공자는 친구를 사귈 때에는 사람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요구되는데 뜻에 맞는 사람을 사귀고 글로 사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였으며, 도움이 되는 벗이 셋, 해로운 벗이 셋 있다고 하면서 정직한 벗, 성실한 벗, 박학한 벗은 도움이 되며,
편벽한 벗, 알랑거리기 잘하는 벗, 말만 앞세우는 벗은 해롭다고 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친구를 얻으려면 먼저 나 자신이 선한 사람이 돼야 하고, 친구로서 지녀야할 자질을 갖추는 것이라고 하였다. 프랭클린은 아버지는 보물이요, 형제는 위안이며, 친구는 보물도 되고 위안도 된다고 하였다. 참된 친구의 중요성을 역설한 유명한 말이다. 친구 상호간에도 존중과 배려가 기본적으로 밑받침 되어야 한다. 친구라고 해서 예의를 잊고 함부로 대하면 친구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아무리 친해도 적당한 선을 지켜야 한다. 흉금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더 나아가 신나게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친구가 아닐까. 아무런 방어막 없이 나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친구, 다시 말해서 적어도 마음이 맞고 말이 통하고 서로 부담없이 교감할 수 있는 친구가 진솔한 친구가 아닌가. 진정한 친구는 한 평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몸과 마음이 피곤하고 황폐할 때는 더욱 보고 싶은 존재이다. 먹고 마시는 일에는 친구가 많으나 위급한 일을 당했을 때는
친구가 몹시 드문 것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야박한 세상 인식인 것 같다. 추사 김정희 선생이 제주도에서 귀양살이 시절 유배되기 전에 그렇게 많던 친구들은 귀양살이 할때는 누구 하나 찾아주는 이가 없었다. 그런데 예전에 중국에 사절로 함께 갔던 이상적이라는 선비가 중국에서 많은 책을 구입해 유배지인 제주도까지 부쳤다. 극도의 외로움과 어려움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던 추사에게 그의 우정은 엄청난 위로와 감동이었다. 추사는 둘 사이의 아름답고 절절한 우정을 한 폭의 그림에 담았다.
그것이 바로 너무나도 유명한 세한도(歲寒圖)이다. 젊은 시절에는 생활에 지친 나머지 친구의 소중함을 절절하게 느끼지 못했지만 나이가 점점 먹어 갈 수록 친구가 그립고 더욱 소중함을 진하게 느끼게 된다. 나이가 들면 누구든 고독을 느낀다. 이럴 때 친구가 옆에 있어 주면 큰 버팀목이 된다. 친구는 가족 다음으로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하지 않는가. 친구를 사귀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도 한다. 친구의 그룹을 꼽는다면 소꼽친구, 학창시절친구, 군대친구, 사회친구, 동호회친구 등이 있다.
이중에서 아마도 소꼽 친구인 죽마고우가 제일 친하게 지내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릴적 고향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이라 그렇다. 아무런 거리낌없이 속마음을 털어놓고 편하게 지내는 친구들이다. 그러나 소꼽친구 보다도 더 가깝고 더 친하게 더 자주 만나는 sd 16 바이콜릭스(Bikeholics) 동호회가 있다. 금년이 14년 째인 sd 16 바이콜릭스(Bikeholics) 동호회는 서로 눈빛만 스쳐도 무슨 뜻인지 다 알아 듣는 묵이식지(默而識之) 같은 친구들이며, 고등학교 동창생들로 칠순이 넘은 멤버들이다.
동호회 회원들의 지적 수준은 같은 레벨의 친구들로 소양과 덕목을 갗춘 멋진 교양인들이다. sd 16 바이콜릭스(Bikeholics) 회원들은 금이나 난초같이 향기로움을 풍기는 친구인 금란지교(金蘭之交)로 힘들 때 서로 기댈수 있고 아플 때 위로하고 어려울 때 곁에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보석같은 친구들이다.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친구는 보물보다도 값진 존재라고 한다. 좋은 친구를 옳게 사귄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조금도 지나침이 없다. 좋은 관계는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기억력이 더 선명하고 오래 간다고 한다. 그리고 바람직하고 친밀한 관계가 나이 먹는 고통의 완충제 역할을 해준다고 한다. 아마도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산 사람들은 그들이 의지할 가족과 친구와 공동체가 있는 사람들일 것이라는 것이다. 벗들과 함께 자전거 여행하는 날은 언제나 신이난다. 마치 어린아이가 소풍 가듯이 마음이 설레이기도 한다. 인향만리의 벗들과 아름다운 자연을 벗삼으면서 맛있는 식도락까지 겸하고 건강도 챙겨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겠는가.
노년의 인생이 참으로 행복하다. 인생길을 가노라면 누구든 힘들고 지칠 때가 있다. 그 힘든 길에 동반자가 있다면 위안이 된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친구들과 늘 가까이 지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 교수는 노년이 되면 친구들이 세상을 떠나고 인간관계가 사라진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가는 길이 행복한 길이라고 조언한다. '육반예경'에 부처님은 병든 친구를 잘 돌봐주며 친구가 죽었을 때는 장례를 치러주고 친구의 가족을 돌봐주라고 가르치신다.
새겨들어야 할 명심보감(明心寶鑑)이다. 친구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친구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위로의 말과 도움을 주며 서로 손잡아 주고 이끌어 주면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동행이 지속되어야 하겠다. 그리고 나 스스로가 참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유진표의 '천년지기'로 그 가사 안에 친구에 대한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나는 틈틈이 시간나는대로 이 노래를 들으면서 친구에 대한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끼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