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에서 장기 미분양 신규 아파트 대형 평형이 최고 25%까지 할인분양되는 등 건설사의 출혈경쟁이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제값을 주고 분양을 받은 초기 입주자들이 반발하고 나서 갈등을 빚고 있다.
20일 울산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1~3년 사이에 준공한 중·남구 중대형 아파트의 건설사들은 미분양된 물량을 분양가보다 15~25% 할인된 가격으로 특별분양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거리 곳곳에 '특별 할인'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부동산 중개업소에도 특별 인센티브까지 제공하는 등 잔여 물량 털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중앙건설은 남구 신정동 '센트럴 하이츠' 대형 평형을 지난달 10일부터 최대 22.9% 할인된 가격에 특별판매하고 있다. 이 아파트 57평형의 분양가는 6억3900만 원 정도로 최초 분양가 8억2900만 원보다 1억9000만 원(22.9%)이 싸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50평형은 22.4%, 48평형은 22.29%를 할인하는 등 1억 원 이상 싸게 내놨다"고 말했다.
한화건설의 남구 삼산동 '한화 꿈에그린'은 47평형을 당초 분양가 5억7600만 원보다 1억4400만 원(25%) 낮춘 4억320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대우건설도 중구 우정동 푸르지오 48평형을 8210만 원(15.5%) 내린 가격에 판매 중이다.
하지만 기존 입주자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우정동 푸르지오의 경우 입주자들은 항의 표시로 지난달 7일부터 붉은 깃발 450개를 베란다에 내걸었다. 우정동 푸르지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똑 같은 아파트를 비싸게 주고 산 셈이 되는 데 바보가 아닌 이상 누가 참겠느냐"며 "대우건설이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계속 깃발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산동 '한화 꿈에그린'은 지난해 말 할인 분양을 시도했으나 입주민 반발에 부딪혀 중단했다가 갈등을 완전히 봉합하지 못한 상황에서 부동산중개업소 등을 통해 할인 분양을 하고 있다.
김석기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울산시지부장은 "건설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빌린 돈을 빨리 갚고 입주율 50%를 넘겨 입주자대표회의를 만든 뒤 손을 털어버리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5월말 현재 5419가구로 전달보다 1.2%(65가구) 늘어났고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3588가구로 전달보다 13.6%(429가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