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9.15.
우간다학생의 추석 초대
김진하
앞서 5월 28일자 ‘우간다 유학생’이란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 학생에 대한 추가글로서 숭실대 IT 전문 대학원의 이 학생을 추석도 되었고 고향의 가족들도 그리울테니 우리집에 와서 한국전통 음식으로 식사를 하면 어떻겠느냐 하니 좋다고 연락이 왔다.
오후 5시에 기숙사 앞에 앉아있으니 이 학생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상하다. 저번에는 정확하게 5분전에 기숙사 앞 댓돌위에 앉아 있었는데. 지금 내가 여기 와서 앉아있다고 메시지를 넣었다. 회신이 왔는데 다리에 부상을 당한 사진이 나와 있다. 5분정도 있으니 내려왔으며 다리부상 때문에 반바지를 입었는데 아마도 어찌 할까하고 조금 망설였는가 보다. 어떻게 다쳤느냐고 하니 어제 농구를 하다가 넘어져 무릎쪽을 좀 다쳤다며 바지를 걷어 올려 보여준다. 살갗이 좀 까져 있는데 어제 저녁에 통증이 심했다면서 오늘 병원에 갔다가 약을 사 와서 발랐다고 하며 지금은 좀 낫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약간 다쳐서 살갗이 조금 벗겨졌는데 큰 상처는 아닌 것 같고 후시딘을 좀 발라놓으면 나을 것 같기도 하다. 농구를 좋아하느냐고 하니 사실은 축구를 더 좋아한다고 한다. 우간다 사람들이 축구를 많이 좋아한다고 하는데 가끔 아프리카 애들이 맨발로 먼지 풀풀 날리는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장면을 티브이에서 볼 수가 있는데 우간다도 비슷한 모양이다. 우간다 선수중에 영국이나 독일 스페인에서 뛰는 유명선수가 있는지 물어보니 Southampton의 Kizito Mugabi라고 하는데 들어 본 것 같기도 하지만 잘 모르겠다.
집으로 함께 와서 아내와 그리고 마침 추석이라고 와 있는 딸과 사위 그리고 꼬마들 두녀석과 서로 인사를 시켰는데 처음에는 낯설고 한국가정에 좀 서먹서먹한 느낌이었으나 모두들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니 곧 익숙해 지는 것 같았다. 식사메뉴는 그냥 추석음식으로 했다. 술 한잔 할려나 하고 물으니 다치기도 해서 조금만 하겠다고. 이름이 조지 오콧인데 이 친구와 사위와 셋이서 막걸리를 한 잔 하면서 식사를 한다. 탕국과 부침 등을 맛있게 먹는다. 외손자 녀석들보고 영어로 인사를 하라고 하니 처음엔 피부가 새까맣고 하니 머뭇머뭇 망설이더니 차츰 얼굴이 익으니 악수도 하고 How are you ? You are tall and handsome. 하며 아는 단어를 몇 마디 하며 좋아한다.
금년 12월이면 고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며 미국에서 스칼라쉽을 받아서 장학금으로 와서 공부를 하고 있으며 우간다에서는 우리의 청와대와 같은 대통령실에서 근무를 하다가 유학을 왔는데 돌아가면 다시 거기로 복귀를 한다고 한다. 형제가 모두 7명인데 자기위로 3명 아래로 3명이며 남자3명 여자3명이라고 한다. 위 형 한사람은 영국 런던에서 심장병전문의사로 근무중이며 다른 형제들도 다 직장에 근무한다고 하는데 거기에서는 상류층에 속하는 것 같다. 학교수업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걸 보면 매우 충실한 모범 학생처럼 보이며 한국으로 유학 온 것은 한국의 IT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숭실대 또한 그 부문에서 이름이 나 있어서 왔다고 하며 귀국하면 IT분야에서 열심히 국가를 위해 일 할 작정이라고 포부를 이야기한다. 키가 1m90cm의 건장한 체격인데 우간다에서는 보통키라고 하며 아프리카의 수단같은 나라는 키가 2m20-30cm이 많다고 한다. 대신 키만 크고 몸은 바싹 말랐다고 한다. 몸을 다치니 고향이 그립고 부모형제가 보고 싶다는 여린 면도 보이며 지금 나이가 서른인데 귀국해서 내년에 결혼할 예정이라고 하며 애인이 이쁘냐고하니 이쁘고 키도 크다고 하며 보고싶어 수시로 연락을 한다고 한다. 나물과 떡을 맛있게 먹어서 무슨 음식을 좋아하느냐가 하니 자기는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 만났을 때 무얼 먹고싶으냐 하니 삼겹살이 좋다고 해서 숭실대앞 삼겹살집에서 삼겹살과 소주 한 잔 한 것이 기억난다.
우간다는 완전 내륙국이라 바다와 접해있지 않아서 바닷고기가 보기 힘들며 물고기는 전부 강에서 잡히는 민물고기를 먹는다고 한다. 유명한 빅토리아 호수가 우간다에 있으며 외국에서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한다. 12월에 귀국해야 하므로 그 동안에 제주도 부산 세종시등을 둘러보았다고 하는데 어떻더냐고 하니 참 좋다고 하는데 예의적 인사같기도 하다. 한국의 여름은 무지 덥다고 하며 우간다도 이렇게 덥지는 않으며 여름에는 한국이 더 더운 나라 같다고 하는데 금년 여름이 덥기는 더웠던 모양이다.
식사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 함께 사진도 찍고 우리집에 대하여 제법 익숙해져서 나의 시를 서툴지만 영어로 번역해서 읽어주니 매우 좋아하고 다리 다친데 조심하고 무슨 일 있으면 도와 줄테니 연락을 하라고 하며 헤어졌는데 나름대로 따뜻한 민간외교를 한 것 같아 기분이 뿌듯했다.
며칠 있다 우연히 숭실대 앞에서 만났는데 여행용 가방을 끌고 오길래 어디 갔다 오느냐 하니 12월에 귀국하니 시내 백화점에서 옷을 좀 샀다며 즐거워하는 기색이다. 다리는 괜찮으냐니까 다 나았다고 한다.
집에서 카톡으로 자네가 성실해 보이고 또한 내 아들같은 기분이 든다고 하니 너무 고맙고 하느님의 축복이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You have been a great father to me in Korea, God bless you and the family. 이렇게 보내왔다. 시간 봐서 현충원 구경도 시켜줘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