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발달학교 문을 닫으면서 발달학교다녔던 완이까지 영흥도살이에 합류했습니다. 올해 함께 생활을 시작한 리틀준이가 2개월여만에 급격한 변화를 보여주며 급짜증에서 밝고, 주변사람도 의식하며, 문제행동도 스스로 줄이려고 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고맙게 느끼고 있습니다. 저와 강한 애착관계도 2개월만에 잘 정착되어 태균이와 같은 껌딱지 모습도 보여줍니다.
완이는 지난 날 가끔 집에 일이 생길 때 제가 며칠씩 봐준 적이 있어서 생활습성을 잘 알고있습니다. 완이는 아직 문명의 환경이 버거운 야생의 야수같습니다. 지난 코로나시국에서 유일하게 마스크씌우기를 실패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 가능했는데도) 식사하며 배변도 아직 훈련을 요합니다. 이미 열 살을 훌쩍 넘겼으니 완이는 이제 변화를 맞이해야만 합니다.
3월1일까지 용인학교 정리차 용인에 머무르다 어제 영흥도에 왔습니다. 영흥도가면 등산부터 가자고 했더니 정말로 태균이가 등산가방부터 챙기며 간식을 담습니다. 그렇게 오자마자 시작된 국사봉 등산, 이제는 4명의 자식들과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생활을 해야만 합니다.
완이를 변화시키려는데는 폭발적인 에너지가 들어갈겁니다. 근 몇 년간 집과 발달학교만 오갔을 뿐 새로운 환경에의 노출도 극히 적은 편이었고, 기본적으로 익혀야하는 생활훈련들이 가정에서는 통제불능의 세월에 오래 익숙해온 터라서, 왜 자신이 바뀌어야 하는지 벌써 받아들이지 않으려하기 때문입니다. 비통제상황에서의 자유로움이 너무 오래 몸에 배었기에 아이는 외부의 개입을 일단 거부하고 봅니다.
예전에 며칠씩 봐줄 때는 목표행동을 정하고 하나씩 풀어갈 수 있는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으나 이제부터는 시급한 목표행동들에 대한 행동수정이 단계별로 시행되어야 할 것 입니다. 아이의 모든 것은 결국 지독하게 풀리지 않는 전정감각해소에 관건이 됩니다. 발달학교에서 그토록 훈련했지만 완이의 전정감각은 아직도 갈증상태입니다.
등산을 처음 해보니 발달학교를 오래 다녀 체력과 몸놀림은 정말 너무 좋습니다. 그럼에도 1초도 가만두지 못하는 몸놀림, 끊임없이 추구하는 위험한 행동들,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려고 하거나 올라가지도 못하면서 계속 등산길을 이탈하는 행동은 등산내내 계속됩니다.
전정감각 가동의 어려움에 대한 감각추구 행동들에 일찍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이렇게 통제불능의 행동패턴들이 상습화되서 감각추구 해소보다 과잉행동 대응에 더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됩니다. 완이가 발달학교 입학한 것이 거의 8살 다 되어서였으니 늦어도 너무 늦게 대비한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그래도 노력을 중단하지 않으면 그 끝은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과학적 믿음을 이제 실천해야 될 때입니다. 천방지축 사방팔방으로 튀는 녀석이 그래도 소리 빽지르고 목소리로 행동으로 주의시키니 조금은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만하면 아직 희망이 많습니다.
리틀준이의 빠른 변화는 녀석을 맡게된 후 꾸준히 해준 보충제 힘도 큰 몫을 했다고 보여집니다. 완이도 이제는 보충제 본격적인 시작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요플레를 좋아해서 한 두개 섞어준 것은 첫 날부터 잘 먹어주니 고맙기까지 합니다.
아직 양치질을 못 해서 아예 양치질을 못 시키다보니 그 결과가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입 안이 온통 헐어서 부드러운 것 외에는 먹는 것조차 너무 힘들어합니다. 구내염의 고통이 녀석 얼굴에 가득한데도 일단 강요하지 않고 녀석이 마음편하게 느끼도록 해주는 게 지금은 필요합니다.
그렇게 산만하고 잠시도 쉬지않으면서도 중간중간 엄습하는 불안감에 아이는 급회피모드로 전환하기도 하는데 이 대목에서 보면 아이는 이미 아드레날린 고갈도 짐작됩니다. 이 녀석 사실 알고보면 불안도가 엄청 높아서 자주 회피모드로 전환되는 극단적 양면성에서 발달이 더 더딘 요소가 되는 듯 합니다.
이 많은 부분을 1년 내에 해소해가야 하니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태산입니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노력들이 있었으니 그 노력의 빛이 무색하지 않도록 머리를 돌리고 돌려야 되겠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우리 아이들의 양육은 체력은 물론 머리싸움이란 걸 크게 실감하게 됩니다.
첫댓글 아고 초인적인 힘이 들어야 하는 일이라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조력자도 없이 어찌 감당하실지~~태균씨가 형님 노릇을 톡톡이 하겠네요. 아무쪼록 건강 잘 지키시기 바라며 응원합니다.🙏🏽🍒👍
모래 또는 맨발 걷기,바닥조심하시구요 생각나서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