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의 물결
계절을 잃어버린 배움의 물결에서
실천의 그 삶까지 중요시 여겼기에
산해정
메운 그림자
죽었어도 살았네
벼슬을 마다하고 후학만 양성해도
매서운 설한풍이 봄볕에 꽃을 피워
임진란
홍의장군의
서슬 퍼런 창 되었네
남명의 그 가르침 하늘에 맴을 돌고
아직도 세상에는 한겨울 밤중이네
당연히
그 뜻 받들면
제세이화濟世理化* 이루리
*신과 자연과 인간을 조화시켜 이 세상을 평화롭게 다스림.
1,300리길 낙동강아!
태백의 황지연못 수굴水窟에 솟아나서
국토의 산천경개 유유히 구경하다
젖은 채
천삼백 리 길
발밤발밤 왔구나
청록색 강물에서 뛰놀던 물고기들
악취에 밀려나고 *만신창 되었구나
근원지
맑은 그 물은
어디에서 변했나
구정물 만든 자를 오갈 때 만나거든
너희의 자식들도 먹게 될 물이라며
생명의
젖줄 낙동강
지키자고 말해줘
*만신창滿身瘡 : <한의학> 온몸에 퍼진 부스럼.
못 잊을 임들
소슬바람 불어오는 소쇄원 제월당에
책 읽던 임의 소리 언제나 그리워라
많은 날
보고파 해도
만날 날이 없었네
양산보 손길 따라 일궈진 그 소쇄원
면앙정 송순 제자 문학파 송강 정철
목소린
들려오건만
그 모습은 어디에
임억령 기대성과 김인후를 스승으로
이이와 송학필과 성혼과 친교 맺고
모진 날
밤새 불던 광풍
막지 못해 떠났나
홍의 장군의 길
독이 든 사과 하나 알고는 못 먹는 것
쌓은 공 많다 하여 내리는 관직마다
준다고
받은 벼슬들
죽음길이 아니랴
사나이 일장춘몽 초야에 묻어놓고
한 가닥 낚싯줄에 세월을 실었는데
그래도
나라 걱정에
꿈길에도 찾았네
나라 위해 싸운 공적 구름의 조각인가
꿈에서 깨어나니 인걸人傑들 간곳없고
그 구름
슬피 울다가
비가 되어 내리네
등대의 일생
언제나 불평 없이 지켜온 바다 길목
비바람 달래주고 반디와 친구 되어
말없이
가는 세월에
외길 살이 싣는다
그 모습 그 자리에 외로움 배워가며
지친 듯 깜빡깜빡 어둠에 손짓하고
지켜갈
책임 하나에
졸린 눈을 비빈다
오로지 외길 고집 버텨선 제자리에
쓸쓸히 밀려오는 파도를 맞아가며
바람길
불 밝혀놓고
깜빡깜빡 부른다
윤주동_2018 청옥문학 시조등단. 제4회 사하모래톱문학상 최우수상, 제2회 김어수문학상 대상, 제27회 부산문학상 우수상, 제2회 남명문학상 디카시부문 최우수상. 시조집 『자고 가는 바람아』 외 5권.
첫댓글 윤주동 시인님, 시조집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널리 사랑 받는 시집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