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포돛대>는 1964년 이미자 님이 발표했던 곡입니다. 이 무렵 가요가 히트하면 곡의 가사를 토대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가요 <섬마을 선생님> 이 히트하자 영화 <섬마을 선생>이 제작되었듯이 말이지요. <황포돛대> 역시 히트하자마자 1966년 영화화되었습니다. <황포돗대> 는 여성들의 눈물을 쥐어짜내는 전형적인 신파 영화였지요. 이 영화의 줄거리는 2대에 걸쳐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을 묘사합니다. 이 영화의 필름이 남아 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이 곡은 작사가의 고향 앞바다의 풍경을 묘사한 곡입니다. 이 곡의 작사가인 이용일 님은 고향이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였고, 1963년 12월 경기도 연천의 육군포병 부대에서 군복무를 했습니다.
이용일 님은 고단한 군복무를 하면서 아늑했던 유년 시절의 고향 생각에 빠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용일 님은 문득 저녁 무렵이 되면 돛을 달고 진해 영길만 포구로 몰려드는 어선들을 떠올립니다. 이에 메모지를 꺼내 노래 가사를 썼지요. 이후 명곡 <동백 아가씨>의 작곡가 백영호 님이 이 가사에 곡을 붙입니다. 그리고 이 곡은 이미자 님의 애절한 가창으로 빅히트를 칩니다.
<황포돛대>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마지막 석양빛을 기폭에 걸고
흘러가는 저 배는 어디로 가느냐
해풍아 비바람아 불지를 마라
파도소리 구슬프면 이 마음도 구슬퍼
어디로 가는 배냐 어디로 가는 배냐 황포 돛대야
2. 순풍에 돛을 달고 황혼 바람에
떠나가는 저 사공 고향이 어디냐
사공아 말해다오 떠나는 뱃길
갈매기야 울지마라 이 마음도 서럽다
어디로 가는 배냐 어디로 가는 배냐 황포 돛대야
<황포돛대>는 저녁 노을이 질 무렵 사공이 황포돗대를 단 배를 몰고 바다로 떠나는 장면을 묘사합니다. <황포돛대>는 동명 영화의 주제가로 쓰였지요.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 여성은 교제하던 남성과 헤어집니다. 이후 그 여성은 그 남성의 아들을 낳습니다. 그녀는 사생아로 아이를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하여 아들을 그 남성에게 보냅니다. 그리고 그 여성은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딸을 낳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녀의 아들과 딸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요. 딸은 어머니의 완강한 반대를 당하자 극단적 선택을 했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아채린 아들은 그녀를 어머니로 모시기로 마음 먹습니다.
1960년대 한국 영화는 신파 영화가 숱하게 만들어졌지요. 그래야 흥행의 보증수표인 여성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영화로 <저 하늘에도 슬픔이>, <미워도 다시한번 > 등이 유명하지요. 고무신을 신고 극장에 온 여성들은 여지없이 연신 눈물을 훔쳤지요.
<황포돛대> 의 경우도 비슷했습니다. 어머니는 부득이하게 아들을 배에 실어 타지로 보내야 했습니다. 무심한 사공이 노를 저으며 배를 몰고 멀리 떠나가자, 어머니는 소리치며 통곡합니다. 극장의 스크린은 황포돛대를 단 배가 노를 저으며 천천히 떠나가는 장면을 크로즈업시킵니다. 이 장면이 나오면 극장 안은 눈물바다가 되곤 했지요.
이미자 님이 1964년 발표한 <동백 아가씨>는 100만장의 음반이 팔리는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지요. 이미자 님은 그 여세를 몰아 < 황포돗대 >, <섬마을 선생님 > 등을 줄줄이 빅히트시킵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 팝음악에 밀리고 있던 트로트를 부활시키는 서막이 오르지요. 한편으로 <황포돛대>는 10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 하다는 이미자 님 특유의 고운 음색을 잘 보여주는 노래라 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fM504RlzFB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