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明夷, 利艱貞. |
[36明夷] 밝음이 상처를 받는 상황이다. 어렵게 생각하고 바르게 하는 것이 이롭다
* [강 설(講說)] ————
명이(明夷)는 어질고 밝은 문명(文明)이 어둠의 세력에게 핍박을 받는 상황이다. 그 시련으로 인해 깊은 상처를 받는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시련의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모든 처신을 바르게 해야 한다. 그래서 ‘利艱貞’이라고 했다. ‘利艱貞’은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① ‘어렵게 생각하고 바르게 해야 이롭다’, ② ‘이롭게 하고 어렵더라도 바르게 하라’. 여기에서 ‘이롭게 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이롭게 하기[自利]도 하지만 남을 이롭게 하는 것[利他]도 포함한다. ‘바르게 한다’는 것은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지혜를 말한다.
『역전』에서 말했다. “군자가 상처받는 때를 당하여 이로움이 어려움을 알아 그 貞正을 잃지 않음에 있다. 어둡고 어려운 때에 바름을 잃지 않음은 밝음이 되는 것이니, 군자이다.
[傳] 君子當明夷之時하여 利在知艱難而不失其貞正也라 在昏暗艱難之時하여 而能不失其正은 所以爲明이니 [一有爲字]君子也라
*—— [지화명이(地火明夷)의 단전(彖傳)] ——*
[36明夷] 彖曰, 明入地中, “明夷” 內文明而外柔順,
以蒙大難, 文王以之. “利艱貞”, 晦其明也, 內難而能正其志, 箕子以之.
단(彖)에서 말했다. “밝음이 땅 속에 들어가는 것이 명이(明夷)이니, 안으로는 문명(文明)하고 밖으로는 유순(柔順)하다. 큰 어려움을 무릅써야 한다. 문왕(文王)이 이러한 상황에 처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바르게 하는 것이 이로운 것은 그 밝음을 감춘 것이다. 내부에는 어려움이 있어도 그 뜻만은 바르게 할 수 있다. 기자(箕子)가 그러한 상황에 처했다.”
· ‘內文明而外柔順’에서 ‘內’는 하괘인 이괘(離卦, ☲)를 말하고 ‘外’는 상괘인 곤괘(坤卦, ☷)이다.
· ‘以蒙大難’에서 ‘蒙’은 ‘① 당하다, 입는다, ② 무릅쓰다’의 뜻. ‘大難’은 폭군에 의해 상처받는 현자를 말함이니 바로 ‘문왕(文王)이 주왕(紂王)에게 핍박을 받는 상황을 말한 것’이다. · ‘文王’(문왕)은 이 괘에서 4효에 해당한다.
· ‘晦其明也’에서 ‘晦’(회)는 ‘그뭄, 어둠 혹은 어둡다’는 뜻이니, 그 밝음을 감춘다는 뜻이다.
* [강 설(講說)] ————
명이(明夷)는 현자가 부당하게 상처받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 내적[☲]으로 밝은 지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외적[☷]으로 부드러운 성격을 가진 인격자는 그 지혜를 인정받지 못하고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 이러한 때는 밝은 지혜를 요구하는 시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때를 위하여 지혜와 덕(德)을 쌓아야 한다. 이 경우의 전형적인 인물이 문왕(文王)이다. 은(殷)나라 주왕(紂王)을 섬기고 있던 문왕(文王)은 훌륭한 지혜를 갖추고 있었으나, 오히려 탄압을 받아 유리(羑里) 땅에 유폐되었다. 그러나 안으로 덕(德)을 쌓으면서 경세(經世)를 위한 계책을 세워 후일을 기다렸기 때문에, 마침내 때가 오자 아들인 무왕(武王)이 이를 계승하여 나라를 세우고 천하를 문명(文明)하게 만들었다. 문왕이 유리에서 유폐되어 있을 때 주역(周易)의 괘사(卦辭)를 이루었다고 한다. 주역은 바로 문명(文明)한 덕(德)의 소산이다.
어떤 좋은 계책을 제시해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없을 때에는, 자신의 밝은 지혜를 감추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 이 경우의 전형적인 인물이 기자(箕子)이다. 기자는 은(殷) 왕조의 마지막 임금인 주왕(紂王)의 숙부이다. 기자(箕子)는 형인 제을(帝乙)이 미자(微子)를 후사(後嗣)로 삼기를 바랐으나, 막내아들인 주(紂)를 사랑하여 후사로 삼았다. 주(紂)는 자기 형을 후계자로 삼으려 했던 숙부인 기자(箕子)를 원망했으므로, 기자(箕子)는 거짓으로 미치광이가 되었다가 주(紂)에게 붙잡혀 노예가 되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은(殷)을 멸망시키고 주(周)나라를 세운 무왕(武王)이 기자를 찾아가 천하를 다스리는 방안을 물었을 때 기자(箕子)가 가르쳐 준 것이 ‘홍범구주(洪範九疇)’였다.
* [홍범구주(洪範九疇) ] ——* 하 우(禹)임금의 국정철학 ;『서경(書經)』<주서(周書)> ‘홍범편’
홍범구주는 원래 하(夏)의 우왕(禹王)이 홍수를 다스릴 때 하늘로부터 받은 낙서(洛書)를 보고 만들었다고 한다.『서경(書經)』<주서(周書)> ‘홍범편’에 수록되어 있다. 그 9조목은 오행(五行)·오사(五事)·팔정(八政)·오기(五紀)·황극(皇極)·삼덕(三德)·계의(稽疑)·서징(庶徵) 및 오복(五福)과 육극(六極)이다.
명(明)나라가 망하고 암흑시대가 되자 황종희(黃宗羲)는 다음에 올 무왕과 같은 훌륭한 정치가가 나와 자문할 것에 대비하여『명이대방록(明夷待訪錄)』이라는 책을 저술한 바가 있다. 이 명이괘의 이치에 따른 것이다.(이기동)
*—— [지화명이(地火明夷)의 상전(象傳)] ——*
[36明夷] 象曰, 明入地中, 明夷, 君子以莅衆, 用晦而明.
상에서 말했다. “밝음이 땅 속에 들어가는 것이 명이이니,
군자는 이 괘의 이치를 살펴 군중에 임할 때 어둡게 하여서 밝게 한다.”
· ‘君子以莅衆, 用晦而明’에서 ‘莅’(리)는 ‘임한다’는 뜻이다.
* [강 설(講說)] ————
어둠을 써서 밝게 하는 것이 밝음이 상처받은 상황을 극복하는 지혜이다. 명이괘(明夷卦)의 상황에서 군자가 대중에게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치광이 행세를 했던 기자(箕子)처럼, 그 지혜를 감추고 있다가, 때가 되면 밝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지혜를 전한다. 그래서 ‘군자(君子)는 대중에 임할 때 어둡게 하여서 밝아진다.’고 했다. ‘用晦而明’은 ‘환난의 때에 상처받은 밝음이 대중 앞에 임할 때 그 밝음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뜻이다.
*—— [지화명이(地火明夷)의 효사(爻辭)] ——*
‘上六, 不明晦, 初登于天, 後入于地.’ ‘六五, 箕子之明夷, 利貞.’ ‘六四, 入于左腹, 獲明夷之心, 于出門庭.’ ‘九三, 明夷于南狩, 得其大首, 不可疾, 貞.’ ‘六二, 明夷, 夷于左股, 用拯馬壯, 吉.’ ‘初九, 明夷于飛, 垂其翼, 君子于行, 三日不食. 有攸往, 主人有言. |
* 밝음이 상처 받는 상황에서 각 국면의 주의사항을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초효는 상처받기 시작할 때 녹을 먹지 말되 목숨을 부지하라는 뜻이며. 상효는 마지막에 잘못하면 다시 상처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 [지화명이(地火明夷) 초구(初九)의 효사] ——
[36明夷] 初九, 明夷 于飛, 垂其翼, 君子于行, 三日不食. 有攸往, 主人有言.
象曰, “君子于行” 義不食也.
초구(初九)는 밝음이 상처받는 상황에서, (새가) 날려고 하는 데 다쳐 날개를 늘어뜨리고 있다.
군자가 길을 가는 데 3일 동안 먹지를 못한다. 가는 바가 있으면 주인이 말(꾸지람)을 한다.
상에서 말했다. “군자가 길을 가는 데도 의당 먹지 못한다.”
· ‘于飛’에서 ‘于’(우)는 전치사 ‘~어(於)’와 같은 역할을 한다. ‘~데’
· ‘垂其翼’(수기익)에서 ‘垂’는 ‘드리우다’. ‘垂其翼’은 ‘새가 그 날개를 축 늘어뜨리다’
- 새가 날개를 다치면 치명적이다. 치명적인 상처를 받았다는 뜻이다. 날개의 주역 코드는 감괘인데 상괘가 震卦가 되고 하괘가 巽卦가 되면 음양이 둘씩인 坎卦가 나오는데 그 중 4효의 양이 초효로 떨어진 상이다.
· ‘義不食也’에서 ‘義’는 ‘의(宜)’와 통용, ‘마땅히 ~하다’
* [강 설(講說)] ————
초구(初九)는 밝음이 처음으로 상처받은 상황이다. 순수한 사람이 받는 상처는 크다. 마치 날개가 상하여 날지 못하는 새와 같은 상황이다. ‘날개가 상하여 날지 못하는 새’는 주역의 비유적(比喩的) 코드이다. 상처 받은 상황에서 군자(君子)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관직을 버리고 떠난다. 녹(祿)을 받지 않으니 제대로 먹을 수가 없다. ‘삼 일 동안 먹지 않는다’는 것은 겨우 연명만 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대의(大義)를 저버리지 않고 나아가면 그 뜻을 세워줄 수 있는 주인이 가르침이 있다. 초구(初九)의 주인은 정응(正應)의 육오(六五)이다.
[36] 지화(地火) 명이(明夷)괘는 [62] 뇌산(雷산) 소과(小過)괘에서 괘변(卦變)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소과괘는 ‘새’의 주역 코드이다. 전체의 괘상(卦象)으로 보면 가운데 두 양효(陽爻)는 새의 몸통이고, 초효와 이효, 오효와 상효는 그 양쪽 날개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과괘의 구사(九四)가 아래로 내려가 초구(初九)가 되어서 지화(地火) 명이(明夷)괘가 된 것이다. 이를 초구(初九)의 효사에서 ‘(새가) 날개를 축 늘어뜨리고 있다’고 한 것이다.
[62] 뇌산(雷산) 소과(小過)괘 | [36] 지화(地火) 명이(明夷)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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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에서 말했다. “初九는 밝음의 體인데 명이괘의 처음에 거하였으니 傷處를 당하는 시초이다. 初九는 陽明으로 상승하는 자이기 때문에 나는[飛] 상을 취한 것이다. 어둠이 위에 있어서 陽의 밝음을 상하게 하니 위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이는 날아감에 그 날개를 상한 것이다. 날개가 상했기 때문에 늘어뜨리는 것이니, 무릇 小人이 君子를 해치는 것이 나아감을 해치는 것이다. ‘군자가 떠나간다는 것’은 군자가 그 녹과 지위를 버리고 물러가 감춤이요, ‘3일 동안 먹지를 못한다’는 것은 그 困窮함이 지극함을 말하는 것이다.”
[傳] 初九는 明體而居明夷之初하니 見傷之始也라 九는 陽明上升者也라 故取飛象이라 昏暗在上하여 傷陽之明하여 使不得上進하니 是于飛而傷其翼也라 翼見傷이라 故垂朶하니 凡小人之害君子는 害其所以行者라 … 君子于行은 謂去其祿位而退藏也요 三日不食은 言困窮之極也라
* [지화명이(地火明夷) 육이(六二)의 효사] ——
[36明夷] 六二, 明夷, 夷于左股, 用拯馬壯, 吉.
象曰, 六二之吉, 順以則也.
육이(六二)는 밝음이 상처를 받는 상황에서 왼쪽 허벅지에 상처를 받는다. 이를 구제하는 말[馬]이 건장하니 길하리라. 상에서 말했다. “육이(六二)가 길한 것은 원칙을 가지고 따르기 때문이다.”
· ‘夷于左股’(이우좌고)에서 ‘股’는 ‘다리’이다. ‘左’의 주역 코드는 진괘(震卦, ☳)이다.
· ‘用拯馬壯’(용증마장)에서 ‘用’은 ‘이(以)’와 통용, 목적어은 앞의 ‘夷于左股’이다.
‘拯’(증)은 ‘건지다, 구조하다’ ‘말[馬]’의 주역 코드는 진괘(震卦, ☳)이다. 명이괘의 외호괘[3-4-5효]가 진괘이다. 육이는 구해주는 말이 바로 위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길하다.
· ‘順以則也’에서 ‘以’는 ‘以A爲B’의 문형에서 보면, ‘以則順也’이어야 하지만 도치되었다. ‘則’은 ‘원칙’이니 ‘順以則也’은 ‘원칙에 따라 순하게 따른다’는 뜻이다.
* [강 설(講說)] ————
밝음이 상처받는 것은, 밝은 문명(文明)을 가진 하층부가 상층부에 핍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이(六二)는 초구(初九)의 상태를 거쳐 하층부의 중심(中心)에 있으면서 음의 자리에 음(陰)이 왔으므로 정(正)이다. 그리고 또 상층부와 동질적인 음(陰)이기 때문에 상당한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그래서 비교적 상처를 적게 받는다. 그래서 오른 쪽이 아닌 ‘왼쪽 허벅지에 상처 받는다’고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육이(六二)가 육오(六五)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바른 원칙을 가지고 따르기 때문이다. 육이를 구하는 것은 말이다. 육오를 포함한 외호괘가 말[馬]의 주역 코드이다. 이 때의 말은 씩씩하고 힘이 있어야 한다.
『역전』에서 말했다. “육이는 지극히 밝은 재주로 중정을 얻고 체가 순하니, 때에 순응하여 자처함은 처하기를 지극히 잘하는 것이다. 비록 군자가 자처하기를 잘하나 어두운 소인이 밝음을 상하는 때를 당하여, 또한 그 상함을 당함을 면치 못하나 다만 군자가 자처함에 도가 있기 때문에 깊이 서로 상해하지 못하여 끝내 떠나가 피할 뿐이다. … 왼쪽 다리를 상했다는 것은 그 가는 것을 상해하나 심히 절박하지 않음을 이른다. 그러나 또한 반드시 스스로 면할 길이 있으니, 구원함에 건장한 말을 쓰면 면함을 얻는 것이 빨라서 길한 것이다. 군자가 어둠에게 상함을 당할 적에 자처함에 도가 있으므로 그 상함이 심하지 않고 스스로 구원함에 길이 있는 것이다.
[傳] 六二以至明之才로 得中正而體順하니 順時自處는 處之至善也라 雖君子自處之善이나 然當陰闇小人傷明之時하여 亦不免爲其所傷이로되 但君子自處有道라 故不能深相傷害하여 終能違避之爾라 … 夷于左股는 謂傷害其行而不甚切也라 雖然이나 亦必自免有道하니 拯用[一作其]壯健之馬면 則獲免之速而吉也라. …
* [지화명이(地火明夷) 구삼(九三)의 효사] ——
[36明夷] 九三, 明夷于南狩, 得其大首, 不可疾, 貞.
象曰, 南狩之志, 乃大得也.
구삼(九三)은 밝음이 상처를 받는 상황에서 남쪽에서 사냥을 하면 그 큰 머리를 얻지만 서둘러서는 안 되고 바르게 해야 한다.
상에서 말했다. “남쪽에서 사냥하는 뜻은 크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明夷 于南狩’에서 ‘于’는 전치사 ‘於~’와 같은 의미이다. ‘狩’(수)는 ‘정벌하다, 사냥하다’. ‘南’의 주역 코드는 리괘(離卦, ☲)이다.
· ‘不可疾’에서 ‘疾’(질)은 ‘빠르다, 빨리하다’
* [강 설(講說)] ————
구삼(九三)은 밝은 마음을 가진 대표적인 존재로, 그 지혜가 상처를 받는 극에 달하여 어둠을 벗어나기 직전에 있다. 구삼(九三)은 양의 자리에 양(陽)이 왔으므로 바르고 굳세다. 그래서 남쪽으로 정벌을 가는 것이다. 그러면 큰 머리를 거두는 성과가 있다. 이는 문왕(文王)이 주왕(紂王)을 정벌하는 것은 은유하는 말이다. 폭군을 제거하는 일은 쉽지 않다.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서 추진해야 한다. 그래서 급하게 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바르고 굳건한 마음으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구삼(九三)은 상처를 받는 상황에서 밝은 마음을 가진 대표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성급하게 음(陰)의 세력[☷]에 도전하면 음의 세력에 눌려 파멸하고 만다. 그러므로 따뜻한 남쪽 나라로 옮겨가서 그곳에서 싹트고 있는 정신문화를 만나 그것을 보존하며 조용히 봄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남쪽에 싹트는 따뜻한 정신문화는 초구(初九)이다. 초구(初九)가 대수(大首)인 것이다. ‘大首’는 ‘따뜻한 정신문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이기동)
『역전』에서 말했다. “구삼은 離卦[하괘]의 위이니 밝음이 지극하고 또 강(剛)에 처하여 나아가며, 上六은 坤卦[상괘]의 위이니 어둠이 지극하다. 지극히 밝으면서 아래에 거하여 하체의 위가 되었고, 지극히 어두면서 위에 있어 궁극한 자리에 처하여, 바로 서로 敵으로 應하니 장차 밝음으로 어둠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 뜻은 湯王·武王의 일일 것이다. 남은 앞에 있는 밝은 곳이고 수는 사냥[征伐]하여 해로움을 제거하는 것이다. 마땅히 大首를 이겨야 사로잡을 것이니, 대수는 어둠의 魁首를 이르는 바 上六이다. 九三과 上六은 바로 서로 응하니 지극히 밝음이 지극히 어두운 것을 이기는 象이 된다. 빨리 바로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우두머리를 벨 뿐이요, 옛날에 물든 더러운 풍속은 갑자기 고칠 수 없어 반드시 그 점진적으로 해야 하니 급히 고치면 놀라고 두려워하여 편안하지 못하다.
[傳] 九三은 離之上이니 明之極也요 又處剛而進하며 上六은 坤之上이니 暗之極也라 至明이 居下而爲下之上하고 至暗이 在上而處窮極之地하여 正相敵應하니 將以明去暗者也라 斯義也는 其湯武之事乎인저 南은 在前而明方也요 狩는 畋而去害之事也니 南狩는 謂前進而除害也라 當克獲其大首니 大首는 謂暗之魁首니 上六也라 三與上은 正相應이니 爲至明克至暗之象이라 不可疾貞은 謂誅其元惡이요 舊染汚俗은 未能遽革하여 必有其漸이니 革之遽면 則駭懼而不安이라
* [지화명이(地火明夷) 육사(六四)의 효사] ——
[36明夷] 六四, 入于左腹, 獲明夷之心, 于出門庭.
象曰, “入于左腹” 獲心意也.
육사(六四)는 왼쪽의 배에 들어가, 밝음을 상처받게 되는 본심을 알고, 문과 뜰을 나가야 한다.
상에서 말했다. “왼쪽 배로 들어가는 것은 마음속의 뜻을 아는 것이다.”
* [강 설(講說)] ————
육사(六四)는 밝음에 상처를 주는 상층부에 속해 있다. 육사는 음의 자리에 음(陰)이 왔으므로 정(正)이다. 그러므로 어두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왼쪽 배로 들어가 명이의 심장(心臟)을 얻는다는 것은 해결의 핵심[Core]을 잡는다는 것을 은유한 말이다. 그 해결의 실마리를 잡고 핍박의 주체인 육오(육五)를 설득하고 또 하층부로 나아가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야 한다. 특히 정응(정應)의 관계인 초구(초九)를 보듬어야 한다. ‘심장’의 주역 코드는 간괘(艮卦, ☶)이다. 외호괘[3-4-5효]를 뒤집으면 간괘가 된다. 뒤집는다는 것은 아래로 나아감을 뜻한다. 그렇게 하층부로 나아가는 것을 ‘문과 뜰을 나서게 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문을 나서면 상처를 받은 3효-2효-초효 등이 있다. ‘문(門)’의 주역 코드는 간괘(艮卦)이다.
육사(六四)가 소인이라면 성격이 다른 하층부를 이해하지 못하고 억압하기 쉽다. 그러나 군자(君子)라면 하층부의 장점과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다. 육오(六五)는 하층부의 장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을 억압하는 독재자이다. 그러므로 은밀하게 육오(六五)의 마음속에 들어가, 밝음이 상하고 있는 육오(六五)의 마음을 파악하고 육오(六五)로 하여금 하층부를 돕도록 육오(六五)를 설득해야 할 것이다. ‘왼쪽 배로 들어간다’는 당사자가 느끼지 못하게 분위기를 이용하여 은근하게 속마음을 파악한다는 말이다. 시간적으로 보면 육사(六四)는 암흑이 시작되는 단계이다. 어둠의 시대를 만들고 있는 음(陰)의 속성을 잘 파악하여 대처해야 한다.(이기동)
『역전』에서 말했다. “六四는 음으로서 陰位에 거하고 陰柔의 體에 있어 君主와 가까운 자리에 처하였으니, 이는 陰邪한 소인이 높은 지위에 있어 유순함과 간사함으로 君主에게 순종하는 것이다. 六五는 明夷의 君位이니 밝음을 傷하는 주체인데 六四가 유순함과 간사함으로 순종하여 그 사귐을 견고히 하니, 소인이 군주를 섬길 때에 드러나고 밝음을 따라 道로써 합하는 자는 있지 않고, 반드시 隱微하고 邪辟한 길로 스스로 윗사람에게 결탁한다. 오른쪽은 쓰기에 합당하기 때문에 明顯한 곳이 되고 왼쪽은 쓰기에 합당하지 않기 때문에 隱僻한 곳이 된다. … 六四가 은벽한 길을 따라 군주에게 깊이 들어가기 때문에 왼쪽 배로 들어간다고 말한 것이니, 배로 들어간다는 것은 그 사귐이 깊음을 이른다. … 門庭에 나간다는 것은 이미 마음에 믿게 한 뒤에 밖에 행하는 것이다. 간사한 臣下가 어두운 君主를 섬길 적에 반드시 그 마음을 고혹시킨 뒤에 밖에서 행한다.
[傳] 六四以陰居陰而在陰柔之體하여 處近君之位하니 是陰邪小人이 居高位하여 以柔邪順於君者也라 六五는 明夷之君位니 傷明之主也어늘 四以柔邪順從之하여 以固其交하니 夫小人之事君에 未有由顯明以道合者也요 必以隱僻之道로 自結於上하나니 右當用故爲明顯之所요 左不當用故爲隱僻之所라 … 由[一有是字]隱僻之道하여 深入其君이라 故云入于左腹이니 入腹은 謂其交深也라 … 于出[一作出于]門庭은 旣信之於心[一作旣奪其心]而後行之於外也라 邪臣之事暗君에 必先蠱其心而後能行於外니라
* [지화명이(地火明夷) 육오(六五)의 효사] ——
[36明夷] 六五, 箕子之明夷, 利貞.
象曰, 箕子之貞, 明不可息也.
육오(六五)는 기자(箕子)의 밝은 지혜도 상처를 받는 상황이니, 이롭게 하고 바르게 해야 한다.
상에서 말했다. “기자(箕子)의 굳세게 해야 하는 것은 밝음이 잠시도 그칠 수 없기 때문이다.”
* [강 설(講說)] ————
육오(六五)가 밝음에 상처를 주는 중심인물이다. 기자(箕子)처럼 밝음[지혜]를 가진 현자도 傷處를 받는 상황이다. 그럴 때 기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롭게 하고 바르고 굳세게 해야 한다. 기자의 살 길은 떠나는 것이다. 육오(六五)는 본래 양(陽)의 자리에 있으므로 그 자질은 바로 굳세다. ‘기자(箕子)의 굳세게 해야 하는 것은 밝음이 잠시도 그칠 수 없기 때문이다.’ 육오(六五)는 핍박 받는 기자(箕子)를 통하여 상처를 극복하는 지혜를 말한 것이다.
육오(六五)가 소인(小人)이면 하층부를 무시하여 심한 상처를 준다. 특히 육사(六四)와 상육(上六)이 옆에서 하층부를 무시하도록 조장하므로, 더욱 상처를 준다. 육오(六五)가 시어머니의 말만 듣는 시아버지[上六]라면 며느리의 훌륭함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기자(箕子)처럼 밝은 지혜를 가진 사람도 상처(傷處)를 입는다’고 했다. 기자는 은(殷)나라 주왕(紂王)의 숙부로, 훌륭한 지혜를 가진 인물이었다. 육오(六五)가 하층부를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육오(六五) 자신의 밝음이 상처를 받는다. 그러므로 각별히 조심하여야 한다. 만약 육오(六五)가 밝음을 상실하여 하층부의 정신문화를 파멸시키면 안 된다. 전체가 다 무너지고 만다. 그러므로 하층부의 밝음을 살릴 수 있도록 바르게 하는 것이 이롭다.(이기동)
『역전』에서 말했다. “六五가 君位가 됨은 떳떳한 일이다. 그러나 易의 뜻을 취함은 變動하여 때에 따른다. 上六은 坤의 위에 처하였고 明夷의 極이니, 어두움으로 밝음을 상함을 지극한 자인데, 六五가 가까이 있으니 성인이 六五가 지극히 어두운 사람과 매우 가깝다고 하여 이에 대처하는 뜻을 나타내었다. … 六五가 밝음을 傷하는 君主와 매우 가까이 있으니, 만약 그 밝음을 드러내면 傷害를 당함이 틀림없다. 그러므로 마땅히 기자가 스스로 감추듯이 하면 亂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箕子가 거짓으로 미친 체하여 노예가 되어서 害를 면했던 것이다. 비록 그 밝음을 감추었으나 안으로 그 바름을 지켰으니, ‘내부에는 어려움이 있어도 그 뜻만은 바르게 하였다’[彖傳]는 것이니, 이 때문에 仁하고 밝다고 한 것이다. 箕子와 같이 하면 바르다고 이를 만하다.
[傳] 五爲君位는 乃常也라 然易之取義 變動隨時라 上六은 處坤之上而明夷之極이니 陰暗傷明之極者也어늘 五切近之하니 聖人因以五爲切近至暗之人이라하여 以見處之之義라 … 五切近傷明之主하니 若顯其明이면 則見傷害必矣라 故當如箕子之自晦藏이면 則可以[一无以字]免於難이라 箕子는 商之舊臣而同姓之親이니 可謂切近於紂矣니 若不自晦其明이면 被禍可必也라 故佯狂爲奴하여 以免於害라 雖晦藏其明이나 而內守其正하니 所謂內難而能正其志니 所以謂之仁與明也라 若箕子면 可謂貞矣라.…
* [지화명이(地火明夷) 상육(上六)의 효사] ——
[36明夷] 上六, 不明晦, 初登于天, 後入于地.
象曰, “初登于天” 照四國也, “後入于地” 失則也.
상육(上六)은 밝지 못하면 어두워진다. 처음에는 하늘로 올라갔다가 나중에 땅으로 들어간다.
상(象)에서 말했다. “처음에 하늘로 올라간 것은 사방의 나라를 비추었기 때문이고, 나중에 땅으로 들어간 것은 원칙을 잃었기 때문이다.”
* [강 설(講說)] ————
상육(上六)은 밝음에 상처를 주는 상황의 극에 있는 자이다. 그러나 한편 그 마지막 단계에서 상처를 극복하는 지혜를 말한다. 상육이 스스로 밝음을 드러내야 하는데 만약 스스로 밝지 못해서 어두우면 다시 또 상처를 받게 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하늘로 올라갔다가 나중에 땅으로 들어간다’고 한 것이다. 밝음에 상처를 주는 어둠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극복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밝음을 유지하라는 메시지이다.
『역전』에서 말했다. “上六은 괘의 마지막에 거하여 明夷의 주체가 되고 또 明夷의 지극함이 된다. 上六은 지극히 높은 곳이니, 밝음이 지극히 높은 곳에 있으면 본래 마땅히 멀리 비칠 터인데 밝음이 이미 傷했기 때문에 밝지 못하여 도리어 어두운 것이다. 본래 높은 곳에 거하여 밝음이 멀리 비침은 처음에는 하늘에 올라간 것이요, 밝음을 상하여 어두워짐은 뒤에서 땅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上六은 明夷의 마지막이고 또 坤陰의 마지막이니 밝음을 傷함이 지극한 자이다.
[傳] 上居卦之終하여 爲明夷[一作夷明]之主요 又爲明夷之極이라 上은 至高之地니 明在至高면 本當遠照어늘 明旣夷傷이라 故不明而反昏晦也라 本居於高하여 明當及遠은 初登于天也요 乃夷傷其明而昏暗은 後入于地也라 上은 明夷之終이요 又坤陰之終이니 明傷之極者也라.
¶ 주역 ☞ [36] 명이괘(地火明夷)의 괘사와 효사
[36] ‘明夷, 利艱貞’
‘上六, 不明晦, 初登于天, 後入于地.’
‘六五, 箕子之明夷, 利貞.’
‘六四, 入于左腹, 獲明夷之心, 于出門庭.’
‘九三, 明夷于南狩, 得其大首, 不可疾, 貞.’
‘六二, 明夷, 夷于左股, 用拯馬壯, 吉.’
‘初九, 明夷于飛, 垂其翼, 君子于行, 三日不食. 有攸往, 主人有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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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역 ☞ [36] 명이괘(地火明夷)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