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답사의 마지막 오찬, 메뉴는 돈까스입니다^^, 원래는 돈까스 원조 두 군데를 찾았더랬습니다...
폰타 혼케(ぽん多本家)에서 카츠레츠 메뉴를 요청했다가 예약불가라 안내받고는 잠시 당황했다가, 다시 우에노 호라이야(上野 蓬莱屋), 긴자 렌가테이 본점(銀座煉瓦亭本店), 긴자 렌가테이 후카가와본점(銀座煉瓦亭 深川本店) 중에 예약 요청했다가 또 예약불가@@
츠나마치 미츠이 클럽(綱町三井倶楽部)이 혹시 예약될까 문의해봤지만, 여기는 아예 미츠이 그룹 사원만 가능하대서 실패!!!
그래서 다시금 광클 검색하고는, 시세이도파라 긴자본점(資生堂パーラー 銀座本店)에서 오므라이스, 이마카츠 긴자점(イマカツ 銀座店)에서 특선히레카츠, 긴자 바이린 본점(銀座 梅林 本店)에서 히레카츠 정식 중 어느 하나면 좋겠다 싶어 문의 요청했지만, 이미 앞서 폰타 혼케가 예약이 안되는 상황에서 여행사에서 긴급하게 예약해둔 카츠키치 스이도바시 지점으로 그냥 진행했으면 하는 요청이 있어 원만한 답사 진행을 위해 포기!!!
결과적으로는 아주 맛난 점심이 되었고, 아주 유쾌한 식사가 되었지만, 과정에서의 찝찝함은 여전히, 여전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시세이도파라 오므라이스 꼭 맛보고 싶었는데@@
앞서 마지막날 첫 답사지로 이동하기 직전(??) 또 한가지 중요한 문제, 아사쿠라 조소관에 대형버스로 접근이 쉽지 않은 주택가 한가운데에 있어서 답사일정 검토가 필요하다는 기사님의 긴급 알림을 받고, 또 고민에 빠졌네요... 사전에 체크를 해줬으면 좋겠다 싶은 순간이 두 번 있었는데, 이번이 그 두번째입니다@@
일단, 사답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 가용한 정보로 최대한 일정을 맞춰야 했고, 그렇다면 점심 이후 답사지도 다시 선정해야 하는 상황에 잠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던 중에, 기사님이, 전날 미처 들르지 못했던 큐 시바리큐를 답사하는 건 동선상 무난할 것 같다고 먼저 제안하셔서, 기사님 제안이 딱 현 상황에는 적당한 대안인 듯하여, 그렇게 마지막날 답사일정을 오전 중에 확정했더랬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점심 식사장소는, 역사도 녹록치 않은 노포이기도 하지만, 현재 진행형인 다베로그 맛집이기도 합니다^^;; 물론, 과격 우익 작가 미시마 유키오와 창업주 간의 인연이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여행사에서 문제없다는 회신을 주신 상황이라, 우리는 맛난 돈까츠에 집중하며 어느 건물 지하로 내려갑니다~~
사실, 식당 가는 길에 지역 축제 준비로 막 거리가 통제되고 정체도 여러번 마주쳤던 와중이라, 허걱 이러다가 예약시간에 늦을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그리 많이 늦지는 않았네요^^
마츠리 복장이 꽤나 민망한 경우도 많았는데, 유쾌하게 버스 차창 안 우리와 인사를 나누시던 몇몇 어르신의 천진한 미소도 기억남네요 ㅎㅎ
히레카츠는 생각보다 훨씬 더 도톰하고 극상의 부드러운 육질에, 튀김옷도 딱 적당한 정도 아삭거려, 소스와도 꽤 잘 어울려서 폭풍흡입을 했네요@@ 샐러드도 별미였고,...
지금까지 들렀던 식당이 정적이고, 운치를 더 중요시하는 듯한 메뉴랄까 ?? 그랬던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이 식당은 아주 서민적이고, 떠들썩한 분주함이 느껴지는, 마치 잘나가는 대중음식점에 복도부터 대기줄 타고 기다리다가, 순서에 맞춰 입장하여 주문하고 먹고 하는 느낌 ?? 실제로 식사 후 나갈 때 꽤 많은 대기인원이 복도와 계단에 줄지어 서있었네요@@ 하긴 이 정도퀄리티의 돈까츠에 동네주민이었으면 분명 입소문에 몇번이고 들렀을 법했을 듯...
이제 맛난 점심 후 우리가 들르는 곳은 큐 시바리큐 은사공원입니다... 우리가 방문하는 공원 중 은사공원은, 일본 왕실 소유 부동산(이를테면 '정원'을 포함한 저택 등)을 시민에 개방하기 위해 조성하여 민간에 기증한 공원입니다... '하사'한 공원이란 뜻일텐데, 왕국인 일본의 경우에는, 꽤 심정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격조있는 방법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점수를 두둑히 얻을 수 있는^^
리큐(離宮)는 정궁을 제외한 왕실의 거처가 된 곳을 가리킬텐데, 이 곳의 정원으로서의 역사는, 에도 막부 당대의 원로가신으로 권세가였던 카라츠(唐津) 번주(藩主) 출신 로쥬(老中) 오오쿠보 타다토모(大久保忠朝)가 애지중지했던 정원 라쿠쥬엔(楽寿園)에서 출발합니다...
여기는 크기는 큐 야스다 정원의 2.5배정도 ? 애매한 크기라 야스다 정원만큼 후딱 돌기엔 약간 버겁고, 그렇다고 바로 옆의 하마리큐만큼 장대한 장원을 헤맬 정도로 미리 겁낼 정도는 아니긴 한 거 같고, 잠깐 고민하다가, 달리기님의 아이디어로, 나흘간 쾌속 출석 체크를 책임져주셨던 5개 조, 각각 단체사진을 꼭 담아주시길 당부드리고, 조별로 알아서 소요하는 것을 의논드려봤었는데, 이 또한 다들 흔쾌히 그러마 하셔서, 일단 별일 없을 것으로 여기며, 정원에 들어섰습니다...
입구부터 확 펼쳐진 다이센스이와, 그 연못가에 다다르자마가 딱, 사이즈가 나오는 나흘간의 경험으로부터, 이정도면 어느정도 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겠군 하는, 추정이 가능하더군요^^;;
제가 있었던 2조는 한가운데에 있는 나카시마(中島)에서 만나 단체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딱 가운데에 있는...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은, 특히나 실제로 상징과 은유가 중요한 설계의도 표현의 수단이라면, 미리 알고 훑어볼 때와 모를 때 흘겨볼 때의 차이가 여실히 체감하게되는 명제입니다...
특히나, 일본정원 같이 표제적이랄까 ? 외향적으로 동선을 자유로운듯 강제하는 은근히 폭력적인 감상 방식을 고수하는 정원이라면, 그런 동선에서 보이는 밸런스가 익숙해지는 순간, 정말 많은 장면이 겹겹이 한걸음 한 걸음마다 시선에 걸립니다@@
이즈음 이었던 것 같습니다^^;; 음, 이런 템포이면, 3/4만큼 일주하고 나카시마로 연결되는 반대쪽 다리를 거쳐 나카시마에 합류하면 효율적이겠다 싶었습니다^^;; 이게 나중에 가서 보니 실수였었네요==;;
사이코노츠츠미(西湖の堤), 저 멀리 나카시마까지 이어주는 다리가 보입니다.. 즉슨, 이 연못이 항저우 서호인 셈입니다... 그리고 그 다리를 지은 사람은 소동파라는 것이겠죠 ?? 꽤 명망높은 목민관이기도 했고, 당대의 문호이기도 해서, 시정(詩情)과 화의(畵意)를 논할때, 곧잘 이상적인 무대로 항저우 서호가 꼽혔었나 봅니다. 많은 정원에서 차용되고 은유되는 대상이 되었고, 여기뿐만 아니라, 오카야마의 고라쿠엔에도 그랬고, 꽤 많은 곳에 그이름을 딴 제방이 있습니다^^;; 소동파에 견줄 흥취를 즐기고 싶었었겠죠 ??
이쯤에서 보면 저 멀리 부자가 서있는 제방 너머 나카시마의 육중한 석조가 꽤 '용장'한 느낌도 듭니다...봉래산을 형상화했다는 말도 일면 수긍이 갑니다...
카레타키(枯滝) 역시 아주 표제적입니다... 그런 의도로 둔 바위라고 하면 그때서야 수긍이 가는 ?? ㅎㅎ 그리고, 꼭 그런 말을 듣지 않더라도, 뭔가 심산유곡의 심상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을 듯하네요^^;; 뭔가 서늘함마저 느껴지는...
이 석주가 꽤 독특한 경물인데, 정원 주인이, 오다와라에 번주로 있었을 때, 전국시대 무장 마츠다노리히데(松田憲秀) 고택에서 문주를 가져와 놓은 것이라고 하네요.. 아마도 쇼군을 접대하기 위해 다실을 지을 때 사용했을 거라고도 하고, 여튼 꽤나 장대한 크기입니다...어찌보면 모아이 석상 같기도 하고^^
오다와라 부임 당시가 많이 그리웠던지, 석주 뿐 만 아니라, 이렇게 직접 돌을 가져와 네부카와야마( 根府川山)를 쌓았습니다... 자연을 옮겨다 놓은 셈이네요...
그런데, 나카시마로 건너갈 회심의 다리가 공사중으로 막혔습니다@@ 계산의 심각한 오류가 발생했네요... 이미 건너편 나카시마에는 몇 분 와계시기도 했고,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으면, 시간낭비를 하실 것 같아서 마음만 급합니다@@ 잰 걸음으로 나머지 하나 놓인 다리쪽으로, 바로 서호 제방쪽으로 재촉하듯 되돌아갑니다....
약속시간에 크게 차이안나게 도착해서 다행히 단체사진을 찍고는, 다시 집결시간까지 돌아볼 수 있게 되었네요^^
이렇게 각자 무사히 큐 시바리큐 은사정원 답사를 마무리하고는, 제 시간에 바로 모여 바로 버스에 올라탑니다... 이제 이렇듯 빠듯한 빡빡한 정신없는 답사에 여유를 부릴 정도 익숙해지려나 싶을 순간에 우리는 인천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ㅠㅠ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서는 버스에서 캐리어를 내리고 노자와 기사님에게 감사와 안부인사를 전하고, 다시 두 시간여 날아와서는, 인천 공항 짐 찾은 자리에서 다시, 윤현정 가이드님에게 또 다시 나흘 간의 강행군을 무사히 유쾌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줘서 감사하다는 안부인사을 전했네요^^;; 감사감사~~
그리고, 각자 한 마음으로 큰 차질없이, 사고없이, 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음에 스스로에 대견해하며, 답사를 마무리했네요^^ 모두들 무사히 넘 늦지 않게 귀가하셨는지, 또 출근 후에도 순간순간 답사때 소요하며 걸었던 걸음, 음, 시선에 걸렸던 풍경들이 떠오르셨는지 모르겠네요^^;;
모두 감사했습니다~~ 모쪼록 다음(??) 답사때 또 뵈요^^